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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2 - 하 - 휘발유통과 성냥을 꿈꾼 소녀 ㅣ 밀레니엄 (아르테)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전편에서 리스베트의 과거를 암시하는 '모든 악'.
2편에서는 그 모든 악의 정체가 밝혀진다.
그 모든 악과 연결된 예상치 못한 리스베트의 과거와
그녀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의 정체가 밝혀진다.
스티그라르손의 이 시리즈는 이벤트가 아니었다면 손을 대지 않았을 소설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시리즈의 표지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선뜻 손에 쥘 생각이 들지 않는 소설이다.
인터파크의 이벤트로 2권을 받게 되어서 1권까지 읽게 된 시리즈.
그러나 이제는 이 시리즈가 3권으로 끝이라는 게,
이 소설의 작가가 단 3편의 이야기만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이처럼 아쉽고 안타까울 수 없다. 그만큼 이 책은 재미있다.
이번의 주제는 '여성인신매매'이다.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들'의 일종이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스웨덴 사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
정말로 아직도 저런 중세적 여성관을 가진 남자들이 가득차 있다면
내가 인식하고 있는 스웨덴의 모습도 어쩌면 허상이 아닐까?
그런 사회의 치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일침을 가하는 작가의 비판의식이 날카롭다.
상권의 중반부터 3중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어 쫓기는 리스베트.
그런 그녀를 믿고 그녀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는 미카엘을 비롯한 그녀의 친구들.
지독히 비사회적인 그녀를 도와주는 지극히 사회적인 친구들.
아이러니이다. 물론 그녀 스스로는 친구라 여기지 않지만...
그리고 그녀의 그런 냉소적인 성격을 만들게 되는 그녀의 아프고 충격적인 과거.
사회주의적 성향을 지닌 작가의 성향을 대변하듯
냉전시대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리스베트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이념적 이데올로기가 남긴 상처를 보듬어 안고 있다.
소설 자체의 재미도 뛰어나다.
한편의 헐리웃 영화를 보는 듯한 박진감 넘치고 빠른 전개.
리스베트를 중심으로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자연스레 연결된다.
살인사건의 해결과정을 따라가는 과정은 범죄소설 또는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이 책은 과연 스릴러일까? 추리소설일까? 범죄소설일까?
또한 후반부에 정신없이 진행되는 사건의 전개와 뒤통수를 치는 반전의 묘미도 뛰어나다.
처음부터 끝까지 말 그대로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소설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너무 빨리 마무리 되는 사건의 모습이다.
단 몇 페이지에서 사건이 급하게 마무리하려다 보니 조금 허탈하기도 하다.
에필로그 한 Chapter가 빠져버린 느낌이랄까?
해결이 되고 난 후 미카엘과 리스베트는 어떻게 되었는지...
미리암 우와 파올로의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을지...
밀레니엄을 떠나기로 한 에리카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런지...
물론 그런 이야기가 3편의 초반부에 나올 수도 있겠지만
2편에서 에필로그 형식을 담아두는 것이 더 나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다.
이 시리즈는 읽을수록 매력이 넘치는 소설이다.
결국 작가의 유작이 되어버린 3편이 끝이라는 것이 그저 아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