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연애소설
이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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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들의 신작 소식 알림을 받고 있다. 대부분 예약판매 시점부터 구매하게 되는데 작가의 사인본이라도 있으면 알림 문자를 받자마자 구매에 들어간다. 그 중의 하나인 이기호 작가의 신작 알림 문자를 받자마자 구입했던 소설이다. 이번에도 짧은 소설이다. 그의 유쾌함이 가득한 짧은 소설을 읽는 느낌은 남다르다.


 

서른 편의 짧은 소설들을 아껴가며 읽었다. 책장은 왜 이렇게 빨리 넘어가는지. 붙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리고 소설은 또 왜 이렇게 얇은 것이냐. 오래도록 읽을 수 있게 두꺼운 책을 써주길 바라지만 이것도 어디냐 싶다. 그의 신작 소식을 무척 기다려왔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번엔 표지의 글자도 분홍분홍한 책이다. 제목도 분홍, 내용도 분홍분홍한 무려 연애소설이라는 점이다.

 



 

 

소설은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사랑 이야기가 실려 있다. 오래전부터 써왔겠지만 현재의 시점인 재난지원금 사용법까지 수록된 작품이라는 점이다. 「재난지원금 사용법」의 내용을 볼까. 재난지원금이 카드에 들어왔다는 알림을 받고 성구는 대학 동기인 유정을 만나러 갔다. 다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유정과 잘해보려는 성구는 돼지갈비집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재난지원금 카드로 결제했다. 자기를 불쌍하게 여겨 잘해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씁쓸하다. 더군다나 친구가 없으니 누구 봐주고 뇌물 받고 그러진 않을 거라며 경찰 공무원 준비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말을 듣는데 돼지갈비집에서 쓴 6만원을 쓴 문자는 왜 안오는 것인지, 불쌍해 보였다는 것과 재난지원금 사용 문자가 안오는 것 중 어떤게 서글픈 것인지 알 수 없다.

 


첫사랑과의 재회는 어디서 하는 게 좋을까. 첫 소설인 「녹색 재회」는 첫사랑과의 재회에 대한 이야기다. 10개월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둔 성오 씨는 간호사로 일하는 아내 대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육아를 전담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 아이가 있는 성오 씨는 어머니들만 나오는 녹색어머니회 봉사가 있는 날 아내 한테 대신 가달라고, 가지 않겠다고 버텼으나 할 수 없이 가게 되었다.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하는데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십수 년 만에 첫사랑 그녀를 마주쳤다. 남들은 공항이나 하다못해 극장에서 만나는데 말이다. 뻔하지 않는가. 서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신호등을 자주 놓쳤다. 녹색어머니회 봉사가 끝나고 함께 카페에 가서 커피 한잔할 생각이라는 다른 어머니들의 청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첫사랑을 다시 만난 적이 있었는데, 출산후 부기가 떨 빠졌을 때였다. 화장도 안한 상태에서 마주쳤는데 아 정말 그 자리가 정말 싫었다. 예쁘게 화장하고 옷도 제대로 갖춰입은 상태였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말이다. 성오 씨와 최민아 씨의 상황에 마구마구 공감되었다.

 


사회가 사회이니만큼 오늘 죽기로 한 남자가 있다. 새벽 1시, 고시원 옥상 철제 난간 앞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툭 뛰어내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아래를 내려다 보았더니 고시원의 같은 층 302호에 사는 새벽 배송일을 하는 남자의 차가 있었다. 남한테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몇 걸음 이동했다 마지막으로 며칠 전에 헤어진 미연에게 아홉 통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다. 미연에게 계속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마음을 바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302호 남자가 출근하려고 나왔다. 새벽에 배송 일을 하려면 힘들지 않느냐는 말을 건네지만 그에게서 들려오는 답은 다르다. 자신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 「뭘 잘 모르는 남자」 였다. 이 작품에서 남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지만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 잠시만 머리를 식힌답시고 피시방에 가서 4시간을 게임하고 오다가 기다리고 있던 미연과 마주친 거였다. 그 생활을 벌써 4년째 하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물론 시험이라는 게 운도 따라줘야 하고 시간이 갈수록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 남자는 뭘 잘 모른다.


 



 

 

좋아하는 여자애의 감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 독감에 걸린 예은이가 썼던 마스크를 가지고 간 박지호를 바라보는 민규의 이야기 「독감」을 비롯해 호수 공원에서 산책하다 마주친 여자에게 말 붙일 기회를 얻으려고 애견 숍에서 비숑 한 마리를 산 남수. 여자가 흰색 말티즈 몽이를 데리고 산책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강아지와 산책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었으나 아직 어린 자기 강아지가 몽이에게 물릴 뻔하자 자신도 모르게 성질을 냈던 이야기 「사랑은 그렇게」도 사랑스러운 소설이었다.


 

웹에서 만났지만 더할나위없이 모든게 잘 맞는 사람이 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눠도 서로 공감하며 막히는 주제가 없는데 실제로 만났을 때의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아 데면데면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페이스 북의 한 페이지 그룹에서 여행에 관심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각자가 찍은 사진을 올리는 페이지였다.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며 서로 많은 것이 통한다고 여겨 실제로 만났으나 그 만남 이후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린 「차마 전할 수 없는」 은 요즘에 자주 있게 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대화가 잘 통해 실제 만남에서도 똑같은 경우가 있어 커플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전혀 아닌 경우도 있을 것이리라. '좋아요' 라고 누른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3년째 중등 교사 임용 고시 준비를 하고 있는 성민은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하러 영국으로 떠나는 민지를 배웅하고자 공항에서의 시간을 즐긴다. 출발 시각을 앞두고 비행기가 연착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신후 보내면 될 것 같았다. 두 차례 더 연착을 하자 피곤함에 졸렸다. 민지를 영국으로 보내는게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픈데 왜 이리 피곤하고 졸린 것인지 계속 하품을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예상했던 이별의 시간을 보낸 후에는 이처럼 힘든 법인가.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이라고 해도 피곤함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피곤하면 자꾸 하품을 하는 나를 닮은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하고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우리의 사랑이 그렇지 않은가. 그토록 사랑했어도 사랑이 끝난후에 냉정해지는 것처럼 이별의 의식 또한 그 시각을 넘어가면 피곤한 법이다. 보낼 사람은 제 시간에 보내야 덜 피곤한 법이지.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웃기는 이야기들 속에서 평범한 우리를 떠올릴 수 있다. 누가 봐도 이기호식 연애소설이다. 이기호의 소설은 재미있다. 위트와 유쾌함은 덤이라는 거,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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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 아름다운 건 여백의 미가 있기 때문이다. 빈 공간에 그려진 선 몇 개가 그림이 되는데 이것은 난초가 되기도 하고 대나무가 되기도 한다. 그림도 아름답지만 그림에 스며든 빈 공간, 즉 여백이 있어 더 아름다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유현준 교수를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만났다. 동시대의 사람이지만 이렇게 박학다식한 사람이 있을까. 그가 어느 공간에서 말을 할 때마다 감탄하고는 했다. 그의 저작이 많음에도 여태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한 건 아마 그가 건축사이기때문이었다. 나한테는 문외한인 분야이니까. 그렇다고 아주 문외한인 주제는 아니다. 여동생과 남동생 그리고 제부가 모두 건축 관련 일을 하고 있으므로. 알게모르게 많이 접했다. 어딘가를 여행하면 그 건물의 아름다움 즉 외관을 보는 나와 달리 그들은 건축물의 구조 등을 보았으니까. 






사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막막함이 없잖았다. 아름다운 건축물은 좋아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는 건축과 관련된 건은 자신 없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갈수록 놀라운 것들을 발견했다. 동양과 서양의 다른 점,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교류로 인하여 건축물이 서로의 것들을 닮아 있는 융합을 말한 부분에서였다. 즉 문화와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어쩌면 역사의 흐름을 볼 수 있었던 내용의 글이었다. 



그저 아름다운 건축물의 공간에 대하여 말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 책은 문명의 발생에서부터 시작한다. 지리적 조건에 따라 강수량이 달라지고, 강수량에 따라 벼농사와 밀농사를 짓는다는 건 새로운 발견이었다. 벼농사는 모를 심는 과정부터 여러 사람이 함께 해야 하는 작업이므로 집단의식이 강하다. 반면 밀농사는 혼자서 씨를 뿌리는 과정에서부터 개인주의가 강한 것이다. 서양이 '나'라는 말을 하는 것과 동양이 '우리'라고 하는 말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동양의 건축물과 서양의 건축물은 지리적 요건에 따라 달라 지는데, 동양이 땅이 물러 나무를 주재료로 한 기둥이 중심이라면 서양은 곧은 땅의 영향으로 벽을 중심으로 한다. 기둥을 중심으로 한 동양의 건축물은 담양의 소쇄원의 정자같은 모양이다. 땅이 무르기때문에 주춧돌을 놓고 그 위에 기둥을 얹는 식이다. 기둥을 중심으로 한 동양의 건축물은 안에서 밖을 볼 수 있다. 여름철에 창문을 접어 올려 처마밑에 걸쳐 바깥의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운치를 생각해 보면 될 일이다. 이와 반대로 서양의 건축물은 바깥에서 건물을 바라보는 시점으로 건축물을 디자인한다. 그래서 창문의 크기가 작고 나무 덧문을 대기도 하였다. 이것은 수학적 계산으로 이루어진 서양의 건축과 비움을 가치로 한 동양의 건축이 다른 점이기도 하다. 



이처럼 동양과 서양의 건축물은 서로 다른 점으로 시작되었으나 동서양의 교류로 인하여 서로를 차용하여 유명한 건축가의 작품에서 동양적인 느낌이 강해졌다는 것을 설명했다. 르 코르뷔지에를 포함하여 근대 건축의 4대 거장 중 한 명인 미스 반 데어 로에는 초기 작품인 '크륄러 뮐러 하우스'에서는 파르테논 신전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후 중국의 영향을 받아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에서 구조적인 벽을 버리고 철골 기둥 구조를 이용했다. 저자는 일본의 사찰 등과 비교하였는데 놀랍도록 그 구조가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양은 비가 많이 오는 기후 땅이 무르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필로티 구조(한옥의 마루, 원두막)를 사용했던 건축가가 르 코르뷔지에다. 미스 반 데어 로에 역시 같은 방식으로 '판스워스 하우스'를 만들었다. 르 코르뷔지에는 나무 기둥 대신 철근콘크리트 기둥을 사용했고, 1914년에 발표한 돔이노(Dom-ino) 구조 시스템은 주춧돌이 있는 한옥 건물과 비슷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얼마전에 이웃분의 블로그에서 르 코르뷔지에의 돔이노 구조와 사진을 접해 낯설지 않았다.   



독학으로 공부한 안도 다다오를 빠뜨릴 수없다. 안도는 루이스 칸과 르 코르뷔지에를 정신적 지주로 삼고 건축을 공부했다. 안도의 건축 양식과 공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다도의 대가 센노리큐는 기존의 전통 건축에서 변형된 방과 피빌리온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사진과 설명으로 접한 안도의 '물의 교회'는 단순하면서도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고 퍼즐처럼 공간들을 다채롭게 분리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과거 문명의 시작에서부터 SNS에 사진을 올리는 가상의 공간까지 건축물에 대한 깊은 사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시각으로 건축물과 공간에 얽힌 이야기들을 읽는데, TV 프로그램에서처럼 명료한 설명이었다.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건축물과 그로 인한 문화의 이해였다. 문화는 이처럼 많이 다르면서도 비슷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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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7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eeze 2020-09-17 17:26   좋아요 0 | URL
말씀도 잘하시더니 글도 맛깔스럽게 잘 쓰시더라고요. ^^
 
목마름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1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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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해리를 본 적이 있는가. 늘 알코올에 중독되어 있고, 살인사건을 생각하느라 일상의 행복은 찾기 어려웠다. 해리에게 있어 사랑은 사치와도 같았다. 그가 해결한 사건에서 살인자들은 꼭 그가 사랑한 사람들을 해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라켈과도 『스노우 맨』에서 헤어지지 않았나.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기고 간신히 살아 남았다. 라켈의 아들 올레그도 한때 마약에 빠져 해리와 라켈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 그 모든 일이 있고 나서 해리는 이제 경찰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사건 현장에는 발도 들이지 않겠다고 라켈에게 이야기하곤 했다. 해리가 교수라니 어울리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해리 홀레를 좇는 어린 학생들은 그의 강의를 듣고 해리 홀레처럼 되고자 한다. 






해리는 『폴리스』에서 사건을 해결하고 라켈 페우케와 결혼했다. 올레그는 이제 해리가 강의하는 경찰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입장이다. 아빠처럼 되고 싶은 올레그는 해리의 다른 추종자들과 다르지 않다. 해리는 매일 아침 잠을 깨며 자기가 행복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잠에서 깨어 침대에 누워 자는 라켈을 바라보며 안도한다. 누군가 해리의 행복을 시샘이라도 할까봐 늘 조마조마하다. 그의 또다른 추종자들 중의 하나인 독자들도 해리의 행복이 믿기지 않는다. 아마 해리 홀레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와 같은 마음을 해리는 '행복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다'라고 까지 했다. 



이러한 우려는 그를 꿈에서까지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과거에 잡지 못한 한 남자를 떠올렸다. 소리지르는 악마 문신을 가슴에 새긴 그 남자를. 그 남자는 또다른 살인으로 등장했다. 뱀파이어병을 가진 남자로. 연쇄살인이 다시 시작되었다. 데이트 앱인 '틴더'를 통해 여자의 집에 몰래 들어가 쇠이빨로 여자를 물어 많은 양의 피를 흘리게 하였다. 여기에서 일정량의 피가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 사건은 여자를 죽인후 피를 마신 뱀파이어병일 것으로 추정되었다.  






뱀파이어병 사건을 이끌어가는 카트리네 브라트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사관이 필요했다. 법무부장관이 되고 싶은 경찰청장 미카엘 벨만은 경찰대학의 강의실에 찾아가 해리에게 사건을 수사해달라고 했다. 거절하는 해리에게 올레그의 향후 미래를 말하면서 말이다. 라켈에게는 그 사건을 맡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만 발렌틴 예트르센의 모습을 꿈 속에서 만나는 해리는 수긍할 수밖에 없다. 드디어 해리가 나서게 되었다. 해리는 카트리네와는 다르게 사건을 수사할 요원으로 새로 들어온 안데르스 뷜레르와 뱀파이어병이 있다는 논문을 쓰는 할스테인 스미스와 과학수사관 비에른 홀름을 선택했다. 



연쇄살인범의 정체는 곧 드러난다. 해리와 수사관들이 예상하기도 했지만 발렌틴 예트르센 스스로 드러내었다. 이제 누가 그를 조종하는지 알아야 했다. 그 와중에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행복에 겨웠던 해리 홀레를 시샘이라도 하듯 라켈이 코마 상태에 빠졌다. 해리는 절망하고 만다. 위태위태했던 그의 행복이 깨지려는 순간이었다. 그가 라켈의 곁에 있어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즉 뱀파이어병을 가진 연쇄살인 사건 수사에 참여하기로 했던 것이다. 






저널리즘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사건을 보도하고 싶은 기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수사 상황을 돈을 받고 파는 경찰관이 있다는 게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각자 자기의 일을 하는 것이지만 그로 인해 누군가가 연쇄살인범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지 않았느냐 말이다. 지킬 것은 지켜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고 싶었다. 



사건은 무사히 종결되었다. 미카엘 벨만이 갈망했던 법무부장관의 자리도 이제 멀지 않았다. 카트리네 브라트도 비에른 홀름과 함께 다시 살게 되었고, 살인사건 수사한다며 아픈 엄마를 지키지 않았던 아빠 해리에 대한 올레그의 미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듯했다. 하지만 스릴러 소설의 장점이 반전이지 않는가. 무언가 해리에게 찜찜함이 남았다. 어딘가 어긋난 점이 있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비로소 해리로 인하여 제대로 꿰맞춰지기 시작한다. 물론 해리는 또한번 죽을 뻔한 위기에 처한다. 위기에 처한 해리를 바라보는 독자들은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는다. 






『목마름』에서 해리 홀레는 제대로 된 로맨틱 가이가 된다. 라켈이 없다면 그 어느것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는 점이 그렇다. 형사 해리 홀레로 이름을 날렸던 그지만 그 행복이 깨질까봐 스스로를 통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해리 홀레는 사건을 수사할 때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비록 한 잔의 술에 의지하려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인간이기에 감정에 연약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덧1. 이 책을 구입하면 작가 요 네스뵈의 사진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이는 렌티큘러 카드를 증정한다. 작가의 사진에서 해리 홀레를 본다. 아마도 작가는 해리 홀레를 자신의 모습과 견주어 탄생시키지 않았을까. 



덧2. 책의 뒷편에 글쓰기에 관련된 작가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작가에게 글쓰기란, 해리 홀레란 어떤 의미인지 여객기를 모는 것과 비교했다. 해리 홀레와 같은 목마름을 작가에게서 받았다. 우리 또한 늘 어떤 것에 목말라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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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9-14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읽으셨군요! ^^ 저도 요 네스뵈 책 저렇게 다 있는데.. (사진 한번 찍어야겠어요 저도 ㅎ)
두꺼워서 추석때 읽을 생각으로 얌전히 책장 위에 두었나이다 ㅎㅎ

Breeze 2020-09-15 15:06   좋아요 0 | URL
일렬로 세워 사진 찍으면 뿌듯합니다. ^^
 
여름의 빌라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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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아들녀석때문에 구매하게 되었다. 백수린의 소설이 좋은 건 알았지만, 신작 소식에 바로 구매하지는 않았다. 종이책으로 구매할까, 전자책으로 구매할까 갈등중이었다고 해도 될까. 그러던 차에 백수린의 다른 소설을 읽고 있던 아들이 작가의 소설이 너무 좋다며 신작 구매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구매를 결정했다. 



여태 읽어왔던 백수린의 소설답게 단정했고 거의 여성의 서사였다. 내가 살아보지 않은 다양한 주인공들을 만났다. 때로는 사람때문에 힘겨워하고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이별을 한후 뒤늦게야 후회하는 인물들이었다. 그렇다고해도 이별한 사람에게 연락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저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몇 작품은 읽은 소설이라서 반가웠고, 다시 읽는 소설은 처음 읽었던 것과는 다른 감동을 주었다. 아무래도 소설을 다시 읽다보면 더 깊이 빠지게 된다.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어느 것 하나 좋지 않은 게 없었다. 작품 하나하나가 매력적이었다는 말이다. 젊은작가 수상작품집에서 읽었던 「시간의 궤적」이나  「고요한 사건」은 익숙하면서도 낯설었고 다시한번 작가가 주는 매력에 빠졌다. 작품들 모두다 좋았지만 특히 언급하고 싶은 작품이  「흑설탕 캔디」와  「아카시아 숲, 첫 입맞춤」이었다. 



 「아카시아 숲, 첫 입맞춤」 같은 경우, 내가 백수린 작가의 책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뭔가 백수린 작가 답지 않은 소설이라 여겼다. 사춘기, 이제 막 성에 눈을 뜨게 된 시기. 모든 것들이 호기심의 대상이며 만나는 친구들 또한 다양한 감정으로 만나게 된다. 부모님에게는 공부 잘하고 착한 딸이지만 사춘기를 지나는 주인공 '나'는 엄마가 사 준 세계문학전집 중에서 밤마다 몰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읽고 있는 성에 눈뜨는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학교에서는 문제아로 찍힌 다미와 우연히 말을 하게 되며 그 아이가 말하는 직접적인 호기심으로 점점 다가간다. 소설 속에서 언급하던 것과는 다른 실제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 다미는 베프 선주와는 다른 느낌의 친구다. 소설은 사춘기 소녀의 호기심을 주로 다뤘는데 그때는 금기의 단어였지만 이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닌 그저 한 시기의 추억이었음을 그녀의 웃음소리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 시기에는 엄청 큰 사건이지만 지나고 보면 그저 삶의 궤적임을 깨달았다는 뜻이다. 



「흑설탕 캔디」를 읽는데 어쩐지 그리움에 젖은 듯 울컥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오래전 우리 가족과 함께 살았던 증조 할머니가 생각나기도 한 단편이었다. 물론 소설 속 주인공이 느꼈을 상황같은 건 없었다. 프랑스에 가지도 않았고 많이 배운 할머니도 아니었다. 기억나는 건 곰방대를 들고 앉아 계신 것만 선명하게 기억나는데 왜 증조 할머니를 떠올렸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내게 할머니라곤 그 분밖에 없어 그랬는지도. 상우 말 때문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꿈을 꾼 주인공 '나'는 오래전 엄마가 돌아가신 후 자기들을 키워준 할머니를 떠올린다. 할머니의 가족 중 유일하게 대학 교육을 받은 할머니때문에 어렸을때 죽은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했다. 아버지가 프랑스 주재원으로 발령이 난후 프랑스로 건너갔던 '나'의 가족은 가지 않겠다던 할머니와 함께 였다. 



중학교에 들어갈 나이, 사춘기를 지나고 있었던 '나'는 그곳에 적응하는 게 바빠 할머니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일본어는 잘하지만 프랑스어라고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던 할머니가 타국에서 겪어야 했던 마음에 신경쓰지 못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일기장을 들춰보며 그때의 할머니를 떠올리게 된다. 그들이 살았던 1층에 거주한 브뤼니에 씨와 얽힌 이야기들을. 할머니는 피아노 곡이 들리는 소리에 그 집앞 창문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연주가 끝날 때까지 멈춰있었는데, 그 뒤로 할머니와 브뤼니에 씨는 불한 사전과 한불 사전을 놓고 이야기했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 동안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할머니가 느꼈을 향수를 음악과 브뤼니에 씨 때문에 버티지 않았을까. 할머니의 감정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약간의 자책과 그리움이 물씬 풍겼다.   






표제작 「여름의 빌라」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9월이긴 하지만 여름에 나왔으므로, 또 여름에 구매하였으므로 여름에 어울리는 제목의 책이다.  「여름의 빌라」의 주아는 배낭 여행중 알게 되었던 독일에 살고 있는 베레나와 한스 의 초대로 캄보디아의 시엠레아프의 한 빌라로 향하게 된다. 다른 소설에서도 나타났지만 연인 혹은 부부가 둘 사이의 관계 회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초대하거나 그들의 초대를 받아들이는 걸 볼 수 있었다. 주아도 남편 지호와 함께 베레나와 한스를 만나러 가게 되었다. 배낭 여행때 만났었고, 지호의 유학시절을 포함해 5년 넘게 알아온 관계였다. 같은 공간에 머물다보면 서로의 생각이 달라 마찰을 빚기도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살아온 환경때문일 수도 있고, 각자가 처한 상황때문일 수도 있다. 



사원들을 구경하고 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수상가옥 마을에 가기로 했다. 건기에는 육지이지만 우기에는 톤레사프 호수가 범람해 모든 집들이 물위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는 마을이었다. 수상가옥 마을을 다녀온 후 한스는 날씨 걱정도 없고 삶이 여유로웠다고 말하며 그곳으로 어떻게 돌아갈까라는 말을 했다. 그 말에 지호는 수상가옥 마을의 아이들이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구경거리가 되고 싶지는 않았을거라고 한다. 나중에야 베레나와 한스의 딸이 한 사건으로 죽었다는 것을 알았다. 주아가 베레나에게 쓰는 편지 형식의 소설인데 결말에 그만 울컥하고 만다. 손녀딸 레오니와 있었던 일화였다. 네모난 선을 그렸던 레오니. 캄보디아의 아이들이 오자 그 아이들에게 다른 선을 그어 주었던 레오니였다. 선 밖에 있던 아이들에게도 선을 그어 선 안으로 들어오게 했던 것이다. 이처럼 생각지 못했던 것에서 어른과 아이의 다른 점을 알게 된다.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 사람이 피부 색깔이 달라도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다. 조금만 마음을 열면 된다. 하나의 선은 두 개가 될 수 있고, 세 개, 네 개가 될 수도 있는 법이다. 마음을 어떻게 여느냐에 다르지 않을까. 다양한 경험이 우리 삶의 커다란 자양분이듯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 또한 우리 삶의 다른 자양분이지 않을까. 무엇보다 친구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재산과도 같지 않은가. 다시 백수린의 소설에 매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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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엔젤
가와이 간지 지음, 신유희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도쿄의 한복판. 한 남자가 운전중이다. 쿵하고 차에 무언가가 부딪혔다. 좀비였다. 차로 달려드는 좀비들을 헤치고 가다보니 더 많은 좀비들이 차를 가로막고 있었다. 차에서 쇠지레를 꺼내 좀비들을 찌르며 탑으로 보이는 계단을 올랐다. 좀비들을 피해 옥상으로 갔더니 하늘에 누군가 떠 있었다. 금빛 머리카락에 자비로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이 미친 세상에서 자기를 데려가 달라며, 구원해 달라며 천사에게로 다가갔다. 많은 사상자를 내고 그 남자는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천사님'을 부르며.

 

 

이 부분을 읽는데, 또 좀비가 나오는 것인가 생각했었다. 좀비물이 지겨워질 즈음이어서 반갑지 않은 소재였다. 그러한 나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책을 읽다보니 알게 되었다. 이 소설은 좀비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 남자가 천사를 부르며 옥상에서 떨어졌다는 게 중요하다. 마약과 같은 의존 약물에 대한 것들을 파헤치는 이야기였다.

 

 

 

형사였던 진자이 아키라는 히와라 쇼코와 함께 변호사 부부의 죽음을 수사하던 중 히와라 쇼코가 죽임을 당하자 다섯 명의 남자들을 총으로 쏘아 죽이고 도망쳤다. 물론 경찰 신분을 버리고 말이다. 그가 도망친 이유는 사건을 계속 추적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이라는 신분을 버리고 막노동을 해가며 값싼 호텔을 전전하는 중이다. 그의 상사였던 기자키 헤이스케가 찾아와 어떤 여성을 만나볼 것을 권한다. 먀악 단속관 미즈키 쇼코였다. 도쿄 한복판에서 수십 명을 무차별하게 살해후 투신한 사건, 즉 신종 합성 약물인 스노우 엔젤을 복용했을 것으로 우려되는 사건을 수사하는 마토리(마약 단속관)였다. 그녀는 그 사건을 추적하는데 도와달라며 진자이를 찾아왔던 것. 마약상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전직 경찰관이었던 신분을 속이고 마약을 만들어 파는 하쿠류 노보류를 잡기 위해서는 일명 푸셔(pusher)라고 부르는 판매상과 접촉을 해야 했다. 푸셔로 활동하는 이사 도모히코가 사는 곳을 알아내 그와 접촉하기 시작한다. 그에게 다가가 마약을 하나 사고 결국 그와 함께 푸셔로 활동하게 된다. 눈치빠른 이사가 혹시나 알게 되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며 읽게 된다. 더군다나 한때 경찰관을 했던 진자이는 자기가 마약을 거래한다는 게 양심에 꺼려졌다. 이사가 수입액의 20%를 현금으로 건네도 금액도 확인하지 않을 뿐더러 그 돈을 미즈키 쇼코에게 주어버린다. 문제는 가정주부에서부터 청소년들까지 약물에 의존한다는 거다. 돈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구할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니다. 단속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2인 1조로 움직이며 술집 혹은 패밀리 레스토랑 등지에서 판매를 하고 있었다. 너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게 진자이에게도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더러 미즈키 쇼코의 사고방식과도 차이가 있었다.

 

 

스노우 엔젤은 한번 의존하면 끝장인, 영원히 끊을 수 없는 약물이었다. 이사는 새로운 마약 루트를 위해 갱생 프로그램을 하는 장소에 방문해서 그들에게도 마약을 팔고자 한다. 마약 판매상인 이사의 말이 인상적이다. ' 정신성 물질이 위법이며 얼마나 위험한지를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쳐야 해요. 요컨대 절대 시작하지 못하도록 할것. 지금 현재 약쟁이가 얼마나 있건 간에 새로 시작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 어차피 몇십 년 후에는 약쟁이들이 다 죽고 없을 테고, 그때가 되면 샤브는 절멸합니다. 간단한 이치예요.' (194~195페이지) 라고 했다. 불어 담배 금지도 외쳤는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다른 좀더 유해한 약물로 나아가기가 쉬워진다는 의미였다. 각성제 사용자 중 약 9할이 흡연자라는 설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마약을 판매하는 자들이 마약을 하는 걸 본 적이 있나. 절대 없다. 마약의 해로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진자이는 이사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신종 약물인 스노우 엔젤을 흡입하게 되는데 이 장면은 영화 <마약왕>의 송강호, <독전>의 조진웅을 떠올리면 된다. 마약을 하게 되었을 때의 그 기분은 이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고 빛났다. 너무도 고요하고 편안해 마음이 치유되는 듯했다. 그러나 약기운이 사라지자 약을 갈구하는 마음이 너무 강하고 창문으로 야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날개달린 천사가 부르는 것 같아 뛰어내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로써 진자이는 알게 된 것이다. 스노우 엔젤이 단순한 약물이 아님을. 전 세계 사람들을 의존하게 만드는 궁극의 의존물질임을 알게 된 것이었다.

 

 

이 작품은 기 출간된 『데블 인 헤븐』의 프리퀄 형태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위해 일본 정부가 도입한 카지노와 함께 어떤 것이 사회에 유익한 것인지를 묻는데 그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바로 의존약물이라는 점이었다. 굉장히 흔한 주제이면서도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 작품이었다. 전직 경찰관이자 범법자인 진자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우리 사회에 깃든 악의 무리를 파헤치는 내용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데블 인 헤븐』의 내용 또한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이러한 내용이 영화속에서나 볼 법한 내용이었으면 한다. 제발 우리 사회에서는 퍼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소설 속 인물들이 바랐던 것처럼, 아무도 몰래 우리 곁으로 다가와 의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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