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3.0 - 김광수 소장이 풀어쓰는 새시대 경제학
김광수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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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연구소는 그동안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최근 몇 년 새 한국 경제

가 처한 어려움이 주로 정부 관료들의 무능과 무지, 그리고 도덕적 해이

에서 비롯됬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은 각종 경제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서 국민들의 입장에서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책을 강구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를 우선해왔기 때문이다.

한미 FTA를 둘러싼 국민적 찬반 논란만 봐도 그렇다. 정부 관료들은 이

문제가 경제적 효율성 이전에 사회적 배분의 선택에 관한 민주주의의 문

제라는 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한미FTA는 시장경제의 가격 매커니즘

에 관한 문제이기 이전에, 사회적 배분을 둘러싼 이해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 문제였다.-125쪽

자유교역 확대가 경제 총량 면에서 서로에게 유익하다는 것을 오로지

관료들만이 알고 나머지 국민들은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우스운

이야기가 어디 있는가? 그러니 일부 관료들의 어쭙잖은 애국심이나 엉터

리 사명감 따위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웃 일본이 무엇이 모자라 미일FTA를 추진하지 않는지를 생각해보라.

일본 관료나 정치권 또는 언론과 국민들이 한국보다 어리석고 바보라서

미일FTA를 추진하지 않겠는가? 일본 역시 지난 2001년에 미일 간 FTA

추진을 검토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이 미일 간 교역 총량 확대라는 경

제적 논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내 사회적 배분의 충돌이라는 민주주

의적 의사결정의 문제, 즉 정치적 문제로 인식하고 포기했던 것이다.

우리 관료들은 말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운운하면서 실제로는 민

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경계선조차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셈이다. 관료들

이 어떻게 국민들의 실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줄 사안을 자기들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가? 이는 의도한 것이든 그렇지 않든 '관료 독재'일 뿐이

다. 그야말로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인 것이다.-126쪽

정치에 무관심하고 현실로부터 도피한다고 해서 결코 현재의 상황이나

운명이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정치에 무관심할수록, 또 현실에서 도

피할수록 미래는 더욱 힘들어질 뿐이다. 젊은 세대가 정치에 무관심할수

록 자신의 운명을 방치하는 꼴이다.

젊은 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실에 대한 객

관적인 사실 인식이 필요하다. 또 무엇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인지 올바

르게 인식할 수 있다. 올바르게 문제를 인식하게 되면 기만적인 엉터리

언론들의 왜곡 선동과 조작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문제 인식을 올바르

게 한 후에는 자신들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자결의식과 주체의식

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많은 사람들과 솔직하게 토론해야 한

다.-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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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問 라이브러리 3
최장집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9월
품절


민주주의는, 다른 어떤 체제에 비교해서 한 사회 내에서 사회적 약자를

포함하는 보통사람들의 사회적 요구를 조직하고, 이를 통해 그들의 삶의

조건을 정치적 방법으로 개선하는 데 있어 더 광범한 기회를 부여하는

체제이다.-3쪽

민주화 이후 사회에서 민중운동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기 어려웠던

중요한 원인은, 그들이 실제 민중이 아니었던 중산층적 배경과 함께 현

실로부터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급진적 이념으로부터 그

해법을 모색코자 했다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33쪽

민주주의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투표를 통한 주기적 선거,평등한 투표권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 그리고 정당 및 이익집단과 같은 정치적 결

사의 자유 등 보통 절차적 최소 요건이라고 말하는 일련의 제도적 장치를

갖는 통치체제를 말한다. 이를 민주주의의 최소정의적 개념 이라 말하기

도 한다.-59쪽

민주주의의 정당성은 후견주의와 같이 이성의 지도력에 바탕할 수도 없

고,기술관료적 권위주의처럼 강권력에 의지할 수도 없다. 민주주의는 사

회를 구성하는 주요집단들의 다양한 이익과 열정이 표출되고 정치적으로

조직됨과 아울러, 이들이 정치과정에서 정당한 입지와 역할을 갖는 체제

이다.-117쪽

촛불집회는 그 어떤 것보다도 선출된 통치자가 스스로의 공적행위에

대해 시민에 대해 책임지도록 강제 내지는 압박하는 반대와 견제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143쪽

촛불집회가 가지는 중요한 의미 가운데 하나는 시민들이 민주화라는 큰

애기가 아니라, 그들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구체적인 사회경제적 정책문

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사작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중요한 전환이다.-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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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 하나 온다 잡아먹자 창비시선 167
이경림 지음 / 창비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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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삶이

이 경 림


절망이라고 치욕이라고
말하지 않고 그냥 시름이라고만
말할 수 있어도 얼마나 좋으리
시름처럼 순하게 시름처럼 아득하게
깊어질 수 있다면 또 얼마나 좋으리
시름처럼 천천히 해가 뜨고 시름처럼
하염없이 늙어가는 나무 아래선
펄펄 끓는 치욕을 퍼먹어도 좋으리
노란 평상 위에서 온갖 웬수들 다 모여
숟가락 부딪치며 밥 먹어도 좋으리
그때 머리 위로는 한때 狂暴했던 바람이
넓적한 그림자를 흔들며 가도 좋으리
시름처럼 수굿한 구름이 나무 꼭대기에서
집적대고 좋으리

그래
끝이라고 문 닫았다고
말하지 않고 그냥 시름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또 얼마나 좋으리 시름처럼 따뜻하게
시름처럼 축축하게 한시절
뒹굴뒹굴 보낸다면 얼마나 좋으리
시름의 방 속에서 어른거리는 것들의
그림자를 보는 일도 좋으리
문밖에서 휙 지나가는 도둑고양이 같은 시름들
못 본 척하는 일도 좋으리
풀섶에서 눈 번득이는 작은 짐승처럼
그저 고요히 두근거리는 일도 좋으리

그 또한 시름 같은 것-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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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 김훈 世設, 첫 번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절판


돈과 밥의 두려움을 마땅히 알라. 돈과 밥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지 말

고 주접을 떨지 말라.-13쪽

돈은 인의예지의 기초다. 물적 토대가 무너지면 그위에 세워놓은 것들

이 대부분 무너진다. 그것은 인간 삶의 적이다.

돈 없이도 혼자서 고상하게 잘난 척하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

라.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말아라. 추악하고 안쓰럽고 남세

스럽다.-14쪽

돈을 벌어라. 벌어서 아버지한테 달라는 말이 아니다. 네가 다 써라.

난 나대로 벌겠다.-16쪽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 못난 나라의 못남 속에서 결국 살아내야

한다는 운명을 긍정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나라의 쪽박을 깨지 않는 일

이라고.-20쪽

흐르는 물 옆에서 그 새로움이 날마다 쉼없이 잇닿아 이루어져서 삶이

거듭거듭 다시 태어나기를 퇴계는 기원하고 있다.-249쪽

무리를 아늑해하지 않으며 고립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겠습니다.-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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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세운닥나무 2010-02-1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은 김훈을 두고 하시는 말씀인가요?

다이조부 2010-02-10 15:52   좋아요 0 | URL

예..

대학시절 선생님한테 글 잘 쓰고 싶으면, 어떤 사람 글을 읽는게 좋냐고

물어보니까, 리영희선생 이랑 김훈을 권하더군요. 덧붙여서 이태준 의 문장

강화 도 추천하셨는데......

김훈의 소설은 읽은게 별로 없어서 말 하기 곤란하지만, 에세이 나 신문기사

혹은 인터뷰를 읽으면 불편하고 거북함을 종종 느낍니다.

파고세운닥나무 2010-02-10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샌가 김훈은 대가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저는 김훈이 시사저널 기자일 때 사석에서 본 적이 있는데, 그 땐 그가 소설로 죽 나갈지는 몰랐구요.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이 잘 한 게 되었지만 지금처럼 온갖 후광을 받는 건 부담스럽고 억지스럽네요.

다이조부 2010-02-10 17:23   좋아요 0 | URL

파고세운닥나무 님이 나이가 대학생이거나 서른 전후 일거라고 짐작

했는데 어쩌면 제 예상 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르겠ㄴㅔ요.

저는 인천의 어느 대학에서 김훈의 강연회가 있어서 한 번 가봤던게

기억나네요. 벌써 3년이 지났네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2-10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른 전후인데^^; 고2때 만나 봤어요. 출판사에서 주최한 시상식장에서요. 그때야 김훈이 그저 문학담당기자였으니까요.

다이조부 2010-02-10 22:41   좋아요 0 | URL

강연회때 식당에서 나와서 담배를 피우는데 정말 멋있어 보이더군요.

나이가 당시에도 환갑 전후였을텐데도 말이죠. 마침 인기 연예인 같은

아우라가 느껴지더라구요. 말을 걸어 보고 싶었는데 꾸욱 참았죠 ㅋ

강연에서는 자기 스무살때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자기가 무척 영어를

잘했는데, 그걸 아무도 몰랐다고 하는 대목에서 이 할배 자뻑 쩌네 싶으면서

도 귀엽더라구요.

당시에 홍세화랑 김훈이랑 대담을 했었는데, 그 기사에서 김훈이 주입식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길래, 질의문답 시간에 질문을 했어요. 주입식

교육이 당신에게 의미하는 바가 뭐냐고 했더니~ 주입식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자신은 주입식 교육 덕분에 지금의 위치에 있을수 있게 됬다고

말하더라구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2-11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세화랑 김훈은 호적수가 될 것 같은데요^^
저는 근래 김훈이 80년 5월에 한국일보에 작성한 광주항쟁 관련한 기사를 보며 이 사람에 대해 고민을 좀 하게 됐어요.
김훈의 허무주의가 소설에선 매력이 될진 몰라도 신문기자로는 큰 결점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다이조부 2010-02-11 10:46   좋아요 0 | URL
홍세화 랑 김훈은 나이도 얼추 비슷하고, 둘이 동시에 한겨레에 입사한

인연이 있죠. 당시에 홍세화가 한겨레에 들어갈때는 별 말이 없었는데

김훈이 취직했을때는 뒷말이 조금 있었다고 하네요.

김훈이 신군부 관련 기사를 썼을때가 7년 차 기자 였다고 합니다. 다들

쓰기 싫어했고, 피하고 싶어했는데 그 누군가는 써야만 하는 상황이었다고

하네요. 기자질에서 7년차이면 짬밥이 대단한건 아니잖아요? 10년 20년

이상 활동한 선배들이 우글우글 했을텐대 말이죠.

김훈의 변명을 들어보면, 동료들이 끌려가서 고문 당하는 것을 지켜 보면서

누군가 써야 한다면, 자기가 쓰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추잡하고 민망한 기사를 작성한 정치기자 들이 잘 나갈때도 김훈은 그런

것에는 별 관심을 둔 것 같지 않아서 그의 말이 일말의 진실이라고 믿어요.

그리고 김훈은 당시에 쓴 기사가 개인 이름으로 나가지 않고, 특별취재팀

이딴 식으로 나가서 누가 작성했는지 알 수 없었는데, 자기 자신의 치부를

스스로 폭로했다는것에 대해서 고민의 여지를 남깁니다.

어찌하다 보니까 김훈을 옹호하는 듯한 글을 댓글을 길게 남기게 되네요.

한국의 우익집단이 있다면, 최소한 김훈 만큼의 양심과 도덕성이 있다면

나라 꼴이 지금 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네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2-1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네요. 그런 기사를 썼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후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중요할 듯 합니다.
 
세상을 보는 열일곱 개의 시선 - 정치와 사회에 관한 철학에세이
김만권 지음 / 개마고원 / 2007년 1월
절판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일이 무엇인

지를 기억하고 자세히 숙고하기를 거부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사람은 대

개의 경우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데 실패한다.

한나 아렌트-97쪽

계몽이란 스스로 타자에게 이성적 숙고와 판단을 대신 부탁하는 미성숙

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미성숙'이란 타자의 안내 없이는 자기 자신이

이해한 것들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음을 말한다. 만약 이런 미성

숙의 원인이 이해의 결핍이 아니라, 타자의 안내 없이는 그것을 사용할

해결책과 용기의 결핍에서 온 것이라면, 미성숙은 자기 책임이다.

그러므로 계몽의 모토는 다음과 같다. 과감히 현명해져라! 너 스스로

이해한 것을 사용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

임마누엘 칸트 <계몽이란 무엇인가>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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