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와 소름마법사 1
발터 뫼르스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꿈꾸는 책들의 도시]와 발터뫼르스라는 작가는 
내가 2008년 독서를 하면서 발견한 보물중에 하나이다.
전혀 알지 못하던 독일작가 발터뫼르스는 나의 최고의 작가가 되었다.
[루모와 어둠속의 기적]을 통해서 다시 만난 발터뫼르스는 
그런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그 후 그의 작품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렸다.
그렇기에 그의 신작 [에코와 소름마법사]는 구매 목록의 최상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역시나 배경은 발터뫼르스가 만든 환상의 대륙 차모니아.
차모니아에서도 최악의 도시, 병자들의 도시인 슬레트바야.
그곳에 우리의 주인공 코양이 에코가 있다.
고양이의 변종인 코양이는 간을 2개 가지고 있고 차모니아의 모든 언어를 할 줄 안다.
주인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던 에코의 불행은 주인할머니의 죽음에서 시작된다.
최악의 굶주림으로 아사 직전의 상황으로 몰린 에코 앞에
슬레트바야의 공포의 대상인 소름마법사 아이스핀이 달콤한 제안을 한다.
한달 동안 최고의 음식과 최고의 대우를 보장하는 대신
한달 후 자신의 희생양이 되어 달라는 제안.
어차피 아사 직전에 몰렸던 에코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아이스핀의 성에서 에코와 에코의 목숨을 가져갈 아이스핀의 기이한 동거가 시작된다.
약속한 대로 최고의 음식과 최고의 대우, 연금술 최고의 기술을 전수받지만
하루하루 다가오는 죽음의 시간 앞에서 살길을 찾기 시작하는데...
과연 에코는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
아이스핀이 이루고자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이 책은 코양이 에코의 구사일생 모험담이다.
그러나 단순한 모험담이라고 하기엔 그 속에 담긴 내용은 크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사랑과 광기, 죽음과 영원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아이스핀을 광기로 몰아넣은 지독한 사랑과
죽음의 세계와 삶의 세계, 유령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 속에
영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결코 어렵거나 심각하지 않게....

이야기는 시종일관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고 진행되고
중간 중간에 등장하고 환상적이고 개성 강한 조연급 인물들.
소름마녀, 백설과부, 주머니쥐, 삶은 유령, 고통의 초 등등.
인물 하나하나, 캐릭터 하나하나에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발휘되고
그들이 펼치는 이야기 속에 작가의 탄탄한 구성력이 뒷받침 되면서
책을 마지막으로 덮을 때 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삽화는 그런 상상력을 보다 현실감있게 만들어 준다.
역시 발터 뫼르스!!! 결국 이 말 밖에 나오지 않게 만든다.

사건의 흐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된다.
에코가 위기에 처할 때 마다 그 위기를 넘겨주는 것은 결국 '사랑'이다.
철저한 악인인 아이스핀 마저도 광기의 그늘에 가려진 사랑을 가지고 있다.
분명 악인이고 악랄한 캐릭터이지만 그에게 연민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차라리 에코의 편이었고 선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던 소름마녀가 
결국은 아이스핀에게 최악의 복수를 하는 것을 보면 그리 선한 캐릭터는 아닌 듯 하다.
2권의 후반부에 들어가서 정신없이 벌어지는 사건의 연속과 빠른 전개는 소설의 클라이막스이다.

간이 2개이고 모든 언어를 한다는 단 두가지 특성만으로 에코의 성격을 암시하고
에코를 최고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아이스핀이 에코를 위해서 만들어내는 수많은 요리들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
에코를 키워주었던 할머니가 간직한 엄청난 비밀.
백설과부와 소름마녀가 아이스핀에게 보여주는 감정의 단서들.
삶은 유령과 고통의 초들이 보여주는 마지막의 반전들.
전혀 예상치 못한 단서들로 인해 크게 요동치는 사건의 전개.
작가가 장치해 놓은 치밀한 단서들로 소설의 커다란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능력은
이 작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삽화가 많이 줄어든 것은 아쉬운 점이다.
또한 전작들에 비해 조금은 가벼워진 주제 또한 아쉽기는 하다.
그러나 이 책... 정말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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