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아,, 갑자기 겨울이 봄을 시샘하는 통에 2월의 신간 소설을 놓쳤다.

아무리 계절이 멀게만 느껴져도 어김없이 오는게 또한 계절의 알림인것 같다.

여기저기서 매화꽃 피는 소리가 펑펑 들리니, 3월의 봄이 기대된다.

 

 

이기호의 소설을 연재하는 신문에서 자주 읽었던 짧은 소설이다.

마음산책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무척 반갑다. 몇편이나 수록되었을까.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만날수 있는 좋은 기회다.

책으로 읽으면 더욱 좋을 소설.

 

 

 

 

 

 

 

황금을 둘러싼 그릇된 탐욕을 나타낸 소설이자 맨부커상 수상작인 앨리너 캐턴의 작품이다.

 

주변분으로부터 꽤 재미있는 소설이라는 말을 들은 것과 소설적 재미와 감동을 느낄수 있는 작품일 것 같다.

 

 

 

 

 

 

미국 현대 소설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셔우드 앤더슨의 대표작이다.

그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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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던트 모중석 스릴러 클럽 39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양영란 옮김 / 비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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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세 시대의 유령 기마부대인 '성난 군대'에 대한 이야기로 흥미를 끌었던 『죽은 자의 심판』이라는 작품으로 인해 프레드 바르가스라는 작가의 이름을 새겼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2004년 작품을 다시 읽으니 장 바티스트 아담스베르그의 매력에 다시한번 빠지게 되었다. 이번에는 넵튠의 무기인 삼지창, 즉 세발작살이 살인무기이다. 과연 세발작살이 살인무기가 될 수 있을까. 『죽은 자의 심판』에서는 중세 시대의 유령 기마부대가 출현하더니 이번엔 분명 죽은 자가 저질렀던 똑같은 수법의 살인이 발생한 것이다. 

 

  오래전 십대의 아담스베르그는 동생 라파엘이 연인 리즈를 죽인 것 같다며 찾아오자 동생의 손에 쥐어져있던 송곳을 강물속에 버리고 다른 자가 살인을 저질렀다며 동생의 무죄를 주장한다. 열여덟 살의 아담스베르그는 저택에 살고 있었던 퓔장스 판사가 그 곳을 지나가는 모습이 생각났고 그를 의심한다. 배에 세 개의 혈흔이 있고, 세 개의 혈흔은 세발작살로 추정되었다. 삼십 년에 걸쳐 같은 사건이 9건이나 생겼고, 퓔장스 판사가 분명히 죽었는데도 같은 사건이 또다시 일어나자 아담스베르그는 판사가 분명하다며 판사의 흔적을 뒤쫓는다. 분명히 죽어 땅속에 묻혀있는데, 퓔장스 판사의 유령이 저지른 살인일까, 아니면 판사의 제자라도 생겨난 것일까. 소설의 처음부터 아담스베르그는 다른 사람을 의심하지 않고 무조건 퓔장스 판사가 살인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추리를 했다. 그래서 몇십년 동안 그 사건을 추적해왔고 퓔장스 판사를 잡고 싶었다. 세발작살로 죽은 사건이 또 생겼지만 아담스베르그는 자신의 팀원들과 함께 캐나다의 퀘백으로 'DNA 연수'를 떠나야했다.  

 

  퀘백에서의 연수는 꽤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 소개하고 있었다. 굉장히 지루한 그의 퀘백 생활이었다. 그가 머물던 숙소에서 오솔길을 산책하곤 하다가 한 여자를 만나 우연히 여자와 밤을 보내기도 했던 생활을 나타낸 장면을 읽으면서도 왜 이렇게 지루하게 긴 페이지를 할애해 그의 연수 생활을 나타내려 한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가 연수를 마치고 파리로 돌아가야하는 날이 되어서야 무언가 사건이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날 술을 마시고 기억나지 않은 일들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 줄이야. 더군다나 자신이 잡고 싶었던 퓔장스 판사가 저질렀을 똑같은 사건이 생긴 것이다. 꼼짝없이 살인자로 몰리게 생긴 그를 도운것은 자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거구의 여형사 르탕쿠르였다. 르탕쿠르는 그에게 전봇대 역할을 해주기도 하고 그를 변장시켜 캐나다를 탈출시키게 만든 것이다.

 

 

  이쯤에서 아담스베르그가 주장하고 있는 살인사건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다. 과연 퓔장스 판사는 유령이 되어 세발작살로 된 무기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일까. 왜, 무엇때문에? 왜 죽어서도 다시 되살아나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일까. 그가 살아있다면 아흔일곱 살의 노인일텐데, 과연 살인을 저지를 수 있을까. 거구의 시체를 움직일 힘이 있을까. 누군가 조력자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의 살인 방법을 본따 같은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른 제자라도 생긴 것일까. 여러가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추리소설의 묘미는 살인을 저질렀던 살인자의 흔적을 추적해가면서 발견해내는 살인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일이 아니던가.

 

  살인자의 흔적과 살인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조력자가 필요했다.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숨어있었던 그에게 팔순이 넘은 할머니 클레망틴과 역시 할머니 해커 조제트가 그들이었다. 추리소설은 대부분의 남성작가의 전유물로 알고 있다. 물론 애거사 크리스티도 있었지만 거의 남성작가들의 작품이 많고 대부분의 독자들도 남성작가의 작품에 열광하고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프레드 바르가스의 작품은 남성 형사인 아담스베르그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다지 남성적이라고 볼 수 없다. 남성적인 매력을 풍기기보다는 말수가 없고 느리며 천재적인 직관력으로 살인 사건을 해결한다. 그의 보좌관인 당글라르와 루탕쿠르가 오히려 남성적인 형사의 모습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아담스베르그의 주변 인물을 세세하게 파악하고 인물 중심의 스토리를 진행하다가 어느 순간에 사건의 본질에 다가가 사건을 해결하는 식의 추리소설이다. 약간 지루하게 인물 묘사를 한다고 느낄수도 있지만 소설의 중반을 넘어가면 전혀 다른 양상을 띤다. 이게 프레드 바르가스 만의 추리소설의 묘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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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 - 원재훈 독서고백
원재훈 지음 / 비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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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책을 읽고 책에 대해 말하는 것. 마음에 들었던 문장을 공유하는 것. 책에 대한 느낌을 잊지 않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공감하고 싶어하는 것. 혹은 책을 읽는 느낌을 기억하고자 하는 것. 수많은 책들 중에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책들, 작가들, 문장들. 이 모든 것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자산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다. 읽은 책의 목록을 늘어보기도 한다. 내가 읽었던 책. 내가 좋았던 책을 다른 이의 글에서 만나면 무척 반갑다. 내가 느낀 것과 타인이 느낀 감정은 다를 수 밖에 없는 것. 책이라는 게 취향을 타기도 하는 터라 누구에게는 굉장히 좋았지만 어느 누구에게는 그저그런 책이기도 하는게 취향의 차이이기도 하다. 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책을 다 읽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 작가가 내린 결론에 다가가고자 고민을 하고 생각을 거듭해보지만 다른 이와 다른 결론에 나의 책읽기를 점검해보기도 한다.

 

  최근 작가들이 읽은 책을 책으로 엮어 독자들과 공감하고자 하는 책들이 꽤 나오는 편이다. 작가가 읽은 책에 공감을 하고 내가 읽지 않은 책이 보이면 메모를 하고 다음 번 책 구매할때 구입해 작가와 교감하고자 하는데 책에 대한 파급효과가 아닐까 한다. 원재훈 작가, 나에겐 낯선 작가다. 하지만 그가 읽은 스물여덟 권의 책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 내가 읽었거나 간단한 스토리라도 알고 있는 책이 많았다. 물론 생소한 책 몇가지도 있어 역시 메모로 남겼다.

 

  스물여덟 권의 책을 소개하며 작가가 책을 읽었던 그때의 감정들과 작가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어릴때, 내 아이들이 어렸을때 좋아했던 『이솝이야기』 같은 경우 언제 읽어도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글이다. 작가 또한 첫 책의 이야기를  『이솝이야기』로 시작했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혜를 주고 고단한 삶에 유머를 주는 책이라고 말한다. 오래전에 구입한 책으로 단테의  『신곡』의 「지옥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단테는 지옥을 천국과 대비되는 고통의 장소로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천국의 사랑의 의미를 간절하게 느끼는 장소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잘 죽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부고 소식과 주변의 아프신 분들을 보며 느끼는 바가 큰 탓이다. 아프지 않고 잘 죽는 것, 내 정신을 온전하게 유지하다가 죽는 것.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의 문제를 생각해보는 요즘이다. 

 

  죽음에 대한 사유를 말하는 또다른 책이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다. 우리가 죽으면 아무것도 알수 없고 느낄수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처럼 책속에서 만나는 죽음은 죽었다고 다 끝난 게 아닌것도 같다. 나는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느낄테지만 죽음을 바라보는 또다른 시선을 느낄수 있는게 이 책이 아닐까 한다. 저자는 말한다. 죽음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고 말이다. 몇년전 암투병을 하고 계신 가족이 계셨다. 타인들에게는 세상에 다시없이 좋은 분이셨지만 가족에게는 조금 소홀하셨던 분인데, 살이라고는 하나도 남지않은 그분의 마지막 모습은 충격적이었고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마지막으로 보고오고 며칠뒤 운명을 달리하셔서 아직까지도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처럼 죽음을 바라보며 우리의 현재를 점검하는 것. 이는 책속에서도 가능한 일이다.

 

 

  책을 읽으며 꼭 다시 읽어봐야 할 작품 중 첫번째로 꼽은 책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라는 작품이었다. 전당포의 주인 노파를 도끼로 죽인 라스콜니코프. 인간의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죄의식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는 오랜만에 다시 가슴을 울렸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인가. 책 속의 이야기를 읽으며 삶의 성찰을 하는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 스토리에 그치지 않고 작가가 속한 시대, 작가가 생각하는 사상,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대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깨닫는 일, 혹은 다가가고자 하는 일이 책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작가는 결국 문체입니다. 문체만 확립되어 있다면 뭔들 쓰지 못하겠습니까. 헤밍웨이가 거장의 반열에 올라간 이유는 그의 문체에 있습니다. 그의 인생처럼 군더더기가 없는 하드보일드 문체는 독자들이 그의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335페이지)

 

  저자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 대한 책을 말하여 위의 이야기를 했다.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헤밍웨이의 불후의 명작 『노인과 바다』는 다른 분들의 리뷰로 읽고 읽어야 할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도 제대로 읽지 못한 작품이다. 작가의 문체를 아는 일, 작가의 문체를 파악하는 일. 작가의 작품을 읽다보면 저절로 느껴지는게 문체일 텐데도 그동안 재미 위주의 책만 읽었던가 싶다.

 

  아내에 대한 헌사이자 사랑을 주제로 한 시 애드거 앨런 포의 「애너벨 리」라는 시가 책속에 들어있어 반가워 여기에 몇 소절 적어본다. 내가 포를 처음 알게 된게 「애너벨 리」라는 시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랑의 시를 쓴 그가 공포소설의 대가였다니. 참 대단하다.

 

달도 내 아름다운 에너벨 리의 꿈을 꾸지 않으면

비치지 않으리

별도 내가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빛나는 눈을 보지 않으면 떠오르지 않으리

그래서 나는 밤이 지새도록

나의 사랑, 나의 사랑, 나의 생명, 나의 신부 곁에 누워만 있다네

바닷가 그곳 그녀의 무덤에서

파도 소리 들리는 바닷가 그녀의 무덤에서 (127페이지, 「애너벨 리」 중에서)

 

  내가 하는 독서를 되돌아보게 된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고 내 위주로 생각하지 않았던가 싶다. 책을 읽으며 삶의 성찰을 하게 된다. 내가 살아온 삶, 내가 살아가야 할 삶의 방향을 세우기도 한다. 내가 느낀 감정들을 함께 나누고싶기도 하다. 어느 때는 부끄럽기도 하고 어느 때는 스스로 자랑스럽기도 한 나의 독서기록들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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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겔만 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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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강도단이라고? 그것도 보행기를 밀고 다니는 여든 살이 다 되는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이 모여 은행을 턴다고? 이런 일들이 가능할까? 더군다나 무슨 일이 생겼을때 대처능력도 뛰어나지 않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인데. 아무리 감옥보다 못한 것 같은 노인 요양소라지만 이들은 과연 은행을 털 수 있을까? 일단 흥미로웠다. 강도단이라고 하면 날렵한 젊은 사람들이나 노련한 전문가들이 하는 일이지않나. 수많은 영화를 보아도 그 어디에서도 노인들이 은행을 털었다는 것은 들어보지도 못했다. 이런 가정하에 소설은 시작되었다.

 

 

  79세의 메르타 할머니는 다이아몬드 노인 요양소에 머물고 있다. 어느 날 TV에서 보니 감옥의 생활이 노인 요양소의 생활보다 훨씬 좋아보였다. 간식도 줄어들고 노인에게 필요한 산책도 어쩌다 가끔 한번씩인데 감옥에서는 하루에 한번 꼬박꼬박 산책을 시켜주고 있었다. 이에 메르타 할머니는 함께 합창단을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꼬드겨 감옥에 들어가기위해 은행을 털 계획을 세운다. 아무리 산책이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지 노인 요양소보다 감옥이 낫겠다고 생각하다니.

 

  마침 이 책을 읽고난 후 시어머니 때문에 노인 주간보호소를 방문했다. 시골에서 생활하신 분이라 도시의 생활을 무료하게 느끼시는터라 주간보호소라도 다니시면 낫겠다 싶어 방문한 것이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머물고 있는 곳에 가보니 아직은 추운 날씨라 그런지 가만히 앉으셔서 계신 모습을 보고 참 안타까웠다. 대부분의 노인들이 건강하실때는 집에 계시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머물고 있었던 곳이라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이에 비해 메르타 할머니가 머물고 있는 노인 요양소의 친구분들은 어떤가. 합창을 부르는데 열심이었고, 나름대로 관리인 모르게 북극산 오디주를 마시는등 꽤 즐겁게 살아가고 계셨다. 그런데도 이분들은 열정이 넘치는 분들이었다.

 

  일단 노인 강도단을 이끌게 되는 추리소설 광팬 메르타 할머니가 있고, 발명가로 알려진 '천재', 전직 선원이며 정원 가꾸는 것을 좋아하는 '갈퀴', 젊었을때 은행에 근무했던 '안나그레타', 수채화를 그리고 벨기에산 초콜릿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스티나'가 그들이다. 이들은 감옥에 들어가기 위해 범행을 계획하고는 최고급 호텔인 그랜드 호텔에 머물며 박물관에 있는 그림을 먼저 훔치기로 했다. 보행기를 끌고 박물관에 가서 이들은 서로가 역할을 나누어 르누아르와 모네의 그림을 훔치게 된다. 훔친 그림에 수채화 물감으로 콧수염 등을 그려넣어 위장해 호텔 벽에 걸어놓았다. 그림값으로 천만 크로나를 달라고 편지를 보냈고, 천만 크로나 중 오백만 크로나를 폭풍우로 인해 잃어버렸고, 호텔벽에 걸어놓은 그림 또한 잃어버렸다. 노인강도단들은 감옥에 나와서 쓰려고 오백만 크로나를 호텔 통풍구에 줄로 매달아놓고 경찰서에 자수를 하러 간다.

 

 

  사실 노인 강도단들이 완벽하게 그림을 훔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한바탕 해프닝이 아닐까 생각했던 것. 나의 이런 생각을 비웃기라도 한듯 노인 강도단들은 박물관에서 완벽하게 그림을 훔쳐낸 것이다. 그들이 가진 것이라고는 발명왕 천재와 노인들이 의지하고 다니는 보행기 하나와 그들의 능청 뿐이었는데도 말이다. 소설이니까 그렇겠지만 소설 속 경찰들도 참 어수룩하다. 뻔히 보이겠고만 도무지 누가 그림을 훔친건지 제대로 수사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수많은 CC카메라가 있고 그들의 행동이 고스란히 찍혔는데도 말이다. 은행 현금 수송차량을 털 때도 마찬가지. 느린 걸음으로 움직일텐데 그들의 현금수송차량 털이할때 뒤따라가면서도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것이다. 이래가지고 어디 경찰이라고 할 수 있을까. 노인 강도단들이 그들보다 한수 위다. 그들이 계획한 것은 누구도 막을 수가 없다.

 

  메르타 할머니와 합창단 친구들이 노인 강도단이 될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살펴보았을때 우리들에게 노인 복지 문제를 일깨운다. 복지국가라고 알려진 스웨덴에서도 노인 복지 문제는 역시 어쩔수 없는 것이었을까.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보다 노인 인구가 점점 많아져 우리에게도 노인 문제는 낯설지 않은 주제다. 주변에서도 다들 모이면 부모님 혹은 지인들의 부모님의 치매와 병 그로 인한 요양 병원의 빈번한 방문과 가족간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곧 우리에게도 닥칠 일이라는 것이기에 꽤 무거운 주제일 수 밖에 없는데 소설에서 또한 노인 복지의 문제점들이 보였다.

 

  물론 소설은 꽤 유쾌하게 읽힌다. 비록 보행기에 몸을 의지하고 있지만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는 거침이 없다. 아무 할 일 없이 멍하게 앉아 텔레비젼을 시청하며 무료하게 앉아 있는 것보다는 훨씬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일단 그들이 일을 꾸밀때 즐거워하니 인생을 좀더 즐겁게 살 필요가 있다는 것도 느꼈다.

 

인생에서 가장 신기한 게 뭔지 알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거야. 그래서 아무리 늦었어도 희망을 가져 볼 수 있다는 거야.  (204페이지)

 

  이 문장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누구나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 수는 없고,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하지만 나이를 먹되 젊게 살 필요가 있다는 것.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나저나 바베이도스로 떠나는 이 귀여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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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8
도쿠나가 케이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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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엇이든 배달해준다는 가게가 있다면 나는 무슨 배달을 주문할까. 오래전 이십대 시절의 나처럼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다시 한번 신랑의 사무실에 배달해 달라고 해볼까. 새삼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뭔가 설렘을 주기도 하는 것 같다.

 

  처음 이 책을 받아보았을때 전에 읽었던 오야마 준코의 『하루 100엔 보관가게』의 포맷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앞이 보이지 않는 주인공이 하루 100엔만 내면 무슨 물건이든 맡아준다는 설정이었다. 어떤 물건을 맡겼든 비밀을 지켜주고 직접 맡긴 사람이 나타날때까지 보관해주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따스한 감동을 느꼈던 작품이었다. 도쿠나가 케이의 작품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본업은 가타기리 주류점인데 주류점만으로는 유지할 수 없어 물건을 배달해주게 된 즉 부업을 하게 된 이야기의 설정에 기대감을 안고 읽게 되었다.

 

  프롤로그에서의 시작은 7년후의 자신에게 편지를 배달해달라는 주문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난 처음에 주류점에서 단기 알바를 하게 된 마루카와가 주인공이 아닐까 했다. 그곳의 작은 사장이라 불리는 가타기리와 가게를 보는 후사에와 함께 가게를 이끌어가는게 아닐까 했지만 마루카와는 단기 알바로 끝나고 가타기리가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말이 없고 저혈압이 심해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든 가타기리는 무슨 사연이 있었길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가 하던 주류점을 이어 받았을까. 무언가 생각에 잠기는 그에게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묵묵히 주문이 들어온 배달을 해주고 있을 뿐이었다. 그가 배달해주는 건 한 연예인을 좋아하는 열성팬으로부터 음식물을 직접 배달하는 일에서부터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손자에게 자전거를 배달해주는 등 배달권에 들기만 하면 손님이 원하는 물건은 무엇이든 배달해 주었다.

 

 

 

  소설의 중반쯤 되었을까. '악의'라는 소제목의 챕터에 한 회사에서 파트 타임으로 일하는 여성 요코의 사연이 소개되었다. 회사의 젊은 과장으로부터 아줌마 소리를 들으며 자신을 무시하자 스트레스를 이기려 컴퓨터로 물건을 주문하다가 무엇이든 배달한다는 가타기리 주류점의 홈페이지를 보게 되었다. 요코는 주문서에 악의라는 것을 주문하고 주류점을 방문하기에 이른다. 요코는 자신을 무시하는 과장에게 해가 되지 않은 한에서 약간의 곤란함을 겪었으면 했다. 이 챕터에서는 가타기리의 사연도 나오는데, 그는 한 바닷가에 서 있었다. 회사를 다닐적 가장 친한 친구가 된 자신이 가야하지만 부품을 배달해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고, 자신의 부탁으로 부품을 배달하러 가던 친구가 사고로 죽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자신이 갔으면 그 친구는 죽지 않았을테고 친구가 좋아하던 여자랑 결혼도 했을텐데 하는 자책감이 그는 회사까지 그만두게 되었던 것이다. 그나마 주류점의 부업으로 배달일을 하게 되며 그런 생각들에서 조금씩 벗어났다. 이후 7년후의 자신에게 배달해달라는 주문해놓았던 모치즈키 아이가 방문했고, 가타기리는 모치즈키 아이를 찾기 위해 수소문하게 된다.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의 사연들을 배달해 주면서, 자신보다 더 불행한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기원하면서 벗어나는 건 아닐까. 열세 살의 소녀가 어느새  스무 살이 되었고 그녀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가타기리는 비로소 자신의 불행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점점 발전하는 도쿠나가 케이를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새로운 작가의 발견이랄까.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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