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비「」밀「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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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로 주목을 받으며 일본 문단에 등장했던 작가. 다른 필명으로 투고 웹사이트에 올렸던 글이 인기를 끌면서 이후 책으로 출간되었고 영화화까지 되면서 인기 작가가 되었다. 이후 작가는 꾸준히 다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번의 새로운 신간을 만났다. 




나만의 비밀

스미노 요루 지음

소미미디어


표지의 다섯 소년, 소녀들. 소설의 구성도 다섯명의 등장인물 각각이 화자가 되어 각 장을 이끌어간다. 덕분에 같은 사건을 여러 다른 시선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이들은 저마다 특별한 능력을 한가지씩 가지고 있다. 자신만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 능력을 상대의 감정과 심리 상태를 유추해보고는 한다. 물론 그 능력이 만능은 아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표지의 인물들이 궁금해서 각자의 능력을 말풍선에 메모해서 한번 정리해보았다. 정리하면서 이제야 알아챈 사실인데, 각 장의 제목에 화자의 능력에 대한 힌트가 있었던 것! 


주인공들의 본명이 아닌 별명으로 정리해 본 능력들. 


쿄라는 소년은 사람들의 머리 위로 떠오르는 물음표, 온점, 느낌표 등으로 상대의 감정을 느낀다. 밋키라는 소녀는 사람들의 감정이 +, -  로 기우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파라라는 소녀는 4초후 상대의 심박수를 느낄 수 있다. 



즈카라는 소년은 다이아몬드, 스페이드, 하트, 클로버 등의 기호로 상대의 기분을 느낀다. 다이아몬드는 분노, 스페이드는 기쁨 하트는 즐거움. 이런 식으로 이름 붙였다. 엘이라는 소녀는 상대의 관심이 향하는 화살표를 볼 수 있다. 


이 다섯인물들이 서로 얽히며 보여주는 풋풋한 감정, 고민 그리고 갈등. 이들은 모두 성장하면서 저마다의 성장통을 겪는다. 내게는 부족한 어떤 것을 다른 친구에게서 발견하고 부러워하면서 서로 조금씩 영향을 주고 받는다. 그 과정이 촘촘하게 짜여있어 책을 덮으면서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분명해보이는 친구를 부러워해보지만, 정작 그 친구는 미래를 너무 쉽게 결정한 것은 아닌가 고민하고 있다. 스스로가 소심하고 우유부단하다고 고민하지만, 오히려 다른 친구는 그 친구의 신중함 덕에 배운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늘 엉뚱하고 재미있는 아이처럼 보이는 친구는 스스로가 매우 차가운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정작 재미있어 보이려는 모든 것을 계산해서 행동하느라 지쳐있다. 


내가 외국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가만히 있는 것보다 움직이는 편이 자신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해서이며, 영어는 배워두면 도움이 되는 도구니까 가족을 편히 살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 생각 없이 그걸로 충분하다며 진로를 정했다. 그러니 말하자면 자신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서 낸 결론이 아니었다. 그냥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으로 정하고 말았다. 흥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르고 고른 것은 아니다. 잘애에 대해 충실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그에 비해 곰곰히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엘 쪽이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p185, 즈카


-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고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는 사람 따윈 없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이라면 기본적으로 들어 있는 기능 같은 것으로, 내가 차가운 인간인 것과는 관계가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 네가 재미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내 발언은 내가 이렇게 말하면 재미있다고 생각되겠지라고 계산해서 말하는 거야. 네가 재미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내 행동은 내가 이렇게 하면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 있을 거라 노리고 한 행동이고. 


p161, 파라


- 어째서 나한테는 사람들의 좋아하는 마음이 보이는 걸까.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 아쉽지만 이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응원 정도였다. 내가 아니라 좀 더 귀엽고 밝은 아이가 이 능력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었을 텐데, 신도 보는 눈이 없다.


p265, 엘




어쩌면 작가가 이 인물들에게 부여한 능력은 어떤 초능력 같은 것이 아닐지도. 우리는 저마다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둘러싼 것들을 판단하고 배우고, 흡수하고 있지 않은가. 누구는 상대의 표정을 읽고, 누구는 상대의 목소리의 톤을 판단하며, 누구는 눈빛을 읽는 것처럼. 작가는 그런 것들을 조금 특별하게 그려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 소년, 소녀들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까. 문득 뒷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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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어디에나 있지 아트사이언스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이한음 옮김 / 보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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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지식에 눈도 황홀한 일러스트. 매력적인 지식정보그림책. 숨은 그림찾기의 재미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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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무민 골짜기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8
토베 얀손 지음, 최정근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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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만나는 무민마을 '가을'의 정취. 생각해보니 전 무민 소설은 살짝 계절을 빗겨서 읽게 되는 듯 합니다. 지난 여름에는 무민마을의 겨울을 느꼈었거든요. 특이한 생명체를 만들어 남동생을 골려 주려고 시작된 이 무민 이야기는 이제 세계적인 판타지 동화가 되었답니다. 총 8권의 무민 연작 소설에서 『늦가을 무민 골짜기』는 마지막 에피소드이기도 한지라 지금의 계절과 관계 없이 궁금함에 얼른 책을 펼쳤다지요. 토베 얀손은 이 시리즈로 1966년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 할 국제 안데르센 대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늦가을 무민 골짜기

토베 얀손 지음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08

232쪽 | 312g | 128*188*20mm

작가정신




8권의 무민 연작 소설


이 작품은 1970년에 발표한 작품입니다. 작가의 어머니 싱느 하마스텐-얀손(Signe Hammarsten-Jansson)이 세상을 떠난 직후 그 빈자리를 견딜 수 없어 쓴 작품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무민 가족이 외딴 등대섬으로 떠난 뒤 텅빈 무민 골짜기의 이야기로, 무민 가족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은 에피소드 입니다. 7권  『무민파파와 바다』 와 함께 진행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무민 가족은 등장하지 않아도 개성있는 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밤톨군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도 한, 고독을 사랑하여 늘 세상을 떠도는 방랑자 스너프킨부터 필리용크, 밈블, 훔퍼 토프트, 헤물렌, 그럼블 할아버지까지 여섯 명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와 지인들이 좋아하는 꼬마 미이가 등장하지 않아 살짝 아쉽기도 했지만요. 



  무민, 그리고 꼬마미이 팬 인증..


어머니를 잃은 작가의 상황이 투영되서 인지 나오는 이들은 어떤 것들을 잃거나 잊어 결핍된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존재하지 않는 엄마를 찾는 홈퍼 토프트의 말들은 당시 작가의 마음처럼 읽히기도 한다죠. 토프트는 엄마를 그리워하며 무민마마를 이상적인 엄마라고 생각했거든요.


무민마마를 떠올릴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흠 잡을 데 없는 어른이고 상냥하며 위로가 되는 무민마마가 얼굴도 없이 커다랗고 둥글고 매끄러운 풍선처럼 떠오르기만 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무민 골짜기는 온통 진짜가 아니라 집도 정원도 강도 모두 화면 위에 떠오른 그림자극 같기만 했고,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상상인지 알 수가 없었다. 토프트는 너무 오랫동안 기다린 나머지 이제 화가 날 정도였다. p228


무민 골짜기와 행복한 가족 이야기는 빛바래 사라져 버렸고, 무민마마 생각도 저만치 떨어져 나가 너무 낯설어진 나머지 무민마마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p230



다른 이들도 불안을 다독이고 결핍을 채우기 위해 무민가족을 찾아왔지만 무민가족은 떠나고 없었죠. 결국 무민가족이 떠나버린 빈집에서 그들을 기다리기로 합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 투닥거리면서 자연스럽게 무민 가족을 그리워합니다.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무민 가족의 모습도 재미있습니다. 헤물렌은 무민파파를 따라하고, 필리용크는 무민마마 역할을 해보기도 한답니다.


- 무민 가족은 아침 커피는 늘 베란다에서 마신단다. 하지만 손님, 특히 처음 온 손님한테는 바로 이 거실에서 커피를 대접하지. p47. 헤물렌


- 무민마마는 요리할 때 휘파람을 불곤 했어. 조금 제멋대로이기도 했고......p140, 밈블


- 무민 가족은 기분이 우울하거나 화가 나서 혼자 있고 싶을 때 뒤뜰로 갔지. <중략> 무민파파랑 무민마마랑 무민은 가끔 서로를 무척 지겨워했어. p173, 밈블



원제는 '무민 골짜기의 11월' 입니다. 잎이 모두 떨어지고 곧 눈으로 뒤덮일 일만 남은 늦가을의 정경을 떠올립니다. 황량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이 가을을 지나 겨울을 견디고 나면 다시 봄이 찾아오게 되겠죠. 무민가족을 기다리던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일테구요.


이제 무민 그림책에 이어 무민 소설도 섭렵했으니 남은 건 무민 코믹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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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8 친구 - 2019 가온빛 추천그림책 모두를 위한 그림책 18
다비드 칼리 지음, 고치미 그림, 나선희 옮김 / 책빛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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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면서 암호인가 잠깐 생각했습니다. 혹시 암호라도 풀어야하나. 연필을 준비하고 책상에 앉습니다. 책을 펼치자 표지의 글자색과 같은 형광주황색의 면지가 눈 앞을 환하게 합니다. 형광색은 「데이글로 형제」가 발견했다던데.. 얼마전 밤톨군이 읽고 있던 인물그림책을 떠올리며 피식 웃습니다. 또 한장을 넘깁니다. 





내 친구는 4,998명이나 돼요. 





아!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습니다. 이런 매력덩어리 작가 다비드 칼리!! 라고 외쳤죠. 다시 표지를 보니 '잠시 잠수중' 이라는 태그가 이제서야 눈에 들어옵니다.  작가만 보고 덥썩 집어든터라 그림책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만나면 이런 재미가 있군요. 꺼내두었던 연필은 조용히 집어넣습니다. 

네. 이 정도면 다들 눈치채셨다시피 SNS 에서의 친구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전과는 달리 소셜 네트워크에 빨리 진입하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는 많이 만나보았지만 그림책으로는 저는 처음 만나보는 것이라 흥미로웠습니다. 

이 그림책의 서사는 흥미진진하거나 어떤 특별한 사건을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저 담담히 온라인에서의 내 친구들이 어떤지 이야기합니다. 그 네트워크는 '페이스북'일 수도 있고, '인스타'일 수도 있고, 그 다른 어떤 것일수도 있겠죠. 내가 공개한 어떤 정보와 이미지들로 취미나 관심사가 같으면 친구를 맺고, '좋아요'를 누르고, 가끔 덧글을 답니다. 과거 PC 로만 접근했던 시절에 비해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로 더욱 쉬워진 친구맺기. 그저 손가락 클릭 한번으로 맺어지는 관계들. 그러나 시작이 쉬운 만큼 끝내는 것도 쉬운 관계. 온라인에서의 소통은 시공간적 제약없이 폭넓은 관계를 가능하게 했지만, 어느 단계 이상의 공감을 이루어낼 수 없다는 거리감이 늘 존재합니다.

그림책 속에서는 흐릿한 형체로, 빛을 잃은 듯한 색채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림책 속 주인공은 어린 아이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청소년이거나 성인이거나. 

이 책이 속한 시리즈가 '모두를 위한 그림책' 인 것을 보면 성인일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해봅니다. 주인공은 친구가 많지만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친구가 있다는 것을, 어떤 친구는 왜 친구가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주인공의 생일을 잊은 친구도 많고, 주인공이 친구의 생일을 잊은 적도 많았죠. 메시지에 대한 덧글도 마찬가지였죠. 

도움을 요청하는 친구에게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주인공은 실제로 행동으로 옮긴 적은 없었습니다. 주인공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한 명이 집으로 찾아옵니다. 

지금 내 친구는 한 명이에요.




과거 싸이월드로 대표되었던 국내 SNS는 외국에 비해 반 정도는 '닫힌' 네트워크를 지향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이웃' 과 '서로이웃' 이라는 개념을 둔 것처럼요. 그러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등을 보면 그냥 친구 단계는 친구 단계 하나입니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아는 지인으로만 친구를 맺기에는 '좋아요' 를 더 받고 싶게 되죠. 이런 '열린' 네트워크의 경우에는 여러 정보보안의 문제를 발생하기도 하는데 페이스북에서 주인이 휴가 중인 것을 알아채고 도둑이 든다던가, 누군가를 늘 지켜보며 스토킹을 한다던가 하는 문제들이 발생하고는 합니다. 이 그림책에서 다루고 있는 친구관계의 네트워크는 이런 '열린' 네크워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갑자기 본업 IT 분야가 나오니 뭔가 상세한 설명으로 들어가버렸네요. 그림책 속에서 찾아온 친구가 원래부터 아는 친구였던가 온라인으로 맺어진 친구가 오프라인으로 이어진 건가 생각해보다가 그렇게까지 생각이 뻗어가버려서요. 

어떻게 만나게 된 친구인 것이 뭐가 중요할까요. 이들은 가까이서 이야기하고, 함께 먹으며 '친'해졌습니다. 모양은 다르지만 형광주황빛의 같은 티셔츠를 입은 모습도 의미심장해보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색이 아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주인공과 파장이 맞는 어떤 색이라는 그런 의미로 다가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늘 이야기되죠. 그런데 그 사회가 참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보니 삶에 있어서 과거와는 다른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오프라인 삶과 온라인 삶이 존재하게 되었어요. 그러나 그 두 가지가 전혀 별개의 것이 될 수 없다는 메시지도 마지막 장에서 느끼게 됩니다. 어느 한쪽이 '옳은' 것이다. 라는 결론이 아니어서 더 좋았습니다. 




이렇게 오프에서 만난 이들이 붙잡고 있는 것은 역시 스마트폰. SNS를 보는지, 게임을 하는 건지 알 수는 없습니다만. 아이들을 위한 교훈적인 이야기가 되려면 이들이 '밖'으로 나가서 땀을 흘리며 농구라도 하고 있어야 했을테니까요. 

책의 크기는 스마트폰보다는 큰, 작은 태블릿 사이즈 입니다. SNS 를 배경으로 하는 그림책에 더욱 어울리는 판형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는군요. 

처음에 '당신의 친구는 몇 명입니까' 로 제목을 적고 시작했던 글을 이제 '당신의 친구는 누구입니까' 로 바꿉니다. 책을 덮으며 친구란 어떤 것인가. 란 근원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되었거든요. 제게도 그림책이란 공통 관심으로 온라인에서 사귄 많은 친구들이 있군요. 온라인에서의 공감은 결국 오프라인 모임으로 확장되고는 합니다. 온라인의 글로만은, 연출된 사진만으로는 알 수 없는 어떤 분위기, 시선을 느끼고 더욱 가까워지는 분들이 생겼어요.  이 그림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제 모습을 돌아보게 하면서 '나에게는 어떤 친구가 있는가' 부터 시작해서 '나는 친구에게 어떤 친구인가' 까지도 생각해보게 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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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래 체인지! 라임 어린이 문학 26
신은경 지음, 유설화 그림 / 라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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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톨군 절친 두명은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한 명은 강아지를, 한 명은 고양이를 키웁니다. 친구네 집에 다녀올 때마다 그 반려동물들이 얼마나 귀여운 지 전하며 슬쩍 기대가 가득한 눈빛을 제게 보냅니다. 바닥에 돌아다니는 네 장난감들이 잘 정리되어야  강아지든, 고양이든 키워볼 생각을 하지 않겠니. 라며 매번 똑같은 대답을 들려주곤 했지요. 


그런데 이 반려동물과 몸이 바뀐다면! 





동화 속 주인공은 아빠의 갑작스러운 전근 때문에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온 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친구를 사귀지 못해서 강아지 토리가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가끔은 자신보다도 더 눈치가 빠르고 애교가 넘쳐서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할 때도 있지만요. 그런데 어느날, 이 토리와 주인공의 몸이 바뀌어버리고 맙니다! 


​글 작가도, 그림 작가도 매우 익숙한 작가분들입니다. 그림작가 유설화님은 그림책 「슈퍼거북」 으로 밤톨군에게 매우 익숙한 분이구요. 글작가 신은경님은 동화로 여러번 만났던 작가분이라서 새로운 작품이 더욱 반가웠습니다.



그나저나 몸이 바뀐다니.. 뭔가 계기가 있어야겠죠?

표지를 잘 보시면 조금의 힌트가 있습니다. 뭔가 더듬이가 달린 어떤 곤충... 


3억 5천만년 동안 도를 닦으며 살아 남아온 위대한... 종족 바퀴벌레 마법사가 그 계기였던거죠. 바퀴벌레라니.. 바퀴벌레라니.... 밤톨군은 책을 읽다말고 몸서리 칩니다. 낄낄 거리면서요. 


이제 주인공 진우는 반려견 토리로, 토리는 인간인 진우로 바뀌어 서로의 삶을 경험합니다. 문득 동화책 속 모습을 보다가 생각나는 추억이 있네요. 결혼 전에 저도 반려견을 키웠었는데 아버지가 퇴근하시면서 푸념하시던 장면이 떠올랐어요. 퇴근하면 정말 반갑게 반겨주는 것은 '촐랑이' 밖에 없다구요. 제가 크고 나서는 애교를 보여드리지 않으니 섭섭하셨던 거겠죠. 책 속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옵니다. 진우의 아빠가 퇴근하자 인간이 된 토리가 평소대로 격하게 반긴거죠. 아들이 달려들자 "오랜만에 아빠한테 안겨 줘서 고맙긴 하지만, 갑자기 이러면 무서워!" 라고 하는 아빠의 모습에 웃음이 나옵니다. 밤톨군에게 이야기해봤죠. " 밤톨군, 오늘 아빠가 퇴근하면 아빠한테 토리처럼 반겨드려볼까? 아빠는 어떤 모습 보여주실거 같니? " 라고요. 

아빠가 퇴근한 후 밤톨군과 아빠의 모습은 책 속 이 모습과 똑같았답니다.  오랫만에 보는 아들의 애교에 행복해하는 남편의 모습. ( 오늘 읽은 책 덕분이라는 이야기는 남편에게는 비밀로.. )


진우는 진우대로 개답게 사는 법을 연구하며 일상을 보냅니다. 놀이터에서 만난 힘찬이라는 친구에게 토리의 학교생활을 전해듣지요. 엉뚱한 행동을 하는데도 인기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인간이었을때는 왜 다른 아이들과 친구가 되지 못했을까 고민해보게 됩니다. 주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거죠. 

인간이었던 개여! 누구한테나 아무리 해도 바꿀 수 없는 무언가가 하나쯤은 있는 법이니라. 토리한테도 분명히 그런 게 있을 것이다. 네가 절대로 버릴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이 있는 것처럼 토리한테도 변할 수 없는 개의 마음이 있을 테니 그걸 찾거라

토리는 인간으로 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인간으로 돌아가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는 진우에게 바퀴벌레 마법사는 이런 조언을 합니다. 과연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인간과 개가 몸이 바뀐다는 재미있는 설정 속에서, 개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고, 자신이 아닌 다른 이의 몸에서 다른 각도로 일상을 생각해보게 해주는 이 동화는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와서 친구를 사귀지 못했던 진우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 에 대해서도 슬며시 깨닫게 해줍니다. 얼마 전 읽었던 그래픽노블과 통하는 부분이 있어 놀랐답니다. 관계 맺기. 에 대한 부분은 삶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구나 라는 것도 다시 깨닫게 되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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