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에서 만난 우리무예 풍속사
허인욱 지음 / 푸른역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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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 민족은 활의 민족, 기마의 민족이구나.
접근전보다는 원거리전에 능했던 우리나라.
그래서 애살로 하는 전투 만큼은 최고의 살상력을 지닌 기마민족.
왕이건 신하이건 백성이건 가릴 것 없이 사냥대회와 射藝를 즐기던 나라.
그래서 더더욱 활에 능숙했고 중국도 일본도 그 활솜씨를 탐냈다 한다.
우리나라 사절들이 도착하면 꼭 활대회를 열어 우리의 활솜씨를 배우고자 했다고.
어떤 통신사 하나는 궁사 실력을 맘놓고 자랑하고 돌아와서는
아놔.. 이제 보니 우리 활쏘기를 배우려고 한 것이었는데 그 속뜻고 눈치 못채고
이 무슨 자랑질을 했단 말인가, 하며 통탄을 하고 있는 일기도 들어 있다.
 
한번 들면 눈에서 뗄 수가 없는 책이었다.
옛그림 하나 하나를 가져다가 무예와 관련된 부분만을 들어 자세히 들여다 보는데
그걸 따라 가다 보면 어느 새 다 읽어 버리는. 책다운 책이다.

회화의 시작은 기록이었다.
그래서 옛 회화는 그가 속한 그때의 모습을 사실에 근접하게 떠올리게 할 수 있다.
카메라가 없던 시절, 글로는 충분히 표현되지 않는 그 시절의 부분은
어서 박물관에 가서 들여다볼 일이다.
 
과연 사냥대회를 하면서 그들은 즐거웠을까? 활쏘기 마을 대항전은?
돌을 던지며 그들은 어떻게 기뻤을까? 무엇을 원했을까?
검의 달인이 추는 검무를 바라보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드라마 황진이에는 칼춤이 나온다.
때는 중종 때. 아마도 그 때의 그 칼춤은 분명 아니다.
칼자루와 칼날 사이에 고리가 생긴 것이 1900년 이후였다는 걸 안 것도
이 책을 읽은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읽기가 아주 즐거운 책이다.
더불어 국궁을 배워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

저자 본인이 무예를 닦은 지 18년이나 되었다 한다.
현재의 무예계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선지 현세태에 대한 경계 또한 잊지 않고 있다.
정통이라는 것은 언제나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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