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 마음을 움직이는 힘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1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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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배달된 책상자에서 굴러나온 이 책이 낯설어 물었다. 이건 그의 취향이 아니다.

"왠거야?"

"내가 말했었지, '아내를 기쁘게 하는~'이벤트가 있었다구, 이게 그 책이야."

"그래서, 이벤트 응모는 했어?"

"주문하고 응모하려고 봤더니 벌써 끝났던데."

그래서, 내가 먼저 읽기 시작했다.

이건 처세술 책이다. 이런 책들에 손이 가는 이유는 '처세'라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다. 인간관계의 많은 것들이 버거워져서, 도움이 될까 하고.

이 책은 좀 더 전통적인 인상이다. 좋은 인상이었던 '섬기는 리더'처럼 전체는 하나의 소설처럼 구성되어 있지만, 저자가 우리나라 사람인 만큼 기독교적인 틀 대신 공자에 대한 인용들이, '섬김' 대신 '배려'가 등장한다. 다르지는 않다. 사람이 사는 것에서, 사람을 대하는 것에서 진심은 통하게 마련이고, 그건 어디서나 마찬가지이다.

책은 어쩌면 간단한 진리라서, 더욱 전달하기 어려운 그 사람사이의 배려를 나름 설득력있게 전달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마 독자가 30대 중 후반의 남자라면 더 잘 전해졌을 것이다. 성차별적이라기보다 우리 사회의 어쩌면 가장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 혹은 좀 성차별적으로 여성은 원래 배려하니까 설명은 남성에게 하는 편이 좋지,라고 생각하자 해도 역시 조금은 아쉽다. 아쉬운 마음은 역시 그게 현실이라서 그렇다는 걸 나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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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처럼 살아보기
미즈노 케이야 지음, 김지효 옮김 / 명진출판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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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이 책을 내 자신이 '두려움과 떨림'의 노통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집어들었다. 그 속의 노통처럼 납작 엎드리지도 못했고, 그래서 힘들었기 때문에, 이 최악의 날에도 웃을 수 있다는 남자를 만나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는 울어버렸다.

아, 요즘의 나는 감정이 넘친다. 호르몬 때문일 수도 있다는 걸 안다. 그렇지만, 역시 알렉스는 눈물겹다. 신들의 장난에 이토록 '행복하고자' 하는 인간이 눈물겹다. 그래서, 꺼이꺼이 울었다.

"신은 사건을 만들 뿐 인간을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만들지 못한다."

알렉스를 보고 있자니, 책 속 신의 마지막 말에 결국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알렉스만큼은 '절대' 못 하겠지만 행복하려고 노력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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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향 - Breath
김도향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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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때 다른 음반을 같이 샀다. 청량하게 통통거리던 그 음반을 들으면서, 내가 한 말은 "아, 이런 노래를 좋아하는 성정이 참 맑은가봐",였고, 속으로 한 생각은 "아, 역시 나는 '디바'야!"였다. 그리고 한참을 묵혔나보다. 

"네가 사놓고 안 듣길래", 라면서 카오디오로 노래가 나오는데, 아 목소리 노래, 다 참 좋다.

내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지 않았는데,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 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좋다.

목소리는 편안하고, 노랫말은 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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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0-25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 수도 있겠다... 라는 말에 깊은 동감을 하게 되는 음반... 정말 정말 좋아서 작년 겨울 내내 어디를 가도 꼭 갖고 다니게 되던... 모든 음악이, 단 한곡도 빼놓지 않고 가슴을 통하는 정말정말 좋은 음악.

별족 2006-10-29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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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말입니다, 이게 어떻게 들려?"

"말이라고, 왜?"

"나는 말이지, 저는 말입니다, 라고 들었지. 저는 말입니다. 학생입니다. 뭐 이런. 그 다음을 기다렸다고."

"그럴 줄 알았어, 네가 잘 쓰는 말이잖아?"

빨강도 말을 하고, 개도 금화도, 죽어버린 시체도 말을 하고, 소제목은 간단하게, " 저는 살인자입니다, 나는 세큐레, 나는 카라,"이런 식이니까, 내가 이 책을 속도감 있게 읽었고, 푹 빠졌었다면, 이런 식의 오해는 안 생겼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저는 말입니다, 이 책을 모두 읽는 게 무척 힘들었습니다. "

독특한 분위기가 있고, 조금 더 그 세밀화,란 것을 궁금해하면서,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이스탄불의 좁은 골목길이나 술탄의 보고에 들어가보고 싶어했지만, 역시 너무 힘이 들었다. 읽으면서 힘든데도, 읽고 싶었고, 끝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 처음부터 끝까지 좀 더 속도를 내서 읽는다면, 더 잘 이해하고, 다른 모습들이 보일 것도 같기는 하다.

책을 읽지 않으면서도 책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 책은 문화가 충돌하고 변화하는 과정에 대해 묘사하는데, 그것은 그림의 방식에 관한 것이다. 오래된 전통의 화법과 새로운 이방의 화법의 충돌이 묘사되는데, 주요하게 이방의 방식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원근법'이다. '그림은 어떻게 누구의 관점으로 그려야 하는가'에 대한 세밀화가의 대답과 베네치아 화풍 화가들의 대답이 다르다면서 베네치아 화풍의 원근법이 세밀화가의 종교관, 세계관과 어떤 방식으로 충돌했는지 묘사하고 있다. 그런 묘사들에 느리게 따라가면서 사로잡힌 나머지, '세계화의 원근법'이란 책 제목을 보고는 미술책이라고 생각해버리기까지 했다.

종교와 미술이 결합한 방식이나, 문화가 섞이는 과정의 저항이나 충돌을 세밀하게 묘사한 이야기이다. 읽느라 힘들었지만, 다 읽고 나니 큰 그림을 볼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이 박하게 점수를 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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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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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번 설 나의 시댁행에 동행하였다. 아이들도 없어 놔서 고즈넉한 시댁에서 설거지까지 마치고, 볼 만한 티비프로도 없고, 채널 선택권도 없는 와중에 읽을 심산으로 가져간 것이다. 이런 때 동행하게 되는 책은 가볍고-하드커버 제외-, 술술 잘 넘어가고, 그렇지만, 적당히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해, '저기 어머님, 이것만 마저 읽고 하면 안 될까요?'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이 책은 음,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야기는 얽혀있지만, 또 각각은 별도의 이야기처럼 진행된다. 각 단락은 그대로 연결되지만, 독립적이고, 그 연결은 마지막 순간까지 알 수 없다.

마지막 순간에야, 내가 속았다는 걸 깨닫지만, 또 역시 속지 않을 수 있는 '현대인'이 어디 있을까 싶고.

이런 기막힌 반전에도 불구하고, 이걸 영화로 만드는 건 역시 불가,라고 생각해버린다.

아무도 속이지 않았는데도, 내가 속은 이유는 내가 편견에 사로잡혀 상상해버렸기 때문이다. 나의 상상과 어긋나는게 반전이라면 기막힌 반전이지만, 책 속 그 어디에도 이것을 반전으로 장치해놓은 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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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1-31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드라마로 칼라와 흑백으로 보여주면 좋을 듯도 싶고... 저도 그 생각했습니다.

별족 2006-01-31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