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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뱅이의 역습 - 무일푼 하류인생의 통쾌한 반란!
마쓰모토 하지메 지음, 김경원 옮김, 최규석 삽화 / 이루 / 2009년 4월
평점 :
날 보고 가난뱅이라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알라딘 책소개에 통째로 들어있는 그 서문 그대로 나는 가난뱅이다. 월급을 받는 가난뱅이, 미래가 두려워 돈을 쌓아두는 가난뱅이다. 그런데도, 사방에서, 네가 정말 가난뱅이냐고 말해서, 아닌 척 하려다가 가랑이가 찢어지는 가난뱅이다. 그러다가도 사방에서, 너는 정말 가난뱅이라고도 말해서, 두려움에 떨며 회사에서 하는 말에 초등학생처럼 복종하는 가난뱅이다.
아, 나는 가난뱅이인데, 내가 가난뱅이인지, 부자인지도 모르고, 이 삶이 내가 노력하면 달라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미래를 보고 오늘을 저당잡히는 삶을 산다. 그래, 나는 가난뱅이고, 열심히 회사에 다니거나, 빈둥빈둥거리거나, 앞으로도 가난뱅이다. 어차피 가난뱅이, 살고 싶은 데로 살아야 하는 거였다. 아, 나는 겪어본 적 없는 가난이 두려워 이렇게 바보같이 살고 있는 거다. 아, 나는 정작 하고 싶은 걸 몰라서 그저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다.
가난뱅이는 돈을 쌓아두지 않는 사람. 이건 불필요한 소비에 휘둘려서가 아니라, 있을 때 나누는 마음의 풍요로 비롯되는 것. 이러나 저러나 가난뱅이, 차라리 가난뱅이끼리 서로 도왔다면, 삶의 커다란 고리가 나를 돕겠지. 라는 부자들은 도달하지 못하는 경지.
세살짜리 아이를 키우면서, 이걸 마음에 품어도 되나 걱정하지만, 돈이 없어도 아이는 자란다는 걸, 그것도 꽤 훌륭하게, 라는 교훈을 글쓴이의 부모로부터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