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분들이 싫어하는 군대 이야기 하나 할께요.
제가 전공이 전산학과랍니다.
그런데 군대는 전산병이 아닌 일반 포병으로 갔지요.
그것도 최전방이라고 하는 경기도 연천으로요.
포대에 갔더니 포대장(중대장)이 너무 좋아 하더라구요.
드디어 우리 포대에도 컴퓨터 할 줄 아는 사람이 생겼다면서요.
그 후로 포대장의 각별한(?) 보호를 받았어요.
주로 포대장 사가에 있는 컴퓨터를 손봐 주면서요. ^^
그러던 어느날. 그날도 13일의 금요일 이었죠.
갑자기 포대장이 컴퓨터가 안된다면서 급한 호출을 하는 겁니다.
집에 가서 살펴 보았더니... 이건 웬걸... 13일의 금요일 바이러스에 걸린 겁니다.
그 때가 1993년. 백신이라는 것이 거의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백신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어서 깔린 PC가 별로 없었죠.
최전방 포대장 사가의 PC에 깔려있지 않은 건 당연한 것이구요.
결국 포맷 말고는 제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포대장에게 그렇게 말을 했더니 불같이 화를 내는 겁니다.
대학교에서 컴퓨터 배웠다는 인간이 그런 것도 못하냐면서 말이죠.
아무리 차근차근 설명해도 앞 뒤 막힌 포대장의 귀에는 안 들어가는 거죠.
결국 PC는 포맷을 했고 그 사건 이후로 포대장의 총애는 가혹한 차별로 돌변했죠. ㅠ.ㅠ
그 후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건으로 저를 두번이나 군대 영창으로 보냈답니다.
한번은 훈련중에 헬멧(하이바) 던졌다는 이유로 - 물론 그런 사정이 있었죠 -
또 한번은 고참한테 큰소리 쳤다는 이유로 - 물론 그 고참하고 놀고 있는 주이었습니다 -
그렇게 저와 그 포대장의 악연의 시작이 바로 13일의 금요일 이었답니다.
또 다시 13일의 금요일이 돌아오니 문뜩 그날의 사건이 기억이 나네요. ㅎㅎ
군대는 절대로 이해가 안되는 사건이 늘상 일어나는 곳이랍니다.
군대 간 남친 있으시면 휴가 나왔을 때 라도 잘 해 주세요.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군대는 역시 군대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