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창비시선 203
허수경 지음 / 창비 / 2001년 2월
구판절판



우리들의 저녁식사


토끼를 불러놓고 저녁을 먹었네
아둔한 내가 마련한 찬을 토끼는 물끄러미 바라본다
오늘 요리는 토끼고기

토끼도 토끼를 먹고 나도 토끼를 먹는다
이건 토끼가 아니야, 토끼고기라니까!
토끼고기를 먹고 있는 토끼는 나와 수준이 똑같다

이 세계에 있는 어떤 식사가 그렇지 않을까요
풀을 불러놓고 풀을 먹고
추억을 불러놓고 추억을 같이 먹고
미움을 불러놓고 미움을 같이 먹었더랬지요

우리는 언제나 그랬지요
이 세계에 있는 공허한 모든 식사가 그랬지요

-8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곱창을 위한 변론 - 무역 주권을 실현하는 공정한 논리를 찾아서
송기호 지음 / 프레시안북 / 2008년 10월
품절


필리핀은 2007년 11월 미국과 쇠고기 검역기준을 협의, 필리핀에

수출하는 쇠고기가 다우너를 도축한 것이 아님을 보장하라고 미국 정부에

요구했다. 이를 관철 시켰다. 미국 정부는 필리핀으로 수출하는 쇠고기

제품마다 별도의 검역증명서 발급한다

미국 정부는 한국으로 수출하는 쇠고기에는 이런 검역증명서를 발급하지

않는다 노무현 때는 그러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도축된 소가 광우병

의심 소가 아니라는 것을 표시하는 수출검역증명서를 발부 했다

<수출 쇠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소는 광우병의 감염이 의심되거나 감염

이 확인된 소 또는 국제수역사무국의 육상동물 위생규약에서 규정된 광

우병 감염 소의 새끼와 새끼로 의심되는 소가 아니어야 한다.>

2006년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19(1)항

엠비각하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서는 이에 대한 수출검역증명

조항을 삭제했다. 광우병 의심 소를 도축한 것인지 여부는, 미국의 수출

검역증명서의 기재 사항이 아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22(1)항

- 2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아스포라 기행 - 추방당한 자의 시선
서경식 지음, 김혜신 옮김 / 돌베개 / 2006년 1월
구판절판


나는 '한국인'이라는 말을 민족의 총칭으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이란 민족 전체의 광대한 생활권의 관점에서 보면, 그 일부를 차지할 뿐인 국가의 호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한국어'라고 하면 한국이라는 한 국가의 '국어'를 가리키게 되기 때문에 민족어의 총칭으로서는 '조선어'라는 말이 적합하다.-16쪽

모어와 모국어가 일치하는 경우는 국가 내부의 언어 다수자들뿐이며, 실제로 어느 나라에든지 모어와 모국어를 달리하는 언어 소수자가 존재한다. 그 존재를 무시하거나 망각하고, 아무런 의심 없이 모어와 모국어를 동일시하는 것도 단일민족국가 환상의 소행이라고 하겠다.-18쪽

일본이라는 국가는 우리들 재일조선인의 지역참정권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그 사실을 알고 있는 일본인은 결코 많지 않다. 그뿐 아니라 우리들이 일본 국민과 똑같이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19쪽

일본이라는 공간은 내게 있어서, 조금씩 공기가 희박해지는 지하실과 같다.-28쪽

너희들은 자신의 출생을 생각하라
짐승처럼 사는 것이 아니라
덕과 지를 구하기 삶을 얻은 것이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 중에서-20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둠 속의 희망
레베카 솔닛 지음, 설준규 옮김 / 창비 / 2006년 11월
구판절판


희망한다는 것은 미래에 자신을 바치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그러한 헌신이 현재를 살 만한것으로 만든다.-18쪽

폭력이 국가의 힘이라면 상상력과 비폭력은 시민사회의 힘이다.-51쪽


그대는 짐승처럼 살 운명이 아니라
선을 추구하고 세상을 이해할 운명이네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에서-114쪽

우리 자신을 새롭게 창조하는 데 가장 큰 장애는 다름 아닌 희망의

마비 같은 것일 수도 있다.-17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계긋기의 어려움 - 고종석 시평집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2월
장바구니담기


백낙청 씨 애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는 학생 시절 그의 지독한 독자였다. 지독했다는 것은 그의 말을 의심할 줄 몰랐다는 뜻이다. 나는 이 창비 엔지니어의 지적 도덕적 권위에 주눅들어 최소한의 합리적 의심마저 내던지고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던 것 같다. 그런 식의 독서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걸 깨달은 건 서른이 다 돼서였다. 어떤 공인된 전문가도,어떤 공인된 대가도 틀릴 수 있다.
술에 취해 한 말이라 그럴 수도 있고, 격정이나 편견이나 이해관계에 휘둘려 쓴 글이라 그럴 수도 있고, 그가 본디부터 이름에 미치지 못하는 헐렁이여서 그럴 수도 있다. 그것을 잊지 않는 것이 지적 독립의 첫걸음이다.-238쪽

그만저만한 수준의 주목을 원하는 여느 사람에게 넘버쓰리 자리는 복이다. 그것은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거나 두번째로 소중한 사람이 되는 건 괴롭다. 누군가의 넘버원이 되면 그 사람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하고,넘버투가 돼도 넘버원의 경계와 의혹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24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