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클래식 11
제로니모 스틸턴 글, 이현경 옮김, 대니얼 디포 원작 / 사파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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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는 세계 문학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들 중에 한 명입니다. 다니엘 디포의 유명한 소설이자 주인공 「로빈슨 크루소」. 1719년 작가가 59세에 이르러 발표한 소설은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소설이지요. 원제는 요크의 선원 로빈슨 크루소의 생애와 이상하고 놀라운 모험 The Life and Strange Surprising Adventures of Robinson Crusoe of York》입니다.


 


누구든지 원작소설, 영화, 만화 등으로 로빈슨 크루소에 대하여 한번쯤은 접해보셨을 듯 합니다. 붉은색 표지의 50여권의 문학전집에서 이 책을 만났던 저는 아무 것도 없는 무인도에 도착한 사람이 자신의 지식을 이용하여 삶을 꾸려나갈 일상적인 물건을 척척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한 강한 인상이 첫번째 느낌으로 남아 있습니다. 인간의 지혜와 한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무인도에 표류할 일을 대비하여 '여러가지 물건들의 원리에 대해 잘 알아두어야 겠구나' 하는 다짐 같은 것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처음에는 무인도에 표류한 한 남자의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에 맞춰 읽었던 동화를 어른이 되어서야 완역본을 읽어보며 책의 배경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읽었던 책이 축약본이었던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 강의를 통해서였죠.


이 유명한 소설은 실은 스코틀랜드의 선원 알렉산더 셀커크(Alexander Selkirk)에 대한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1704년 셀커크는 항해 중 자신의 선장과 다툼을 벌여 칠레 해안에서 떨어진 후안 페르난데스 섬에 버려지고 그곳에서 4년 동안 살았다는군요. 아마 이 사건은 디포가 소설을 쓰게 된 동기가 되었고, 본질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오히려 자신의 삶을 보여주는 알레고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즉 디포는 자신이 직접 체험한 것을 묘사했던 거죠. 기업의 파산이라는 난파를 당하고, 밀정으로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고독한 생활을 했으며, 탈출구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불굴의 노동윤리를 버리지 않았던 자신의 경험 등을 글로 썼다고 후대에 평가 받지요.그러기에 이 소설은 내용에 있어서 디포 자신의 상상을 구사한 우화소설(寓話小說)이며 J.버니언의 《천로역정(天路歷程) The Pilgrim’s Progress》 이래 영국 대중의 감정구조에 숨겨진 종교적/도덕적 우의문학(寓意文學)의 전통에 속한다는 주장도 높습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로빈슨 크루소』 (사람이 읽어야 할 모든 것 - 책, 2010. 3. 26., 도서출판 들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393646&cid=41773&categoryId=41779


제가 다시 완역본을 찾아 읽게 되었던 계기 중의 하나는 어릴 때 읽었던 느낌을 되살렸던 이유일겁니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서야 다시 읽으며 어릴 때는 전혀 몰랐던 당시 서구사회의 이기심과 타 문명에 대한 편견 등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네요. 그러기에 밤톨군에게도 나중에 진지하게, 때로는 비판적으로 작가와 대화하며 읽어야 할 원작소설을 처음에 어떻게 접하게 해주는 것이 좋을가에 대한 고민을 늘 하게 됩니다. 줄거리만 요약되어 있는 책을 읽고 그 책을 다 읽었어요. 라고 손을 들지 않도록 말이죠. 이야기는 차용하되 주인공은 다른, 이것은 기존의 걸리버 여행기와는 다르다. 라고 미리 이야기하는 이 책은 어떨까 시도해봅니다. 재미있지? 그럼 나중에 꼭 원작소설은 이 책이랑 뭐가 다른지 읽어봐~ 하고 속삭이는 듯 했지요.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클래식, 로빈슨 크루소

대니얼 디포 원저, 제로니모 스틸턴 글/그림

사파리


제로니모 스틸턴 시리즈가 여러 종류가 있다보니 처음에는 조금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제로니모 스틸턴의 환상모험에서부터 슈퍼 히어로즈, 로즈클럽, 그리고 지금 소개할 제로니모 스틸턴 클래식. 이런 마크가 붙어있죠. 세계문학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어렵거나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을 좀 더 재미있게 다가설 수 있게 구성된 시리즈라고 합니다.


 

 

 


작가는 책머리에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시작합니다. " 어릴 적 나는 몇 시간이고 아름다운 동화를 읽으며, 신비롭고 머나먼 환상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곤 했단다. 책 읽기가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준다는 말은 정말이야! 난 여러분에게 내가 오래전에 느꼈던 감동을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 그래서 지금부터 내가 읽은 명작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려고 해! "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혼자 바다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19세의 청년 로빈슨 크루소. 바다구경은 커녕 배라도 한 번도 타 본적이 없는 그는 여러가지 고비를 넘기게 되지요. 이런저런 고비들을 헤쳐가며 안정을 찾아가는 듯 하다가도 다시 모험심에 항해를 떠나기를 반복하던 로빈슨 크루소는 결국 무인도에 표류하게 됩니다.  



 


 

제로니모 스틸턴 시리즈에 익숙한 아이라면 책의 "그림"글자들이 친근하게 느껴질 겁니다. 글자들이 그림처럼 느껴지는 터라 그림이 별로 없는 페이지도 부담없이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듯 했지요. 원작에서는 주종관계로 묘사되었던 프라이데이와의 관계는 이 책에서는 유연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을 아이들은 이 책이 씌어진 시대에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계급주의에 대해서 책 속에서 발견하고 판단해보기에는 쉽지 않을 테니까요. 또한 원작의 식인종은 야만인으로 표현되었지요.


 

 


시대와 국경을 넘어 오래도록 사랑받는 책들은 그만의 매력들이 존재합니다. 이 책의 매력 중의 하나는 끝없는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모험하는 주인공 캐릭터이지 않을까해요. 아이들에게는 부모라는 안전한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부터가 모험의 시작인터라 로빈슨 크루소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해보며 성장하면서 겪을 여러가지 것들을 대비하는 의미도 클 듯 합니다. 


 아이는 학교 도서관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이야기들을 빌려왔더군요. 역시 원작을 읽지는 않았으나 다른 매체로 접해보았던 이야기들과 주인공들입니다. 녀석에게도 우리가 '명작' 혹은 '고전' 이라고 불리는 소설의 무엇인가가 흥미롭게 다가간 듯 하지요. 그런데 골라온 이야기마다 모험 이야기인것을 보면, 이 녀석은 어떤 모험을 꿈꾸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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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나라의 거인 괴물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8
에바 이보슨 지음,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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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여전히 좋아하는 그림책과 병행하여 읽을 수 있도록 문고를 잘 보이는 곳에 두었습니다. 그림책보다 아담한 사이즈에 얇은 두께의 문고는 출판사마다 읽기 능력에 따라 색이 구분되어 있어 찾아 읽기도 편하지요.



초등 저학년인 밤톨군의 경우 시공주니어의 문고는 주황색 띠를 두른 노란색의 문고 레벨 1을 주로 읽어 왔습니다. 아이의 흥미를 고려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득 담았던 터라 아이가 부담없이 즐겁게 읽더군요.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강하고, 동물/식물등에 생명이 있다는 물활론적인 사고를 하는 저학년의 아이들에게는 그림 중심의 짧은 문장이 담긴 간결한 책을 권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아이들의 관심사인 가족, 학교생활, 친구 이야기등이 소재로 등장하면 쉽게 이야기에 공감하게 되지요.


출판사에서는 설명하는 독서레벨 구분에 대해서 발췌해봅니다.



 

시공주니어 문고 독서레벨 1


초등학교 저학년 이상 권장, 책을 혼자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

시공주니어 문고 독서레벨 2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 권장, 책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동화

시공주니어 문고 독서레벨 3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권장, 책읽기와 글쓰기에 길잡이가 되어 주는 동화


책장 한 켠에는 엄마가 미리 읽어두었던 레벨 2,3 의 책이 하나둘씩 꽂혀갔습니다. 3-Days 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행사할 때 사두기도 하고, 선배들에게 물려받기도 했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린드그렌 여사의 책들을 좋아하는 터라 미리 소장하게 된 이유도 한 몫 했겠지요.

 

 


 

아이마다 성장속도가 다르듯 독서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출판사에서 보편적으로 구분해놓은 레벨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밤톨군이 문고 레벨2를 즐겨 읽게 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깊이 있는 책읽기를 요구하게 되는 단계인지라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녀석은 이 책의 표지를 보자 " 우와~ 재미있겠다. " 라며 다가 앉습니다. 제게 반짝이는 눈빛을 보내는 것이 역시 혼자 읽을 생각은 없었군요.  
 

 

북쪽 나라의 거인 괴물

에바 이보슨 글

308쪽 | 430g | 150*210*16mm

시공주니어 문고 레벨 2



독서 레벨 1 의 문고와는 본문부터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우선 본문에 그림이 거의 없지요. 대신 이야기는 호흡을 길게 유지하며 더욱 흥미진진하게 풀어갑니다. 내용도 배경지식을 많이 요구하고 있는 듯 합니다. 제목을 보며 '북풍을 찾아간 소년' 등의 그림책에서 본 북쪽나라 이야기를 상상해보았으나 막상 읽어보니 첫 장부터 마녀, 트롤, 밴시가 등장하네요. 거인괴물은 오거랍니다. 무민 그림책을 읽으며 '트롤'에 대해서 아이와 이야기하고, 슈렉 그림책으로 '오거'라는 판타지 생물들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했던 터라 낯설지는 않았지만 특색을 기억하고 있지는 않았죠. 해리 포터에서 잠깐 만났던 밴시라는 종족은 아이의 문고의 이야기 속에서 만나니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녀석은 '몬스터 도감' 이라는 책에서 본 적이 있다고 우깁니다.


트롤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00&contents_id=25394

오거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00&contents_id=33393


더는 마법을 찾지 않는 세상에서 이 특별한 존재들은 아주 현실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생활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전형적인 판타지처럼 공주가 납치되었다고 하고, 주인공들은 사람을 잡아먹는 오거에게서 공주를 구해오라는 임무를 부여받습니다. 무엇인가 진지한 판타지가 펼쳐질 것 같죠.


북쪽 나라의 거인 괴물 오거를 아시나요?


인간을 잡아먹고, 야수로 만들기도 하는 무시무시한 오거가 벌레와 새를 사랑하는 얌전한 공주를 납치했습니다. 공주를 구하기 위해 떠난 구원자들 - 은퇴한 마녀, 마마보이 마법사, 기운 빠진 트롤, 고아 소년 - 도 행방불명 되었습니다. 이 오거를 본 어린이는 가까이 가지 말고, 먼저 이 책을 읽기 바랍니다.

그런데 읽다보면 반전 아닌 반전(?)이 여러번 거듭되는 터라 계속 웃게 된 답니다. 어쩐지 허술한 주인공들(나이 많은 마녀 힐다, 기운 빠진 트롤 울프, 마마보이 마법사 브라이언, 고아 소년 아이보) 부터 '신경 쇠약'에 걸린 오거까지 예상을 빗나가더니 이야기마저 끝까지 그런 식이라죠. 
 


 

카네기 상 수상 작가 에바 이보슨은 톡톡 튀는 문장과 생생한 유머, 그리고 삶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담긴 작품으로 어린이 독자들의 사랑과 평단의 인정을 받은 작가라고 하는군요. 자녀들이 좋아하는 유령이나 마법사, 마녀 이야기를 직접 쓰기 시작해 쉰이 가까운 나이에 첫 책을 냈고, 순식간에 인기 작가로 발돋움 했다고 합니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신비한 존재들이 나오는 이 이야기도 가디언 상 어린이문학 부문 최종 후보작, 로알드 달 퍼니 상 최종 후보작에 오를 만큼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았으며, 영미 지역의 많은 공공도서관에서 추천 도서로 선정되었다고 해요.  


책의 마지막에서 괴물이 사는 무섭고 척박한 땅이라고 생각했던 북쪽 나라는 주인공들에게 어느새 희망의 땅으로 바뀝니다.

 

" 알이 부화되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누구나 미래에 대한 큰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된다. 아이들은 확신했다. 미래는 아주 밝았다." p307

확실히 이 단계의 문고는 좀 더 글에 담긴 다른 이야기들을 생각해보게 하는 단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판사의 단계 설명을 꼼꼼하게 읽어봅니다. "글을 주요로 하여 이루어진 책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글을 통해 상상하고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며 '넓은 시각' 을 가지게 된다고 되어있군요. 내년에 3학년이 되는 밤톨군은 지금보다 독서력이 조금 성장해있을까요. 혼자서 책을 읽다가 뛰어와 재미있는 장면을 제게 읽어주는 장면을 상상해보며 혼자 뿌듯하게 웃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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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 바다에 살던 한 해적의 이야기 내 친구는 그림책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시오자와 후미오 아트디렉터, 박종진 옮김 / 한림출판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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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자연과 환경, 생명에 대한 메시지를 담는 작가 다시마 세이조의 새로운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펼쳐봅니다. 『뛰어라 메뚜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다시마 세이조는 화가, 설치 미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예술가라고 해요. 제게는 이전에 한.중.일의 평화그림책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되면서 더욱 관심있어진 작가입니다. 아이는 지금도 종종 '뛰어라 메뚜기' 를 책장에서 뽑아 들여다보고는 합니다. 새 책을 건네주며 '뛰어라 메뚜기' 작가의 새로운 그림책이야 하고 하니 "와~" 라고 하며 달려들었지요.



 

해적, 바다에 살던 한 해적의 이야기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40쪽 | 464g | 254*254*12mm

한림출판사


거칠고 투박한 그림체였던 '뛰어라 메뚜기' 에 비해 이번 그림책은 얇고 가벼운 펜 선이 눈에 띄었습니다. 페이지를 만화의 컷처럼 분할한 구성도 독특했지요. 일러스트의 외적인 모습은 조금 변한 듯 했으나 환경오염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주제 의식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부분은 여전했습니다.

 

 

 

 

바다에 혼자 살고 있는 해적. 부하도 없고 바쁜 일도 없습니다. 혼자지만 바다와 더불어 오히려 더 여유롭고 행복한 모습입니다. 자신의 왼쪽 다리를 삼킨 상어도, 바다도, 상괭이도 모두 해적의 친구입니다. 해적이 '해적' 처럼 싸울 때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녀석을 만났을 때 뿐이죠. 천진스러운 해적의 모습에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지게 되네요.


 


어느날, 해적은 금빛으로 반짝이는 것이 바닷속에서 솟아올라 달 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뱃머리에서 울고 있는 인어를 발견하고 사랑에 빠지지요. 그런데 인어를 찾아 들어간 바닷속은 "살아있는 것들이 모두 병들어" 있었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위트있는 글들 덕분에 어렵게 읽히지는 않습니다.



" 인류로 인해 슬픈 자연은, 그럼에도 가장 마지막까지 남을 것이다. 바다는 어찌 보면 인류 문명의 증거 그 자체일 지도 모르겠다. 바다는 지구의 첫 생명이자, 가장 마지막 숨결일 것이다. " 라던 마티아스 피카르의 그림책 '해저탐험, 짐 큐리어스, 바닷속으로 가다' 라는 그림책의 도입부가 생각납니다. 잠수복을 입고 물 속으로 들어간 주인공에게 보였던 바닷속 쓰레기 더미들. 입체 안경을 쓰고 보는 3D 그림책이었던 터라 더욱 실감나게 다가왔었죠.


짐 큐리어스, 바닷속으로 가다 / 보림


 

해적은 인어를 만나 함께 해초 샐러드를 먹고, 언제까지나 함께 춤을 추며 둘은 좋아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편지를 남기고 인어가 사라집니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해적은 또다시 싸웁니다. 그리고 쫓기게 됩니다.


 

 


 


그림책의 결말 부분에 이르러서는 해적의 절규가 느껴지며 코 끝이 시큰해지지요. 인어가 자연이라면, 그 자연을 떠나 살 수 없는 해적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려나요. 펜 선이 보이는 그림과 특유의 풍부하고 독특한 색감의 붓질이 느러나는 그림이 교차될 때마다 잠시 그 장면에서 머물게 됩니다.




 

인어를 생각하니 '인어는 기름바다에서도 숨을 쉴 수 있나요' 라는 이전에 읽은 그림책도 떠오릅니다. 환경에 관한 책을 모아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제 '해적' 도 추가해두어야 겠네요.


 

 

학교 숙제로 써내는 독서록의 주제가 "친구들에게 이 책을 소개해 보는" 것이었는데 아이는 중간에 이렇게 적어두었더군요.


친구들아. 이 책은 너무 슬퍼.

마음이 답답해져.


교훈을 눈에 띄게 드러내지 않아도 녀석은 해적의 슬픔을, 그리고 바다의 슬픔을 함께 느낀 듯 합니다. 저는 아이에게 묻고 싶은 말들을 잠시 묻어두고 아이와 함께 마지막 페이지를 오래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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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티미 3 - 기적의 보고서를 찾아라 456 Book 클럽
스테판 파스티스 글.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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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티미 3. 기적의 보고서를 찾아라.

스테판 파스티스 글/그림

시공주니어 456 북클럽

276쪽 | 468g | 138*210*22mm

시공주니어


표지의 깜찍한 녀석을 잠시 바라봅니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는거니.


이 책은 돼지 앞의 진주( Pearls Before Swine ) 라는 만화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 만화가 Stephan Pastis 가 아동용 시리즈로 만들어낸 책으로 만화와 이야기를 병행하면서 살짝 팝콘처럼 가벼운 이야기거리를 담고 있습니다. 윔피키드 시리즈( Diary of Wimpy Kid ) 와 종종 비교되기도 하지요.  

 

 

 

▷ Stephan Pastis 의 Pearls Before Swine / http://www.gocomics.com/pearlsbeforeswine


지난 두 이야기에서 엉뚱하면서 익살스럽고 한없이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티미 실패( Timmy Failure ). 처음에는 실을 감아놓은 '실패'인가도 생각해보았던 이름이 책을 읽으며, 영어 원제를 보면서 실패하다. 의 실패임을 알아차렸다죠. 주인공의 이름만 봐도 느껴지는 톡톡 튀는 말장난은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지요. 사건을 해결하기는 커녕 더욱 이상스럽게 만들어가는, 어떤 미스터리도 더 미스터리하게 만드는 위대한 탐정 티미 실패의 세번째 이야기입니다.


학교에 다시 다니게 된 티미는 성적을 잘 받아야만 하지요. 그런 그에게 과거에 높은 점수를 받았던 '기적의 보고서' 를 찾아달라는 의뢰가 (얼떨결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티미와 친구들은 현장학습을 떠나 첫 야영을 하게 됩니다. 그나저나 우리의 명탐정 티미가 만드는 질문지를 잠깐 보여드릴까요.


당신이 기적의 보고서를 가져갔습니까?

□ 예, □ 아니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경우를 대비하여.


당신은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까?

□ 예, □ 아니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탐정이라는 터무니없는 자신감을 가진 티미. 뻔한 증거를 엉뚱하게 해석하며 사건을 더욱 미궁에 빠뜨리는 녀석의 소위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은 읽는 이를 배를 잡고 웃게 합니다. 그런데 이번의 세번째 에피소드에서는 가벼운 이야기뿐만 아니라 조금 더 아이의 고민에 다가가는 이야기를 함께 담아서 티미의 성장을 지켜보는 듯해서 더

 

욱 좋았습니다.


전혀 어둠이 무섭지 않다고 허풍을 치는 티미. 친구의 집에서 자면서 수면등을 켜야하는 것은 어둠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두뇌가 잘 회전하게 하기 위해서이고, 결국 친구 집에서 못 잔 것은 친구네 베개가 딱딱해서였던 거죠. 그런 녀석이 무서운 소문이 도는 캠프장에서 야영을 해야하니 어떻게 하려나 싶지요. 


티미 뿐만 아니라 티미 주변의 친구들도 참 매력적입니다. 경쟁 탐정회사를 경영한다는 것만으로 티미에게 최악의 라이벌이자 사악한 악마로 불리는 '코리나 코리나'.  


 


그 코리나는 티미에게 마음을 먼저 열고 티미에게 말합니다. 완전한 돌직구.


" 넌 외로워 보여 ".


티미는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결국 자신의 외로움을 인정하게 됩니다. 사실은 코리나도 외롭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욱 마음의 문을 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속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던 티미는 상상 속 비밀 친구인 '몽땅이' 와 동업을 해왔지요. 비밀친구는 그간 여러 그림책에서 등장해왔습니다. 로렌 차일드「찰리와 롤라 시리즈」에서도 롤라의 비밀친구인 '소찰퐁이' 가 등장하지요. 이 장면은 앤서니 브라운의 「잘가, 나의 비밀친구」라는 그림책의 결말 부분이 떠오르는 장면이었습니다. 티미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공감해 준 친구를 만나며 티미는 세상으로 한발 내딛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몽땅이' 에게는 휴가를 주었다고 말합니다. 이 장면에서 엄마인 저는 코끝이 시큰해졌다죠.




 


일단 아이들에게 티미의 엉뚱한 매력이 재미있게 다가갑니다. 녀석의 기상천외함에 낄낄거리며 코 끝을 책에 묻죠. 만화풍의 일러스트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당기는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또 다른 매력요소인 작가의 말장난은 영화, 문학, 속담을 변주했다고 하는데 번역서를 읽는 우리들에게도 그 재치가 느껴집니다. 나중에 영어실력이 늘면 원서로 읽어보아도 재미있을 책 중의 하나이려나요.  
 

명탐정 티미는 현재까지 세권 나와있습니다.

1. 몽땅 실패 주식회사( Mistakes Were Made )

2. 위대한 탐정 뽑기 대회( Now Look What You've Done )

3. 기적의 보고서를 찾아라( We Meet Again )


아직 번역되지 않은 이야기는, 'Sanitized for Your Protection' 이네요. 연두색의 표지던데요. 앞의 세권과 꽂아두면 알록달록 더 예뻐보일 듯한 책이랍니다.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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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직업은 범인?! 푸른숲 어린이 문학 15
린샹 지음, 천요우링 그림, 조윤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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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빠의 직업은 범인?!

린샹 글 / 천요우링 그림

152쪽 | 302g | 153*225*14mm

푸른숲주니어


이 소설은 타이완의 소설입니다. 그런데 표지를 살펴보니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어른과 아이가 보이네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책을 펼치니 신즈의 아빠가 교도소에서 출소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지난 칠 년간 아들과 처음 만나는 이 순간을 위해 수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했던 말들이 전부 소용없게 돼 버렸다. 신즈도 마찬가지였다. 이건 자신이 꿈꾸었던 아빠와의 만남과 완전히 달랐다. 커다란 실망은 분노로 변했다. 신즈는 발을 마구 구르며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 우리 아빠 아니야! 우리 아빠 아니라고! "

p13

글귀에서 전해지는 아빠의 슬픔과 아이의 설움에 잠시 먹먹해집니다. 열 살인 신즈는 연한 갈색 피부와 짙은 눈썹, 커다란 눈, 뭉툭한 코, 두꺼운 입술, 그리고 곱슬곱슬한 짧은 머리카락을 가진 흑인 혼혈 아이입니다. 다른 '보통' 아이들과 다르게 생겼기에 많은 놀림을 받아왔지요.

 

세상의 편견은 여러가지가 있겠죠. 이 책을 읽으며 지난달 독서토론모임에서 다뤘던「완득이」가 떠올랐습니다. 난쟁이 아버지와 베트남에서 온 어머니, 어수룩하고 말까지 더듬는 가짜 삼촌을 둔 완득이가 세상을 온몸으로 부딪쳐가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담은 청소년 소설이죠.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편견을 가지고 배척합니다. 신즈의 이야기처럼 피부색이기도 하고, 완득이 아버지처럼 장애 때문이기도 하며, 때로는 가난이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어른들의 모습을 우리 아이들이 그대로 배우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낯설고 서먹한 아빠와의 관계를 회복하기도 전에 아빠가 교도소에서 다녀온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면서 신즈는 학교에서 일어난 도난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게 되거든요. 그동안 믿고 의지했던 친한 친구마저 믿어주지 않게 되어버리죠. 책의 제목은 반 친구들이 신즈를 놀리는 말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신즈의 아빠도 자리를 잡는데 녹록치 않습니다. 일자리는 구해지지 않고 전과자라는 이유로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마을을 떠나라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이야기는 신즈 아빠와 신즈의 모습을 교차적으로 보여 주며 어른들의 말과 행동이 아이들 세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하게 그려냅니다.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우리 아빠가 신즈랑 놀면 안된다고 했어". 아빠가 받는 차별이 아들에게 그대로 대물림되며 같은 슬픔을 겪게 되는 모습에 안타깝기만 합니다.


" 부모님들께서는 항상 자신의 아이가 진실하고 착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십니다. 근데 정작 부모님께서 모범을 보이지 못하신다면 제가 아무리 가르쳐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

p105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작가의 이 메시지를 어떻게 느낄까요. 작가는 신즈의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를 통해 아이들 세계에서 일어나는 편견이나 차별의 문제는 어른들의 말과 행동이 먼저 바꿔야 해결될 수 있음을 분명하게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도 함께 읽어야 하는 책이군요. "타이완 교육부 인권 교육상" 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신즈는 여러가지 사건을 통해 원망하기만 했던 아빠이지만 멋진 모습을 발견하고, 아빠를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빠도 "신즈 아버님, 내 말을 듣게 하려면 먼저 아이의 마음을 들어주셔야 해요." 라는 담임 선생님의 조언대로 노력하며 어긋나기만 했던 신즈와의 관계를 풀고 한 발짝 앞으로 성큼 나아가게 되지요.


" 사람이 누군가를 싫어하는 건 분명 어떤 이유가 있거나 안좋은 환경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우리가 그 사람의 생각을 바꾸어 놓아야만 해. 사람은 저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가진 아름다운 존재이기 때문에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이야. "


" 일단 그 사람의 생각이 바뀌고 나면 더 이상 우리를 싫어하지 않을 거야. 다른 사람을 조롱하지도 않을 거고. 아빠 말, 이해했어?"

"응. 알았어!"

p144

신즈 아빠를 통해 전해지는 많은 메시지들. 밤톨군에게 전하기 쉬운 메시지들로 쉽게 예를 들어줄 그림책들이 떠오르네요.


우선 편견을 받고 있을 이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하는 듯 합니다. "미운 오리 새끼" 처럼 '설사 자신이 세상에서 환영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조용히 참고 견디면 언젠가 행복이 찾아올 것' 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짧은 귀 토끼" (다원시 글, 탕탕 그림/고래이야기) 의 동동이처럼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전하는 듯 하지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여 다른 사람과 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여 자신을 숨기면 "줄무늬가 생겼어요" (데이빗 섀논 글,그림/비룡소) 의 카밀라처럼 줄무늬가 생겨버릴지도 모른다구요.


편견을 가지고 있을 이에게는 이렇게 이야기 하는군요. "시간을 들여 천천히 상대방을 이해" 해보라고. 그러면 우리 사회는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존 버닝햄 글/그림, 비룡소) 가 행복하게 살고 있는 큐가든이 될 거라고.


" 한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아서는 안 돼. 시간을 들여 천천히 상대방을 이해해야 하는 거야 "

p148

그나저나 이 책의 주인공인 신즈도 완득이 나이가 되면 같은 방황을 겪게 되는 건 아닐까. 문득 엉뚱한 걱정이 듭니다. 부디 잘 이겨내기를. 직업이 '범인'이 아닌 '멋진 아빠' 인 신즈의 아빠에게도 응원 가득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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