수리수리 셈도사 수리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51
이향안 지음, 최미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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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수리 셈도사 수리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 51

이향안 글 / 최미란 그림

시공주니어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밤톨군. 2학년 수학과정에 5단까지의 구구단 과정을 배운다고 하는군요. 이전에 유치원에서 어떤 개념인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노래로 동요마냥 구구단 노래를 배웠던 녀석인터라 흥얼흥얼 거리기는 합니다만 막상 물어보면 응? 그게 뭔데요? 하는 녀석이지요.   

 

 

 

봄 방학동안 녀석과 구구단 한, 두단이나 재미있게 익혀볼까 하는 중에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의 신간을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제목이 '셈'도사 수리네요. 어떤 내용일까요. 익살스러운 캐릭터의 표지만으로도 재미있을 거 같다며 책을 펼쳐드는 녀석과 함께 책을 읽어봅니다.

 

 

 

주판 모습을 한 목차 페이지도 익살스러운 것이 책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네요. 조선시대 한 고을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아홉 살 수리. 어리지만 고을에서 셈을 잘하여 '셈도사' 로 통합니다.

 

 

 

셈이라면 문제 없어요! 라고 외치며 수리는 어느 덧 아홉살이 되었습니다. 주인공이 같은 나이라며 더욱 좋아하는 밤톨군. 2010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 상을 수상하며 뛰어난 그림 솜씨를 입증한 그림작가의 익살스러운 삽화는 딱 밤톨군의 취향이랍니다.

 

 

 

 

어느 날 고을의 큰 부자인 박 영감이 수리에게 제안을 합니다. 늦둥이 외동아들 범이에게 엿새 동안 기초 셈을 가르쳐 주고, 엿새 뒤에 시험을 치러 통과하게 만들면 넉넉한 상금을 준다는 것이지요. 셈이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지만 귀찮기도 해서 거절하려던 수리는 넉넉한 상금 이야기에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생각하며 박 영감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지요.  

 

 

 

 

박 영감은 엿새가 되는 날 치졸한 방법으로 자기의 이익을 챙기려는 속내를 슬쩍 보입니다. 처음부터 자신의 아들의 셈 공부 따윈 중요하지 않았던 거죠. 그저 수리를 이용하여 마을 사람들의 삯을 올리려는 것이 목적이었을 뿐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수리는 눈앞이 캄캄해지지요.

 

 

 

뼈만 남은 할머니의 거친 손등을 보며, 고을 사람들이 힘들어져도 무슨 상관이람. 상만 받으면 할머니의 고생도 끝날텐데라며 고민하는 수리에게 할머니는 생활 속에서 커다란 교훈을 준 답니다. 없는 형편이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시는 할머니의 주옥같은 말씀을 옮겨볼까요.

 

" 되지도 않는 욕심을 부리면 그게 도둑놈이지 뭣이여. 할미가 바라는 건 그런게 아니구먼. 그저 세상일도 셈법 같기만 하면 좋겄어. 허긴 세상일이 어디 셈법처럼 딱딱 맞아떨어질라고. " p50


 

 

" 셈은 숫자로만 하는 것이 아니여, 마음으로 하는 셈이라는 게 있구먼. 이 셈은 숫자로 하면 틀린 게 분명하구먼. 하나 마음으로 해 보면 정확한 셈이여. 안 그러냐? " p57-58

 

 

 

못된 어른의 꼼수에 휘말리다가, 재치와 기지로 씩씩하게 이겨 낸다는 이야기의 얼개는 단순하나, 소재는 신선하고 사건의 전개는 흥미롭습니다. 혼자 부귀영화를 누리며 자신만을 챙기던 어른이 제 꾀에 넘어져 힘 없는 어린아이에게 된통 혼이 나는 우스꽝스러운 결말은 주인공 아이와 동일시하는 녀석에게 통쾌함을 전해주는 모양입니다.

 

이 책은 <네버랜드 꾸러기문고> 시리즈에 포함된 책입니다. 흥미로운 사건과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결말로 전래동화처럼 술술 읽히는 이 책은, " 책 읽는 즐거움에 눈뜨기 시작하는 저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책" 시리즈인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시리즈의 기획 의도답게 책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더욱 쉽게 책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듯 하지요. 

 

▷ 밤톨군 책장 속의 꾸러기 문고.

 

"네버랜드 그림책" 을 통해 쌓은 그림책 노하우와 "시공주니어 문고" 의 읽기책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든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시리즈는 100쪽 정도의 분량에다가 판형도 크고 시원시원하게 비주얼한 이미지를 강화했기 때문에 그림책에서 창작동화로 넘어가는 아이들에게 안성맞춤이라고 출판사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밤톨군과 만나본 꾸러기문고 책들은 국내작가의 책들이 많아 아이의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소재로 아이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던 것 같습니다.

 

이번 책도 구구단을 시작하려는 밤톨군에게 책 속에 나오는 이(二)단 곱셈구구 등 조상들의 구구단이야기는 더욱 가깝게 느껴졌나봐요. '이일여이, 이이여사' 이러면서 즐거워하며 자신이 익혀야 할 구구단을 챙겼지요. 아홉살 수리처럼 자신도 셈을 익히겠다나요. 게다가 '셈'은 답을 구하는 데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좀더 삶을 이롭게 하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는 도덕적인 교훈도 덤으로 전해주니 함께 읽는 제 마음도 뿌듯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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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시간여행 52 - 월드컵 결승전에서 만난 펠레 마법의 시간여행 52
메리 폽 어즈번 지음, 살 머도카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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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시간여행 52. 월드컵 결승전에서 만난 펠레

Magic Tree House 52 : Soccer on Sunday

메리 폽 어즈번 지음

168쪽 | 354g | 138*205*20mm

출간월 : 2014년 6월

비룡소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모험이야기인「마법의 시간여행(Magic Tree House)」시리즈의 첫 권이 1992년에 출간된 후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벌써 52권째가 나왔습니다. 주인공들은 남매인 잭과 애니로, 다소 소극적이나 모범생인 잭과 활발하고 적극적인 애니가 서로 대비되며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신기한 모험 속에서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이 모습은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게 만들며 책에 대한 몰입도를 더하지요. 또한, 잭과 애니 남매가 책 속의 세계로 들어가 모험을 하는 동안 신기한 동물이나 역사적인 사건들이 함께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시종일관 긴장감과 흥미를 가지고 책을 읽는 과정에서 역사적인 사건, 유명한 건물과 인물, 자연 환경 등 다양한 지식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 답니다. 이런 점이 역사, 사회, 과학적인 어린이 교양서 부분에서 부모들에게도 교육적으로 괜찮은 책이라는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밤톨군도 이 책을 몇 권 읽어왔지요. 책의 시리즈를 모두 소장하고 있으면 좋았겠지만 낱권으로 모으다보니 밤톨군은 좋아하는 주제들만 골랐답니다. 닌자, 공룡, 미라, 해적...

 

 

▷ 밤톨군이 좋아하는 주제의 마법의 시간여행 시리즈.

 

 

사진의 제목만 봐도 딱, 남아 취향인 것들로만 있네요. 듬성등성 빠진 번호들 중 일부는 (밤톨군 생각에) 여아 취향의 제목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판다라던가, 요정왕국이라던가 말이죠. 시리즈 소개를 찾아보니 1권부터 28권까지 전 세계의 역사, 문화,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29권부터 32권까지 신화와 전설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33권부터 50권까지의 특징은 역사와 판타지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한데 모여 조화를 이루고 있는 주제들을 담았다고 되어 있군요.

 

 

 

 

리뷰 시점에서 가장 최신간으로 나온 52편을 읽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축구선수 펠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간의 시리즈에서 다뤄졌던 인물들을 살짝 살펴보면 진시황(14편), 조지 워싱턴(22편), 셰익스피어(25편), 레오나르도 다빈치(38편), 링컨(47편), 알렉산드로스 대왕(49편), 해리 후디니(50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51편) 등이 있었습니다.

 

책은 항상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라는 프롤로그를 두어 그간의 모험들을 살짝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펜실베니아 주의 프로그 마을 숲 속 나무 위의 신기한 오두막집에 가득한 책 중의 한 권을 펼쳐 그림을 가리키면 역사 속의 어느 시대, 어느 장소라도 갈 수 있다는 이 책의 기본적인 마법의 여행방법을 일러주는 것을 잊지 않지요. 덕분에 시리즈 순서에 관계없이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도 대부분 책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답니다.

 

 

 

 

프롤로그에 따르면 최근의 모험은 "세상 사람들이 뛰어나고 훌륭하다고 여기는 네 사람"을 만나서 그 위대함의 비결을 배워오라는 멀린 할아버지의 요청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번에 네번째 여행이니 그 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49편), 해리 후디니(50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51편) 에 이은 마지막 모험이라네요. ( 잭과 애니가 이전 모험에서 배워온 세가지의 위대함의 비결이 궁금해지면 꼼짝없이 앞 권들도 찾아볼 수 밖에 없게 되었군요. ) 모험 속에서 위대함의 비결을 찾게 되면 책 속 그림처럼 '진리의 반지'가 빛나게 된 답니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멕시코 안내서와 1970년 멕시코 월드컵 결승전 티켓 두장으로 시작합니다. 이전 모험들과 마찬가지로 주문을 외우고 책의 그림을 짚어 역사 속의 장소로 모험을 떠나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그곳에서 여러 마법들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학교 친구들과 일년여간 축구를 배우면서 축구라는 주제에 대해 더욱 흥미를 가진 밤톨군 녀석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그리고 축구선수 펠레가 전해줄 위대함의 비결이 뭔지도 매우 궁금한 눈치였지요. 그리고 사건들과 함께 하다보니 어느 순간 주인공들의 반지가 빛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모험에서 찾아야 할 것을 드디어 찾았네요. 이들은 이 결과를 가지고 캐멀롯으로 갑니다. 이전 모험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마중나와 있습니다. 이들의 52번째 모험의 성공을 축하해주려 모인 것이죠! 52는 마법의 숫자라는군요. 52주가 모여서 1년을 이루거든요. 그러기에 이번 52편도 더욱 의미있는 에피소드 였던 것 같습니다.

 

 

 

" 너희는 모험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세계 여러 곳을 가 보고 훌륭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 잭, 너는 전보다 더욱 마음이 따듯하고 용감한 아이가 되었어. 애니, 너는 생각이 더 깊어졌고 " 라고 주인공에게 해주는 말들은 어쩌면 이 책을 읽고 함께 모험을 하며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지혜를 배워온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작가의 칭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이전 세번의 모험에서 얻은 위대함의 비결인「겸손」, 「노력」, 「의미와 목적」에 이어 이번 모험에서의 「열의」가 합쳐서 네가지가 완성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열의에 달렸다. p123

 

그래요. 펠레는 모든 것은 열의에 달렸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 열의는 기타 줄 처럼 팽팽하고 떨림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요. 그의 열의는 월드컵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로 득점에 성공하게 했고, 브라질의 월드컵 첫 우승을 거두는 데 큰 역할을 하게 했습니다. 브라질은 그의 활약에 힘입어 '월드컵 3회 우승' 이라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지요. 펠레는 브라질의 축구 영웅이 되었으며, 이제 세계의 '축구의 황제'라고 불리는 영예를 받게 되었습니다.

 


 

밤톨군의 그간의 축구 훈련 사진들을 보여주며 이야기 해봅니다.

 

%EB%AF%B8%EC%86%8C%20%EC%97%AC%EC%9E%90 : " 처음에 너희들 처음 배울 때는 서로의 공도 빼앗고 그냥 재미가 뭔지 모르고 있다가, 배워나가면서 재미를 느꼈지? 그리고 어느새 한 팀이라는 생각으로 똘똘 뭉치게 되지 않았어? 어때? 축구가 너희를 하나로 만들어주었네? "

 

   

▷ 밤톨군의 축구 수업과 경기 모습

 

%EC%9B%83%EC%9D%8C%20%EB%82%A8%EC%9E%90%EC%95%84%EA%B8%B0 : " 네! 그리고 각자의 포지션이 있어서 이제 뭘 해야하는지 알아요~! "

%EB%AF%B8%EC%86%8C%20%EC%97%AC%EC%9E%90 : " 처음에는 축구를 잘 못했는데 어떻게 점점 늘었어? "

%EC%9B%83%EC%9D%8C%20%EB%82%A8%EC%9E%90%EC%95%84%EA%B8%B0 : " 대회 나가고 나서 재미있어져서 더욱 잘하고 싶어졌어요! 다들 열심히 배워요! "

%EB%AF%B8%EC%86%8C%20%EC%97%AC%EC%9E%90 : " 그래~ 그런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열의' 인가보다! 밤톨군과 친구들은 모두 열의를 가지고 배웠네?

        축구 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열의를 가지고 하면 더욱 잘하게 되지. 잘 하지 못하더라도 더 재미있어질거야! "

아이와 '열의' 라는 것에 대해서 아이의 경험을 가지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녀석도 좀더 가깝게 느끼는 듯 했습니다.

 

책의 말미는 이렇게 해당 편에 나오는 인물이나 장소, 주제에 대하여 짤막한 지식을 요약해 놓고 있죠. 펠레에 대한 것과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왜 축구에 대한 스토리를 쓰게 되었는지 이야기하며 책을 마무리 합니다. 축구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면서 축구는 전 세계의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된 작가는 펠레의 딸과 외손자를 만나게 된 계기로 이 책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다른 에피소드들을 찾아 읽게 되는 봄방학이 될 것 같네요. 우선 이번 에피소드를 포함한 '위대함의 비결' 에 대하여 이전 세편들을 묶어서 다시 읽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잭과 애니는 또 어떤 모험을 펼칠 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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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스쿨 10 : 공부하기 싫단 말이야! - 스스로 척~ 공부하는 책 마인드 스쿨 10
조주희 글, 도도 그림, 천근아 기획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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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인드스쿨 10. 공부하기 싫단 말이야!

천근아 교수 기획, 조주희 글 / 도도 그림

비룡소

 

잘 알려진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외계인이나 괴물이 나오는 판타지물도 아니라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막상 한번 펼쳐서 읽고 나면 다음 편을 찾게 되는 은근한 매력을 가진 만화 「마인드스쿨」이 벌써 10권째 나왔습니다. 굉장히 현실적이고 실제 우리 아이들이 학교나 가정 등에서 흔히 겪을 법한 소재들이라 아이들이 쉽게 동질감을 느끼는 듯 하지요. 이 시리즈는 '인성'이라는 주제를 아이들이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국내 인기 만화가들이 스토리와 그림 작업에 참여했답니다.

 

그동안 다소 넘쳐나게 출간되었던 비슷한 주제의 학습만화들과는 차별되게 '인성만화' 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기획된 시리즈인지라 첫인상은 다소 진지하고 교훈적으로 느껴져왔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재미'를 놓치지도 않았네요.  


시험 후 시험결과를 확인한 주인공. 공부 빼고 뭐든지 잘하는 태권 소년 이한결 입니다.


 

 

실제로 초등학교 저학년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조주희 작가가 풀어낸 이야기는 요즘 아이들의 성적 고민에 대해 사실적이면서도 밝고 명랑하게 잘 풀어내기도 하였거니와 부모의 시선에 있어서는 제 이야기와도 맞물리는 듯 해서 너털 웃음을 터뜨리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성적을 보고 첫번째 드는 생각이었던 '엄마가 너무 신경을 안 썼나 보다. ' 라는 반성의 모습. 그리고 나서는 '조급함'이 촉매가 되어 화르륵 타올랐던 모습이 그대로 보이고 있었거든요.

 

 

그러나 "내가 얼마나 멋진 녀석인데... 그깟 시험 성적 때문에 바보 취급을 받다니..." 라는 주인공의 혼잣말에 퍼뜩 정신이 듭니다. 밤톨군의 성적을 받아들고 전 녀석에게 어떤 반응을 보여주었었던가 떠올려보게 되었었지요.

 

 

주인공은 엄마 손에 이끌려 학원에 등록하게 되지요. 전 보습학원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충분히 도움이 되는 사설교육기관이지요. 다만 공교육에 앞서는 무분별한 선행학습과 원리보다는 요령을 먼저 배우게 되는 일부 부작용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 공부는 전쟁이다! " 라고 외치는 학원 선생님의 모습을 도저히 수긍할 수 없었던 주인공. " 왜 공부가 전쟁이지요? 왜 1등만이 승리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 라고 질문하는 주인공의 말은 우리 아이들의 외침이기도 합니다. 

 

 

 

 

학원에 익숙해지지 않고 공부가 되지 않아 고민하던 주인공은 아빠의 경험을 들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생기면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공부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면 아무리 익히고 배워도 발전은 없는 거지요.


 

 

아이의 이 표정을 보면서 이 글귀도 떠올랐습니다.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 배우고 때에 맞추어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배워가며 즐거워하는 모습. 저희 집 녀석이 발견하기를 바라는 기쁨이랍니다. 공부란 전쟁이 아니라 즐거운 것이라는 것을요. 

 

주인공도 꿈속에서 이렇게 외치죠. " 공부가 왜 전쟁입니까?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건 즐거운 일 아닙니까? 문제를 푸는 것만이 공부는 아닐 겁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즐거운 일을 찾는 것, 신기하고 새로운 것을 알아 가는 것 모두가 공부가 아닐까요? "

 

 

 

 

주인공의 아빠는 계획을 세우는 방법도 일러줍니다.

" 1년 안에 이루어야 할 최종목표는 너무 까마득해서 이루기 힘들어보이지만 하루하루 잘게 쪼개어 만든 작은 목표들을 실천하다보면 1년 뒤에 거짓말처럼 최종목표에 도달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단다. "


  

 

이처럼 아이들의 생활에 밀착된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잊어서는 안될 근본적인 것들을 차근차근 일러주고 있는 만화책에게서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되네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도 함께 읽어야 할 듯 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비록 숫자화된 성적이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더라도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바르게 커나가는 우리 아이들. 그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 어른도 잊으면 안 되겠지요. 무심코 남의 시험지를 보았더라도 "난 공부는 못해도 나쁜 아이는 아니잖아! " 라고 하면서 자신의 양심을 지킬 수 있는 주인공. 얼마나 용기있고 멋진 아이인가요!

 

 

' 난 그냥 엄마 딸이 아니야. 엄마가 갖고 싶은 어떤 아이인거야. 내가 그 아이가 될 수 없다면 엄마는 나한테 실망하겠지? ' 라며 엄마가 바라는 아이가 되지 못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는 책 속 아이의 모습을 보며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투영해볼 지도 모르겠네요.

 

 

여러가지 일들을 겪어내며 " 나를 말해 주는 건 성적만이 아니야! 나는 나야! 세상에서 하나뿐인 진짜 멋진 나! " 라고 외치는 밝은 모습의 주인공을 보며 함께 환호성을 질러볼지도 모르구요.

 

 

그리고 저는 책 속 부모와 같은 믿음이 아이를 더욱 격려해주는 것임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찾을 거야."

 

 

 

2008년 영국 국제인명센터(IBC)의 '세계 100대 의학자'로 선정된 연세대학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가 기획한 이 시리즈는 말미에 이렇게 미처 말하지 못한 뒷이야기들을 실려 있어 따로 요약정리되는 기분이 들더군요.

 

 

권별로 다양한 스토리와 개성 있는 그림체는 이 시리즈를 모아읽어보는 또다른 재미랍니다. 다음 권에서는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벌써 다음 권의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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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 달고나 만화방
남동윤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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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

남동윤 글/그림​

196쪽 | 519g | 178*247*12mm

사계절

​책을 꺼내자마자 밤톨군의 눈길을 무조건 사로잡는 「만화책」입니다. 녀석에게는 '귀신' 선생님이라는 제목이, 제게는 '진짜' 아이들이라는 제목이 먼저 보였습니다. 누군가의 캐리커쳐처럼 보이는 아이들의 표정이 생동감이 넘쳐서 무조건 재미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작가 소개를 찾아보니 과연 캐리커쳐 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해오셨다고 하는군요.

그나저나 제목에서는 왜 '진짜' 아이들이라고 표현했을까요. 아이와 함께 키득거리며 마지막장을 덮고 나서야 조금이나마 작가의 뜻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책에는 따로 주인공이 없습니다. 나오는 아이들이 모두 주인공이더라구요. 어디선가 만나본 듯한 우리 주위 친구들의 모습. 평범하지만 다들 하나씩의 보석을 품고 있는 특별한 아이들. 우리 아이들과 닮아 있기에 '진짜' 아이들이라고 표현해 놓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찾아보니 작가도 그렇게 이야기했더군요. 작가의 마음을 담아 풍부한 정서와 상상력으로 가득 채운 이 책엔 순수하고 밝은 아이들의 진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에게 왜 특정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오지 않고,

반 아이들 모두가 주인공인 만화를 만들었는지 묻자 작가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혼자만 주인공이 되길 권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끊임없이 경쟁하라 하고, 친구를 경쟁자로 여기게 하는 정서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특정한 주인공을 없애고 싶었어요.

항상 남들과 비교당하고 비교하는 교실 안에 갇혀 있는 아이들에게 주인공을 권하기 싫었어요.

아이들 모두 하나하나 소중하고 개성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꼭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다 같이 행복해하는 따뜻한 교실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할까요. " 

 

 

 

선생님은 어떤 분이냐구요? 선생님 자신의 소개에 따르면 '감정 기복이 심하고, 무조건 말 잘 듣는 학생을 제일 좋아하고, 학부모 만나는 걸 제일 싫어' 하는 분입니다. 또 '이상형은 현빈, 취미는 숙제 검사, 특기는 아이들 말 무시하기, 가장 좋아하는 날은 시험기간과 방학' 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분이기도 하지요. 귀신처럼 생겼다고 다들 이야기하나 밤톨군과 저는 제법 예쁘다며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습니다.

 

에피소드들 하나하나 억지스럽지 않고 그저 유쾌합니다. 그저 힘 빼고 한바탕 웃을 준비만 하면 되지요. 「범인을 찾아라」라는 이야기로 예를 들어보면 과학실험 도중 누군가가 발사(!)한 지독한 '방귀'로 아이들이 하나둘씩 기절하고, 정신을 차리고 있는 아이들끼리 서로 범인임을 의심하면서 나름 논리적인 추리력을 한껏 펼칩니다.

 

 

 

억울하지만 여러가지 증거들에서 밀린 친구. 억울하다고 울어보지만 소용 없습니다. 그런데 옆 페이지에서의 반전. 이미 기절해있던 선생님의 눈에 눈물이 흐르며 나오는 멘트. " 얘들아 싸우지마. 선생님이 뀌었어. 미안해..."

여전히 똥, 방귀만 나와도 자동 웃음이 나오는 밤톨군 녀석에게 최고의 웃음을 선사해주는 이야기였군요. 녀석은 아빠에게도 이 장면을 펼쳐 보여주려다 또 다시 나오는 웃음으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밤톨군 아빠는 영문도 모른 채 녀석의 포복절도에 그저 함께 웃고 말았다지요.


 


 

엄마의 잔소리가 없는 세상. 녀석들이 꿈꾸는 환상의 세계겠죠. 책 속에서는 녀석들의 환상을 실현시켜 줍니다. 며칠간은 매우 행복합니다. 그런데 왜인지 엄마가 엄마가 아닌 것 같은 느낌. 결국 아이는 잔소리쟁이 우리 엄마가 그립다며 울고 맙니다.

 

 

그리고 짠~ 하고 등장하는 엄마. " 이 녀석! 시험 빵점 받았다고? " 라는 말에 진짜 우리 엄마다! 라며 반기는 아이. 콕 찝어 교훈을 들이밀지 않아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엄마의 잔소리가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겠죠?이렇듯 시종일관 웃으면서 읽게 되지만, 순간순간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 중의 하나랍니다.



 

 

얼핏 이호백님의 그림책 '토끼탈출' 이 생각나는 장면이었는데 알고보니 귀하신 옥토끼였군요.

 

 

 

 

우주에서 꽤 유명한 방앗간 주인이기도 하지요. 이 페이지처럼 책은 재미있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숨은 그림 찾기" 등의 깨알같은 재미를 숨겨놓았지요. 부록으로 '미로찾기' 등 36여쪽의 '진짜 놀이 만화' 가 따로 제공되기도 합니다. 만화라고 해도 부모들이 내밀었던 학습 만화에 살짝 지쳐있을 아이들에게 마음껏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만화처럼 느껴지네요. 

 

 

 

책 속 4학년 1반 아이들, 그리고 매력 넘치는 귀신 선생님이 들려주는 유쾌한 이야기. 무거운 생각들을 모두 잠시 내려놓고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한 어린이 만화를 내밀어주는 것으로 저는 멋진 엄마가 되어 보았답니다. 이들의 또다른 이야기들이 벌써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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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네 현관문에 쪽지가 있어요 생각하는 숲 16
모리스 샌닥 글.그림,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로지네 현관문에 쪽지가 있어요

The Sign On Rosie's Door  

모리스 샌닥 글/그림

생각하는 숲 - 16

48쪽 | 243g | 175*227*9mm

시공주니어

 

「생각하는 숲 시리즈」.

이 시리즈의 책들은 꽤 많이 읽었지만 리뷰는 얼마 해보지 않은 듯 합니다. 시리즈의 이름처럼 많은 생각을 이끌어주는 책들로 구성이 되어 있지요. 모리스 샌닥의 책들은 늘 충분한 생각거리를 주는 작가인터라 늘 이 시리즈에 포함되고는 합니다. 책을 펼치기 전부터 심호흡을 하였다지요.

 

이 책은 루스 크라우스(Ruth Kraus) 의 글에 삽화를 입혔던 그림책 '구멍은 파는 것(A Hole Is To Dig)' 로 모리스 샌닥이 삽화가로서 인정을 받게 된 후 하퍼 앤 브라더스(Harper and Brothers)사의 편집자 우슐라 노드스툼(Usula Nordstorm)의 권유로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낸 첫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초판이 1956년에 나오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모리스 샌닥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상상력'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듯 싶습니다.

 

첫번째 이야기부터 네번째 이야기까지로 구성된 이야기 보따리에는 아이들의 신기하고 근사한 상상들이 가득차 있습니다. 어느 여름날 상상과 놀이를 통하여 즐겁게 지내는 모습들이 그려져 있죠. 널리 알려진 「괴물들이 사는 나라」 등의 중기 이후의 일러스트에 비해 초기의 가늘면서도 섬세한 펜의 느낌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듯 하기도 합니다. 

 

'비밀을 알고 싶으면 세 번 두드려' 라고 씌여진 로지네 집 문 앞에 걸린 쪽지로 시작하는 첫번째 이야기. 캐시가 로지네 현관문에 있는 쪽지를 보고 문을 두드리자, 로지가 나와 자신을 환상적인 목소리를 가진 가수 '앨린다'라고 소개하고, 쇼를 할 거라고 말합니다. 함께 하고 싶던 캐시는 아라비아 무용수 '차차루'가 되기로 합니다.

 

 

다른 사람이나 다른 뭔가가 되어 보는 것은 어린 시절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겠지요. 한참 겨울왕국의 '엘사'가 되어 거리 곳곳과 유치원을 누비던 여자아이들이 떠오릅니다. 밤톨군은 지구를 지키는 영웅이 되기 위해 보자기나 벨트가 필요하다고 했었지요. 결국 탄력이 좋았던 제 스포츠 머리띠 하나를 허리에 차면서 잔뜩 늘려놓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러고 보니 드래곤이 되어 마트를 가기도 했고, 상자 하나 뒤집어쓰고 자동차가 되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이 모여들고 쇼가 시작되는데 중간에 등장하는 불청객 레니는 어쩌다보니 방해꾼이 되어 버립니다. 소방관 놀이를 하고 싶은 레니와 쇼를 계속하고 싶은 로지. 잠깐 같이 노는 듯 하더니 레니는 남자애들을 몰고 사라져 버립니다. 결국 여자친구들도 떠나며 쇼를 보러 왔던 친구들이 모두 가버렸습니다.

 

 

몸에 맞지 않지만 한껏 꾸민 로지의 쓸쓸한 뒷모습과 바닥에 쓰러진 채 놓여있는 의자들의 모습이 눈에 먼저 들어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글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말 멋진 쇼였지?" 로지가 묻자 캐시가 대답했어요.

"내가 여태껏 본 쇼 중에 최고였어. 다음에 또 하자. "

 

로지는 혼자 남았어요.

고지는 의자 위로 올라가 가만히 입을 열었어요.

"신사 숙녀 여러분, 앨린다가 '햇살 비치는 거리에서'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이윽고 앨린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불렀답니다.

 


 

 

 

그 다음 이야기들.

아무것도 할 게 없어 심심해하는 로지. "음, 뭐든 하렴" 이라는 엄마의 말에 로지는 뭐든 하기로 했습니다. 로지는 현관문에 쪽지를 붙인 뒤, 빨간 담요를 덮어쓰고 지하실 문에 걸터앉습니다. 쪽지에는 ' 나를 만나러 왔어도 찾기는 쉽지 않을 거야. 난 지금 변장하고 있거든, 앨린다 '라고 쓰여 있지요. 똑같이 아무것도 할 게 없어 심심했던 친구들은 놀러왔다가 쪽지를 보고 앨린다를 찾아 나서고, 함께 앉아 '매직맨'을 기다립니다. 날이 어두워지자 친구들은 내일 다시 모이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첫날은 아이들은 아주 조용히 있었습니다. 그래야 매직맨이 오니까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그냥 기다리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면서 중얼거립니다. "이거 재미있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엄마들이 오후 내내 뭘 했느냐고 묻자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모자랐고, 내일 다시 할 거라고 대답했답니다! 엄마들은 더이상 캐묻지 않고 "그랬구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여줍니다.

 

다음날, 눈을 꼭 감고 기다리다 앨린다가 인사하는 소리를 듣죠. " 안녕하세요. 아, 정말 친절하시네요.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아줌마한테도 안부 전해주시구요. ". 그동안 모두 손을 모으고 눈을 뜨지 않고 가만히 귀 기울이고 있던 녀석들의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녀석들은 매직맨이 아이들 모두 폭죽이 될 거라고 했다는 말 한마디에 신나는 폭죽 흉내내기 놀이를 한답니다. 자유분방한 먹색 펜화에 녹색과 적색의 보색 대비로만 이루어진 일러스트의 색감은 경쾌함과 율동감이 넘쳐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표현해주는 듯 합니다. 아이들 각각의 얼굴 표정과 입 모양 등 하나하나 섬세하게 묘사된 손동작과 발동작이 지켜보는 이들도 덩달아 신 나게 하는군요.


 

 

 

 

아이들의 엉뚱한 생각, 행동을 그들의 눈높이로 내려와 함께 바라본 적이 있는 부모라면, 그것이 얼마나 유쾌하고 즐거운 상상인지 아시려나요. 그들의 엉뚱한 상상의 공이 마구 튀어올랐을 때 어른들의 시선에서는 그저 의미없는 장난이 되고, 시간 낭비로 전락해버리는 경우가 많은 듯 해요. 결국 이런 상상은 제지하고 통제하는 대상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어린 시절 몸이 약해 침대에 누워 몽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는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하고 자유롭게 뛰놀 수 있도록 지켜보라고 권유하는 듯 합니다. 여러 책들을 펴내면서 다양한 기법을 작품에 도입하고 작가적 역량이 커진 모리스 샌닥이지만 작가의 가장 진솔한 이야기는 아무래도 데뷔작 등의 초기작에서 가장 잘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모리스 샌닥은 어른의 기준에 아이를 맞추지 않고 지켜봐 주는 것만으로 아이가 만들어 낼 세상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를, 잠들기 전에도 끝나지 않는 로지의 근사한 상상으로 분명히 말해 줍니다. 굉장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로지는 고양이 자리에서 고양이가 되어 잠듭니다. 고양이는 로지의 침대에 뉘어 다소곳이 이불을 덮어주고 말이죠.

 

이미 다 만들어진 장난감으로 놀고, 심심하면 어른들의 스마트폰을 뒤져 게임이나 동영상을 보는 요즘 아이들에게 이 책은 무엇을 느끼게 해줄까요. 심심해하는 어른이들에게 장난감이 없어도 얼마든지 '상상놀이' 만으로도 하루가 짧게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게 놀 수 있다고 손짓하고 있지요. 누구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친구가 옆 집에 살았으면 좋겠다구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로지와 같은 친구가 되어보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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