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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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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싫다고들 말한다. 한국이 싫은 이유를 대라면 저마다 한두 마디씩은 다 할 것이다. 나한테 물어본다면 나는 물론 아이들의 교육 문제가 싫다고 하겠지. 사실 한국의 교육 문제때문에 한국을 떠나 외국으로 가는 사람들도 꽤 있으니까. 하지만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살면 무조건 좋기만 할까? 자신이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될 수 없다. 사실 부모의 욕심으로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는 아이들이 제대로 된 공부를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원해서 하는 공부라야 힘든 시간을 견디어가며 성취할수도 있겠지. 외국으로 간 그들은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아마 한국에서보다 더 힘든 생활을 할 것이며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아, 그러고 보니 자꾸 외국에 간다는 것에 부정적인 생각을 피력하고 있네. 못가는 것을 이렇게라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암튼 그래도 외국에서 공부했다는 이력이 있으면 달리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이력서를 낼 때도 자신감에 차 있을 것이며 일단 외국어가 되니까 외국어를 잘하는 인원을 뽑을때 유리한 조건일 것이다. 나같은 사람이 보기엔 부러운 스펙인 것. 암튼 우리가 보기에 보통의 사람인 계나라는 여성은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이민을 가게 되면서 소설은 시작되었다. 계나가 한국에서 못살겠다는 이유는 경쟁력이 없어서란다. 추위도 많이 타고, 무얼 목숨걸고 하지도 못하며, 물려 받은 재산도 없어서란다.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호주로 가게 되었다. 재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조금만 빌려달라는 부모를 버리고, 계나를 사랑한다는 남자친구 지명도 버리고 말이다.

 

  계나는 호주에서 행복했을까? 내가 보기엔 그렇게까지 행복한 것 같지는 않다. 물론 모아 둔 돈으로 공부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남자 친구도 만나는 삶에 대해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계나는 자유로워 보였다. 어느 누구보다도 자유로워보였다.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해도 마음이 편해야 인생도 행복한 게 아닌가. 번듯한 정규직 직장이 아니어도 누구한테 소릴 들을 일도 없고.

 

 

 

 

어떻게 살건 간에 내가 살아 보지 않은 길에 대해 후회를 할 수밖에 없을 거야. 그리고 영영 알 수 없겠지 ..... 어떤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왔을지를.  (158페이지)

  

내가 한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야. 아직 행복해지는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호주에서라면 더 쉬울 거라는 직감이 들었어.  (161페이지)

 

  

  누군가의 삶에 대해 어떤게 행복하고 불행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각자 자신의 삶의 방향에 따라 혹은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다른게 행복의 척도일 것이다.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호주로 가게 되었던 계나의 삶. 그토록 사랑한다던, 계나 아니면 안되겠다는 지명과의 짧은 동거도 그녀는 행복하지 않았다. 늦게까지 일하고 한밤중이면 들어오고 새벽에 나가는 지명과의 삶에서 자신의 존재는 그저 지명의 아내로만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명과 결혼한다면 경제적으로야 넉넉하겠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느끼는 행복은 없을 것이라는 걸 느꼈던 것이다.

 

  조곤조곤 말하듯 하는 소설이다. 마치 계나가 내 앞에 앉아 있는 듯 그렇게 느껴진 소설이다. 자신이 왜 한국을 떠나게 되었는지, 떠날 수 밖에 없는지 얘기하는 형식에 계나의 말에 귀를 쫑긋거릴 수 밖에 없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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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선더볼트 1
아베 가즈시게.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민음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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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동호흡기질환인 메르스 때문에 우리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한동안 메르스 의심 환자들은 계속 늘어났고 확진 환자도 늘어가고 있었다. 온 나라가 메르스의 불안때문에 여행이나 교육, 각종 행사가 취소되었다. 또한 병원에 가기도 꺼려했고, 요양병원에서조차 면회 금지가 되었다. 그만큼 공포에 가까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이제 메르스 추가 환자가 생기지 않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메르스는 중동호흡기 질환인데 원인은 낙타에게서 왔다고 한다. 의학과 과학이 발달하는 만큼 변종 바이러스가 많이 생겨나는 것 같다. 얼마전에 사스가 그랬고 이번에는 메르스 였다. 메르스때문에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해외 입국장에서는 거부를 당했다. 이는 우리나라 정부에서 초기 대응을 잘못했던 원인도 있었다고 본다. 메르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 책을 만났다. 이사카 코타로와 아베 가즈시케가 쓴 만화 제목같은 느낌의 『캡틴 선더볼트』였다.

 

  우리 또래의 여자아이들이 TV 만화영화 '들장미 소녀 캔디'에 열광했듯 유년 시절의 아이들의 히어로, 텔레비젼 시리즈 전대물인 '캡틴 선더볼트'를 사랑했던 아이바 도키유키와 이노하라 유라는 소년이 있었다. 야구를 하던 이들은 선더볼트에 열광했고 특히 빨강색 유니폼을 입은 리더 레드를 좋아했다. 그가 주연으로 나온 선더레드가 개봉되기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레드의 추문으로 영화는 상영금지가 되고 말았다.

 

  현재의 아이바 도키유키와 이노하라 유는 특별히 내세울만한 직업을 가지지 않았다. 아이바 도키유키는 특유의 오지랖으로 누군가를 도우려다가 오히려 피해를 봐 어머니가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가게와 집을 뺏기게 생겼다. 이노하라 유 또한 아이의 병원비 때문에 빚을 지고 돈이 필요한 상태였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다른 이의 정보원 역할을 하는 상태였다.

 

  

  이들이 다시 만나게 되는 계기가 있었으니, 사건에 휘말리고 말았다. 물을 거래하는 사람때문에 갑자기 목숨이 위태로워졌고 그들을 쫓는 이들이 있었던 것. 모모사와 히토미의 정보원 역할을 했던 이노하라 유 때문에 이들은 함께 움직이게 되었다. 모모사와 히토미는 후생성에 근무하며 나름대로 무라카미병을 조사했던 것이다. 과거 2차세계대전이 일어났던 때 도호쿠지방에 관련된 조사를 하고 있었으며 이노하라 유와 아이바 도키유키가 이와 관련된 사건에 휘말린 것이었다. 만약 무라카미 병에 대한 예방 접종을 했으나 무라카미 병에 걸려 죽었다면 이유는 무엇때문일까가 이들의 주요 관건이었다.

 

  분화구의 물이 과연 바이러스를 일으켜 사람들을 죽게 만드는 것일까. 무라카미 라는 병으로 불려 모든 사람이 예방 접종을 하게 만들었던 일본 정부의 해결방법이 과연 옳았던 것일까. 무라카미 병이 있으되 없다는 말 또한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때로 없는 병을 있게도 하는 것이 일본 정부가 했던 일이었다. 무언가로부터 시선을 돌리기 위해 또다른 하나를 떠트린다는 것. 최근의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다고 보았다.  

 

  좌충우돌 여정이었다. 누군가가 죽어 나가도 이들의 엉뚱한 행적들 때문에 죽음이 심각하게 여겨지지 않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들의 모험을 보는 일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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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콜린 오클리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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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만약 시한부 인생이라면? 내가 만약 살수 있는 날이 6개월정도 밖에 남지않았다면? 남은 삶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나를 바라보는 사랑하는 가족들은 나 때문에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언젠가는 죽겠지만, 6개월안에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죽는다는 실존적인 공포보다는 마음속의 깊은 두려움이 곧 사랑하는 사람에게 일어날 일이라는 걸 느끼자마다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 혹은 염려가 된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평소처럼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는 등 평소에 해왔던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 되고 만다. 내가 죽어 사라지는 것보다 남아있는 사람이 느낄 고통이 더 커보인다는 것.

 

 

  배우자를 위암으로 잃은 남편의 가족이 있다. 암이 발병하고 난후 1년이라는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다. 자신의 병에 대해 왜 하필이면 나를, 이라는 생각에 분노도 해보고 어느새 인정하는 단계를 넘어 죽음을 앞두고 있는 걸 바라보는 건 굉장한 고통이었다. 그래도 자신은 살 것이라고 낙관도 해보았지만 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는 건 곧 죽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 분이 생을 달리한지 벌써 몇 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나의 일이 아니기에 그렇게 시간이 훌쩍 간지도 몰랐나보다. 어른들 말씀이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고들 하신다. 남은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어떻게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 때로 가족들이 모였을때 그 분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고, 우리는 그 분의 이야기를 한다. 그 분을 잊지 않았다.  

 

  이렇듯 우울하게 시작된 생각으로 책의 스토리마저 우울하게 진행되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있었던게 사실이었다.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라는 부제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은 스물일곱 살의 여자 주인공 데이지. 암이 재발했음을 알게 된후 혼자 남을 남편 잭에 대한 염려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사랑하는 남편을 두고 죽어야 하는 데이지의 마음이 죽을지도 모르는 분노보다는 남편에 대한 염려가 컸던 것이다. 요리도 할 줄 모르고, 양말은 늘 한쪽 발부터 벗어가며 던져놓고 아마 더이상 신을 양말이 없을 정도로 쌓아놓을 남편때문이었다.

 

  그런 남편에게 자신의 자리를 대신해 줄 여자, 즉 잭의 새로운 아내를 찾아주어야겠다는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죽음을 앞에 두고 있으면 '하필 왜 나일까'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죽음을 부정하고, 자신이 죽고난 뒤 새로운 여자를 만날 남편에 대한 미운 감정이 들텐데도 남편에게 아내를 찾아주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데이지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아 우울한 나날을 보낼텐데 데이지는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기를 원했다. 수의사 생활과 수의학 박사 과정을 동시에 밟고 있는 잭이 자신의 암 재발을 이유로 포기하지 않았으면 했고, 자신이 아직 살아있을때 학위 따는 것을 보고싶었다.   

 

 

 

  죽음을 앞에둔 데이지의 이야기가 우울하게 진행되기보다는 긍정적인 데이지의 마인드답게 생각보다 유쾌하게 진행되는 편이었다. 남편에게 새 아내를 찾아주겠다는 데이지.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미지의 그녀를 찾았지만 막상 남편 옆에 그녀가 있는 모습을 본다면 남편의 새아내 따위 생각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자신외에 다른 여자와 행복하게 웃고 무슨 일이든 함께할 것이라는 상상하는 시간. 그 때부터 또다른 고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럴바엔 차라리 모르는 채로 있는게 낫다는 것. 또한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아야지 않겠는가. 하루하루가 소중한 시간일터.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하고, 그가 있어 얼마나 좋은지, 자신에게 다가온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하는게 낫지 않겠는가 말이다.

 

   우리에게 죽음은 먼 미래가 아니다. 가까운 시일내 혹은 조금더 시간이 흐른 뒤에 아무도 모르게 찾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책 속의 데이지가 서른 살도 되지 않는 나이라 더 안타까웠다. 소설을 읽으며 또 다시 생각하는 것.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해야겠다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삶을 소중히 여길 것.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야 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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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 겐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3
미우라 시온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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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문학작가중에 좋아하는 작가가 몇 있는데, 미우라 시온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중의 한 명이다. 미우라 시온의 작품을 읽으며 싫었던 적이 없었다. 일본 특유의 잔잔하면서도 유머가 넘치는 글이어서 그의 작품들을 더 읽어봐야겠다, 항상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 까닭으로 작가의 작품을 꽤 여러권 읽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작가의 작품중의 몇 권은 『배를 엮다』와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 『로맨스 소설의 7일간』등 읽었던 작품마다 호감도가 높았다. 이번에 비채에서 『마사&겐』이 나와 다시 미우라 시온의 글을 읽는다는 생각에 즐거워졌다.

 

  미우라 시온의 글은 작가 특유의 느낌이 살아있다. 소설속 주인공들의 나이를 불문하고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공감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십대의 주인공, 이십대의 주인공, 삼십대의 주인공들이 나오지만 우리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이번 신작 『마사&겐』에서는 70대의 노인들이 나온다. 70이 넘는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면 소설은 어떤식으로 전개가 될까 궁금하지만 역시나 미우라 시온 만이 가지는 감성으로 우리를 소설 속으로 이끈다.

 

  73세의 구니마사. Y동네에서 수십 년을 살았다. 은행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했지만 아내는 자신의 뭐가 싫었는지 딸네 집으로 가버려서 몇년째 소식도 없다. 결혼생활에 충실했고 회사생활에 열심이었다고 생각했지만 아내마저 떠나버린 집에서의 생활은 쓸쓸하다. 그나마 같은 동네에 겐지로가 있어 다행이다. 시도때도 없이 싸우지만 겐지로 마저 없었다면 그의  삶은 어땠을까. 요통이 심해도 그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것. 겐지로가 있어 외롭지 않다.

 

  73세의 겐지로. 일본의 전통 비녀인 쓰마미 간자시를 만드는 직인. 유별나게 사랑했던 아내를 사별하고 제자인 뎃페에게 기술을 전수해주며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가고 있다. 대머리에 양옆에만 남은 머리를 빨강색이나 파랑색으로 물들이는등 구니마사가 보기엔 어처구니없는 노인네다.

 

  둘의 나이 합해서 146세인 구니마사와 겐지로가 소소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과 비슷하게 노인 홀로 거주하는 모습이 보인다. 직장일을 열심히 하는게 가정을 이루는 길이라고 생각해오며 열심히 살았지만 아내는 그런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다. 힘든 생활을 더이상 하기 싫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는 아내의 의지를 꺾지 못하는게 요즘 노인들의 상태이기도 한것 같다.

 

 

 

  평생의 친구 겐은 제자의 보살핌을 받으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는것 같은데, 자신은 겐에 비해 굉장히 쓸쓸하게 살아가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질투마저 느낀다. 하지만 소설의 힘이 가진게 또 뭔가.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겐의 제자인 뎃페와 마미의 결혼을 도우며 무기력하게 지냈던 아내에게도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가족을 빼고 더 중요한 사람이 친구라는 존재다. 몇십 년을 함께 해온 친구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알기에 그만큼 편하고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티격태격해도 친구가 있어 하루가 즐겁고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기대하지 않겠는가. 또한 자신의 경험을 되살려 누군가를 도울수 있다는 것도, 곁에 있는 친구에 대한 고마움을 알기에 그러는 것일 게다. 친구의 소중함,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수 있는 책이었다. 

 

  우리가 나이가 드는 것도 먼 미래가 아니다. 언젠가, 곧 다가올 일이기 때문에 곁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책이다. 겐과 마사의 잔잔한 일상 속 우정을 보며 우리 또한 우리 자신의 곁에 있는 이들에게 좀더 잘해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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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이순원 지음 / 북극곰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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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다. 나도 한때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 것이다. 첫사랑으로 명명되는 것들. 처음이라는 그것때문에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 그게 사랑이라면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첫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할때마다 나의 첫사랑은 누구 였을까 생각해본다. 내가 첫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내가 항상 말하는 첫사랑은 초등학교 3학년때의 내 짝꿍이라고 말한다.

 

  나이 사십이 넘으면 어렸을적 친구들이 생각나 동창회를 많이 하는 것을 볼수 있다. 나는 그런 것에는 무던한 편인지 동창회를 찾거나 다니지는 않는다. 그러던 차에 내가 머물고 있는 곳에서 전국 동창회를 한다는 말을 들었고, 이 지역에서 동창회를 추진하는 친구와 꾸준히 만나고 있기 에 동창회를 가게 되었다. 나의 첫사랑, 나의 짝꿍이었던 아이가 혹시나 올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오면 좋겠다. 어떻게 변해 있을까. 결국 그 애는 오지 않았고, 잘 모르는 시꺼먼 애들만 가득이어서 실망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래. 첫사랑은 첫사랑으로 그대로 남아야 오래도록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거겠지 하며 마음을 달랬다.

 

  우리 모두의 첫사랑인 여자 아이. 남자 아이들 모두에게 첫사랑으로 남은 아이를 보고 싶은 마음에 동창들의 소식이 궁금해 모인 친구들이 있다. 사십이 넘어 어렸을 적 친구들이 그리워 작가인 정수는 그렇게 동창들을 만났다. 모든 남자아이들의 첫사랑 자현은 오지 않았다. 강원도 시골 오지 가랑잎 초등학교를 나온 친구들. 사는게 어려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진학을 하는 아이들이 몇되지 않는 곳. 순탄한 생활을 해온 정수, 형우와는 다르게 대부분의 친구들은 중학교를 진학하지 못했고, 여자아이들중 중학교에 진학한 아이는 겨우 두 명의 친구들 뿐이었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초등학교 시절에 어땠었는지 추억에 젖어들었다.

 

  어떤 일에 대하여 자신이 본 것, 생각했던 것으로 기억은 조금씩 왜곡되기도 하는 것. 첫사랑 자현에 대한 이야기도 그러했다. 모두들 잘 살고 있으면 좋으련만. 힘들게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자현에 대한 애틋한 추억을 말하는 은봉이. 잘 먹지 못하는 운동선수를 위해 계란 후라이를 얹은 도시락을 싸줘 그것에 대한 기억들을 말하는 미선이. 각자의 기억으로 그 시절의 애틋함을 내비친다.

 

 

 

  같은 사람을 살지 않았기때문에, 어떤 사람을 살아온지 자세히 보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친구들의 삶이 궁금하고 무던한 삶을 살아온 사람에 비해 힘든 삶을 살아온 이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일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미래 보다는 과거의 기억으로, 과거에 함께 했던 추억 속의 사람과 만나 어릴적 이야기를 하고 그 시절을 추억하는 것들. 과거에 대한 회귀는 우리 삶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허전한 마음을 달래는 일인지도 모른다. 아주 순수했던 어린시절을 함께 했던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 추억을 먹고 사는 이들처럼 그렇게 우리의 첫사랑을 찾아 헤매고 있다.

 

  작가 이순원의 소설은 최근 동창회를 찾는 내 주변의 친구들의 마음을 엿볼수 있었다. 과거에 네가 나를 좋아했지 않느냐. 아니다. 그 반대다. 그처럼 아이적에 했던 말들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것. 어느 것 하나 계산하지 않았던, 아주 순수했던 때의 친구들이기때문에 가능하지 않겠나. 첫사랑에 대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들. 작가가 지나온 시절에 대한 과거의 우리 사회의 단면을 바라볼 수 있었다.

 

  첫사랑에 대한 아련함을 느낄수 있는 책. 당신의 첫사랑은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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