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문학과지성 시인선 276
진은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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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치열하다는 건 무얼 뜻할까.

말이 치열해서 사람의 말이 이렇게 길게 기억되는 것일까?

일곱 개보다는 훨씬 많은 단어로 된 사전이다.

제 살 어딘가에 화인 박힐 준비쯤은 해두고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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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 - 이문영 역사소설
이문영 지음 / 동방미디어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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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삼국통일기를 세심하게 엿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소설로서는 극적 구성이 아쉬웠다.

앞으로 필요하다면 구입할 수도 있다.

가까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아직 때가 아니라서도 그렇고

일단 자료수집차 필요에 의한 선택이어서 재독을 하기는 해야 할 듯하다.

역사를 전공한 저자의 픽션인 점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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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 여자들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정유리 옮김 / 북하우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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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필 23페이지는 삽화다. 하는 수 없이... 그 삽화의 내용은 이렇다.
 

갑자기 기억이 나는데... 이게 뭐지? 뭐더라?
분명히 있.었.던. 무엇인데...
그런 기억의 환기, 먼 훗날 그 환기를 위해
뇌가 자기만 아는 코드로 저장해 놓은 그것.
그러나 코드와 그 대상의 연결고리는 사라져 버리고
정작 남아서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 코드 뿐일 때.

가령...
앞에 가는 차 안에는 물이 가득하고
뒤따라오는 차에는 새의 부리 같은 입만 보이는 사람이
운전을 하고 있다.
그걸 갑자기 목격했을 때.
물과 새라니...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삼수변에 새조자가 합해진 그 글자를 이름으로 쓰던 아이가 있었다.
혼자 있을 때면 자주 그 기분 좋은 울림을 혀끝으로 굴려 보았는데...
그 글자를 뭐라고 읽었을까. 그 애의 이름은 무엇이었을까.
그 글자는 사전에서도 어느 한 시기를 기점으로 사라졌다.
도서관을 다 뒤져도 그 글자는 없다.
사서도 그 글자는 어느 순간 다 사라졌다고 한다.
이유는 알려줄 수 없다고 한다. 

그 아이는 누구일까.
그 아이의 이름은 무엇이었을까.


마치 이마 이치코나 하츠 아키코의 만화같은 느낌이 드는 소설집이다.
17개의, 저렇게 이상한 이야기들이 아주 짧게 그러나 꽤 길게 여운을 남긴다.
오케이. 이런 소설들, 아니 이런 것들이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야기들이다.
배웠을 때나 배우지 않았을 때나 똑같이 나는 이런 이야기들이 가장 좋았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든 이야기는 매화나무.
일인칭 주인공시점이요, 주인공은 사람에서 매화나무까지다.
내가 매화나무다.
즐겁고 신비로운 상상... 읽어야 느낄 수 있을 것이니..
남산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이거... 사고 싶다.

이 소설집의 미덕은 귀엽고 발랄하고 깨끗한 비유들이다.
각 편마다 톡톡 살아나오는 그 비유들을 만나면 소리내어 한 번 더 읽어본다.
잃어버린 그 아이의 이름처럼 기분 좋은 울림을 혀끝으로 굴려보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이러느라고 내용을 놓친 소설들이 많았다.

잊지 않기 위해 그 열일곱 개의 이야기를 제목만이라도 남긴다.

초록 벌레
글자
내가 아니야
전혀 다른 이야기
걸을 수 있는 낙타
사각의 세계
어둠의 통조림
선물
바다 위의 보사노바

잠자는 숲
여름의 나날들
러스크 님
마술
Ambarvalia
스이코(水虎)
매화나무

그래... 아닌 게 아니라 잠자는 숲은 읽고난 뒤 자고 싶었다. 아니 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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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에서 만난 우리무예 풍속사
허인욱 지음 / 푸른역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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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 민족은 활의 민족, 기마의 민족이구나.
접근전보다는 원거리전에 능했던 우리나라.
그래서 애살로 하는 전투 만큼은 최고의 살상력을 지닌 기마민족.
왕이건 신하이건 백성이건 가릴 것 없이 사냥대회와 射藝를 즐기던 나라.
그래서 더더욱 활에 능숙했고 중국도 일본도 그 활솜씨를 탐냈다 한다.
우리나라 사절들이 도착하면 꼭 활대회를 열어 우리의 활솜씨를 배우고자 했다고.
어떤 통신사 하나는 궁사 실력을 맘놓고 자랑하고 돌아와서는
아놔.. 이제 보니 우리 활쏘기를 배우려고 한 것이었는데 그 속뜻고 눈치 못채고
이 무슨 자랑질을 했단 말인가, 하며 통탄을 하고 있는 일기도 들어 있다.
 
한번 들면 눈에서 뗄 수가 없는 책이었다.
옛그림 하나 하나를 가져다가 무예와 관련된 부분만을 들어 자세히 들여다 보는데
그걸 따라 가다 보면 어느 새 다 읽어 버리는. 책다운 책이다.

회화의 시작은 기록이었다.
그래서 옛 회화는 그가 속한 그때의 모습을 사실에 근접하게 떠올리게 할 수 있다.
카메라가 없던 시절, 글로는 충분히 표현되지 않는 그 시절의 부분은
어서 박물관에 가서 들여다볼 일이다.
 
과연 사냥대회를 하면서 그들은 즐거웠을까? 활쏘기 마을 대항전은?
돌을 던지며 그들은 어떻게 기뻤을까? 무엇을 원했을까?
검의 달인이 추는 검무를 바라보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드라마 황진이에는 칼춤이 나온다.
때는 중종 때. 아마도 그 때의 그 칼춤은 분명 아니다.
칼자루와 칼날 사이에 고리가 생긴 것이 1900년 이후였다는 걸 안 것도
이 책을 읽은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읽기가 아주 즐거운 책이다.
더불어 국궁을 배워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

저자 본인이 무예를 닦은 지 18년이나 되었다 한다.
현재의 무예계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선지 현세태에 대한 경계 또한 잊지 않고 있다.
정통이라는 것은 언제나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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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방 안에 읽혀지기를 기다리는 책이 얼마나 많은지

내가 다 모른다.

기초를 위해서 사모은 책들.

정말 많이도 모았다.

반은 읽었고 반은 아직 안 읽었고

안 읽은 반의 반은 아마도 앞으로 내내 읽혀지지 않을 것이다.

후회는 없다고, 고 말한다면 이제는 추태에 가까우리.

책이라고 다 책이 아니지만 내가 사모은 책은 다 책이 분명하다.

나의 그 '기초'를 위해 모아진 책들.

그 중 다시 그 '기초'를 위해 지금 당장 잊어버려야 할 책은

놀라지 마라,  분명 90%에 가깝다.

누구는 그게 다 기초가 될 것이라 하나

그런 기초는 기초가 아님을 이제서야 감잡고 자꾸 눈을 질끈 감아가며 외면하고 있다.

결국 뒤로 다시 미룬다.

목표가 생기면 기초의 범위는 순식간에 줄어들고 선명해진다.

이번 작품만 끝내면 읽어야지 읽어야지.

벌써 책 준비는 다 끝내놓고 지금 제발 어서 끝나자, 어서 끝나자, 나를 내몰고 있다.

 

어서 읽고 싶구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칼날 위의 길을 가다.

우리 무예풍속...

그림이 자꾸 아른거려서 눈 앞이 희미해진다.

         

머리 속에 한가득 이 얘기들... ㅠㅠ

 

어서 끝내자. 이틀 안으로!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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