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는 새로운 창 W
MBC W 제작진 지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겉으로 보는 월드뉴스... 그속에 담긴 삶의 모습 

이 책에 나오는 뉴스들은 모두 언젠가 월드뉴스에서 들었던 것들이다.
그 때는 그저 그런 일들이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만 알고 지냈다.
뉴스에 나오는 사실만으로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거기까지.
그러나 'W'는 뉴스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에 숨어있는 사람들을 이야기 한다.
스촨성 대지진으로 인해 죽은 사망자나 부상자의 숫자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진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을 이야기 한다.
영국에 등장한 여러가지 대체 주택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체 주택이 등장하게 된 영국의 살인적인 집값과
그런 집값을 감당하며 살아야 하는 런던 시민들의 삶에 시선을 던진다.
그래서 죽어있는 월드뉴스가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 숨쉬는 삶을 이야기 한다.
 

뉴스에 대한 가치 판단... 그 기준이 되는 시각의 전환 

'세계를 보는 새로운 창'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뉴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전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립에서 보여지는 시각의 차이가 가장 좋은 예가 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세계의 시각에서 보여지는 뉴스에서는
미국과 기독교의 지지를 얻고 있는 이스라엘이 선한 이미지로 그려진다.
실제로 나와 마눌님의 경우에도 팔레스타인 보다 이스라엘에 심정적인 동조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왜 팔레스타인들이 그렇게 저항하는지 알게 됐다.
평화롭게 살아가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어느날 들이닥친 이스라엘이 저지르고 있는 만행들.
그 결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현재 겪고 있는 고통과 분노.
그들의 입장에서 하마스는 우리로 치면 일제시대 항일무장투쟁단체과 같은 것이다.
이제껏 우리가 보지 못한 시각의 전환이 전해주는 신선한 충격.
그 시각의 차이에 따라 선함과 악함의 판단이 달라지는 사실.
우리가 지금까지 접한 뉴스의 진실이란 과연 무엇인가?
 

모르던 사실. 모르던 이야기 

방송을 보면서도 가장 충격적이었던 '진흙쿠키' 이야기.
'버마'라는 국가명이 '미얀마'로 바뀌게 된 이야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지구상의 어딘가에는 이런 이야기들도 있었다.
단순이 '버마'가 '미얀마'로 변한 것이 아니라 군부의 독재가 있었다는 것.
그 군부의 독재가 지금껏 지속되고 있으며 그들의 권력욕이 부른 비극이
처참한 자연재해에 대해서도 철저한 통제와 폐쇄화로 이어지고
그들에 대한 저항이 승려들의 투쟁과 그에 대한 무력행사로 이어졌다는 것.
단편적인 월드뉴스가 우리에게 전하지 못한 그 내면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사명의식과 열정... 그들의 기록. 

책을 읽으면서 목숨을 걸고 분쟁지역을 찾아다니는 제작진들의 모습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목숨을 보장하지 못하는 곳으로의 취재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서방언론의 색깔을 입히지 않은 우리만의 시각을 가진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그들의 사명의식과 열정이 좋은 프로그램을 낳았고 그 기록이 한권의 책으로 나왔다.
그들의 노고에 고개를 숙이며 그들의 열정에 부러움을 느낀다.
이 한권의 책이 그들에게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면 책을 든 손이 무거워진다.

MBC, W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영미 옮김 / 창해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봉인된 그녀의 기억이 깨어나면... 

7년전 헤어진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찾기 위해 아버지가 혼자 다니던 의문의 집으로 같이 가자고 한다.
옛사랑에 대한 미련인지 그녀의 봉인된 기억에 대한 호기심인지...
무엇때문인지 알 수 없이 그녀와의 짧은 1박 2일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인적이 없는 숲 속에 오래전 버려진 것 처럼 남아있는 낡은 집.
그 곳에 시간이 멈춰버린 듯이 남아있는 한 권의 일기와 편지들.
단편적인 단서들을 쫓아 그녀의 기억으로 다가가는 여행의 끝에 기다리는 것은.... 

다시 만난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여전한 매력. 

올 한 해 동안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일본소설을 많이 읽었다.
민족적 감정선이 아직도 날카롭게 살아있기 때문에 일본의 문화를 즐기지 않는데
이제 나의 선호작가 목록에도 여러 명의 일본작가가 자리를 잡았다.
그 첫번째 계기가 되었던 작가가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처음 그를 만난 <용의자 X의 헌신>은 나에게는 일종의 충격이었고
그의 책속에 빠지게 만들어 버린 마법의 주문 같은 것이었다.
너무 빠지는 것이 두려워서 의식적으로 그의 작품을 멀리하다가
이 작품을 통해서 다시 그를 만났다. 그리고 여전히 그의 소설은 매력적이다. 

추리소설?  

이런 소설도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범죄가 존재하고 범인과 피해자가 있고 사건을 밝히는 과정이 있지만
형사도 없고 지능적인 범죄자도 없고 복잡한 등장인물도 없다.
일종의 단막극처럼 1박 2일이라는 시간동안 한 여자의 과거로 떠나는 여행이다.
봉인된 그녀의 기억속에 여전히 살아있는 슬픈 가족사와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슬픈 추리소설이 또 하나 탄생한 것인가?
책을 놓는 순간 그녀가 겪었을 고통, 그녀의 가족들에게 다가온 아픔에
한동안 나 역시 가슴이 아파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소한 모든 것이 열쇠가 된다. 

이 소설의 매력은 작품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복선에 있다.
전혀 주목을 끌지 않는 작은 문장 하나가 나중에 커다란 실마리가 된다.
완전히 박살나 버린 도자기의 조각 조각들을 주워 모아서 원래대로 붙이는 느낌.
단편적으로 끊어져 있는 그녀의 기억과 일기와 편지의 단편적인 단서들.
일견 아무런 관련도 없을 것 같던 단서들이 모여서 하나의 진실을 드러내고 있다.
작가의 특기이면서 정통 추리소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구성이다. 

상술이 느껴지는 씁쓸함. 

이 소설은 이미 14년 전에 발표된 소설이다.
<용의자 X의 헌신>과 <방과 후>, 최근에 영화화가 발표된 <백야행>까지...
가히 '게이고 바람'이라고 할 정도로 그의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출판사의 상술이 느껴져 씁쓸하다.
이미 14년 전에 발표된 소설이다 보니 요즘과 맞지 않는 부분도 느껴지고
이 작품 이후에 발표된 더 재미있는 작품들도 있었기에 조금은 김이 새는 느낌이고
오래된 책을 신간으로 읽는 느낌이 그리 썩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물론 그의 작품은 언제나 평균 이상을 하기 때문에 언제나 선택에 망설임은 없지만... 

'내가 죽은 집'의 의미는.... 

정확한 병명은 모르겠지만 일정 부분에 대해 의식적으로 기억을 못하는 병이 있다고 들었다.
괴롭거나 지우고 싶은 기억을 실제로 기억하지 못하는 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사람들도 자기가 겪은 사고의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꼭 그런 사건이나 사고가 아니라도 누구나 숨기고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기억은 하나씩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 소설속 주인공을 통해서 그 아픈 기억들에 대해서 당당히 맞서라고 얘기하고 있다.
묻어두고 피한다고 해서 그 기억들은 결코 사라지거나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느낌의 제목인 '엣날에 내가 죽은 집'은 그래서 결코 자극적이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코와 소름마법사 1
발터 뫼르스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꿈꾸는 책들의 도시]와 발터뫼르스라는 작가는 
내가 2008년 독서를 하면서 발견한 보물중에 하나이다.
전혀 알지 못하던 독일작가 발터뫼르스는 나의 최고의 작가가 되었다.
[루모와 어둠속의 기적]을 통해서 다시 만난 발터뫼르스는 
그런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그 후 그의 작품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렸다.
그렇기에 그의 신작 [에코와 소름마법사]는 구매 목록의 최상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역시나 배경은 발터뫼르스가 만든 환상의 대륙 차모니아.
차모니아에서도 최악의 도시, 병자들의 도시인 슬레트바야.
그곳에 우리의 주인공 코양이 에코가 있다.
고양이의 변종인 코양이는 간을 2개 가지고 있고 차모니아의 모든 언어를 할 줄 안다.
주인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던 에코의 불행은 주인할머니의 죽음에서 시작된다.
최악의 굶주림으로 아사 직전의 상황으로 몰린 에코 앞에
슬레트바야의 공포의 대상인 소름마법사 아이스핀이 달콤한 제안을 한다.
한달 동안 최고의 음식과 최고의 대우를 보장하는 대신
한달 후 자신의 희생양이 되어 달라는 제안.
어차피 아사 직전에 몰렸던 에코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아이스핀의 성에서 에코와 에코의 목숨을 가져갈 아이스핀의 기이한 동거가 시작된다.
약속한 대로 최고의 음식과 최고의 대우, 연금술 최고의 기술을 전수받지만
하루하루 다가오는 죽음의 시간 앞에서 살길을 찾기 시작하는데...
과연 에코는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
아이스핀이 이루고자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이 책은 코양이 에코의 구사일생 모험담이다.
그러나 단순한 모험담이라고 하기엔 그 속에 담긴 내용은 크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사랑과 광기, 죽음과 영원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아이스핀을 광기로 몰아넣은 지독한 사랑과
죽음의 세계와 삶의 세계, 유령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 속에
영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결코 어렵거나 심각하지 않게....

이야기는 시종일관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고 진행되고
중간 중간에 등장하고 환상적이고 개성 강한 조연급 인물들.
소름마녀, 백설과부, 주머니쥐, 삶은 유령, 고통의 초 등등.
인물 하나하나, 캐릭터 하나하나에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발휘되고
그들이 펼치는 이야기 속에 작가의 탄탄한 구성력이 뒷받침 되면서
책을 마지막으로 덮을 때 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삽화는 그런 상상력을 보다 현실감있게 만들어 준다.
역시 발터 뫼르스!!! 결국 이 말 밖에 나오지 않게 만든다.

사건의 흐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된다.
에코가 위기에 처할 때 마다 그 위기를 넘겨주는 것은 결국 '사랑'이다.
철저한 악인인 아이스핀 마저도 광기의 그늘에 가려진 사랑을 가지고 있다.
분명 악인이고 악랄한 캐릭터이지만 그에게 연민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차라리 에코의 편이었고 선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던 소름마녀가 
결국은 아이스핀에게 최악의 복수를 하는 것을 보면 그리 선한 캐릭터는 아닌 듯 하다.
2권의 후반부에 들어가서 정신없이 벌어지는 사건의 연속과 빠른 전개는 소설의 클라이막스이다.

간이 2개이고 모든 언어를 한다는 단 두가지 특성만으로 에코의 성격을 암시하고
에코를 최고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아이스핀이 에코를 위해서 만들어내는 수많은 요리들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
에코를 키워주었던 할머니가 간직한 엄청난 비밀.
백설과부와 소름마녀가 아이스핀에게 보여주는 감정의 단서들.
삶은 유령과 고통의 초들이 보여주는 마지막의 반전들.
전혀 예상치 못한 단서들로 인해 크게 요동치는 사건의 전개.
작가가 장치해 놓은 치밀한 단서들로 소설의 커다란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능력은
이 작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삽화가 많이 줄어든 것은 아쉬운 점이다.
또한 전작들에 비해 조금은 가벼워진 주제 또한 아쉽기는 하다.
그러나 이 책... 정말로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밀레니엄 2 - 하 - 휘발유통과 성냥을 꿈꾼 소녀 밀레니엄 (아르테)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전편에서 리스베트의 과거를 암시하는 '모든 악'.
2편에서는 그 모든 악의 정체가 밝혀진다.
그 모든 악과 연결된 예상치 못한 리스베트의 과거와
그녀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의 정체가 밝혀진다.

스티그라르손의 이 시리즈는 이벤트가 아니었다면 손을 대지 않았을 소설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시리즈의 표지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선뜻 손에 쥘 생각이 들지 않는 소설이다.
인터파크의 이벤트로 2권을 받게 되어서 1권까지 읽게 된 시리즈.
그러나 이제는 이 시리즈가 3권으로 끝이라는 게,
이 소설의 작가가 단 3편의 이야기만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이처럼 아쉽고 안타까울 수 없다. 그만큼 이 책은 재미있다.

이번의 주제는 '여성인신매매'이다.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들'의 일종이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스웨덴 사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
정말로 아직도 저런 중세적 여성관을 가진 남자들이 가득차 있다면
내가 인식하고 있는 스웨덴의 모습도 어쩌면 허상이 아닐까?
그런 사회의 치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일침을 가하는 작가의 비판의식이 날카롭다.

상권의 중반부터 3중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어 쫓기는 리스베트.
그런 그녀를 믿고 그녀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는 미카엘을 비롯한 그녀의 친구들.
지독히 비사회적인 그녀를 도와주는 지극히 사회적인 친구들.
아이러니이다. 물론 그녀 스스로는 친구라 여기지 않지만...
그리고 그녀의 그런 냉소적인 성격을 만들게 되는 그녀의 아프고 충격적인 과거.
사회주의적 성향을 지닌 작가의 성향을 대변하듯
냉전시대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리스베트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이념적 이데올로기가 남긴 상처를 보듬어 안고 있다.

소설 자체의 재미도 뛰어나다.
한편의 헐리웃 영화를 보는 듯한 박진감 넘치고 빠른 전개.
리스베트를 중심으로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자연스레 연결된다.
살인사건의 해결과정을 따라가는 과정은 범죄소설 또는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이 책은 과연 스릴러일까? 추리소설일까? 범죄소설일까?
또한 후반부에 정신없이 진행되는 사건의 전개와 뒤통수를 치는 반전의 묘미도 뛰어나다.
처음부터 끝까지 말 그대로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소설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너무 빨리 마무리 되는 사건의 모습이다.
단 몇 페이지에서 사건이 급하게 마무리하려다 보니 조금 허탈하기도 하다.
에필로그 한 Chapter가 빠져버린 느낌이랄까?
해결이 되고 난 후 미카엘과 리스베트는 어떻게 되었는지...
미리암 우와 파올로의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을지...
밀레니엄을 떠나기로 한 에리카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런지...
물론 그런 이야기가 3편의 초반부에 나올 수도 있겠지만
2편에서 에필로그 형식을 담아두는 것이 더 나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다.

이 시리즈는 읽을수록 매력이 넘치는 소설이다.
결국 작가의 유작이 되어버린 3편이 끝이라는 것이 그저 아쉬울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사들의 제국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열린책들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신]을 읽기 위한 두번째 여정으로 선택한 책.
[타나토노트]의 후속작이자 [신]의 전작인 이 책은 
이 책만 따로 읽는다고 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이야기이다.

[타나토노트]에서 사후세계 여행을 떠나 천사들의 나라를 난리판으로 만든 그들.
그 죄로 인해 다시 인간으로 환생하게 되는 순간 수호천사의 변호로 천사가 된 미카엘 팽송.
지도천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맡은 3명의 영혼을 순순한 영혼으로 이끄는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천사가 되어 있던 그의 인간친구 라울을 만나면서 그의 천사로서의 삶에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죽음 뒤를 고민하던 이들이 만나는 천사들의 제국

미카엘의 수호천사 에드몽 웰즈는 그에게 숫자의 의미에 대해 알려준다.
1은 광물, 2는 식물, 3은 동물, 4는 인간, 5는 깨달은 인간, 6은 천사....
원래는 4의 존재인 인간은 그 영혼의 미숙함으로 인해 아직 평균 333점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천사들의 임무는 인간들의 영혼을 고취하여 인간의 점수가 평균 400점에 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
천사들의 제국에서 수많은 천사들이 각각이 맡은 인간의 수호천사가 되어 그들을 이끌고 있다.
베르베르가 그리는 천사들의 제국의 모습은 특별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인간을 닮은 영혼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천사의 모습도 그리 특별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천사의 역할은 나로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한 편의 소설속에 들어있는 4편의 이야기

이 책은 하나의 소설이지만 4가지 이야기를 한다.
여전히 호기심 많고 모험심으로 가득찬 라울과 함께 7의 존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
미카엘이 맡은 세명의 영혼의 인간으로서의 삶의 이갸기 3가지.
자폐적인 성향의 프랑스 작가 자크,
자기중심적이고 자아도취 성향이 강한 미국 여배우 비너스,
수없이 되풀이 되는 삶에서 발생한 증오를 풀지 못하는 가엾은 러시아 전사 이고르.
각각의 삶을 따로 떼어내어 한편의 소설로 쓴다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들의 삶의 이야기는 탄탄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독립적 이야기 이다.
한편의 소설을 읽었지만 4편의 소설을 읽은 느낌이 드는 소설.
거기다 에드몽 웰즈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4권은 보너스이다.

천사의 세계에서 바라본 인간의 모습

[타나토노트]에서 인간의 관점에서 죽음 뒤의 세계, 천사들의 제국을 우럴러 보았다면
이 책에서는 반대로 천사들의 제국에서 천사들의 관점으로 인간을 들여다보고 있다.
천사들의 절대적인 힘으로 인간의 삶을 완전히 조종하는 것도 아니고
인간들의 자유의지에 100% 맡기지도 않는 삶의 모습이다.
사후의 심판에서 자신의 선택한 삶을 제대로 살게하기 위해 천사는 조언을 할 뿐이다.
물론 천사에게 비는 소원을 모두 들어주기는 하지만 시렴도 함께 보내 영혼을 단련시킨다.
베르베르가 바라 본 우리의 삶의 모습과 천사의 모습은 내가 보기엔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인간의 자유의지에 50%의 비중을 둔 것은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지어야 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지금 살고있는 삶에서 나는 얼마나 내 영혼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생각했다.

우주에 인간만 있다는 자만심은 버려라 !!!

그의 작품에 언제나 나오는 과학적 상상력이 이 책에서도 빛을 말한다.
특히 라울과 함께 7의 존재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만나는 붉은 행성의 이야기는
전 우주에 인간만이 유일한 생명체라는 자만심이 어리석은 것임을 이야기한다.
존재 여부를 떠나 그 생각의 오만함은 얼마나 큰 것인지....

너무 큰 이야기. 아쉬운 구성.

라울과 함께 7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는 없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여정을 통해서 붉은 행성을 비롯해 이고르와의 아마게돈까지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차라리 미카엘이 돌보는 3명의 영혼에 대한 이야기에 좀 더 집중했으면 좋았을 거 같다.
이 책이 완결이 아니고 [신]이라는 후속작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신]에서도 얼마든지 그릴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또한 이고르와의 전투에서 무기로 사용하는 사랑, 유머, 증오, 조롱 등의 것들은 
너무 관념적이고 자칫 유치하게 느껴질 수 도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그 부분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도 받았다.
너무 많은 것을 이 책에 넣으려 했다는 느낌이 든다.
차라리 천사의 도움으로 인한 인간 영혼의 성숙에 대해 좀 더 많이 할애했다면
나 역시도 내 영혼의 발전을 위한 고민을 더 많이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의 여정은 [신]으로 이어졌다.
[타나토노트]와 [천사들의 제국]을 거치면서 내 머리속에 그려진 모습들이
[신]이라는 소설에서 어떻게 변하게 될지 궁금해 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