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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살구클럽
한로로 (HANRORO) 지음 / 어센틱 / 2025년 7월
평점 :
한로로, 노래가 좋다고 큰 애가 산 책이다. 읽어보고, 읽어보래서 읽어봤다.
읽으면서 아이들이 일찍 늙나, 생각했다.
하는 짓이나 하는 말, 하는 생각들을 1인칭시점으로 적어놓으니, 화자가 몇 살인지 알 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중1이다. 중1인 여자애가 중2, 중3인 언니들이랑 살아보려고 애쓰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다. 원래 여자애들이란 중1만 되도 자기가 다 큰 줄 알기는 하지만, 그렇게 다 써놓은 걸 보고 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뭐, 나도, 열살인지, 스무살인지, 서른살인지, 마흔살인지, 쉰살인지, 아흔살인지, 내가 써놓은 글과 현실 속의 내가 충돌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글을 쉰살이나 먹은 아줌마가 쓴다고?라면서 나이를 헛 먹었네,라고도 할 수 있고, 어이구 다 산 사람처럼 써서 아흔인 줄?이라고 할 수도 있지. 그래서 또래들끼리 이야기하면 그렇게 재밌는 건지도 모르지.
나는 나이를 훌쩍 먹어서, 책 속의 아이들이 일찍 늙었나,라는 감상을 하지만, 딸들은 그저 공감하면서 읽는 건가. 어른에게는 하지 않을 말을 또래들에게 하는 이야기, 어른들에게는 이런 저런 잔소리나 들을 말들. 도움을 청하거나 어떤 해결책들을 스스로 봉쇄하고- 말해봤자 소용없어,라고- 극단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이 책 속에 있다.
이야기 속에 어른이 없어서 답답하고. 아이들이 어른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또 답답하다. 아이들은 스스로 이미 다 자랐다고 생각하고, 서로를 의지하기로 결심한다. 이 아이들에게는 왜 어른이 없나. 왜 어른들이 없는 걸까. 왜 어른들이 영향력이 없는 걸까. 어른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렇게 빨리 늙어버렸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르겠다. 이 이야기의 의미가 무언지도 모르겠다.
태수의 편지,가 누군가를 떠오르게 했다. 티비에는 아이들이 보는 나의 히어로아카데미아,가 나오고, 히어로의 본질은 타인을 살리는 거라는 말에 울컥하기는 하는데, 태수의 편지도 그렇고 태수의 선택도 그렇고, 자기자신도 살리지 못하면서, 타인을 살리려고 한다는 게 한심해서 이상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세대는 이런 자기 모순들 가운데 자신을 극단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건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