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 - 몸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적 방법
윌리엄 리 지음, 신동숙 옮김, 김남규 감수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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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는 관심이 없다가도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된다. 빠르면 40대 부터 늦으면 60대부터 몸이 하나씩 망가지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는 건강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게 된다. 주변의 친구들은 비타민제라든가 건강보조식품을 열심히 챙겨 먹고 있어서 나만 뒤처지는 게 아닌가 하는 염려가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부터는 생각이 바뀌었다. 건강보조식품을 먹는 것 보다 자연식으로 된 식사를 잘 하면 암 세포도 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혈관신생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윌리엄 리의 『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은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을 통하여 암 세포를 굶겨 죽일 수 있고, 무엇보다 건강해 질수 있다는 사실을 연구 결과와 함께 설명한다. 의학 서적이라도 해도 좋을 이 책은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고, 우리가 자주 섭취하는 음식을 예로 들어 설명하므로 특별히 좋은 건강백서이기도 하다.

 

 

 

우리 몸에는 건강을 지탱하는 5가지 핵심 방어체계가 있다. 산소와 영양소를 몸 안의 모든 세포와 조직에 운반하는 혈관신생, 줄기세포 덕분에 평생에 걸쳐 몸을 유지하고 치료하는 재생, 우리 몸을 지키는데 기여하는 박테리아는 우리가 섭취한 음식에서 필요한 물질을 만들고 장으로 보낼 뿐 아니라 면역 체계를 조절하고 혈관신생에 작용하며 뇌와 사회기능에 중요한 호르몬을 만드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있다. 태양의 복사열, 가정의 화학물질, 스트레스, 수면 부족, 식단 불균형 등으로 인한 손상으로부터 몸을 지켜주는 DNA 보호, 우리가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방식으로 몸을 정교하게 보호하는 면역이 그 다섯가지 핵심 방어체계다.  

 

건강은 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기능이 왕성한 상태라고 표현했다. 앞서 말한 혈관신생, 재생, 바이크로바이옴, DNA 보호, 면역이라는 건강 방어체계가 있어 건강을 지키고 삶의 일상적인 위험요인 속에서도 끄덕없이 버틸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건강 방어체계를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방어체계에 도움을 주는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아마 이 책을 읽은 많은 분들의 리뷰가 코로나-19 이야기를 언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면역체계의 강화다. 몸에 면역력을 키우는 음식들과 요가 동작도 많아 열심히 따라하곤 했었는데 책 속에서 언급한 많은 음식들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들 위주로 먹으면 되겠다. 우리 주변에서 많이 나오는 제철 음식이 특히 좋은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건강에 좋다고 말한 음식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식품들이 많다. 붉은 색 고기 보다는 닭고기, 가공식품 보다는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먹을 것이며 버터나 일반 오일 보다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이 좋다. 혈관신생 억제 식품에는 콩, 토마토(껍질을 벗기지 않고 익혀먹는 게 더 좋다), 블로콜리, 청경채, 콜리플라워, 케일, 복숭아(천도 복숭아 포함), 사과, 딸기, 베리 종류, 해산물, 적포도주, 맥주, 치즈(카망베르) 등이다. 재생(줄기세포 증강) 능력을 높이는 식품으로는 어유, 오징어 먹물, 통밀, 껍질콩, 블랙 초크베리(아로니아), 쌀겨, 강황, 적포도주, 맥주, 녹차, 홍차 등이다. 특히 지중해식 식단(과일, 야채, 통곡물, 콩류, 견과류, 올리브오일, 생선 등)이나 채소가 풍부한 아시아식 식단이 좋다는 사실이다.

 

마이크로바이옴에 좋은 식품은 몸에 이로운 박테리아가 들어있는 식품이다. 저자는 마이크로바이옴에 좋은 식품 중 특히 김치를 여러 페이지에 걸쳐 설명하였다. 생 김치 보다는 발효된 김치가 좋다고 설명하였는데, 체지방 감소 뿐만 아니라 혈압도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였다. DNA 보호 식품은 황산화 효과가 있는 건 비타민 C가 함유된 식품이다. 베리 주스, 키위, 당근, 브로콜리, 해산물, 참굴, 커피 등인데, 당근이나 브로콜리는 줄기까지 섭취하는 게 좋다고 한다. 커피콩에는 유익한 DNA 기능을 촉발하는 폴리페놀이 들어 있어 종양억제 유전자를 활성화 한다. 카페인이 심박수를 높여 심장병의 위험을 키울 수도 있다고 했는데 커피를 마시지 않은 것보다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한다. 나처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유익한 정보다.

 

드디어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는 식품이다. 버섯과 숙성 마늘, 브로콜리싹,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엘라그산(밤, 블랙베리, 블랙 라즈베리, 호두, 석류), 크랜베리 주스, 고추, 참굴, 감초 등이다.

 

 

 

저자는 다섯 가지의 방어체계에 도움이 되는 5가지의 건강식품을 선택해서 매일 5번에 걸쳐 먹는 방법을 '5×5×5 플랜' 을 실행하도록 도와주었다. 도표에 의하여 건강을 지켜주는 식품을 선택해 날마다 먹을 것을 강조했다. 중요한 건 자기가 좋아하는 식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거다. 또한 주방용품과 팬트리에 보관할 식품의 목록 뿐 아니라 기본적인 요리법까지 설명한다. 샘플 식단과 레시피까지 곁들여 가정에서 꼭 필요한 건강 지침서가 되게 했다.

 

건강백서로써 손색이 없다. 가정에 한 권쯤 비치해두고 보면 좋을 건강지침서다. 암에 걸렸을 때 항암 치료제는 거액의 돈을 들여야 한다. 암을 치료하기 보다는 암을 예방하는 효과로 음식을 이용하도록 했다. 저자가 소개하는 음식만으로도 암, 심장질환, 뇌졸중, 당뇨, 비만, 퇴행성 신경질환 같은 질병들에 대한 예방을 할 수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고 싶지 않은가!

 

덧. 혹시나 책을 들춰보지 않을 때를 대비하여 혹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리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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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작가의 신작이 나오면 구입부터 하고 보는데, 이 책 또한 그런 책 중의 하나다. 다만 2019년에 출간된 책이라는 것. 작년 여름, 외국여행시 읽으려고 가방에 챙겼었지만 약간은 무거운 주제로 여행지에서의 들뜬 마음과는 어울리지 않아 몇 장을 읽다가 그냥 덮었다. 한 해가 지나 읽게 되었다. 평범한 일상이 사라져버려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두려운 코로나의 시대에 그저 망연자실한 여름이었다. 그런 여름에 다시 책장을 열었고, 나는 김연수 작가의 지난 날들의 기록들과 신념에 대하여 생각했다. 산문이 이렇게 무거운 주제를 다뤄도 되느냐고 묻고 싶을 정도로 책에 대하여, 영화에 대하여 혹은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사십 대의 현재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와닿았던 건 2014년의 세월호 사건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올해는 제대로 언급도 되지 않은 아까운 목숨들. 그 시절을, 아파하는 우리의 모습들에 공감할 수 있었다.

 

작가는 이 글을 가리켜 개인적인 신념의 기록이라고 했다. 그가 바라보는 시선에 다양한 감정과 그만의 신념이 들어 있어, 책에 대하여 다른 해석을 할 수도 있고, 그가 말한 영화에서 깊은 공감의 표시를 할 수 있었다. 사실 다소 무거운 주제다. 최근의 에세이는 요즘 세태를 반영하듯 짧은 문장에 얇은 책이다. 순간의 감정과도 같은 것들을 엮어낸 글들이 많은데, 김연수의 글은 묵직하다. 행간에서 그날의 기록들을 뒤져보고, 눈물을 흘리며 바라보았던 그날의 시간에 있게 했다. 그의 글은 잊지 말자는 의미로 읽힌다. 그날의 아픔을, 고통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는 의미다.

 

 

 

 

그냥 무심코 바라보았던 표지는 그저 달 모양이네, 했었다. 작가가 말하길 2019년 한 해 동안의 달의 모양이라고 한다. 달이 차 올랐다가 다시 이지러지기를 반복하는 날들의 기록. 즉 일 년 동안의 기록들을 모았다고 해야 한다. 다만 작가의 산문은 2008년에서 2017년 까지의 기록들이다. 그의 글들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지금을 바라보게 만든다.

 

 

소설가란 지금 소설을 쓰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고 말하겠다. 소설가란 지금 소설을 쓰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는 얘기다. 소설 쓰기에 영적인 요소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소설가는 자신이 되기 위해 소설을 쓴다. 결국 그는 매일 소설을 쓰게 될 텐데, 그러자면 건강과 체력은 필수이다. (중략) 소설가는 불꽃이 다 타버리고 재만 남은 뒤에도 뭔가를 쓰는 사람이다. 이때 그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다 타버렸으니까. 이제 그는 아무도 아닌 존재다. 소설을 쓸 때만 소설가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한 권 이상의 책을 펴낸 소설가에게 재능에 대하여 묻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52페이지)

 

작가세계에 시를 발표했고, 다음해 장편소설로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작가는 매을 글을 쓴다고 말하였다. 다 작품이 되느냐면 또 그게 아닌데 매일 소설을 쓰는 작업은 매일 지우는 작업을 하는 것과도 같다고 표현했다.

 

몇 년 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에 빠져 그의 영화를 꽤 찾아 보았었다. 그 중의 하나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작품이었다. '피가 섞이지 않아도 똑같이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료타의 메시지가 강하게 와닿았다. 자기의 아이라 여겨 키워왔지만 병원에서 바뀐 아이라는 말을 듣고 고민하게 되는데,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를 묻는 아주 감동적인 영화였다. 김연수 작가도 이 영화에 대하여 말하였다. 료타와 케이타가 함께 걸어가는 장면에서 어릴적 아빠와의 일화를 얘기하며 케이타에 감정이입이 되었다고 했다. 어릴 적 기억때문에 자신과 동일시 하는 것. 우리가 종종 하는 일이다. 자신의 기억과 맞물려 영화의 내용은 감동적이다.   

 

지구와 태양이 있는 한 아침 햇살은 영원히 반복되겠지만, 나는 또 사라진다. 이 시간적 대비가 영원히 반복될 아침 햇살을 순간적으로 아름답게 만든다. 바꿔 말하면 아름다움의 경험은 여기에서 나는 영주할 수 없는 존재, 그러니까 임시적 존재라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향유하고 탐닉하는 한, 나는 임시적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어렸을 때, 나는 모든 게 영원하리라는 착각을 일깨우는 시와 소설을 접할 때마다 경이로움을 느꼈고, 그때마다 '나'는 더욱더 임시적 존재가 됐다. 지난 계절, 내 공부 주제는 바로 이것이었다. 임시적 존재로 돌아가기. (166~167페이지)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오늘 또 내가 살아 있구나. 밤새 안녕하였구나. 라고 느낀다는 건 생에 애착이 강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무심코 하루를 열었지만 알고 보면 매일의 생이 경이롭지 않은가. 오늘이 나의 생의 마지막 남은 하루라고 여겼을 때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해지겠는가. 허투루 보내지 않은 날들이 이어지면 그만큼 후회하는 일도 덜하지 않을까 싶다. 작가는 인터뷰집 『보르헤스의 말』과 폴 오스터의 『브루클린 풍자극』을 말하며 '낭만주의적 착각에서 벗어나 임시적 존재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일'을 강조한다.  

 

 

 

작가가 쓴 산문의 경우 책이 빠질 수 없다. 소설을 쓰는 것 보다더 다른 책들을 읽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작가의 산문은 수많은 책들의 기록이기도 하다. 『돈키호테』 나 『1984』 등 뿐만 아니라 많은 책들을 말했는데 그나마 내가 읽은 책들이 많은 편이었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왜냐면 작가가 쓴 글에 동감을 표시할 수 있고 반박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이책과 함께 전자책의 시장이 커지고 있다. 책 여러 권을 들고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전자책을 많이 보기도 하는데, 작가의 말처럼 나 또한 어렵거나 난해한 책은 종이책이 좋다. 앞장으로 가서 펼쳐보기 쉽기 때문이다. 반면 전자책은 가볍게 읽을만한 책으로써 선호한다. 최근 산책을 나갈 때 음성 기능을 사용하여 들어봤는데 역시 가벼운 소설이나 에세이가 편했다. 

 

작가의 신념의 기록 다음엔 「사랑의 단상」이라는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꿈꿀 수 있는 소설이 있고, 사랑이 있다는 의미로 읽혔다. 최근 출간된 신작 소설과 함께 그의 책과 글쓰기 작업에 관련된 기록들이었다. 그 기록을 읽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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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샷 -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
사피 바칼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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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되었을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살아 남았던 건 경영자나 지도자들이 얼마나 열린 시각을 가졌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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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 감기 소설, 향
윤이형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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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다양한 관계에서 친함의 척도를 알 수 있고 관심과 사랑을 바라는 우리의 모습을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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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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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자살했다. 엄청난 수의 도넛에 둘러싸인 채 말이다. 외모를 비관해 자살했을 거라는 지극히 단순한 이유를 댈 수 있다. 만약 그 도넛을 엄마가 직접 해서 먹였다면 엄마는 아이를 학대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기본적인 판단을 하게 한 후에 소설이 시작된다. 이후에 발견되는 내용들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것과 너무나도 닮았다. 여성의 입장에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건 당연하다. 나에게 혹은 타인에게.

 

 

여러 사람의 고백으로 이루어진 소설 『고백』의 작가 미나토 가나에가 다시 비슷한 포맷으로 돌아왔다. 미용과 그에 대한 생각들을 주제로 심리 미스테리를 다시 펼쳐 보였다. 한 소녀가 도넛에 둘러싸인 채 자살한 후의 이야기들을 여러 사람의 입을 빌려서 말을 하는데, 과거 미스 재팬이었던 미용외과의사인 히사노가 이끌어간다. 성형을 위해 찾아온 사람들에게 타인의 시선때문에 힘들었던 고백을 듣고, 죽은 소녀와 연관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소녀가 왜 죽었는지, 어떠한 상황이었는지를 찾아가는 스토리다.

 

 

히사노에게는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히사노와 친하게 지냈던 시호를 비롯해 호리구치, 아이돌인 기사라기 아미가 찾아와 코를 고친다던가, 지방흡입술을 해달라며 대화를 하는 식이다.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인물이 요코아미다. 뚱뚱해서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던 요코아미는 요코즈나(일본 씨름에서 최고 씨름꾼 중에서 가장 뛰어난 이)라고 불리는데 학교 신체검사에서 체육선생님이 크게 외치는 요코아미의 몸무게를 몰래 숨어서 들은 아이들은 반 전체에 소문을 냈다.

 

 

아주 어렸던 초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건강검진을 위해 체중계에 올라갈 때는 늘 조심스럽다. 누군가 내 몸무게를 듣지 않았으면 한다. 아마 아주 마른 사람 외에는 모든 여성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아닐까 한다. 다만 몇 킬로라도 적게 나오기 위해 건강검진일 일주일 전부터 다이어트를 하기도 한다. 직장 건강검진 기록부에 적혀진 숫자를 다만 1킬로그램이라도 낮추기 위해서다. 그래서 64킬로라고 소문이 난 요코아미가 느꼈을 부끄러움이 이해되었다.  

 

   

죽은 소녀 기라 유우는 요코아미의 딸이었다. 다만 유우는 체중이 많이 나갔어도 건강한 체형이었다. 댄스 뿐만아니라 운동도 잘하고 성격도 밝아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그런 기라 유우가 갑자기 살이 더 찌게 되었고 도넛에 둘러싸여 자살했다는 소식은 엄마인 요코아미와의 관계에 무슨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짐작하게 했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요코아미, 기라 유우와 가까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들에게서 점점 진실에 다가가게 만든다.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히사노가 미스 재팬 출신이었다는 사실은 처음에 언급했다. 학교 다닐때에는 봉사활동도 했으며 현재는 뷰티클리닉 의사다. 그와 면담했던 사람들은 히사노가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었다고 말한다. 재색을 겸비한 히사노는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요코아미를 뚱뚱하다고 놀리지도 않았다고 말이다. 상대방이 느꼈을 감정까지는 알아채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은 부족한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야 기라 유우가 왜 죽었는지 알게 된다. 유우와 요코아미가 느낀 강한 유대감과 요코아미가 느꼈던 상처와 박탈감이었다. 유우 또한 아버지가 외국에서 돌아온 후 느꼈던 감정들까지 그 진실을 알게 된다. 그 진실은 씁쓸하다. 행복하기 위해 도넛을 먹었고, 추억하기 위해 도넛을 먹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자극적인 생각을 하고 자극적인 소문을 냈다. 드러난 진실은 아프다.

 

 

마나토 가나에는 지금의 현실과 다르지 않는 주제를 말하였다. 그럼에도 죽은 소녀가 130킬로까지 갔다는 것에는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엄마를 탓했을지 모른다. 그 속에 숨은 진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녀의 죽음은 안타깝다. 우리들의 시선은 어떤가를 묻는다. 편견의 시각으로 바라보지는 않는지, 여전히 날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하는 마음을 내비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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