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진료를 기다리면서 꺼낸 그림책에서 보고 반가웠다. 어디선가 들었거나 본 적이 있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다.


양반이 머슴을 부린다. 

세경 주는 게 너무 아까워서 실컷 부려먹고는 딱딱한 누룽지를 세경대신 준다. 

머슴은 별 말없이 누룽지를 받는다. 

전쟁이 터지고, 양반과 머슴은 귀한 것들을 챙겨 피난길에 오른다. 

집문서와 땅문서와 금붙이를 챙긴 양반과 그 동안 받은 누룽지를 챙긴 머슴은 고된 피난길을 함께 걷는다. 피난길에 양반은 집문서와 땅문서와 금붙이를 누룽지와 바꿔 먹는다. 

전쟁이 끝나고, 이제 누룽지는 그렇게 귀하지 않고, 양반은 집문서와 땅문서와 금붙이가 아쉬워서 다시 머슴에게 말한다. 


"그건 돌려줘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지요."


언제나 그러지요,라고 대답할 수 있는 머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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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날, 티비를 보고 있었다. 

엄마가 같이 있었지만 같이 봤는지는 모르겠다. 

티비에서 스키틀즈 광고가 나왔다. 

평범하게 걷던 사람들이 스키틀즈를 입에 넣고는 춤을 추며 걸었다. 

나는, 엄마에게 "저런 거 먹고 싶네."라고 말했다. 

"뭔데?"

"먹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춤을 추네."

"...... 그런 건 마약 아니라니?"

광고에 깜빡 속을 뻔 했다. 

그저 광고일 뿐인데, 그런 게 있으면 먹고 싶다고 생각했고, 정말 그런 건 마약이 아니냐는 엄마 말에 깜짝 놀랐다. 그런 건 있을 수 있지만, 좋은 게 아니다. 

엄마가 그걸 그렇게 간파하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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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절대적인 진리,는 없어. 

정말. 

딱 하나 있어. 

???

그건, 모든 것은 변한다,는 거야.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대. 

그것 말고는 물리법칙도 땅도, 바다도, 하늘도, 내 마음도 다 절대적이지 않아. 

진리,가 언제나 참,을 의미한다면 그런 건 없는 거지. 


언제나 참,인 건 세상에 딱 하나. 


모 든 것 은 변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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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딩은 방학, 초딩은 아직 방학이 아니다. 

중딩 점심을 챙기러 점심시간에 나왔다. 

장날이라 닭강정이 있는데, 주차가 자신없어서 사가지고 못 갔다. 

"혹시 엄마 회사 들어갈 때 같이 나가서 사 가지고 올래?"

"그래."

여태 잠옷이다가 외출하려고 옷을 갈아입어면서 묻는다. 

"추워?"

"몰라."

"밖에서 들어왔잖아, 왜 몰라. 나는 아예 나가질 않았는데?"

"너는 안 나가 봐서 모르고, 나는 네가 아니라서 모르겠네."


애가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날씨를 물어봤는데 대답해주기 어렵다. 

이미 여러 번 불평을 들었다. 


나는 추운데, 아이는 아닌 날들과 나는 더운데 아이는 아닌 날들. 

내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차림새와 정작 아이가 선택한 아이의 차림새. 

그러니까, 대답이 몰라, 다. 

나는 네가 아니라서, 모르겠다. 네가 알아서 해라. 

이런 엄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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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입니다!
올 한 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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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1-01 1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족님 새해복많이받으세요.^^

별족 2024-01-02 06:3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