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을 권하는 사람의 면전에서 말은 못했지만,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깨닫겠다는 욕심 따위 없다.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사는 인생은, 이미 그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의 눈에 '앙꼬없는 찐빵'처럼 보일지라도, '지금' '내'가 원하지 않는 무엇을 하기에 나는 지나치게 게으른 것이다.
아는 거 많아서, 먹고 싶은 것도 많겠어, 라는 칭찬도 아니고 욕도 아닌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는 게 그렇다. 끝이 없는 것, 그것이 무엇이든, 하자면 끝이 없다.
유한한 생에서, 누리지 못할 무한한 즐거움이 세상에 있다. 동화 속의 파랑새처럼, 아름다움을 찾아 세상 끝까지 가봤더라도, 정작 코 앞의 아름다움을 알아채지 못하고, 내 생이 끝나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도, 세상은 그렇게 달라지는 거라면서, 새로운 것을 알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데 게으르지 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사라지는 지금 여기, 존재하는 것은 어쩔 것인가.
세 권에 빼곡히 들어찬 이야기는 그런 것이다. 우주로 향하는 인간의 이야기, 그 속에서 겪게 되는 여러가지, 그러다가 결국 다시 태양계로 돌아올 수도, 더 먼 우주로 나아갈 수도 있다. 실패도 성공도 하고, 나아가기도, 돌아오기도 하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그러할 인간의 이야기이다. 깨달을 수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는, 어느 것이 옳다고도 하지 못하는 인간의 현재를 은유하는 미래의 인간의 이야기이다.
아, 나는 언제나 나 편한 대로, 어디도 가지 않고 여기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존재가 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