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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제495호 : 2017.03.11
시사IN 편집부 엮음 / 참언론(잡지)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이번 호 특집은 정규직, 비정규직에 대한 이야기다. 노동조합의 책임,에 대한 이야기. 공공부문, 정규직이 괜찮은 일자리가, 민간부문, 비정규직을 얼마나 착취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내가, 공공부문, 정규직,이라서 생각이 많다.
10년의 민주당 정부가 이명박 정부로 넘어갔을 때부터, 나는 그 10년 무얼 했어야 했을까, 여전히 생각한다. 무얼 했어야,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민주당이 제1당, 민주노동당이 제1야당이 되기를 원했는데, 10년이 지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당이 여당이 되고, 민주당이 제1야당이 되어 있었다. 내 마음 속 1당이었던 민주노동당은 사라져버렸다.
이런 세상을 바라지 않는데도, 이런 세상이 되는 데에 나의 책임은 있을 것이다. 부러워하면서 미워하는 사람들을 나도 알고, 그런 미움 가운데 '공공부문 정상화'같은 여론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알고 있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조합이 협상을 통해 어떤 거래들을 했는지, 나의 노동조합이 어떤 거래들을 했는지 곱씹는다. 연대하는 건 다 불법이라고, 법을 어기는 거라고 쉽게도 말하지만, 그리고 언제나 법이 가장 강경하게 작동하는 바로 그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 언제나 너무 조심했다고 후회한다. 대중조직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어야 겨우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조직이 스스로의 담론을 강화하기는 얼마나 힘든가. 누구나 노동조합을 이익집단,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익이 다수의 이익이기 때문에 정의라고 말하는 것에 의문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정상일까.
나는 노동조합의 투쟁은 언제나 가치관의 투쟁이라고, 아직도 순정하게, 지금 여기 이 집회에 선 사람들이 정말 바라는 게 돈이 아니라서, 지금 저 자본과 권력은 두려워하는 거야, 라고 생각하는 나는,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겨우 내 자신은 설득하지만 타인에게 말 꺼내기 부끄러워하면서, 조심조심 건너온 그 십년이 지나, 참혹한 9년을 보내고, 앞으로 10년,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