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티모시 페리스 지음, 최원형 옮김 / 부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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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고 있다. 직장생활이 쌓여갈수록, 갈등이 늘어난다. '나는 이런 삶을 원하나?', '직장은 나에게 무엇인가?', '나는 무슨 꿈을 꾸는가?'

지난 갈등의 시기, 나를 넘어가게 한 것은, 진지한 일본인 메모광이었고, 지금 나를 넘어가게 하는 것이 이 책이다.

그렇다, 회사가 자본이 요구하는 일을 해내는 데는 그들이 요구하는 시간 전부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회사가 원하는 일을 해내는 데, 그렇다. 이 책의 제목만큼밖에 쓰지 않아도 된다. 몸을 쓰는 일이 아니라, 머리를 쓰는 일, 무작정 시작하지 않는다면, 쓸데없는 일들로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그 방법을 궁리하고 시작하는 편이 훨씬 적은 시간에 훨씬 높은 성취를 할 수 있다. 이건 나도 알고, 내 주변의 누구라도 알고 있는 거 같다. 그래서, 이 책에 열광하는 것일 게다.  회사는 아니라고 할 거다. '네가 내가 원한 일을 하루 중 한 시간을 투자해서 해냈다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또 하라고, 그걸 하라고 내가 월급을 주는 거니까, 그 시간을 다른 데 쓰는 것은 심지어 '도둑질''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러나, 사람은 그런 존재가 아니니까, 그런 요구대로 존재할 수가 없는 거다.

나는 내가 그런 '회사'에 얼마나 동의했는지 알고 있다. 완전한 범생 마인드로 회사에서 노는 꼴 못 참는 인간인 거다. 그런데도, 햇수가 쌓여, 내게 시간이 생기니까 마음이 불안하고, 나는 중요하지 않다는 마음이 생기던 중이었다. 하고 싶은 일들-회사일은 아닌-은 많지만, 회사에서 그런 일을 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내 자신을 못 살게 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만나서, 그 시간들이 생긴 것이고, 그래서, 나는 그 시간에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한다. 회사가 내게 요구한 일을 해내는 데 이 정도 시간이 걸린 거라면 되었다. 나는 그 일의 댓가로 월급을 받고, 다른 시간은 다른 용도로 쓰더라도 괜찮다,는 마음이 되었다. 그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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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신화와 성서의 무대, 이슬람이 숨쉬는 땅 타산지석 4
이희철 지음 / 리수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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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너무 많다. 여행을 가게 되어 읽은 남편의 책이다. 남편은 이 책을 좋았고, 이 책을 읽고 터키에 무척 가고 싶었던 모양인데, 나는 이 책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친절한 친구가  터키에 대해 알려주기는 하는데,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바람에 그 인상이 나에게 쏙쏙 들어오지를 않는다. 한권으로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를 한권에 담았다면, 그건 늘 부족한 느낌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순전한 개인의 감상은 아니고, 객관적인 진실들로 담기에는 지면이 부족하고, 해야 할 말들은 지나치게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동안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나쁘지는 않은 셈.

책의 맺음은 정말 놀랍다. 이게 끝이야,라는 의문을 자아내는 편집과 끝이다. 끝은 어디서든 낼 수 있지만, 끝다운 맛이 없는 끝이다.

 참,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한창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한창일 때 터키의 사람들이 우리 나라를 배우려고 방문한 적이 있는데, 방문 전에 '한국을 배우자'가 정작 방문 후에는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이므로 한국처럼 할 수 없다'로 결론지어졌다는 대목.(갑자기 생각나서 다 늦게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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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트로이카 - 1930년대 경성 거리를 누비던 그들이 되살아온다
안재성 지음 / 사회평론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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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술,을 읽고 서평을 적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통해 작가의 전작인 '경성 트로이카'를 알게 되었다. 30년대 일제 하 경성에서 노동운동을 했던 혁명가들의 조직, 경성트로이카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회되면 읽겠지, 했는데, 부서 장서로 누군가가 사다 놓았다. 직원들의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라는 부서 장서를 통해 의외로 해방의 전망들을 배운다. '셈코스토리'도 부서의 장서였다.

해방 이후 북에서도 남에서도 환영받지 못했지만, 식민지 조선에서 가장 억압당하는 사람들 한 가운데서 혁명을 꿈꾼 혁명가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역사의 비틀어진 행로와는 별개로, 이들이 이렇게 계속 운동할 수 있었던 마음을 본다. 민족해방을 부르짖던 민족주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친일파로 변해버린 사람들과 이들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마음 속의 어둠, 나약한 마음, 보이지 않는 승리이다.

승리의 전망 없이 싸움을 지속할 수는 없다. 시대의 어둠 속에 혁명가들에게는 승리에 대한 확신, 이루고자 하는 세상에 대한 꿈이 있었다. 이게 없다면, 모진 고문 속에 동지의 이름을 감출 수도, 아픈 몸을 끌고 달아날 수도, 다시 동지를 모아 혁명을 말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 때문에, 단정적인 패배의 선언 때문에, 이 혁명가들이 떠올랐다. 이론도 논리도 아무 것도 없이 승리를 낙관하는 나의 어이없음을 인정하지만, 나는 결국에는 옳음이 승리할 것을 믿기 때문에,  그 선언에 동의할 수 없다. 지금에라도, 헌신적인 혁명가를 바로보지 못했던 지난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다면, 늦은 순간은 없다고 믿는다. 오래 걸렸지만, 바로 갈 수 있다고, 이 노골적이고, 뻔뻔한 정권 덕분에 그게 가능할 거라고 온 힘을 다해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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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렁뚱땅 흥신소 박스세트 (6disc) - KBS 미니시리즈
함영훈 감독, 이은성 외 출연 / 이엔이미디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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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드라마는 사랑얘기뿐이야,라는 편견에 빠지신분, 꼭 보시라. 흥미 만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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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6-27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완소였어요! 전 OST때문에 보게 된 건데 1회부터 작품에 푹 빠졌다니까요!

별족 2008-06-27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디비디도 샀습니다!!!
 
터키에서 보물찾기 세계 탐험 만화 역사상식 14
곰돌이 co. 지음, 강경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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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터키여행을 가잔다. 해외여행이 '옳은가'하는 이상한 질문으로 게으름을 포장하여 거부하다가, 같이 가기로 하고는 터키를 좀 알아보고자 초등생 딸을 둔 동료에게 이 책을 빌렸다.

직접 터키에 가는 것보다는 '내이름은 빨강'이란 책을 읽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내이름은 빨강'을 읽었다고 해서 터키를 여행할 준비가 되었다고는 할 수 없어서 시큰둥한 마음을 단계적으로 업시키려고 처음 읽었다. 좋다. 어린이가 읽기에는 더욱 좋겠지만, 어른인 나도, 흥미를 잃지 않고 보기에 좋다.  

만화는 터키의 위대한 건축가 시난의 보물을 찾는 줄거리로 아야 소피아 박물관, 블루 모스크(아, 원래 이름으로 불러줘야 되는데)를 중심으로 한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 지역을 보여준다. 군데군데 쪽 글로 터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알려준다. 성당으로 건축되어 이슬람 사원이 되었다가, 지금은 박물관이 아야 소피아 박물관의 역사를 통해 터키의 역사를 알게 하고, 기괴한 버섯모양 돌산의 카파도키아 지역을 통해 이색적인 자연 풍광을 또 알려준다.

나에게 낯선 이슬람 사제의 춤은 신비롭고, 오래된 건축물들은 그림만으로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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