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처음 시작한 방송이다. 늦게 시작했는데, 끝까지 봤다.
토론을 게임으로 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 말하고 싶어하는 걸 듣고 있는 게 좋았다. 논리는 부족할 지 몰라도,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들을 보고 있는 게 좋았다.
싸움구경을 좋아해서 그런가,
참가번호가 적힌 흰 티셔츠를 입은 백명의 사람들이 처음 가진 토론의 주제는 '주 4.5일제'였다. 찬성과 반대가 50대 50으로 갈리고, 토론을 한다. 구한말 공원에 벌어졌다던 만민공동회?와는 단상이 두 개라는 게 다를까, 찬성과 반대가 번갈아 이야기하고 나는 화면 밖에서 듣는다.
나의 입장은 반대,인데 그렇게 짧은 시간에는 말할 자신이 없다. 나의 입장을 설명하는 건 쉽지 않아. 찬성의 입장은 내가 모르지 않는 것들이라-우리는 일하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 일하는 겁니다- 시큰둥한데, 반대의 입장은 다종다양해서 재밌기는 하지만, 멋지게는 들리지 않는 것도 같았다. 반대가 레드카드를 두 개나 받아서 결국 게임으로서의 토론은 반대가 졌다.
나의 반대는 어쩌면 반대파의 '그럼 교육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와 조금 통하는데, 찬성파에 등장한 현직 선생님이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로 반박당했다. 그렇지,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서, 학원이 생겼지. 우리는 세상과 경쟁하고 있는 거니까.
주 5.5일제였던 게 주 5일제로 바뀔 때 나는 사람들이 좀 더 느긋해지고 행복해질 줄 알았지. 그런데, 상황은 어땠냐면, 관광 여행업이 붐업되고, 사람들은 서로를 비교하면서 삶에 더 많은 돈을 원했다. 주 5일제는 시간을 돈으로 사는 문제라 물가는 올랐고, 박탈감이나 편중은 더 심해졌다. 주 5일제,를 적용받는 정규직 일자리는 공무원과 공기업과 대기업, 학교 정도가 남고 점점 프리랜서가 대세,가 되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들, 스스로를 경영하는 프리랜서,들.
나는 주4.5일제를 새벽배송을 금지하자,는 말처럼도 듣는 것 같다.
국가가 정해주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는 주장에는 누구나 주 4.5일은 일할 수 있게 하자,여야 하는는 거잖아?싶기도 하고 말이다. 지금은 누구도 주 4.5일 이상은 일하지 말아라,가 아닌가도 싶다.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 일이란 무엇인가, 부터 정의해야 하는 게 아닌가. 주 4.5일 일하는 걸로 생활이 될 것인가? 도 질문해야 하는 게 아닌가.
주4.5일제는 돈을 받고 하는 노동의 고용과 피고용관계를 정의하는 말이고, 이게 가능한가,는 역시 모르겠다. 사람들은 주40시간 노동을 10시간씩 나흘 일하는 식으로 선택하려고 한다. 주30시간이라니 여섯시간씩 5일을 일하는 방식보다 9시간씩 사흘 일하고, 나머지 세시간을 하는 방식으로 일 할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어떻게 하려는지 원하는 게 뭔지 나도 나를 모르는데, 그걸 제도로 정의할 때 어떻게 하려는지도 모르겠다.
재밌었다. 나는 게임이 끝난 다음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겠고, 더 말하게 하고 싶었다. 게임이 아니라, 진심으로 말하고 싶어하는 거니까. 폭력이 벌어지지 않을 테니까, 말하는 걸 듣고 싶었다. 마이크를 빼앗은 게 센스인가, 싶었지. 더 말하고 더 듣고 다시 찬 반을 나눠도 좋았겠다고, 그게 설득이 아닌가,고도 생각했다.
여러 날 하는 토론의 대주제는 이민,이다. 크게 관심있는 주제는 아닌데, 재밌을 거 같다. 너무 늦게 해서 아쉽지만 목요일이니 다음에도 봐야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