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의 연장통 - 당신을 지키고 버티게 하는 힘
신인철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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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가 셋이고, 직장 생활이 이십년차에 육박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장,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나와 공명할 여지가 거의 없다.

 

책 속에서, 중용,은 회사생활 5년차?즈음 될 법한 대리가, 회사에서 시끌벅적하게 과장?과 싸우고는 10년차?즈음 되는 차장과 함께 이른 아침 직원고충 상담실,에서 함께 읽는 책이다. 이 사람의 고민이란, 나보다 진급이 빠른 동기, 후배에게 멋진 일을 맡기고 자신에게 그저 노가다를 시킨 것처럼 보이는 상사, 술자리의 다툼, 들이다. 중용을 함께 읽는 차장은, 회사에서 평판좋은 능력남으로 묘사되고, 문제적 대리는 울뚝불뚝 아직 사회생활에 미숙한 것처럼 묘사되고, 그러니까 중용은 이 미숙한 자를 이끌어, 회사 내 성공을 가져오는 어떤 '도구'처럼 묘사된다. 그 도구,로서의 연장통,인 거다.

 

나는 책을 성공하기 위해서 읽지 않는다. 나는 책이 나를 성공,으로 이끄는 존재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식의 접근이 '마음의 학문'인 유학,에 대한 모욕이라고도 생각한다.

 

한자어로 쓰여진 짧은 고전은 수백년,을 내려오며 갑론을박이 가능할 만큼 해석의 여지가 많고, 다른 인생에 다른 결로 읽힐 만한 텍스트겠지만, 이 책이 특정한 상황을 설정하여 해석한 그 결은 오히려 밀어내고 싶었다. 후배가 총괄하는 프로젝트에 보조업무를 맡고 자존감에 상처입은 상황에 '아무리 사소한 것에라도 정성을 다하라'라는 중용을 텍스트가 올라앉으면, 그래, '유학은 기득권자를 위해 복무한다'는 말이 그대로 사실 같아서, 살펴보고 싶지 않아진다.

 

아무도 아무런 상황도 설정하지 않은 중용을 읽어야 겠다. 우선, 지금은 미운 맘이 생겨서 안 되고,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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