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 - 한국어 더빙 수록
리치 무어 외, 샤키라 (Shakira) 외 / 월트디즈니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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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걸, Btv구매로 봤다. 내가 보고 싶어서-호평 일색이라서 궁금했다-, 아이들과 같이 보려고 결재했다. 그러니까, 여기 디비디를 링크건 건 미안합니다. 게다가 나쁜 말들을 할 거니까. 


도시가 아닌 곳에 살고, 아이들을 키우는 나는, 이 영화가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재생산이 불가능한 도시가 청년을 착취하기 위해 유인하는 영화'라고 단정했다. 쥬디의 부모가 자신의 직업(농업)을 묘사하는 방식에 뜨악해하고, -요새는 내가 너무 곧이 곧대로 듣는 성정이 문제인가 싶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더 그렇지 않나요? 그러니까 그게 시니컬한 농담인 건가, 싶기도 하지만- 영화에 전반적으로 드러나는 어떤 태도들을 끔찍해한다. 주디가 경찰학교 수석졸업인 게, 무엇을 증명하는가, 싶고. 그러니까, 생활인인 나는 훌륭한 수사관의 자질은 차라리 그 지역에 오래 살고, 많은 사람들을 아는 것이라서, 학교에서 성적이 좋은 것은 그러니까 성실성, 말고는 증명할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거다. 그 성실성에 시간이 더해진다면, 나중에 능력,이 될 수도 있겠지만. 경찰학교 수석졸업인 주디에게 주차딱지를 떼라는 것은 그렇게 부당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 상황에서 주디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타이머가 울리자마자 달려가 주차딱지를 떼는 게 경멸스럽다. 지금 세상이 끔찍해지는 게, 학교, 그러니까 현재의 위계적이고 성과주의로 가득 찬 학교가 사회로 팽창되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나는-아, 나는 여전히 성과연봉제에 사로잡혀 있다- 영화 내내 단순화시켜 명량하게 흘러가는 묘사들이 명랑하게 흘러가지지가 않는 거다. 농업은 지루하고, 경찰은 멋지고, 경찰의 일에도 멋진 일-심각한 연쇄 실종사건의 수사-과 멋지지 않은 일-주차딱지 떼기-이 있고. 

게다가 내가 문명, 자체를 꺼리는 심사도 있어서, 큰 주제에도 그리 동의가 안 되었다. 본능을 꾹꾹 눌러가면서,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살아야 하지, 싶은 거다. 그게 좋은 세상인가, 싶기까지. 

쥬디와 닉의 관계는 그저 그런 로맨스물처럼 전형적이라 싫고, 질문하는 여자, 대답하는 남자, 어리바리 여자, 안내하는 남자, 친구는 초식동물은 여자, 육식동물은 남자,인 설정이 싫다고 했다. 아, 것도 좀 그렇네, 싶고. 

웃긴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주제도, 희망이라고 명명한 것에도 나는 동의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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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7-05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쓰려는 영화감상평을 별족 님이 대신 쓰셨군요.

역시 글에서 실천가의 면모가 돋보입니다.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 점에서 이론가의 일면만 강조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별족 2016-07-05 09:27   좋아요 0 | URL
문명과 자연,은 균형을 잡아야 하는 문제 같습니다.
다르지 않은데, 왜 그렇게 페미니스트,를 적대하시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만 ^^

마립간 2016-07-05 11:27   좋아요 1 | URL
별족 님은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셨는데, 제가 별족 님을 적대시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런 느낌을 받으셨다면 사과드리면서 오해를 푸시라고 말씀드려야겠네요.

제 글이 (적대적보다 더 적합할지 모르는) 공격적이었다면, 상대의 더 거칠은 공격에 방어하기 위한 반작용이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페미니즘의 반대하는 사람은 (세련된) 여성 혐오자라는 글도 있고, 제 글을 통해 `일간베스트`나 `컴밍아웃`이란 용어도 튀어나왔으니까요.

제 의견은 별족 님의 다른 페미니스트를 선언한 분에 동의하지 않는 것과 같이 제가 그 분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별족 2016-07-05 12:11   좋아요 0 | URL
저,를 적대시한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마립간 님이 언제나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써서 묘사하시니까, 페미니스트인 저도 그런 느낌을 받는 거죠. 일반화가 가지는 폐해죠, 머.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기호 지음, 박선경 그림 / 마음산책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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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건,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이걸, 십대의 내가, 이십대의 내가, 삼십대의 내가 알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금의 나는, 인생이 결국 지나가버리고, 웬만해서는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끝까지 싸울 열의,가 안 생기는 거다.

선의로 시작한 일들이 초래한 끔찍한 결과들을 보고, 강경한 주장들의 강경함에 뒷걸음질치면서, 그저 사람들이 자기 마음에 정직해질 수 있기를 바라는 거다.

 

아침에, 네 살 딸래미가 일곱살 아들래미에게 '삐뽀사루 겟츄'라는 게임설명서를 들고는 거기 주인공캐릭터 '스파이크'를 '손오공'이라고 주장하다, 싸움이 났다. 세살이나 더 먹고, 손오공은 원숭이라는 걸 아는 아들래미가 눈을 커다랗게 뜨면서 '아니라고!!! 손오공은 꼬리가 있다고!'하는데도, 아득바득 소리치더니 결국 주먹질을 주고 받길래 뜯어놨더니, 아들래미만 억울하다며 울었다. 그 와중에도 여전히 손오공이라고 주장하는 딸래미는 와, 정말이지 쥐뿔도 모르면서 강경하다. 아들에게, 모르면서 우기는 사람을 이길 방법은 없다고, 설명해도 모르면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주먹다짐을 할 일도 분해서 울 일도 아니라고 말해 준다.

 

무언가 극단적인 이야기들,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무언지 모를 이야기들을 읽다가 더는 못 읽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겨우 한 두쪽 짧은 이야기들에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다. 그렇지, 사는 게 그렇지,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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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의 연장통 - 당신을 지키고 버티게 하는 힘
신인철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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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가 셋이고, 직장 생활이 이십년차에 육박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장,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나와 공명할 여지가 거의 없다.

 

책 속에서, 중용,은 회사생활 5년차?즈음 될 법한 대리가, 회사에서 시끌벅적하게 과장?과 싸우고는 10년차?즈음 되는 차장과 함께 이른 아침 직원고충 상담실,에서 함께 읽는 책이다. 이 사람의 고민이란, 나보다 진급이 빠른 동기, 후배에게 멋진 일을 맡기고 자신에게 그저 노가다를 시킨 것처럼 보이는 상사, 술자리의 다툼, 들이다. 중용을 함께 읽는 차장은, 회사에서 평판좋은 능력남으로 묘사되고, 문제적 대리는 울뚝불뚝 아직 사회생활에 미숙한 것처럼 묘사되고, 그러니까 중용은 이 미숙한 자를 이끌어, 회사 내 성공을 가져오는 어떤 '도구'처럼 묘사된다. 그 도구,로서의 연장통,인 거다.

 

나는 책을 성공하기 위해서 읽지 않는다. 나는 책이 나를 성공,으로 이끄는 존재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식의 접근이 '마음의 학문'인 유학,에 대한 모욕이라고도 생각한다.

 

한자어로 쓰여진 짧은 고전은 수백년,을 내려오며 갑론을박이 가능할 만큼 해석의 여지가 많고, 다른 인생에 다른 결로 읽힐 만한 텍스트겠지만, 이 책이 특정한 상황을 설정하여 해석한 그 결은 오히려 밀어내고 싶었다. 후배가 총괄하는 프로젝트에 보조업무를 맡고 자존감에 상처입은 상황에 '아무리 사소한 것에라도 정성을 다하라'라는 중용을 텍스트가 올라앉으면, 그래, '유학은 기득권자를 위해 복무한다'는 말이 그대로 사실 같아서, 살펴보고 싶지 않아진다.

 

아무도 아무런 상황도 설정하지 않은 중용을 읽어야 겠다. 우선, 지금은 미운 맘이 생겨서 안 되고,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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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천도룡기 1~8 세트 - 전8권
김용 지음, 임홍빈 옮김 / 김영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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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해경,을 보다가 머리없는 귀신 하경이 천제가 남녀를 만들고 사랑을 만들었다며 분개하여 일장연설을 하는 장면에서 웃었다. 애초에 남녀를 만들어놓으니, 세상이 이지경이 아니냐며 말하는 그러니까 머리잘린 귀신 하경은, 천상의 혁명분자,라고 언급된다. 

 

의천도룡기,를 읽다가 산해경의 그 이야기가 생각났다. 

 

의천도룡기는 온갖 사람들의 온갖 이야기가 있어서, 사랑이나 의리나, 정의로움이나 민족적 감정이나, 그 무엇이라도 이야기할 수 있다.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로 이어지면서 중국 한민족의 협사이던 주인공이, 단 한 사람의 정인이었다가, 네 명의 여인을 모두 아내삼고 싶어하는 주인공이 된다. 민족적 색깔도, 옳고 그름에 대한 태도도 불분명해진 남자 주인공은, 그래도 나쁘지 않다. 내가 나이먹는 것처럼, 책들을 통해 책속의 사람들이 나이먹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나이먹으면서, 그렇게 모호해지고, 그런데도 싫지 않았다. 

 

나는 이미 마음 속에 이런 태도가 있었던 거다. 문제는 이미 있고, -천제가 남녀를 만든 순간에- 그 문제를 없애겠다는 그 모든 해결책은 그래, 모두 쓸모없다,라는. 우리는 그저 혼돈의 한 생을 살아가고 마는 존재라는 생각 말이다. 그걸로 족하다는 생각. 

죽음이 휭행하는 무협지를 보고 있자니, 죽고 사는 게 사람의 일이 아닌 것처럼도 느껴지고, 살면서 하는 어떤 일들도, 그저 다 장난처럼 느껴진다.

 

나는, 서양이 말하는 것처럼 동양이 야만적이어서 덜 문명화되어서 식민지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사람이 나고 죽는 것처럼, '문명'이 성숙하다는 것은 '생명'이나 '삶'이나 어떤 것들과 되려 멀어져서, 결국 '야만'에게 밀리는 거라고도 생각하는 거다. 쭉 위로만 뻗을 수는 없는 거라고, 죽지 않겠다고 용맹정진하는 어떤 태도들-의료나, 보안산업 들-에 뚱해져서는, 은하철도 999의 철이에게 '네가 살리려는 어머니의 기계몸을 네 어머니가 정말 원하실까?'라고 묻고 싶은 지경이다.

 

몽고가 금과 싸우던 사조영웅전의 시대에서, 다시 원이 망하고 명이 싹트는 의천도룡기의 시대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들 가운데서, 그렇게 나는 쇠락을 수용하는 성숙한 문명으로의 동양을 본다. 영웅,이 등장한다고 해도 한계가 명확한 이야기 속의 세계가 그래, 나의 세계고 나의 마음이지 싶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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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1100만 명을 어떻게 죽일까?
앤디 앤드루스 지음, 이은정 옮김 / 에이미팩토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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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직원에 해당하는 성과연봉제를 투표로 가결시켰다. 

우리회사는, 노조동의없이 이사회 인준만으로 직원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나는 성과연봉제가 '평가기준이 공정하다면'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통,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설명하기 위해서, 나는 지금 이미 간부급에 진행되는 성과평가제도가 어떤 식인지 말하게 된다. 공기업은 나라가 평가한다. 언론이 조장하는 '방만경영'이라는 익숙한 말은 결국 나라에서 하는 공기업평가,가 언론과 여론과,결국 국민들의 입에 달려있다는 거다. 평가는 정부가 하지만, 평가하는 방법은 분위기에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계량평가,와 비계량평가가 있고, 정부가 추진하는 온갖 정책이-사회적기업 물품구매비율,이나 친환경녹색제품 구매율-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공기업을 통해 추진된다. 비계량평가를 위해서는 보기 좋은 보고서를 선정된 평가위원에게 제출해서 평가받는다. 그림과 도표를 멋지게 넣기 위해 돈을 쓴다. 회사평가를 S를 받으면, 성과급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다. 회사가 평가받는 여러 지표는 회사내 조직들에게 또 배분되어 내부 경쟁지표로 활용된다. 발전소가, 발전소를 지원해야 하는 본부가, 운전요원을 교육하는 훈련센터에 업무성격을 고려하지만 크게 고려할 수는 없는 형태로 배분된다. 사회적기업물품구매비율의 경우, 총 구매비용 중 몇 % 이런 식이기 때문에, 모든 조직은 그런 압력을 받는다. 이건 또 내부 경쟁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회사가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문제기는 하지만, 내 조직은 달성하고 다른 조직은 달성하지 못하는 것을 어쩔 수 없이 기뻐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그래서, 협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고 몇년 지나니, '협업노력도'라는 계량지표가 최고경영자의 지시로 추가된다. 계량은 조직을 비협조적으로 만들고, 비계량은 그러니까 거짓을 단련시킨다. 계량할 수 없기 때문에 쓰는 비계량보고서지만, 평가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 기술하는 내용은 가능한 계량화시킨다. 일보다 보고서가 중요해진다. 평가를 급여와 최종적으로 퇴출에까지 연결시키면, 평가를 위해 거짓을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그럴 수 있는 일이 되어 번진다. 합리적,이라고 언제나 모범처럼 말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엔론,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들이다. 거짓을 켜켜이 쌓아 만든 보고서로, 평가와 경영을 한다. 가치는 전도된다. 

현실의 삶에서 거짓말,은 도처에 있다. 성과연봉제,처럼 이미 실패한 경험이 쌓인 제도조차, 공기업이라는 공공의 부를 사적으로 취하려는 경영계의 지도자분들의 노련한 주도아래, 정치와 언론이 함께 그럴 듯하게 포장할 수 있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서 공기업이 부실해지면, 공기업이 방만해서 그렇다고 하면 되고, 공기업이 방만하니까, 사기업화한다고 하면 되는 거다. 

눈을 크게 뜨고, 진실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 사는 건 살수록 어렵다. 


책은 나쁘지 않다. 단, 너무 짧다. 

우리나라 역사라면 이야기를 산처럼 쌓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더 설득력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적당한 거리가 있는 편이, 자신이 공범이 아니라는 자각이 더 많은 호응을 유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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