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타델의 소년 카르페디엠 21
제임스 램지 울만 지음, 김민석 옮김 / 양철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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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의 말이 생각났다. 

무엇이 나를 가슴 뛰게 하는가?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하라. 

한비야는 그것이 긴급구호 활동이었다. 

그리고 이 글의 주인공 루디에게는 가슴뛰게 하는 일이 산을 등반하는 것이었다. 

 산에 가지 않는 시간은 루디에게 몽유병자처럼 공허한 날들이었다. 

글을 읽으면서 내가 마치 알프스의 험악한 산들을 등반하는 것처럼 힘이 들어갔다. 펠스 베르크, 분타호른, 블루빙하의 어르로치, 능선, 절벽,빙벽,레지, 침니, 촉스톤, 크레바스, 립, 클레프드, 버드레스 등등을 지나는 느낌이 들었다. 

눈사태를 만나고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다치는 느낌이 들었다. 발가락에 힘을 주고, 로프를 잠고 니들을 건너는 느낌이 들었다.  그야말로 등산 시물레이션을 하는 듯했다. 

유명한 알스프 산맥의 산악가이드였던 루디의 아버지 요제프 맷은 시타델을 등반하다가 주인을 지키다가 얼어죽는다. 루디의 아버지에 대한 명성은 산악인들 사이에게 대단했으나 루디의 어머니와 외삼촌은 루디가 아버지와 같이 산에서 죽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래서 절대로 산에 오르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루디의  피 속에는 산이 숨쉬고 있었다.  산에 있을 때만 행복했다. 호텔에서 접시닦는 일은 정말 적성에 맞지 않았다. 

루디는 엄마와 외삼촌 몰래 산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캡틴 존 윈터라는 유명한 산악인을 만나 그와 함께 시타델을 오르게 된다. 윈터의 도움으로 외삼촌을 설득하고 브롤리 마을의 다른 산악인 삭소와 넷이서 등반을 한다. 

어떤 시련과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하고자 하는 것을 실현한다. 

마치 연예인 지망생들의 일대기를 보는 듯했다. 

시타델 산은 피그미들 가운데 거인이 서 있는 것처럼 우뚝 솟아 있었다. 시타델 산은 다른 산과 비교가 되지 않는 왕과 같은 존재였다.

눈 비탈과 빙하를 지나고, 절벽과 능선을 오르고, 포트리스를 통과하고 산등성이 암벽과 니들을 지나 올라가지만 여러가지 어려움이 닥친다. 부상을 당하고 욕심이 나서 혼자 정상으로 가려고도 하지만 끝내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도우면서 스스로를 이겨낸다.  

정말 감동적인 소설이다. 읽으면서 이렇게 몸이 아픈 책은 정말 처음이다. 재난영화, 눈, 비, 태풍,우주의 역습 등등으로 고통 당하는 주인공들을 본 것처럼 그리고 그 장면에 뛰어든 것처럼 온몸이 많이 쑤신다. 며칠은 요양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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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깅이 - 청소년을 위한 <지상에 숟가락 하나> 담쟁이 문고
현기영 지음, 박재동 그림 / 실천문학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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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현기영의 작품과 박재동의 그림이 함께한다. 

<지상의 숟가락 하나>라는 작품을 청소년이 읽기 쉽도록 재편집하고 그림이 삽입되어 더욱 흥미롭다.
만평으로 유명한 그 만화가 박재동의 그림이 10개 넘게 수록되어 있다.




서문에서는 제주도 4.3사건을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일부 생략했다고 했는데 그 사건을 생략하고는 이야기 전개가 안 되어서 대부분 나온다.이 그림도 4.3사건 당시 겨우 목숨을 건진 할아버지의 넋이 나간 모습이다.




토벌대에 쫓기고 추위와 배고픔에 고생한 산사람들의 초라한 귀순대열이다.누가 그들을 폭도로 만들었을까?




이 책의 재미는 주인공의 어린시절 이야기이다.
장난꾸러기 깅이는 엄마에게 엄한 교육을 받았다. 

물놀이 하다가 엄마의 심부름을 못하게 되었는데 그것을 알고 엄마가 옷을 가져간다.  

그러자 깅이가 댕댕이넝쿨을 뜯어 남양 토인의 풀치마처럼 옹색하게 살만 가리고 뛰어가는 장면이다.
엄마의 매를 엄마의 자식교육이라고 하고 어른들의 유일무이한 오락이라고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힘든 일상에서 자식 때리는 것을 오락이라고 말했다.

혹시 나도 온갖 삶의 짜증으로 아이들에게 풀고 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제주도 똥돼지 이야기가 나온다. 박재동 화백이 그 장면을 얼마나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그렸는데 모른다. 

주인공의 편안한 표정과 적나라한 고추, 그리고 입 벌린 돼지까지...
정말 사실적이다.



시간이 지나고 주인공이 성장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그리고 마지막 그림이다. 작품의 줄거리가 모두 포함된 그림이다. 어린 시절의 모습 방황기,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이 나타난다.



이미 <지상 위의 숟가락 하나>를 읽었다면 그림만 보아도 내용이 모두 떠오를 것이다. 내용이 쉽고 그림이 있어서 오래오래 기억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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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 사계절 1318 문고 56
박채란 지음 / 사계절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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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아카시아를 돕는 방식이야. 코끼리는 아카시아를 도우려고 한 게 아니야. 그냥 먹이를 먹은 것 뿐이잖아.아카시아는 그냥 열매를 맺은 거고 코끼리는 코끼리의 삶을,아카시아는 아카시아의 삶을 살 뿐인데 둘은 서로 자연스럽게 돕고 있잖아. 애쓰기 않고 각자의 삶을 살기만 해도 우리 서로 돕게 되는 거야.-208쪽

더 이상 울수 없을 만큼 울고 나니 물기가 다 빠져나간 마음이 사막처럼 버석거렸다.-221쪽

진실을 말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진실의 이면에는 언제나 상처가 있게 마련이다.-229쪽

들리지 않기 떄문에 더 잘 보이게 되는 것, 보이지 않기 떄문에 더 잘 들을 수 있느 ㄴ것. 사람들이 말하는 신비한 능력이란 결국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265쪽

자기가 원하는 길을 향해 나아가 보는 것
수많은 가능성을 품어 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선주는 낯선 길을 향해 과감하게 한 걸음 내디던 언니가 자랑스러웠다.-2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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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 사계절 1318 문고 56
박채란 지음 / 사계절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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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탤런트 최진실의 자살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그리고 올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 정말로 충격적이었다. 

자살 

자살은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인데 우리 사회에서 너무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자살동호회가 생기고 자살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제로 자살을 실행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이 작품은 자살을 소재로 한다. 

그러나 아무도 죽지 않는다. 다만 자살 소통을 일으킬 뿐이다. 

태정이와 선주, 새롬이는 각자 다른 이유로 자살을 도모한다. 

그 사실을 미리 알아챈 천사, 안전요원 하빈이가 그들을 목요일마다 사이프러스로 초대한다. 

'사이프러스'는 측백나무를 말한다. 선주의 언니 선민이가 좋아하던 고흐의 그림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밀밭'이 이 작품의 주된 그림이 될 듯하다. 

고흐는 미치광이 천재 화가로 유명하다. 귀를 자른 자화상과 동성애 그리고 자살 등으로  그의 작품들은 굉장히  유명하다. 

 

 

고흐는 죽음을 상징하는 사이프러스 나무 즉 측백나무를 시리즈로 그린다. 그리고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권총으로 자살을 한다. 등장인물 선민이 그 사실을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고흐의 그림을 좋아해서 늘 자신의 방 문에  붙여두었다. 


<목요일,사이프러스에서>라는 작품을 소개하는 글을 보았다.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모두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고 적혀있었다. 그래서 정말 자살하는 장면이 나오면 어쩌나 하고 읽는 내내 조마조마헀다. 자살은 정말 가슴아픈 일이다. 어찌 해볼 도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작품속에서는 자살 장면이 없다. 단 한 장면도.... 

다만 여러가지 자살 시도들이 나온다. 

태정이는 아빠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목을 매달 계획을 세웠다. 

새롬이는 대학생 남친과의 이별에 복수를 결심하고 수면제를 복용한 계획을 세운다. 

선주는 엄마의 간섭과 꼭두각시 놀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 내릴 계획을 세운다. 

선주의 언니 선민은 산에서 떨어져 죽는다.그러나 자살은 아니었다. 정말 사고사였다.(혹시 노무현 대통령도?) 

이 모든 자살 시도가 누군가의 기지로 그리고 새롭게 떠오른 진실로 모두 실패한다. 

인생을 새로 시작할 수는 없어. 하지만 네가 원한다면 새로 발견할 수는 있어. (198쪽)

라는 대사가 마음에 박힌다.
 

새로 태어날 수도, 운명을 바꿀 수도 없지만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는 있다. 

<지선아,사랑해>의 작가는 실제로 이런 생각을 실천했다. 한 순간의 교통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고 수십번의 수술을 받으면서 갖게 된 것은 감사함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나기전에는 아픈 사람, 상처 받은 사람을 볼 수 없었는데 사고가 나고는 다른 눈을 갖게 되었다고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되었다고 오히려 감사한다고 말했다. 

눈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귀가 있다고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선과 새로운 듣기이다. 

상처가 깃든 진실을 보고 따스히 감싸안을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하다. 

태정과 새롬과 선주는 하빈에게서 새로운 눈을 보았다.그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죽지 않을 것이고 살기로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에 스스로 충실할 것이다. 

나도 그 옥탑방 앞의 사이프로서 정원으로 가고 싶다. 나무의 날, 목요일마다 꽃이 많은 그곳에서 천사의 날개를 잃은 천사 하빈이와 이쪽 세상과는 다른 저쪽 세상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리고 내가 지금의 이 삶을 선택했을 순간을 떠올리며 감사하며 소중하게 이 삶을 살고 싶다. 

의구심, 안도, 반전이 있는 멋진 소설이다. 

박채란 작가에 대해 무한한 존경을 표해본다. 자살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고 깊은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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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멋진 직업 - 가장 좋아하고,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직업을 찾는 책
캐롤린 보이스 지음, 조세형 옮김 / 행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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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만한 책이다.
12가지 정도로 종류를 나누고 그것에 맞게 일반적인 직업, 전형적인 멋진 직업, 아주 멋진 직업, 이색적인 멋진 직업을 소개한다.
같은 직업이라도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정말 이색적이고 멋진 직업으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항공기 조종사보다는 공군 항공기 조종사, 또 공군 항공기 조종사보다는 수상비행기 조종사가 더 이색적이고 멋진 직업이 된다.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이색적이고 개성적이며 희소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듯한 다양한 직업들의 세계를 소개하고 있어서 그런 직업들의 매력을 찾을 수 있다.
방황하고 목표없이 떠도는 청소년에게 선물하면 좋을 듯한 책이다.
이색적인 멋진 직업 몇 개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사체보존전문가는 범죄수사영화에서 늘 볼 수 있는 전문가들이다. 의사보다도 더 전문적이고 희귀한 직업이다.조금 강심장이라면 섬세한 성격이라면 멋질 것 같다.
헐리우드에 밀랍인형 박물관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정말 실물 크기로 만들어져서 마치 영화배우나 유명인사를 만나는 기분이 든다고 했는데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것도 멋있을 것 같다. 그 가치가 몇 100억이라고 했다. 그러면 밀랍인형제작자의 수입도 많겠다.
또 로케이션 매니저도 관심이 간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저기 어디야?하는 의문을 갖을 떄가 많다. 저렇게 멋진 곳은 누가 찾는거야. 생각했었는데 이런 직업도 있겠구나. 싶다. 여행하면서 작품에 딱 맞는 배경을 찾아 섭외하는 일이 꽤 낭만적일 것 같다. 여행도 많이 할 수 있겠다.
또 콘서트 프로모터도 정말 멋지다. 환상적인 무대는 가수만의 능력은 아니다. 무대 장치나 조명, 프로그램등의 환상적인 조화인 것이다.이런 일은 굉장히 보람 될 것 같다.
주택개량전문가도 옛날에 일밤에서 본 그런 인테리어 전문가와 비슷하다. 주택에 새생명을 부여하는 창조적이고 감각적인 직업이다.

전공에 따라 차이가 나는 수입에서 일반적으로 높은 수입을 보장하는 전공은 의학, 공학, 수학과 컴퓨터학과, 건축학, 환경과학분야이다. 인문학을 전공한 나는 수입이 많기가 힘들겠다. 흑흑

중간중간에 자투리 공간에 나오는 유명인사들은 과거에 어떤 일을 했을까?도 재미있다. 다만 외국유명인사라서 감이오지 않지만 인기 영화배우가 바텐더였고 홍보이벤트 인형탈을 썼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힘이 난다. 누구나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하는구나 하고 힘을 얻을 수 있다.
대학만을 목표로 공부하는 것보다는 더 나아가 구체적인 직업을 결정하고 공부를 하다보면 목표가 뚜렷하여 공부에 가속이 붙을 수 있다.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으면 눈이 밝아지고 희망이 생겨서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무엇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도 생각하게 되니까 말이다. 넓은 기회를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지는 조금 의문이 간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우리나라 유명인이 나오는 그런 책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1. 사체보존전문가, 2. 인생코치, 3. 석유엔지니어, 4. 보좌관,5. 밀랍인형 제작자,6. 로케이션 매니저, 7. 콘서트 프로모터, 8.쇼콜라티에(초콜릿),9.소믈리에(와인),10. 음식평론가,11.주택 개량 전문가,12. 소매 전략가,13. 데이트 전략가,14.야생동물 행동심리학자 등이 정말 이색적인 직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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