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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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짧음과 덧없음에 대하여.. 젊은날 읽었던 사강의 책들은 지금 어떤 느낌일까. 양장, 개정판으로 나온 이번 사강 셋트가 더욱 소장욕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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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이 들려주는 복제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72
강용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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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아도르노의 예술 이야기에 관한 책을 먼저 읽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20세기 독일어권 문화비평가인 발터 벤야민을 모른다면, 이 책의 제목에 나온 '복제(複製)' 가 과학에서의 복제, 즉 유전자 조작에 관련된 이야기를 먼저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분야가 다를 뿐이지 '본래의 것과 똑같이 만드는 일. 또는, 그 만든 물건.' 이라는 단어의 뜻은 같다.  「발터 벤야민이 들려주는 복제 이야기」 는 벤야민이 쓴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이라는 저서에서 표현한 내용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키워드 중심으로 풀어 설명한 책이다. 




발터 벤야민이 들려주는 복제 이야기

강용수 지음

(주)자음과 모음



영화감독인 아빠, 추상화 화가인 엄마, 사진가인 삼촌, 연극배우인 이모의 환경 속에서 자라는 주인공은 학교 동아리 중 연극부에 지원하게 된다. 히틀러라고 불리는 6학년이 부장으로 있는 곳이다. 막상 연극부에 들어가고보니 10월의 연극제를 미리 준비하는 과정 보다는 학생회장 선거에 나가는 히틀러를 위한 선거운동연습이 한참이다. 왜 연극부원들이 선거운동을 도와야 하는 것일까. 이야기는 주인공의 학교에서의 사건과 각각의 예술을 펼치는 가족 구성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벤야민이 말한 개념들을 자연스럽게 녹아내고 있다. 



발터 벤야민 철학의 키워드 중 예술에 관련되어 잘 알려진 것은 아우라(Aura) 다. 아우라(Aura)는 그리스 신화에서 산들바람을 뜻한다. 산들바람처럼 너무 빨라서 아무도 뒤쫓아갈 수 없던 여신 이름이기도 했다. 보통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표현할 때 쓰기도 하는 단어다. 우리는 예술 작품에서도 아우라를 느낀다고 표현하기도 한다.(p30)  「발터 벤야민이 들려주는 복제 이야기」 의 이야기 속에서는 주인공의 이모는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복제 방법이 늘어났기에 아우라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운을 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예술 작품은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기거든. 벤야민은 아우라를 '유일하고도 아주 먼 것이 아주 가까운 것으로 나타날 수 있는 일회적인 현상' 이라고 했어. 쉽게 말해서 멀리 있는 것이 내 피부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지.


- p32



벤야민은 복제 기술로 인한 아우라 파괴를 나쁘게만을 볼 수 없었다. 복제 기술로 인해 예술 작품을 비롯한 모든 상품이 대량으로 생산되기 시작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상 최초로 귀족층이 아닌 대중이 예술을 감상하고 즐기는 주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복제 기술이 적용된 분야는 영화와 사진이다. 해당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주인공의 아빠와 삼촌과의 대화를 통해 복제 예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과거의 예술은 귀족들만 즐길 수 있는 고급 문화였는데, '멀리 있으면서 근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자신에게 가까이 끌어오고 싶어했던 대중은 기술의 발전을 통해 복제된 예술품을 가까이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예술 작품은 인쇄와 복제를 통해 상품화되면서 그 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예술품으로서의 권위를 잃었다고 설명한다. 최초의 예술은 종교적인 의식에 사용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작품 자체가 가지는 '종교 의식적인 가치' 보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 가치'의 의미가 더 크다. 그러면서 경매, 재테크, 투자 수단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연극을 하는 이모와 추상화를 그리는 엄마를 통해서는 예술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대화가 진행된다. 세계에 대한 모든 체험은 미디어로 매개된(mediated) 체험이다. 벤야민은 영화와 연극을 구분하며, 영화는 아우라가 없지만 연극에는 아우라가 있다고 주장했다. 


벤야민은 경험(Erfahrung)과 체험(Erlebnis)을 구분해. 경험이 하나로 통일되었다면 체험은 부서진 조각처럼 흩어져 있어. 유식하게 말하자면 파편화되어 있다고 할까? 그런 점에서 전통과 공동체 의미가 없어진 대중예술에는 경험이 아닌 체험만이 있다고 할 수 있어. 뿐만 아니라 인간의 지각 작용은 매번 똑같은 것, 반복하는 것에 민감해지면서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고 했어. 


- p95




연극부를 선거운동에 동원하는 연극부장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는 주인공은 가족들과의 대화를 통해 정치적 예술에 대해 듣게 되기도 한다. 이어 악용되는 아우라는 어떤 것이 있는지까지 확장해서 생각해보게 이끈다. 


예술의 기능은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야. 시대와 상황에 따라 종교적 대상이 되기도 하고, 감상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 또 요즘과 같이 정치적 대상이 되기도 하는 거란다. 


-p146




이어지는 [철학 돋보기] 코너에서 TV와 영화 등 대중매체는 우리가 느끼는 방식, 즉 지각 방식을 속도와 폭력에 중독되게 만든다고 설명하는 저자는 벤야민이 살던 시대가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킨 때라는 것을 이야기하며 당시 예술이 전쟁을 미화했던 것에 대한 벤야민의 비판을 풀어낸다. 독재자가 아우라를 강화해서 사람들을 선동했던 히틀러의 예를 통해 '정치의 예술화' 를 설명하는 식이다. 히틀러는 자신의 아우라를 강화하기 위하여 영화를 이용했다. 이야기 속 히틀러 연극부장은 회장이 되기 위해 연극부원들을 이용한 것일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가 회장이 되면 연극부가 더 커지고 활성화되는 것이니 오히려 잘된 일일까. 연극부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며 고민을 계속한다. 책을 읽는 아이들과도 이야기해볼 수 있는 주제다. 



책의 후반부에 수록된 [통합형 논술노트] 코너의 제시문에는 맥루한의 미디어 이야기가 제시되어 있다. 아도르노의 예술이야기로 시작된 독서는 발터 벤야민의 복제 이야기를 지나 이제 다음 책인 맥루한의 미디어 이야기를 고르게 한다. 마침  「발터 벤야민이 들려주는 복제 이야기」 에서는 발터 벤야민이 주장하는 경험과 체험에 대한 설명 중에 체험 속의 '충격' 에 관한 대화가 있었다. 매일 방송을 통해 충격적인 정보를 접하게 돼도 그것이 다음 날이 되면 잊히고 새로운 정보로 채워지는 체험에 대한 것이라던가, 사람 지각과 몸이 다양한 매체 환경에 적응하면서 변해가는 현상(p97)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맥루한은 이런 매체와 관련하여 어떤 주장을 펼쳤을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책이 책을 부르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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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스
나가우라 교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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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 주인공(들?)에 대한 촉을 세우게 된다. ‘언더독(underdog)’ 은 경쟁에서 열세인 사람, 패배가 예상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다. 스포츠 경기 등에서 승리보다는 패배가 예상되는 사람 혹은 팀을 의미하기도 한다. 과거의 '투견(鬪犬)'에서 나온 말로, 승리한 개가 주로 위에 있어서 'top dog'이라고 하였고, 물려서 패배한 개는 아래에 누워 있어서 'underdog'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럼 언더독의 복수인 언더독스는 이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을 이야기하는 말일까. 아니면 다른 이들? 




언더독스

나가우라 교 장편소설

블루홀식스



책을 펼치면 홍콩반환을 앞둔 시기인 1996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타인의 시선이 고통스러운, 대인 공포증을 가진 고바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국익에 부합하는 정당한 일이라는 상사의 강요에 농림수산성의 비자금 조성에 가담했고, 비자금 조성건이 드러나자 농림수산성을 떠나야했던 인물이다. '가장 가고 싶던 대학에도, 직장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이렁저렁 임용된 직장에서 아무런 의심 없이 지시받은 대로 움직인 결과, 전부 잃었다.스스로가 그저 공부나 조금 했을 뿐인 무능력자로 느껴졌다'(p17) 라고 독백하는 인물. 




스스로를 패배자라고 생각하는 이 인물이 주인공일까? 고바는 스스로가 생각하듯이 '사실은 패배자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품은 채, 여전히 아무도 가여워하지 않는 쓸모없는 패배자'(p19) 인 것일까? 미스터리 소설을 읽다보니 읽기 시작하는 초반부터 제목에 관련된 인물들이 누굴지 추리해보고 있는 중. 읽기 시작.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제공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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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미술관 - 20가지 키워드로 읽는 그림 치유의 시간
김소울 지음 / 타인의사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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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란 분야가 궁금하다.
미술에 대한 지식과 마음챙김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책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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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는 어떻게? 손을 깨끗하게 씻어 줄까 - 건강한 생활 습관에 숨은 과학 알이알이 과학그림책 1
마들라인 헤이즈 지음, 스리말리 바사니 그림, 조연재 옮김 / 현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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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과 화학 학위가 있는 자칭 '괴짜 과학자' 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글작가는 몸을 더욱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도울 일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차근차근 풀어내면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어떻게 우리의 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지를 알려준다. 알이알이 과학그림책 시리즈의 첫 권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건강에 관심이 더 높아진 요즘 이에 관련된 정보를 담은 책으로 시작한다. 





비누는 어떻게? 손을 깨끗하게 씻어 줄까

How Does Soap Clean Your Hands

건강한 생활 습관에 숨은 과학

알이알이 과학그림책

마들라인 J 헤이즈 글, 스리말리 바사니 그림

현북스



이른바 지금의 '코시국'에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은 역시 손씻기다. 외출 후 귀가하면 손부터 씻게 되는 것이 일상이다. 책의 제목에 나온 것처럼 이야기의 시작은 비누가 어떻게 손을 깨끗하게 씻어주는지, 그리고 올바른 손씻기 방법은 어떤 것인지를 먼저 알려준다. 이제는 유치원에서, 초등학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아이들은 충분히 교육 받고 있을 내용이지만 그 원리와 함께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깜빡 한 것은 어떤 것들인지,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어떤 것들인지 확인해보기 좋다. 그림책에서는 '생일 축하 노래' 를 두 번 부르는 시간(20~30초) 을 이야기한다. 뉴스나 기사에서 대한민국 어른들에게는 애국가 1절을 부르면 되는 시간이라고 나왔었던 것이 떠오른다. 덕분에 회사 화장실에서는 한참 애국가를 흥얼거리는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본문과 함께 하는 일러스트는 익살스럽다. '콜록콜록' 기침 소리를 배경으로 하면서 아이들 둘이 댑댄스를 추고 있다. 'Dab' 은 북미권 스포츠씬/힙합씬에서 생겨난 일종의 몸동작인데, 한 팔로 얼굴을 가리고 다른 팔은 바깥으로 쭉 뻗어서 고개를 숙이면 된다. 





댑댄스라는 용어가 익숙하지 않지만 동작은 이미 아이들에게 친숙하다. 힙합 관련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던 포즈이기 때문. 심지어 이전에 19대 대선 개표 방송에서 후보들이 댑댄스 동작을 취하기도 했었다. 



건강에 관한 과학그림책에서 갑자기 왠 댑댄스? 바로 기침할 때 취해야할 자세가 댑댄스의 자세와 유사하기에 서구권에서는 이전부터 기침할 때 이런 자세를 취하라고 교육을 했다고 한다. 그림책에서는 '기침할 때 입을 가리는 게 어떻게 이웃을 도와주는 걸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기침할 때 팔꿈치 안쪽에 대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매너를 위트있게 댑댄스를 추는 모습으로 보여준다. 이런 방법으로 '바이러스가 퍼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는 정보를 슬쩍 덧붙여 전달하면서 말이다. 



이어 바이러스란 무엇인지, 약은 어떻게 작용하여 낫게 해주는 것인지를 차근차근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풀어낸다. 페이지의 첫 문장에는 전하고자 하는 정보에 관한 질문이 먼저 나온다. '건강한 식습관이 어떻게 네 몸을 강하게 해 주는 걸까?' , '운동이 어떻게 몸을 덜 피곤하게 해주는 걸까?' , '잠이 어떻게 너를 더 건강하고 똑똑하게 만드는 걸까?' 라는 질문은 아이의 호기심을 붙잡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건강, 의학에 관련된 단어가 많이 나오다보니 유아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비누는 어떻게? 손을 깨끗하게 씻어 줄까」 는 지식정보그림책의 특징을 살려 책의 후반부에 용어에 대한 정리를 해둔다. 목록에 있는 용어 한 가지로 확장 독서를 해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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