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랩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출판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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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기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다 늦게 이북으로 읽었는데 도대체 딸이 이 사람 같았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은 뭐지, 싶다. 엄마는 되지 못하겠고 아빠가 되 주겠다는 건 뭐지, 그럼 아이는 아빠만 둘인 건가, 도대체, 엄마랑 아빠의 차이는 뭐지. 

도대체 뭐가 좋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서양인들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사는 사람들이 쓴 책은 안 읽나, 싶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잠을 안 자고, 이렇게까지 대충 먹는데- 자기가 쓰는 자신의 책이니 과장일 수도 있지만- 자기 딸이 이 사람 같았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은 도대체 뭔가 싶다. 어디서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할 필요가 있지만, 몸을 축내면서 하는 성공을 자기 자식에게 바라는 부모는 과연 부모인가 의심하기까지 한다. 

그렇다, 나는, 먹고 자는 데 진심인, 살아가는 데 성공이 도대체 뭔가 의심하는, 아무도 날 성공이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뭐 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내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한 것,이다. 쉬지 않는 머리로는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무들에 대해 쓴 부분들은 좋았다. 신기하기도 하고,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연구실의 삶에 대한 부분,이나 조교와의 관계는 병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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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2-26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별족 2022-02-26 09:23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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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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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지기 활동을 하던 딸아이에게 도서관에서 여름방학에 읽으라고 보내 준 책이다. 재밌다면서 내게도 읽어보라고 했다. 어느날은 자신은 저만치 따로 있는데, 2학년 여자아이들과 도서관 사서선생님이 이 책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 듣는데, 사서선생님이 아이를 혼자 키우게 한 아이의 아빠가 나쁜 사람이라고 말했다는 거다. 자신은 그 아빠가 나쁘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고, 그 어려운 와중에 아이를 키워내는 엄마들이 참 멋있었다고 내게 말했다.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 엄마가 아이를 혼자 키운 이유, 아이가 그 아빠를 같이 욕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서 나도 책을 읽었다. 

책 소개에 있는 대로, 하와이의 사진신부에 대한 이야기다. 어린 소녀 셋이 사진만 보고 결혼하고 머나먼 하와이에서 삶을 꾸린다. 팍삭 늙은 남자가 젊은이의 사진을 보내기도 해서 처음 신랑을 만나는 날은 웃음보다 울음이 나고, 소녀들은 그래도 살아서 엄마가 된다. 주인공인 소녀는 그래도 젊은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는데, 식민지 조선이 조국인 이 사람들에게 조국의 안위는 중차대한 관심사고 독립에 대한 열망도 커서 그 안에서 세력이 나뉘어 독립운동을 한다. 그러니까, 아빠가 엄마에게 아이를 혼자 키우게 하고 떠난 건 독립운동 때문이었다. 내 아이들에게 독립된 조국을 주고 싶어서, 아빠는 아이와 엄마를 두고 떠났다가 병들고 지친 몸으로 돌아온다. 엄마는 아빠없이, 사진신부로 온 친구들과 세탁소를 꾸리면서 아이들을 키운다. 강인하고 멋있다. 

독립운동을 위해 가족을 돌보지 않은 아빠를, 그저 나쁘다고 할 수 있나. 여자들의 이야기라 남자는 많은 순간 사라지고 없는 이야기다. 어떤 어려움을 겪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남자의 삶이나 상황은 묘사되지 않는다. 여자들의 이야기만 있는 가운데, 여자들의 어려움이 과장된다고 해도, 보이지 않는 이야기가운데 남자들에게 어떤 희생이 있었을지도 알 수 있지 않는가. 이야기를 남길 수 있는 사람은 살아남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살아남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배제시키기까지 한다면 어떻게 국가가 공동체가 존속할 수 있을까. 그리고, 국가없는 여성의 삶은 얼마나 위태로운가. 과거의 이야기들, 현재 많은 나라들의 이야기들 가운데, 나는 독립운동을 했던 아빠를 욕할 수 없는 딸아이와 같은 마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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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하룻밤에 읽는 한국 고대사 페이퍼로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이문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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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시간을 딸'을 다시 읽으면서 그 속에 역사가의 정의에 동의할 수 없었다. 


"역사가는 그들이 무엇을 생각했는가 하는 점을 씁니다. 하지만 조사원은 그들이 무엇을 했느냐, 하는 것을 쫓지요."-p132


역사에 대해 말하는 것에도 의아한 마음이 되었다. 


"역사학자는 펜을 들기 전에 심리학을 좀 배워야겠는걸."

"그렇게 하도록 해도 그들에게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 살아있는 사람에게 흥미를 갖는 이는 역사 따위를 쓰지 않습니다. 소설을 쓰거나, 정신과 의사가 되거나, 치안판사가 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사기꾼이 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사기꾼이 되거나 또는 점쟁이가 되겠지요. 인간에 대해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역사를 쓰려는 동경심 따위는 갖지 않습니다. 역사는 장난감 병정과 같으니까요."-p244


소설 책 속의 역사가는 아마도 위서를 만들어 거짓을 진실인 척 꾸며내는 사람들인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역사를 조작하는 사람들인 걸까? 내가 생각하는 역사가,는 진리는 시간의 딸, 속의 역사가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역사가는 사실들을 확인하고 또 확인해서 그것들로 씨실과 날실을 짜서 과거의 이야기들 가운데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 모색하는 사람들이다. 역사는 장난감 병정이 아니고, 지금의 우리를 비추는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거울과도 같다. 

초록불님 블로그(http://orumi.egloos.com/)로 알고있는 이문영님의 '하룻밤에 읽는 한국고대사'를 읽었다. 역사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소설가가 쓰는 고대사는 비어버린 기록의 틈들 가운데, 그래도 살아남은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신라의 삼국통일로 크게 남아 있지 않은 고구려사가 새삼스럽지 않은 것은 만화 바람의 나라,-기억하는 장면은 해명과 어린 무휼이 이야기나누는 장면이다- 때문이구나. 역사란 이야기가, 현실에 경각심을 줄 수 있도록 역사를 가리지도 비틀지도 않아야 한다. 가리지도 비틀지도 않아도 해석이 달라진다는 게 역사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이야기들 가운데, 무언가 인간에 대한 어떤 생각은 권력에 대한 어떤 생각은 위태로움과 번영에 대한 경각심은 가능해지는 게 아닌가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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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2-10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번에 제 페이퍼 오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모르고 있었는데, 댓글 읽고 수정할 수 있었어요.
별족님,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별족 2022-02-11 05:55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Book] 진리는 시간의 딸 동서 미스터리 북스 48
조세핀 테이 지음, 문용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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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었다.(https://blog.aladin.co.kr/hahayo/247759) 처음 읽을 때처럼 긴박하게 읽지는 못했다. 내가 좋아했던 것들이 무엇인지 알겠다. 

그래도 다시 읽으면서는 영국과 한국은 얼마나 다른가, 같은 생각을 했다. 조선왕조실록을 가지고 있는 나라라서 정말로 그러한가, -역사가라고 해도 증거없이 쓸 수는 없는 게 아닌가, 같은- 질문하면서 읽었다. 


계유정난,처럼 비유되었지만, 실상은 광해군인 건가 싶었다. 읽으면서 많이 찾아봤는데, 광해군이 꽤나 오래 왕이었어서 놀랐다. 

세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를 찾아 읽어볼까 싶다. 


다시 읽으면서는, 뒤에 붙은 짧은 단편이 새삼스러웠다. 범죄라는 게 얼마나 정의하기 어려운가, 처벌하기 어려운가 같은 생각을 했나보다. 

"어이가 없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어른이면서도 얼굴에 주름살 하나 없는 사람은 백치라고 보아 틀림없습니다."
"플리먼은 백치가 아닐세. 그것은 내가 보증하네." 경감이 끼어들었다. "매우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나이일세. 그것은 확실히 보증할 수 있네."
"내가 말씀드린 것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백치란 무책임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백치는 무책임의 대표입니다. 그 자리에 있던 열 두 사람은 모두 30대의 남자들이었는데 꼭 한 사람만 아주 무책임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곧 ‘저 사람‘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 P38

"결국 악인이라는 것도 아름다움과 마찬가지로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럼, 이번 주말에 다시 한번 오겠습니다. 이제 통증은 없지요?" - P45

만일 형사가 무엇보다 싫어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전해들은 이야기다. 특히 전해들은 증거는 더욱 질색이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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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을 위한 저승길 여정 문화와 역사를 담다 29
임승범 지음 / 민속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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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의령군 우범곤 총기난사사건편https://www.youtube.com/watch?v=EpAuJq_5n00,을 보는데, 짧게 만가를 읽어주었다. 아직 꽃 상여를 지고, 만가를 부르며 망자를 보내던 시기에,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총기난사사건을 묘사한 다음 가족 중 딱 한 명 말 못하는 아버지만 남기고 할머니와 손자들이 모두 죽은 집 할머니의 만가였다. 만가를 부르는 사람은 장례의 분위기, 죽음의 정황을 듣고, 그 사람을 위한 만가를 부른다고 말했다. 너무 많은 죽음 가운데 손자들과 함께 떠나는 할머니의 먼 길에 부르는 그 노래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읽고 싶었다. 단 한 사람을 위해 부르는, 흩어져 사라진 만가는 구할래야 구할 수 없지만, 공통적으로 불려진다는 이 노래는 채록되어 남아 있어서 읽을 수 있었다. 아직도 어딘가에서 아직 불려질 것이다.

문화를 짝짓기 춤으로 생각한다고 했지만, 만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평생에 몇 안 되는 문화공연이 이렇게 죽음 앞에 있었구나, 생각했다. 이 노래들 가운데, 사람들의 믿음이, 삶이 지탱되고 있다. 

까운 사람의 죽음 후에 낭송되는 노래를 통해, 남은 사람들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생각한다. 그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한지, 다시 만날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그 길의 험난함은 삶의 어떤 면에 빚지고 있는지 듣는다. 공간에 퍼지는 목소리를 통해 어떤 가상의 공간, 죽음 이후의 여정을 듣는다. 가까운 사람이 가고 있고, 내가 언젠가 가게 될 그 길에 대해 들으면서 공동체의 어떤 기준들이 가치들이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도 같다. 

(https://blog.aladin.co.kr/hahayo/9922625 https://blog.aladin.co.kr/hahayo/10022361)


첫 번째 인용은 커다란 인식의 용광로 안에서 종교들이 다퉜던 하나의 장면인 것 같아 신기해서 적어놓는다. 

1923년 손진태가 함남 함흥에서 채록한 무가 ‘창세가‘에서도 이와 비슷한 무속의 역사 인식을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선신 미륵이 세상을 다스릴 때에는 사람 살기가 좋았는데, 악신 석가가 거짓과 음모로 선신 미륵을 마침내 이긴 후에는 살기가 흉흉해졌다는 것이다. - P133

이런 무속의 현실적 실태를 감안하면, 모든 망자는 성현군자 또는 선인이라기 보다는, 정확한 표현으로는 비악인이다. 어찌보면 모든 망인은 험하고 힘든 세상을 한평생 살아 낸 사람들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무속에서는 인간의 선악이 지니는 편차에 대하여 크게 분별심을 내지 않는다. "사람은 거기서 거기이고, 또한 그것이 사람이다."라는 인간관을 지니고 있는지 모르겠다. - P141

결국 삶이란 행복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에 즐기고 기뻐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은 여건을 수용하고 극복하며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삶을 재미있게 즐기라는 지침이다. 세왕은 바로 그런 사실을 가르치고 싶은 것이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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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5 14: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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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5 14: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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