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진료를 기다리면서 꺼낸 그림책에서 보고 반가웠다. 어디선가 들었거나 본 적이 있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다.


양반이 머슴을 부린다. 

세경 주는 게 너무 아까워서 실컷 부려먹고는 딱딱한 누룽지를 세경대신 준다. 

머슴은 별 말없이 누룽지를 받는다. 

전쟁이 터지고, 양반과 머슴은 귀한 것들을 챙겨 피난길에 오른다. 

집문서와 땅문서와 금붙이를 챙긴 양반과 그 동안 받은 누룽지를 챙긴 머슴은 고된 피난길을 함께 걷는다. 피난길에 양반은 집문서와 땅문서와 금붙이를 누룽지와 바꿔 먹는다. 

전쟁이 끝나고, 이제 누룽지는 그렇게 귀하지 않고, 양반은 집문서와 땅문서와 금붙이가 아쉬워서 다시 머슴에게 말한다. 


"그건 돌려줘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지요."


언제나 그러지요,라고 대답할 수 있는 머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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