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름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1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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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해리를 본 적이 있는가. 늘 알코올에 중독되어 있고, 살인사건을 생각하느라 일상의 행복은 찾기 어려웠다. 해리에게 있어 사랑은 사치와도 같았다. 그가 해결한 사건에서 살인자들은 꼭 그가 사랑한 사람들을 해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라켈과도 『스노우 맨』에서 헤어지지 않았나.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기고 간신히 살아 남았다. 라켈의 아들 올레그도 한때 마약에 빠져 해리와 라켈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 그 모든 일이 있고 나서 해리는 이제 경찰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사건 현장에는 발도 들이지 않겠다고 라켈에게 이야기하곤 했다. 해리가 교수라니 어울리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해리 홀레를 좇는 어린 학생들은 그의 강의를 듣고 해리 홀레처럼 되고자 한다. 






해리는 『폴리스』에서 사건을 해결하고 라켈 페우케와 결혼했다. 올레그는 이제 해리가 강의하는 경찰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입장이다. 아빠처럼 되고 싶은 올레그는 해리의 다른 추종자들과 다르지 않다. 해리는 매일 아침 잠을 깨며 자기가 행복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잠에서 깨어 침대에 누워 자는 라켈을 바라보며 안도한다. 누군가 해리의 행복을 시샘이라도 할까봐 늘 조마조마하다. 그의 또다른 추종자들 중의 하나인 독자들도 해리의 행복이 믿기지 않는다. 아마 해리 홀레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와 같은 마음을 해리는 '행복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다'라고 까지 했다. 



이러한 우려는 그를 꿈에서까지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과거에 잡지 못한 한 남자를 떠올렸다. 소리지르는 악마 문신을 가슴에 새긴 그 남자를. 그 남자는 또다른 살인으로 등장했다. 뱀파이어병을 가진 남자로. 연쇄살인이 다시 시작되었다. 데이트 앱인 '틴더'를 통해 여자의 집에 몰래 들어가 쇠이빨로 여자를 물어 많은 양의 피를 흘리게 하였다. 여기에서 일정량의 피가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 사건은 여자를 죽인후 피를 마신 뱀파이어병일 것으로 추정되었다.  






뱀파이어병 사건을 이끌어가는 카트리네 브라트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사관이 필요했다. 법무부장관이 되고 싶은 경찰청장 미카엘 벨만은 경찰대학의 강의실에 찾아가 해리에게 사건을 수사해달라고 했다. 거절하는 해리에게 올레그의 향후 미래를 말하면서 말이다. 라켈에게는 그 사건을 맡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만 발렌틴 예트르센의 모습을 꿈 속에서 만나는 해리는 수긍할 수밖에 없다. 드디어 해리가 나서게 되었다. 해리는 카트리네와는 다르게 사건을 수사할 요원으로 새로 들어온 안데르스 뷜레르와 뱀파이어병이 있다는 논문을 쓰는 할스테인 스미스와 과학수사관 비에른 홀름을 선택했다. 



연쇄살인범의 정체는 곧 드러난다. 해리와 수사관들이 예상하기도 했지만 발렌틴 예트르센 스스로 드러내었다. 이제 누가 그를 조종하는지 알아야 했다. 그 와중에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행복에 겨웠던 해리 홀레를 시샘이라도 하듯 라켈이 코마 상태에 빠졌다. 해리는 절망하고 만다. 위태위태했던 그의 행복이 깨지려는 순간이었다. 그가 라켈의 곁에 있어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즉 뱀파이어병을 가진 연쇄살인 사건 수사에 참여하기로 했던 것이다. 






저널리즘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사건을 보도하고 싶은 기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수사 상황을 돈을 받고 파는 경찰관이 있다는 게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각자 자기의 일을 하는 것이지만 그로 인해 누군가가 연쇄살인범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지 않았느냐 말이다. 지킬 것은 지켜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고 싶었다. 



사건은 무사히 종결되었다. 미카엘 벨만이 갈망했던 법무부장관의 자리도 이제 멀지 않았다. 카트리네 브라트도 비에른 홀름과 함께 다시 살게 되었고, 살인사건 수사한다며 아픈 엄마를 지키지 않았던 아빠 해리에 대한 올레그의 미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듯했다. 하지만 스릴러 소설의 장점이 반전이지 않는가. 무언가 해리에게 찜찜함이 남았다. 어딘가 어긋난 점이 있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비로소 해리로 인하여 제대로 꿰맞춰지기 시작한다. 물론 해리는 또한번 죽을 뻔한 위기에 처한다. 위기에 처한 해리를 바라보는 독자들은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는다. 






『목마름』에서 해리 홀레는 제대로 된 로맨틱 가이가 된다. 라켈이 없다면 그 어느것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는 점이 그렇다. 형사 해리 홀레로 이름을 날렸던 그지만 그 행복이 깨질까봐 스스로를 통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해리 홀레는 사건을 수사할 때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비록 한 잔의 술에 의지하려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인간이기에 감정에 연약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덧1. 이 책을 구입하면 작가 요 네스뵈의 사진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이는 렌티큘러 카드를 증정한다. 작가의 사진에서 해리 홀레를 본다. 아마도 작가는 해리 홀레를 자신의 모습과 견주어 탄생시키지 않았을까. 



덧2. 책의 뒷편에 글쓰기에 관련된 작가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작가에게 글쓰기란, 해리 홀레란 어떤 의미인지 여객기를 모는 것과 비교했다. 해리 홀레와 같은 목마름을 작가에게서 받았다. 우리 또한 늘 어떤 것에 목말라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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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9-14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읽으셨군요! ^^ 저도 요 네스뵈 책 저렇게 다 있는데.. (사진 한번 찍어야겠어요 저도 ㅎ)
두꺼워서 추석때 읽을 생각으로 얌전히 책장 위에 두었나이다 ㅎㅎ

Breeze 2020-09-15 15:06   좋아요 0 | URL
일렬로 세워 사진 찍으면 뿌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