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 - 과학에서 배우는 삶의 교훈
제임스 듀이 왓슨 지음, 김명남 옮김 / 이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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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새로운 판본으로 다시 나왔다. 나는 이전 판본으로 읽었고, 나는 이 사람이 너무 싫었다. 그런데도, 자신이 민주당 지지자라고 말하는 게, 어떤 민주당 지지자의 미운 모습을 내가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강구도의 미국에서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체제수호적이라는 건 어쩔 수 없고, 그래도 둘 중 하나라면 민주당이긴 한데, 나는 이 민주당 지지자라고 스스로를 명명하는 이 성공한 생물학자가 밉살스러워서, 그저 너무너무 미워서 어처구니없는 존재에게-그게 트럼프라도- 표를 줄 지도 모르겠는 지경에까지 이르는 거다. 똑똑한 아이를 원한다면, 똑똑한 여자를 아내로 삼아야 한다,는 말은 자명한 말이지만, 재수없는 말인 거지. 합리적이고 맞는 말이라고 사람의 마음이 가지 않는다는 거다. '지루한 사람과는 어울리지 말라'는 스스로 우쭐해져서 썼을 조언이 가소로웠다. 이중나선을 밝히는데 여성과학자의 사진이 중요한 단서였음을 아는 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명예를 이 놈이 누렸다는데 이미 적개심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읽히나 의심도 품었다. 
이전에 우리의 민주주의거든, 에서 옮겨놓은 그대로, 공동체를 닫는 그 합리성이 차고 넘친다. 
그 사람의 말대로 하는 성공을 하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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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제495호 : 2017.03.11
시사IN 편집부 엮음 / 참언론(잡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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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특집은 정규직, 비정규직에 대한 이야기다. 노동조합의 책임,에 대한 이야기. 공공부문, 정규직이 괜찮은 일자리가, 민간부문, 비정규직을 얼마나 착취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내가, 공공부문, 정규직,이라서 생각이 많다. 

10년의 민주당 정부가 이명박 정부로 넘어갔을 때부터, 나는 그 10년 무얼 했어야 했을까, 여전히 생각한다. 무얼 했어야,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민주당이 제1당, 민주노동당이 제1야당이 되기를 원했는데, 10년이 지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당이 여당이 되고, 민주당이 제1야당이 되어 있었다. 내 마음 속 1당이었던 민주노동당은 사라져버렸다.

이런 세상을 바라지 않는데도, 이런 세상이 되는 데에 나의 책임은 있을 것이다. 부러워하면서 미워하는 사람들을 나도 알고, 그런 미움 가운데 '공공부문 정상화'같은 여론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알고 있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조합이 협상을 통해 어떤 거래들을 했는지, 나의 노동조합이 어떤 거래들을 했는지 곱씹는다. 연대하는 건 다 불법이라고, 법을 어기는 거라고 쉽게도 말하지만, 그리고 언제나 법이 가장 강경하게 작동하는 바로 그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 언제나 너무 조심했다고 후회한다. 대중조직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어야 겨우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조직이 스스로의 담론을 강화하기는 얼마나 힘든가. 누구나 노동조합을 이익집단,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익이 다수의 이익이기 때문에 정의라고 말하는 것에 의문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정상일까.

나는 노동조합의 투쟁은 언제나 가치관의 투쟁이라고, 아직도 순정하게, 지금 여기 이 집회에 선 사람들이 정말 바라는 게 돈이 아니라서, 지금 저 자본과 권력은 두려워하는 거야, 라고 생각하는 나는,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겨우 내 자신은 설득하지만 타인에게 말 꺼내기 부끄러워하면서, 조심조심 건너온 그 십년이 지나, 참혹한 9년을 보내고, 앞으로 10년,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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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를 읽다 - 언어의 투사 맹자를 공부하는 법 유유 동양고전강의 6
양자오 지음, 김결 옮김 / 유유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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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의 선함을 믿는다. 

다행히도 동양인이라서, 유교 전통 안에서, 좌절의 순간에도 그 자체를 의심하지는 않는다. 

믿을 수 없는 많은 순간에도, 그건 결국 믿음, 이라서 쉽게 바뀔 수가 없다. 

얇은 책인데, 오래 걸려 읽었다. 외로운 웅변가의 삶을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성의 문지기조차 '아, 그 되도 않는 말을 하고 다니시는 분'이라고 평하는 유학,을 전쟁의 시대에 설파하는 것은 외로운 일일 것이다. 논파하는 것이 좋아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어서 한다는 맹자가 안타깝지만, 그 귀한 말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 고맙다. 

책 속에 인용된 왕과 맹자의 말들 중에, 제물로 끌려가는 소의 울음을 왕이 듣고 소를 양으로 바꾸라 한 데 대해 말하는 것이 있었다. 맹자는 왕의 행동을 소가 아까워서 한 거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으나, 그건 눈으로 본 소를 불쌍히 여긴 마음이니, 그 마음을 넓게 백성에까지 펼친다면 능히 훌륭한 왕이 될 거라고 말한다. 인간에게 본래 있는 그 불쌍히 여기는 마음, 그 마음을 단련하기 위해, 고기를 먹으면서 푸줏간을 멀리하는 것은 익숙해지지 않기 위해서라고도 말한다.  

그 대목을 읽으면서 나는, '왕좌의 게임'생각을 했다. 칼을 들어 직접 처형하는 최고 권력자의 모습을 의아해하는 내게 먼저 보고 있던 남편은 그 판타지 세계관 안에서, 최고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이나 명령이 행사되는 것을 자각하기 위해 직접 처형하는 거라고 설명해주었다. 그 때도, 나는 그걸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명령만 내리고, 실제를 모르면 얼마나 그게 무거운 명령인지 모를 수 있다고, 그래서 직접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맹자의 설명을 듣고는, 그건 나의 어리석음인지도 모르겠다고,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쉽게 익숙해지는지 잊었었구나, 싶었다. 차마 어쩌지 못했던 인간의 마음,이 어느 순간 그저 성실함 만으로도 행할 수 있는 일이 되어버릴 수도 있겠네,라고. 결국 왕좌의 게임,안에서 최고 권력자가 손에 피를 묻히면서 자각하는 것은, 명령의 무거움이 아니라, 권력의 강함이었을 것이라는 자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차이가 동양과 서양 세계관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고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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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넷페미史 - 우리에게도 빛과 그늘의 역사가 있다
권김현영 외 지음 / 나무연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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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선물로 준 책이다. 세 명이 한 강의를 엮은 책은, 결이 조금씩 다르고, 내가 지나온 90년대를 말하는 첫번째 강의가 맘에 들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책 제목도 맘에 들지 않는다. 넷페미!라니!!!

페미니스트인 나는, 내 자신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부끄러워서, 온라인에 내가 쓰는 글을 오프라인의 사람들에게 알려주지 못하지만 나는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으로도 나다. 내 이름을 쓰는 건 아니지만, 언제나 같은 아이디로 부끄러운 글들을 뒤에 남기고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다. 내 자신의 정신과 육체도 나누지 못하고, 또 내 자신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누지도 못하고, 타인에게 모진 말을 하면서 내 자신에 관대하지도 못한다. 

첫번째 강의자였던 분은 스스로를 넷 페미,라고 90년대 호주제, 군가산점이 이슈가 되었을 때, 자신을 가장하여 논쟁하는 이야기를 한다.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가장하고 중학생을 가르치는 남자 교사인 체, 아이가 있는 엄마인 체, 타인을 설득하는 실험들을 했다고 말한다. 고지식한 나는, 그건 가능하지 않다고, 다들 자기 정체성 안에서 가장 정직하게 말해야 겨우 소통이란 걸 할 수 있는데, 소통을 하지 않고 하는 설득이란 얼마나 건조한가, 라고 생각하는 거다. 자신이 옳고 타인은 그르다는 확신 속에서, 스스로에게 정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타인이 가장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를 가상하여 쓰는 글은, 정말 설득을 할 수 있을까. 

젊은 페미니스트들이 가득 찬 자리에서, 어쩌면 웃으면서 즐겁게 이루어졌을 그 이야기들이 페미니즘을 오해하게 한다는 생각을 한다. 자연과 문명의 이분법이 얼마나 여성을 대상화하고 착취했는지,를 말하는 페미니스트가 인터넷 상에서 자신의 절대적 옳음을 확신하고 타인의 말을 흉내낸다. 깨어지는 것은 상대의 유리같은 마음만이 아니다. 자신도 말하면서 아닌 체 하지 못해서, 결국 자신의 마음도 변해 버린다. 무슨 이유로라도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하면, 마음이 병들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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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데, 마을이 필요한가,
마을을 만드는데, 아이가 필요한가,
내가 아이가 없다면, 나는 공동체를 요구할까.
지금의 파편화된 삶에도 그럭저럭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이 있어서, 자기 세상을 이제 조금씩 확장하는 아이들이 있어서, 공동체가 있기를 바라고, 그 공동체가 안전하기를 바라고, 또 그런 공동체가 서로를 믿으면서 지지하기를 바라는 게 아닐까.
아이가 없다면 공동체를 요구할까, 싶은 마음과
여자가 하지 않는다면 누가 공동체를 지지할까, 싶은 마음까지. 
그래서, 1988의 세계 속에서 아이를 함께 키우는 부모들의 마을,이 내가 젊은 어떤 날 도망치고 싶던 오지라퍼들의 세상일 수도 있는데도, 그래도 역시 그립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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