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학자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7
페데리코 안다아시 지음, 조구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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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작가의 상상력으로 빚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작품의 주인공인 마테오 콜롬보가 실제 존재한 인물이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작가가 소설을 쓰고 있을때 해부학적 지식이 필요해 읽던 책에서 그는 마테오 콜롬보가 자신이 발견한 여성의 신체기관을 '비너스의 사랑'이라고 명명하고 그걸 우리는 '클리토리스'라 부른다. 이 책은 마테오 콜롬보라는 해부학자가 자신이 사랑한 창녀 모나 소피아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 연구하던 와중에 '비너스의 사랑'을 발견하게 된 과정을 나타낸 소설이다.

 

 

오, 나의 아메리카여, 나의 달콤한 신대륙이여!  (9페이지)

 

'비너스의 사랑, 혹은 그것의 감미로움'  (16페이지)

 

 

'여성적인 쾌락의 발견을 재현한 불경스러운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 작품은 어떻게 보면 발칙하다. 베네치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창녀 모나 소피아는 에메랄드 빛 눈동자에 완벽한 몸매로 마테오 콜롬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매일 같은 시간에 모나 소피아가 있는 유곽에 들러 그녀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지만 그녀의 마음을 얻지는 못한 마테오 콜롬보는 모나 소피아의 마음에 들고자 연구를 거듭한 끝에 위대한 발견을 하게 된다.

 

 

해부학자이자 뛰어난 의사로 있던 그에게 위대하고도 위험한 발견을 하게 된 계기는 또 한 여성때문이었다. 수도원을 세워 성스럽게 살고 있는 젊은 미망인 이네스 데 토레몰리노스의 어느 누구도 치료할 수 없는 병을 치료하던 와중에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되었다. 학회에서는 그것을 부정하고, 악마적인 행동으로 몰아가며, 신성모독죄나 악마 숭배죄 등을 들어 그를 재판에 회부했고, 마테오는 자신의 연구 과정과 재판에 대한 반론을 작성하여, 자신의 작품 「해부학에 관해」를 설명하며 재판장에 모인 사람들을 설득한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악마로 몰아가고, 신을 모독했다는 죄를 묻는 그 시절의 시대를 볼수 있다. 발칙하고도 도발적인 내용을 작가 페데리코 안다아시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어느 한 가지의 사실만 가지고도 소설로 써낼 수 있는 그 힘을 볼 수 있었다. 역사 속의 인물을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을 배웠다고 해야겠다.    

 

 

마테오 콜롬보가 발견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여성들은 다른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역사적인 인물의 새로운 발견이었고, 새로운 작가의 발견이었고, 작가의, 마테오 콜롬보의 발칙하고도 위험한 발견을 해 나가는 과정들을 알수 있었다는 게 큰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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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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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많이 움켜쥐려고 한다.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주려고도 하지 않고, 자꾸만 자꾸만 더 채우려고 한다. 많은 것을 채워놓고도 부족하다 느끼며 무언가를 갈구한다. 오래전에 법정 스님은 무소유에 대해 말씀하셨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대한 철학을 무무에게서 다시 배웠다. 버릴 줄 안다는 것, 하나를 버리면 하나 보다 더한 것을 얻을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켜준다. 무무는 뺄셈의 철학을 우리에게 속삭이듯이 말해주고 있다.

 

 

삶은 마치 수학과도 같아서 덧셈을 배울 때 뺄셈까지 함께 배워야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덧셈만을 반보하려들 뿐 뺄셈을 활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뺄셈은 우리에게 마음의 눈과 귀를 열어주므로, 스스로를 보다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32페이지)

 

 

삶에는 버리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기 마련이라고 말한다.

만약 우리가 사랑을 잃고 방황하고 있을때, 그 사람을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해 방황하고 힘들어하는 시기를 보내며, 곁에 다가온 사람을 쳐다봐주지도 않는다. 새로운 일을 하기에도 버거워한다. 하지만 그런 마음들을 비우고, 놓아주었을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원하고자 하는 것에서 한 발 앞서 갈 수 있다. 그런 감정의 찌꺼기를 버리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무무는 자식에 대한 과도한 욕심때문에 아들도, 부부와의 관계에도 소원해지는 한 트럭운전사의 이야기를 해주며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라고 한다. 너무 많은 기대보다는 부모의 과도한 욕심때문이겠지. 부모는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아이들이 대신 이루어주기를 바라고, 그러지 않았을때의 서운한 감정들을 그대로 표출한다. 아이가 원하는 삶이 있을텐데도 부모는 그것을 보려하지 않는다.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성공을 대신 이루면 부모는 행복할테지만 아들의 삶은 어떻게 될까. 우리는 너무 자신의 관점에서만 생각하는 것 같다. 자식들도 자신의 생각이 있는데 부모들은 그걸 보려하지 않는 것 같다.

 

 

무무는 여행에서의 짐 줄이기에 대해서도 말을 한다.

우리가 여행을 가다보면 너무 많은 짐을 챙기곤 한다. 이것도 필요할 것 같고, 저것도 필요할 것 같아 챙기는 짐들이 실제 우리가 필요한 물건들보다 훨씬 많이 챙긴다. 여행을 가 한번도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챙기는 것이다. 어느 여행 전문가가 그랬다. 여행을 떠날 때, 짐은 줄이고 돈은 늘리라고. 여행에서 너무 많은 짐은 우리를 너무 힘들게 할 뿐이라고.

 

 

우리의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

하나를 내려놓으면 우리는 하나를 내려놓은것보다 더한 걸 얻을 수 있다. 모든 걸 움켜 쥐려고만 하지말도 마음을 내려놓는 법을 배울수 있었다. 삶의 비움의 미학, 뺄셈을 함으로써 우리의 삶은 덧셈이 되리라는 걸 말해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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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 명작 동화에 숨은 역사 찾기
박신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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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동화는 나의 꿈이었다.

시골 학교의 도서실에서 거의 살았을때 책장에 꽂혀있는 많은 동화책들을 읽는 즐거움으로, 학교가 끝나도 집으로 가지 않고 학교 도서실에서 책을 보며 선생님 흰머리도 뽑아드리곤 했었다. 그때 읽은 동화책, 특히 여자아이였기에 공주가 나오는 동화책들을 많이 읽었다.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신데렐라, 백조왕자등. 예쁜 옷을 차려입은 공주와 말을 탄 멋진 왕자님이 나오는 동화의 내용에 감동하여 시간이 날때마다 '내가 공주였다면'이란 상상의 나래를 폈었다.

 

 

 

 

'내가 만일 공주라면'이라는 상상에 빠져 있을동안 저자 박신영은 동화책을 읽으며 머릿속에 질문이 한가득이었나보다. 동화책을 읽으며,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사는, 가시로 뒤덮여진 왕궁에 백마를 타고 온 왕자의 키스로 100년만에 깨어난 공주와 결혼한 왕자를 저자는 멋진 왕자로 보지 않고, 왜 왕자들이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란 의문이 들었다 한다. 저자의 그런 의문이 오늘 이런 책을 내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나 보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란 의문을 가지고 중세시대의 역사를 살펴보았더니, 첫째 왕자는 왕위를 물려받지만, 그러지 못한 둘째나 셋째 왕자는 이웃나라의 외동공주를 만나 결혼하면 그 왕국을 물려 받기 때문이란걸 설명하고 있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던 바를 역사와 곁들어 설명을 읽으니, '아!'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처럼 역사를 알고 동화를 읽으면, 그 시대적 배경과 함께 책 내용을 더 이해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학교다닐적에 좋아했던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의 역사적 사실도 의외였다.

'왕자와 거지'를 쓴 마크 트웨인은 미국작가인데 영국 역사를 들려주었기 때문이었다. 영화로, 책으로 만난 튜더왕조의 헨리 8세의 아들인 에드워드에 대한 이야기라니, 이런 역사를 소개해준 저자가 고마울 정도였다. 다시 무릎을 친다.

 

 

 

 

저자도 책에서 말했지만, 나도 텔레비젼에서 해주던 애니메이션 '플란더스의 개'를 잊지 못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네로가 죽어갈때 많은 눈물을 흘렸었다. 저자의 책에서 다시 보니, 네로가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그림이 루벤스의 그림이란 걸 새롭게 알았다. 아마 그때는 루벤스라는 화가의 이름도 몰랐으리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에 얽힌 라틴 아메리카의 슬픈 역사에 대해서도 알았다. 제제가 왜 그렇게 가난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사실을 알고 나니, 제제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읽고 싶어졌다.

 

 

 

 

 

 

동화를 읽고 자란 우리들, 앞으로도 동화를 읽고 자라날 아이들에게, 나중에라도 이 책을 읽으면 동화를 지금과는 다르게 볼 것 같다. 왕자들이 왜 백마를 타고 떠돌았는지, 왜 제제네가 가난할 수 밖에 없었는지,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설명해줄수도 있을 것이리라. 그것이 동화적 환상을 깨더라도 말이다. 동화책을 읽으며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그에 관한 역사를 공부하고, 자신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은 저자의 책이 참 맛깔스럽다. 동화를 다시 보게 한다. 동화는 상상의 산물이 아닌 그때 그시절의 현실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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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얼굴, 자화상 - 뒤러부터 워홀까지 자화상으로 그린 화가의 진실
로라 커밍 지음, 김진실 옮김 / 아트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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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들여다보며 마음의 위로를 받고 치유를 얻기까지 한다.

실제로 원작을 보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그림이 들어간 책 보기를 즐겨한다. 책으로라도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나는 얼마전에 이웃분의 책장에 꽂혀있는 이 책을 보고 마치 훔치듯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묵직한 두께와 함께 선명한 그림들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그림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곁들여 있어 보는내내 즐거웠다. 자화상은 화가의 얼굴을 알릴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활, 그들이 말하는 독백까지도 우리에게로 향한다. 화가의 자화상에서 우리는 화가의 고뇌까지도 볼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처럼 뒤러의 자화상은 예수의 얼굴같다.

구불거리는 머리칼하며 빛나는 눈동자를 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움직이는 사진같기도 하다. 다른 화가들이 자화상에 아무런 서명도 하지 않는데 비해, 뒤러는 자신의 모든 그림에 서명을 했다 한다. 뒤러는 자신의 작품이 지닌 독창성에 민감했을뿐만 아니라 자신의 재산권으로 지키기 위해 서명하고 법적으로 보호받고자 했다 한다.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 「자화상」 1500 나무판에 유채

 

 

 저자는 16장에 걸쳐 주제를 정해 화가들의 자화상을 소개하고 있었지만, 특별히 뒤러, 렘브란트, 벨라스케스는 별도의 장으로 그들의 자화상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그림의 화풍, 그렇게 그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그림을 좋아하되, 잘 알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화가들의 삶에, 그림 기법에 한층 더 다가가도록 만들었다. 

 

 

렘브란트는 자화상의 영혼이고 자화상을 이끄는 빛이다.  (120페이지) 

 

사람들은 렘브란트의 그림이 언제나 있는 모습 그대로 정직하게 그를 담아낸다고 생각하곤 한다고 했다. 초기 자화상에 비해 후기 자화상을 더욱 그렇게 본다며, 렘브란트는 젊었거나 늙어거나 언제나 연기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젊었을적 자화상에서부터 나이가 많이 든 자화상을 주욱 살펴보며 렘브란트의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화하는 얼굴들을 볼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 렘브란트가 나타내고자 하는 모습들을 우리는 그림으로 만나고 있다.

 

렘브란트 판 레인(1606~69), 「두 개의 원이 있는 자화상」 1663년경, 캔버스에 유채

 

 

 아래 그림은 박민규 작가의 책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모티프가 되었고, 표지로도 사용되었던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라는 그림이다. 그림속 왕녀는 마르가리타 공주이며, 공주의 곁에는 못생긴 난쟁이 여인이 있고, 아주 어린 시동들이 있다. 또한 커다란 이젤 앞에 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가 벨라스케스이다. 화가는 마르가리타 공주의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얼굴을 그림에 집어 넣었다.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에만 그린게 아닌, 다른 그림에도 이렇듯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은 그림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나의 그림이 소설을 쓰게 만들었듯, 이 그림 한장에서 우리는 한 편의 소설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저자도 표현했다. 작가가 무슨 의도로 그림을 그렸는지 설명을 읽다보면 한 편의 소설을 연상시켰다. 작은 액자하나에도 에스파냐의 펠리페4세 왕과 왕후의 모습을 그렸고, 이제 막 들어오는 사람도 그렸다. 그림을 보다보면 무엇하나 놓칠수가 없다. 아주 작은 그림 하나에도 우리가 미처 몰랐던 내용들이 숨어있음을 알수 있었다.

 

디에고 로드리게스 데 실바 이 벨라스케스(1599~1660), 「라스 메니나스」 1656년경, 캔버스에 유채

 

 

 이외에도 많은 화가들의 자화상을 소개했지만, 역시 내가 좋아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언급하지 않을수가 없다. 빈센트 반 고흐는 아래 그림에서 그의 친구인 고갱과 다투고 귀를 잘라 붕대를 감은 모습을 그렸다. 고흐는 모델 구할 돈이 없어서 자신의 얼굴을 그릴 수 밖에 없었다. 아는 분에게 얻은 그의 자화상을 보고 있노라면 그의 경제적 결핍이, 그림에 대한 열정이, 정신적으로 피폐함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모습들이 그대로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빈센트 반 고흐(1853~90), 「귀에 붕대를 한 자화상」1889, 캔버스에 유채

 

 

빈센트 반 고흐는 추호의 자기 연민을 섞지 않고 자신을 그렸다.  (344페이지)

 

 

빈센트 반 고흐(1853~90), 「자화상」1889, 캔버스에 유채

 

 

화가는 왜 자화상을 그렸을까?  

 

저자는 뒤러에서 렘브란트, 벨라스케스, 뭉크, 워홀까지 그들의 자화상을 소개하며 화가가 왜 자화상을 그렸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자화상은 자신의 실력을 고객에게 알리거나, 또는 자부심, 스스로를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그렸다. 저자는 화가가 자신에 대해 숙고하고, 세상을 향해 이야기하려는 목적으로 그린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를 '세상을 향한 얼굴(A Face to the World)'이라고 했다. 화가들도 세상을 향해 손내밀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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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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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다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이다.

오로지 한 여자를 위해서 평생 마음이 변하지 않는 것. 한 여자를 죽을 때까지 마음에 품고 있는 남자를 볼때면 사랑받는 여자가 부러울 정도다. 여자들은 대부분 그런 남자를 꿈꾸지 않을까. 그런 남자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푹 빠지게 되지 않을까. 여자들에게는 로망같은 남자, 개츠비를 만났다.

 

 

개츠비는 그가 좋아했던 여자 데이지 가까이에 있기 위해 웨스트에그 마을로 이사했다

데이지의 집이 바라 보인다는 이유로, 데이지가 자기를 만나러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저택을 사, 날이면 날마다 파티를 열었다. 파티를 열면 가까운 마을에 사는 데이지가 자기 집을 방문하지 않을까 하는 강한 염원이 있었다. 데이지가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결혼한 남자와의 사이에 아이가 있다 해도 개츠비에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데이지가 자기를 바라 보기를, 아직도 자기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얼른 알아채기를 바라는 것이다.

 

 

"당신 부인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데이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날 사랑합니다. "    (164페이지)

 

 

개츠비가 사랑했던 데이지는 자신의 신분과는 다른 상류층 여성이었다.

개츠비는 언제 다른 나라로 나갈수 밖에 없는 군인이란 신분이었다. 영국에 있는, 데이지를 사랑하는 개츠비는 미국에 있는 그녀에게 가려고 애를 쓰지만 자신의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오지 않는 개츠비를 기다리지 못하고 데이지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돈 많은 부자 톰 뷰캐넌과 결혼하고 화려한 생활을 시작했다. 개츠비는 데이지를 위해 불법으로 돈을 벌어 그녀가 사는 마을에 커다란 저택을 샀다. 그녀에게 보이기 위해. 이제 나한테 오라고. 개츠비가 사랑해마지 않았던 데이지는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속물적인 여자였다. 개츠비를 다시 만나 저택에서 그의 아름다운 셔츠들을 보며 개츠비를 안는게 아닌 셔츠 더미들을 안고 눈물을 흘리는 여자였다.

 

 

데이지의 속물적인 성격은 개츠비가 죽고나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 책의 화자 닉 캐러웨이가 개츠비의 장례식에 오기를 기다렸지만 데이지는 자신의 안락한 생활을 버리지 못하고 톰 뷰캐넌과 장기간 여행을 떠나버린 여자였다. 남편 톰이 윌슨 부인을 정부로 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안락을 위해 모르는 척 하고 넘어간 여자였다. 그런 여자를 사랑한 개츠비는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그녀를 자신에게로 데려오고 싶어 했다.

 

 

개츠비는 오직 저 초록색 불빛만을 믿었다. 해가 갈수록 멀어지기만 하는 가슴 설레는 미래를. 그것은 이제 우리 앞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무슨 문제인가.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리고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 그러면 마침내 어느 찬란한 아침 .......   (224~225페이지)

 

 

이 책을 번역한 김영하 작가는 작품해설에서 " 데이지는 사랑 그 자체와 사랑에 빠지고 개츠비는 자기 자신의 이미지와 사랑에 빠진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한다고 믿고 있지만, 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했다. 사람들은 진짜 사랑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한다고 한다. 사랑에 실패했을때도 자신이 사랑한 상대보다도 자신의 그런 이미지 때문에 아직도 사랑한다고 착각하고 있다고 말하는 글을 보았다. 이 책에서의 개츠비도 그랬던 것 같다. 다른 남자와 살고 있는, 데이지가 있는 집의 초록색 불빛을 바라보며 자신의 돈을 사랑하는 데이지와의 미래를 꿈꾸었던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아메리칸드림으로 인한 한 인물의 공허한 꿈을 표현한 비극적인 글을 나타냈다. 진실로 간절히 원했지만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 그들의 이상을 그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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