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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다닐 때 부터 국사라는 과목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개인적으로 한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교양역사서를 꾸준히 읽어왔습니다.
역사서를 읽다보면 역사서를 쓰는 작가들의 역사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지라
개인의 역사관에 맞는 작가의 책에 몰입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간혹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역사서를 만나게 되는데
이런 책들을 읽다보면 역사란 것이 얼마나 많은 해석을 낳을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 견지하고 있는 역사관이 얼마나 옹졸한 것이 될 수 있는지 깨닫게 되고
그 때 마다 역사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읽었던 역사서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해 준
고마운 역사서들을 몇가지 추천해 보고자 합니다.


1. 그 위대한 전쟁 (전 2권, 이덕일, 김영사)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역사평론가라고 할 수 있는 이덕일 선생의 작품입니다.
[사도세자의 고백], [조선왕 독살사건] 등 베스트셀러 역사서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책 입니다.
이 책은 삼국이 통일되는 시기에 고구려, 신라, 백제, 왜(일본), 당나라의 영웅호걸들이
나라의 국운은 어깨에 짊어지고 벌이는 치열한 투쟁의 역사를 소설처럼 풀어 낸 책 입니다.
중국의 삼국지에 열광하고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필독서로 꼽으면서도
정작 자국의 이야기는 모르고 지내 온 우리에게 이 책에 나오는 영웅호걸들의 모습은
삼국지의 어느 영웅호걸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 책의 시각이 조금 달랐던 것은 기존의 고구려,신라,백제 삼국의 투쟁으로 보았던 그 시대의 역사를
왜(일본)와 당나라까지 연계한 동북아 5개국의 국운을 건 전쟁으로 확대함으로써
스스로 작게만 느껴 온 우리 역사의 범위를 동북아 전체로 확장시킨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국 중 가장 힘이 강했던 고구려가 왜 패망해야 했는지, 가장 약했던 신라가 어떻게 통일을 할 수 있었는지,
흔히 학교에서 배운대로 내부의 분열이나 김춘추라는 뛰어난 인물의 활약이 아닌
그 시대 동북아시아 전체의 정치적 흐름과 맞물리는 원인이 있었음을 알 수 있게 해 준 책 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역사서라고 하기보다 차라라 역사소설에 가까울 정도로 쉽고 재미있다는 것 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라면 누구라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는 역사서 입니다.


2. 조선왕비실록 (신명호, 역사의 아침)

조선의 역사에서 여자들이 차지하는 위치는 비참한 지경입니다.
역사 기록에 남아있는 여자들의 이름이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고 여자의 입장에서 최고의 자리라고 할 수 있는 
왕비들마저 예외는 아니어서 인수대비 한씨, 정순왕후 김씨 처럼 성씨만 전할 뿐이죠.
그렇게 소외되고 버려진 역사속 여인들, 특히 왕비들의 이야기를 건져올려 정리한 책입니다.
조선의 왕비들은 어떤 이들이었을까요? 그저 왕의 아이만 낳아주는 수동적이고 순종적이기만 했을까요?
역사에 기록에 남아있지 않은 왕비들의 이야기를 오랜 시간을 들여 연구하고 추론하여
역사사 기록하지 못한 사건들 사이의 간격을 메워나간 작가의 노력과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왕비들의 삶에 시각을 맞춘 새로운 시도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준 역사서 입니다.
페미니즘이나 여성학의 관점에서가 아닌 역사의 조연으로 활약한 왕비들의 삶에 시점을 맞춘 역사서 입니다.


3.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이덕일, 김영사)

병자호란 이후 조선 정치계의 화두는 '북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못난 임금이라 생각하는 '인조'의 뒤를 이은 '효종'은 북벌에 인생을 마친 군주입니다.
소현세자와 함께 청나라에서 볼모생활을 했던 효종은 청나라의 힘을 인정한 소현세자와는 달리
청나라에 당한 치욕을 갚기 위해 청나라의 전력을 탐구하고 조선의 국력을 키우는데 몰두합니다.
그리고 그런 효종의 '북벌정책'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학자가 바로 송시열이라고 우리는 배웠습니다.
그러나 과연 송시열과 그가 이끄는 무리들이 말한 북벌이란 것의 역사적 실체는 무엇일까요?
작가는 송시열이 말하는 북벌과 효종이 그리는 북벌을 근본부터 달랐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북벌은 청나라를 무찌르는 북벌이 아닌 이미 망해버린 명나라를 받드는 북벌입니다.
왜란과 호란으로 그들이 목숨처럼 받들던 성리학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한줌도 안되는 양반이 수많은 백성들을 짓밟을 이론적 근거를 마련한 것입니다.
그가 불러 일으키는 '예송논쟁'과 그로부터 확립된 '예학'이라는 것이 이후 조선후기를 어떻게 만들었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송시열과 그의 무리들에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역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 책의 새로운 시각은 송시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인 동시에 그를 정신적 스승으로 떠 받들며 살았던
서인->노론으로 이어지는 조선 후기 정치권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혹독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왕을 참하라 (전 2권, 백지원, 진명출판사)

한 시대의 전반을 아우르는 역사를 '통사'라고 하고 그 중심을 왕으로 풀어가면 '왕조사'가 됩니다.
그러나 과연 왕과 신하들의 이야기인 왕조사가 조선의 진정한 역사인가?라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시각은 조선의 통사를 왕을 중심으로 풀어가되 왕과 신하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 시대를 견디며 살아내야 했던 수많은 민초들의 시각으로 바라 본 조선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줌도 안되는 양반들이 나머지 대다수의 민초들을 지배했던 그 시대는 민초들의 입장에서 보면
간혹 몇몇 성군들이 나오긴 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입에서 욕이 떠나지 않는 시대였습니다.
건국 초의 백성들의 환영을 받았던 이상은 불과 30년이 못되어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으로 소멸되고
이전과 다를 것 없는 억압과 착취로 인해 고통받아야 했던 백성들의 입장에서 시원하게 내지르는 역사서 입니다.
간혹 과격하기까지 한 문장들을 거침없이 내지르는 작가의 시원한 문체에 속이 다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비록 개인적인 역사관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부분에서 동의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왕과 신하를 중심으로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라고 하는 일반적인 역사서와 달리 백성의 입장에서 시원하게 욕을 해주는
통쾌하고 짜릿한 느낌을 들게 해주는 속 시원한 역사서입니다.


5. 한국사 악인열전

역사에는 충신도 있고 간신도 있고 역적도 있고 억울하게 역적으로 몰린 충신들도 있습니다.
역사라는 것이 승자의 기록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충신이 간신이 되고 역적으로 몰리기도 하죠.
그러나 어느 시대를 막록하고 그 모든 평가를 뛰어넘는 악인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모두들 그들을 악인이라 칭하지만 그들은 교묘히 역사의 틈바구니에 숨어들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냉엄한 역사의 심판도 내려지지 않았고 그 후손들이 심지어 지금에도 떵떵거리며 살아갑니다.
역사에 대해 저지른 죄악에 비해 너무도 쉽게 잊혀진 그들의 이야기를 파헤친 책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정말로 못되고 나쁜 인간, '악인'은 존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이들은 그들의 악행이 개인적인 차원이 아닌 역사에 패악을 끼쳤다는 점에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용서를 받아서도 안되는 인물들입니다. 물론 작가의 시각에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나오는 악인들은 거의가 모르는 인물이라는 점이 놀랍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배우고 있는 역사에서 그들의 철저히 자신들의 악행을 숨겼다고 할 수 있죠.
이 책이 제공하는 새로운 시각은 자칫 역사의 틈바구니에 숨어 은둔할 수 있었던 역사의 죄인들을
다시금 단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는 수많은 평가와 해석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위에서 정리한 책들의 시각이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이 책들의 시각들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고 그 시각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건 오로지 독자의 몫입니다.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그 위대한 전쟁 1- 이덕일의 천하통일 영웅대전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7년 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0년 03월 04일에 저장
품절

그 위대한 전쟁 2- 이덕일의 영웅천하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7년 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1월 18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0년 03월 04일에 저장

조선왕비실록- 숨겨진 절반의 역사
신명호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7년 5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0년 03월 04일에 저장
품절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이덕일 / 김영사 / 2000년 9월
10,900원 → 9,810원(10%할인) / 마일리지 5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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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문화강국이라 자부하는 프랑스는 분명히 예술성이 뛰어난 국민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예술과 가장 거리가 멀 것 같은 축구마저도 '아트 사커'로 만들어 버릴 정도였죠.
유럽의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주연의 자리에 있었던 프랑스의 문화의 힘은 언제나 부러움에 대상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영화로 대표되는 예술성이 뛰어난 난해한 작품들은
일반 대중들의 눈 높이와는 많은 차이가 있고 흥행이나 재미면에서는 최악의 평가를 받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작가의 소설을 읽기 전에 항상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선입견이 생기는데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프랑스 작가를 저는 2명 알고 있습니다.
언제나 헐리웃 영화같은 사랑이야기를 전하는 20대 초반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작가 '기욤뮈소'와
오늘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프랑스 최고의 재미를 보장하는 작가 '베르나르베르베르'가 바로 그들입니다.

제가 그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한 것이 [파피용] 이었습니다. 
이미 [개미]를 비롯한 수많은 히트작들로 자국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작가였지만
유난히 그런 작가들의 작품들을 꺼리는 개인적인 거부감 때문에 그 이전 그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었습니다.
[파피용]을 처음 서점에서 집었을 때의 솔직한 심정은 소설의 내용보다 그림에 끌렸다는 것이 정답입니다.
인상적인 삽화에 눈이 끌려서 서점에 앉아서 읽기 시작한 것을 그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습니다.
그날 분명히 약속도 있었는데 약속마저 취소하고 서점을 떠날 수 없도록 만든 소설이 바로 [파피용]입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수명이 다해버린 지구를 떠나서 인간이 살 수 있는 새로운 행성을 찾아나선 14만명의 여정입니다.
너무나 허무 맹랑한 상상이고 과학적으로 아무런 근거도 없는 가정이지만 작가는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소설속의 이야기처럼 거대한 프로젝트가 비밀리에 진행될 수도 없고 과학적으로도 불가능 하겠지요.
그러나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의 여부를 떠나 인간에 대한 성찰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완벽할 것 같던 14만명의 선발된 인원들이 수천년이라는 기나긴 여정의 기간동안 인간의 못난 역사를 되풀이 합니다.
아무리 완벽한 집단이 아무리 완벽한 통제하에 있더라도 결국 인간의 본성은 어떤 형태로든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슬픈 성찰.
최종 목적지에 도착해서 마저 서로가 협동하지 못하고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리게 되는 인간의 모습.
그리고 성경의 창세기를 닮아있는 새로운 행성에서의 새로운 희망, 인간에 대한 희망으로 마무리되는 결론까지.
그 자리에서 읽어버린 소설이 오랫동안 여운을 남겨 결국 소설을 구입하게 만들 정도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던 소설입니다.

그러나 [파피용]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그리 우호적이지 못했습니다.
전작들에 비해 형편없이 수준이 떨어지는 작품이라는 비평이 많았습니다.
저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개인적으로 너무 인상적으로 읽은 소설인데 왜 이런 가혹한 평가를 받을까?
도대체 작가의 전작들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다들 아쉬움을 나타내는 것일까?
그래서 작가의 작품들을 읽어보기로 하고 선택한 책이 [개미]였습니다.

개미는 한 마디로 작가의 치밀한 관찰력과 광범위한 과학지식이 상상력으로 멋지게 결합된 걸작입니다.
인간의 시각에서는 의식조차 하지 못하는 개미라는 생물에 대한 관심과 치밀한 관찰이 새로운 세계를 보여줍니다.
스스로 지구상 모든 생물의 주인으로 생각하는 인간들의 지독한 오만이 얼마나 우스운 것인가를 개미를 통해 고발합니다.
'개미(1권)'-'개미의 날(2,3권)'-'개미혁명(4,5권)'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를 통해
인간문명과 개미문명의 만남, 두 문명의 충돌, 그리고 두 문명의 공존의 방법들 제시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이야기합니다.
보잘것 없는 개미가 인간을 어떻게 이기겠는가?라는 오만한 질문에 대해 개미는 무서운 보복으로 답을 하죠.
그리고 인간이 지구상에 살기 시작한 시점보다 훨씬 더 긴 시간동안 지구상에 살면서 터득한 개미의 지혜를
인간의 세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문명만이 유일하다는 오만함에도 철퇴를 날리고 있습니다.
소설을 읽고나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쉽게 밟아 죽이던 개미들에 대해 한번 더 쳐다보게 됩니다.
사랑들이 [파피용]을 보면서 느꼈던 실망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개미]를 다 읽을 즈음에 그의 신작 [신] 1,2편이 발간 되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서점으로 달려갔더니 [신]이라는 작품은 [타나토노트]로 시작된 시리즈라고 하더군요.
물론 [신]만 읽어도 된다고들 하지만 전형적인 A형인 제가 그런 식으로 책을 읽을 수는 없었죠.
그래서 읽기 시작한 것이 [타나토노트]-[천사들의 제국]-[신]으로 이어지는 시리즈 입니다.

[타나토노트]로 시작해서 [신]으로 끝나는 총 10권의 시리즈는 사후세계에 대한 탐구입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타나토노트]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어떤 Note에 대한 이야기로 알았습니다.
그리스어로 '영계를 여행하는 자'라는 첫 문장에서 얼굴이 빨개지는 창피함을 경험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죽음에 가깝게 몰고가는 '가사체험'을 통해 자신의 영혼이 떠다니는 영계가 있음을 알게 되는 주인공 미카엘과 라울이
인간의 사후세계에 무엇이 있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에 답하기 위해 영계를 탐험하는 이야기인 [타나토노트].
결국 인간 사후의 7단계의 세계와 그 너머에 있는 천사들의 세계에 대한 영계지도를 완성하죠.
이 소설을 통해 작가가 생각하고 있는 사후세계에 대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총 7개의 단계를 거치는 그 모든 과정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전해진 종교와 신화속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죠.
[타나토노트]에서 사후세계를 탐험하던 미카엘과 라울은 결국 천사들의 화를 불러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들어가게 된 곳이 바로 [천사들의 제국] 입니다.

[천사들의 제국]은 인간 세계에서 천사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 주인공들이 천사들의 세계 너머를 탐험하는 이야기 입니다.
천사들은 각각 3명의 인간들을 관리하고 그들을 영적으로 성숙시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됩니다.
미카엘과 라울은 자신들이 맡은 인간들을 관리하면서도 천사들의 제국 너머에 대한 호기심으로 탐사를 계속합니다.
주인공들의 자신들이 맡은 인간들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삶 속에 전해지는 천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흔히들 '수호천사'라고 말하는 존재가 실제로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주제는 결국 인간의 운명을 만드는 것은 인간의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그 누구의 도움이 아니지요.
흔히들 하늘이 안 도와준다는 불만을 많이 하지만 결국 하늘도 인간의 의지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주인공들은 결국 천사들의 제국을 성공적으로 나와서 [신]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총 6권으로 되어 있는 [신] 시리즈는 '신 후보생'이 된 미카엘과 라울이 신들의 세계 너머를 탐험하는 이야기죠.
이 주인공들이 참 말썽꾸러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끊임없이 자신들이 속한 세상 너머를 꿈꿉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세상에 적당히 만족하거나 타협하기를 거부하고 다음 세상을 꿈꾸는 것이죠.
그리스신화를 바탕으로 수많은 신화속 신들이 '신 후보생'들의 스승이 되어 신이 갖추어야 할 것들을 가르칩니다.
표본행성을 하나 만들어서 각 후보생들이 하나의 종족을 맡아서 키우면서 한명씩 탈락시키는 과정을 반복하죠.
그 모든 과정이 인간의 역사와 그대로 닮아있고 6권의 소설속에 인간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왜 잔인하고 무자비한 종족이 선량하고 현명한 종족을 이길 수 밖에 없었는지,
왜 지금에 와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광적인 집단행동(히틀러 같은)들이 허용되었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합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간의 역사에 대한 통찰이 없이는 불가능한 이야기를 너무 편하게 풀어나갑니다.
결국 이번에도 신 너머의 세계에 도달한 주인공들이 발견한 최종의 결론은 무척 허무하긴 했습니다.

[개미]와 [타나토노트]시리즈를 통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것이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입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작가가 어린시절부터 정리해 놓은 잡다한 지식들의 모음집입니다.
이 책의 많은 내용들이 그의 소설속에서 끝없이 참조되고 있습니다. 
작가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지식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의 지식들은 분명 일반적인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지식들이 아닙니다.
생소한 지식들. 과연 이게 사실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하는 지식들의 백과사전입니다. 

과학적 신화적 지식과 꾸준한 관찰이 베르나르의 주무기이지만 그런 무기가 힘을 가지게 하는 것이
그의 끝없이 이어지는 상상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그의 상상력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책이 [나무] 입니다.
베르베르의 단편들이 모여있는 이 책은 일반인들과는 전혀 다른 그의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어느날 뇌의 명령을 거부하고 독립을 선언한 왼손.
인간의 명령을 거부하고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전자제품들.
20까지 밖에 수를 셀 수 없는 부족의 이야기 등.
그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찬 단편들은 모두가 하나의 장편으로 쓴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이야기들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개미]와 더불어 [나무]를 베르베르의 최고의 작품중에 하나로 뽑는 것을 보면
이 책의 이야기 하나 하나가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강한 매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외도 그의 작품들은 많이 있습니다. 제가 읽은 것도 [뇌]와 [아버지의 아버지]가 있죠.
베르베르는 한국을 많이 사랑하는 작가이고 한국인들도 그의 작품을 많이 사랑합니다.
그만큼 그의 작품들이 우리의 정서와 많은 부분 닿아 있다고 할 수 있겠죠.
특히 [천사들의 제국]과 [신]을 통해 우리나라 일본의 과거를 고발하는 장면은 특별한 통쾌함을 전해주죠.
그리고 다른 그 무엇보다 그의 작품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만드는 재미가 있습니다.
작품성, 메시지, 주제의식... 이런 것들이 아무리 좋아도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런 면에서 그는 최고의 소설을 쓰는 작가 중에 한 명 입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작가죠.


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3월
15,800원 → 14,220원(10%할인) / 마일리지 7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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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1996년 1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09년 12월 1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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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1~6권 세트 - 전6권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11월
58,800원 → 52,920원(10%할인) / 마일리지 2,940원(5% 적립)
2009년 12월 17일에 저장
절판
천사들의 제국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열린책들 / 2001년 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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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 시선 속에는 자신만의 가치관과 세상을 판단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담겨있죠.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그 시선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그런 시선의 차이가 충돌을 일으킬 때 우리는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에세이'의 가치는 큽니다.
워낙에 소설을 좋아하다 보니 에세이는 손이 잘 가지 않는 저같은 사람도 가끔은 좋은 에세이를 만나곤 합니다.
지금까지 읽은 몇 안되는 에세이들 중에서 제 기억에 오래동안 남아있던 책들을 소개합니다.


1. 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전담하고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OST로 유명한 음악감독, 히사이시 조.
그가 말하는 프로에 대한 정의와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 그리고 애정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 에세이 입니다.
그의 음악은 언제나 사람의 감정선을 예민하게 자극해서 진한 감동을 전해주며 영화나 드라마의 작품성을 높혀줍니다.
그런 그가 '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라는 다소 어이없는 명제를 두고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결과물만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를 '천재적 재능을 가진 음악가'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글을 읽어보면 그가 가진 재능 보다는 그의 열정과 노력, 자신을 채찍질하는 무단한 단련의 결과임을 알게 됩니다.
또한 그의 이러한 성공의 비결은 언제든지 우리들 자신의 일과 삶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스스로 프로가 되고자 하는 우리들에게 던지는 히사이시 조의 애정어린 조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아빠, 어디가?

아들을 두명이나 둔 아버지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 처럼 아이들과 캐치볼을 하고 싶고 함께 놀이동산에 가고도 싶은 평범한 아버지.
그러나 그런 일상의 일이 간절한 소원이 되어버린 아버지의 이야기 입니다.
형은 스스로 걸을 수도 없고 어떤 언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정신장애와 육체장애가 동반된 상태이고
동생 또한 형을 닮아가는 상황에서 '아빠, 어디가?'라는 질문을 무한반복하고 있은 상태.
세상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그 누구보다 불쌍한 아버지의 역할을 강요받게 된 아버지의 실화 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처지를 비관적으로 보지 않고 장애를 가진 자식들을 불쌍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스로를 비하하는 속에서 웃음을 찾고 자식들의 황당한 에피소드들에서 유머를 끌어냅니다.
세상의 불쌍한 시각으로 바라보다 그렇게 불쌍한 아이들로 떠나 보낼 수 없었던 아버지의 역설적인 부성애가 
쓰디 쓴 웃음을 물게 만드는 슬픈(?) 에세이 입니다.


3. 야구의 추억

2009년 처럼 야구의 인기가 많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기적같은 끝내기 홈런으로 결정된 우승을 비롯하여 수많은 이야기가 나왔고 수많은 사람들이 즐긴 프로야구.
이 에세이는 지금처럼 체계화된 선수관리도 없었고 프로야구의 기반도 취약했던 80,90년대 프로야구의 이야기 입니다.
저 처럼 20년 골수 롯데팬이 아니더라도 그 시대 프로야구를 보았다면 누구나 그리워할 영웅들의 이야기 입니다.
지금도 많은 이들의 기억속에 남아있거나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스타플레이어들의 숨겨진 이야기도 있고
대부분의 팬들의 기억속에서 지워졌지만 그를 기억하는 팬들의 기억속에는 최고의 영웅이었던 이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정치적 이유를 달고 출범하였으나 이제는 대한민국 서민들의 대표적인 여가생활이 되어가는 프로야구.
누구도 정리하지 않았던 그 오래된 영웅들의 기록을 정리해서 올드팬의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 준 소중한 책 입니다.


4. 솔로이스트

얼마 전 영화로 개봉해서 지금도 상영되고 있는 영화의 원작이 되는 실화 입니다.
줄리어드에서 인정받던 천재적인 음악가가 하루아침에 발병한 정신분열증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고 노숙자가 되고
그런 그를 발견한 노련한 칼럼니스트가 그의 이야기를 신문에 쓰면서 미국 전체를 감동시키고
로스엔젤레스의 노숙자 정책에 까지 변화를 일으킨 감동적인 실화를 엮은 에세이 입니다.
영화는 이 책에서 감동적인 부분을 극대화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기에 무리한 첨삭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읽은 이 에세이의 가장 큰 매력은 노숙자이자 정신분열 환자를 보는 칼럼니스트 로페즈의 시선입니다.
처음엔 자신이 나다니엘을 위해 뭔가를 해 줄 수 있고 해 줘야 한다는 오만을 부리지만
나중엔 자신이 나다니엘에게서 너무도 큰 것을 배우고 있다는 깨달음을 얻는 변화의 과정이 너무 좋았습니다.
우리가 우리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동정하는 이들에 대한 위선이 얼마나 창피한 것인지 깨닫게 되죠.
세상을 보는 저의 시선을 한 번 더 깨워 준 소설보다 훨씬 소중한 실화 입니다.


5.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2

경제전문가로 더 유명한 시골의사 박경철님이 자신의 원래 직업인 의사의 입장에서 쓴 에세이 입니다.
삶과 죽음이 수시로 교차하고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가 극단적 상황을 맞이하는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환자에 대한 애정,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의무감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적인 의사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언제나 사랑한다 말하고 언제나 이해한다 말하는 우리의 인간관계가 삶과 죽음의 극단적 상황 앞에서
모든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드러나게 될 때 얼마나 허술하고 얼마나 위선적인 수 있는지....
우리가 무시하고 외면했던 너무도 일반적인 사람들의 사랑이 그 어떤 드라마 보다 감동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자식의 시신을 안고 영안실로 내려가는 아버지의 흔들리는 어깨를 보며 함께 눈물을 흘리는 자신을 보며
사랑이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님을, 그리 거창하지도 그리 아름답지만도 아님을 다시 한번 깨우쳐 줍니다.
시골의사의 따뜻한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아직은 그리 매정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초겨울의 차가운 바람에도 따뜻함으로 메워지는 가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의 어줍잖은 글들로 이 책들의 감동을 전하기는 어렵네요.
직접 읽어 보시면 제가 소개한 소개글이 얼마나 초라한 지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조금씩 차가워지는 겨울의 초입에서 가슴 속에 따뜻함을 충전할 수 있는 좋은 책들 입니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세트 - 전2권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12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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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이스트
스티브 로페즈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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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야구의 추억- 가슴 뛰는 그라운드의 영웅들
김은식 지음 / 이상미디어 / 2009년 3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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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빠 어디 가?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2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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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우리나라 소설을 읽지 않은 시기가 있었습니다.
너무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와 어려운 문체로 인해 접근이 힘들었습니다.
일본 소설을 접하면서 가볍고 재미있는 일본 소설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박민규 작가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으면서
한국의 젊은 작가들에데 호감을 갖게 되고 그들의 소설을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 눈을 다시 돌려놓은 젊은 소설가들과 그들의 소설들을 소개해 볼까요?


박민규
현재 한국 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소설가로, 1968년에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에 [지구영웅전설]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2005년 소설집 [카스테라]를 출간한 데 이어 세번째 장편소설 [핑퐁]을 선보였다 <출처 : 인터파크>

그의 소설을 만난 것은 저에게 축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통해 만난 그의 문체는 이제는 '박민규 소설'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소설을 만들어 낼 정도로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저와 거의 비슷한 시대를 살아 온 그이기에 그의 추억은 고스란히 저의 추억과 궤를 같이하고 그의 이야기는 저에게 100%이상의 공감을 가져옵니다. 그래서 더욱 그의 이야기에 빠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구영웅전설>, <핑퐁>을 거쳐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읽고 난 후 얼마전 <카스테라>까지 단숨에 읽어 버렸습니다. 세상의 승자가 아닌 패자 혹은 패자에 가까운 인물들, 소외되고 무시되는 사람들에 대한 따스한 시각과 그들을 패자로 만든 세상의 모순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그의 내공을 짐작해 하는 작가입니다.



박민규의 최신작인 이 소설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피하는 외모로 인해 세상에서 버림받고 무시당하다 스스로 세상을 피해다니게 된 한 여자와 아버지에게서 잘난 외모를 물려받았으나 그 아버지에게서 버림받은 상처를 지닌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 입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이 소설은 '박민규도 이렇게 로맨틱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여전히 세상에서 소외된 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제껏 그의 작품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사랑을 이야기하고 그의 작품들 속에서 다소 남성우월주의적 시각을 보여주었던 그가 여자를 이야기의 중심에 두고 쓴 소설이라서 새로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으나 아무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차별의 벽과 빗나간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아프게 느껴집니다. 마지막에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 또한 그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정명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잡지사와 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2006년 한글 창제를 둘러싼 집현전 학사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뿌리 깊은 나무'로 한국형 팩션의 새로운 장을 열며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올랐다. 소설 '뿌리 깊은 나무'는 2006 네티즌 선정 올해의 책, 아침독서운동본부 추천도서로 선정되며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에서 뉴웨이브 문학의 기수가 되었다. 소설 '바람의 화원'은 1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한층 견고해진 스토리와 치밀한 구성력을 보여준다. 조선 후기 화단을 이끈 두 명의 천재 화가 신윤복과 김홍도의 그림 속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삶과 예술, 그리고 사랑을 소름끼치도록 생생하게 그려낸다. 
<출처 : 인터파크>

작년에 '신윤복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SBS의 드라마 '바람의 화원'의 보면서 불쾌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가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한 소설 <바람의 화원>에서는 '신윤복이 여자였을지도 모른다'라는 가정을 최후의 복선으로 깔고 반전의 소재로 삼았습니다. 그 가정이 신선했고 그 시도가 과하지 않았기에 훌륭한 팩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드라마는 이 가정을 아예 기정사실로 만들고 제작한 나머지 소설의 가지는 팩션의 재미는 모두 잃고 '신윤복이 여자였다'는 것으로 이끌어 간 느낌때문에 많이 싫었습니다. 어쨋든 이정명이라는 작가는  <바람의 화원> 이전에 이미 <뿌리깊은 나무>로 독자들을 놀라게 만든 한국 팩선의 강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그가 최신작 <악의 추억>에서 보여주는 외도(?)는 그의 새로운 매력으로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이정명 작가의 신작 가제본 이벤트'에 당첨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그의 신작이 팩션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도착한 가제본은 우리나라가 배경도 아니고 주인공부터 외국인인 범죄추리소설(?) 이었습니다. 그 가제본이 '악의 추억'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자욱한 안개에 휩싸인 두 도시. 지나간 과거와 실패한 인생을 상징하는 '침니랜드'와 새로운 세계와 개발, 성공한 삶의 상징인 '뉴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안개와도 같이 찐득한 느낌의 연쇄살인범을 쫓는 과정을 그리는 이 소설은 인간의 기억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우리의 기억은 정말 믿을 수 있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하여 흔히 트라우마라고 불리우는 정신적 충격과 그 상처에 대한 치유과정, 그리고 반전이 가져오는 인간의 무서움까지 생각할 것을 많이 남겨주는 작품입니다. 언뜻 추리소설 같지만 그저 추리소설로 넘겨버리기엔 작가의 생각의 깊이가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김이환
1978년생.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로저 젤라즈니, 아서 클라크, 로버트 하인라인, 엘리너 파전, 레이몬드 카버, 조앤 롤링, 얀 마텔을 좋아한다. 본명만큼이나 많이 사용하는 인터넷 닉네임 '콜린' 은 영화배우 콜린 파렐에서 빌려 온 것이다. 2004년 첫 장편소설 [에비터젠의 유령] 을 발표한 이후, 2007년 [양말 줍는 소년], 2008년 [오후 다섯 시의 외계인] 등의 장편소설을 출간했으며, 2008년 공동단편집 [한국 환상문학단편선] 에 참가하기도 했다. 또한 독립영화를 좋아하여 계간지 [독립영화] 에 평론을 발표해왔다. 판타지 SF, 동화 등 좋아하는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글을 쓰는 것이 목표다. 2009년 현재 네 번째 장편소설 [집으로 가는 길] 의 출간을 앞두고 있으며, 세 편의 공동단편집을 준비 중이다
<
출처 : 인터파크>


단연코 2009년 제가 읽은 소설 중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소설입니다. 책 소개가 흥미로웠기는 했지만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던 소설인데 읽는 내내 정신없이 빠져들었던 소설입니다. 순식간에 읽어 버릴 정도로 몰입감도 강하고 그 속에 담긴 메시지 또한 임팩트가 있었던 소설입니다. 어느날 서울 시내 한 복판에 나타난 커다란 '구'가 사람들을 삼키기 시작합니다. 왜 나타났는지? 정체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사람들은 도망 다니기 시작하고 주인공 또한 그 혼란의 틈바구니에 끼여 정신없이 도주하게 됩니다. 결국 자신만은 '구'에 흡수되지 않는 다는 걸 알게 되지만 혼자 남겨진 세상에서 그가 겪는 혼란과 공포는 여전히 그를 감싸게 됩니다. 작가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 공포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했다고 했는데 그 외에도 종교에 대해, 사회에 대해, 인간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읽고나서 한참동안 멍하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소설이죠. 아직도 '절망의 구'의 정체는 명확히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정은궐
금녀의 반궁, 성균관에 입성한 남장 유생 김 낭자의 파란만장한 나날을 다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썼다. 유교와 당쟁, 성균관 유생들을 소재로 아기자기한 연애담을 유쾌하게 그린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한 듯 눈앞에 펼쳐지는 생생한 시대상과 살아 움직이는 듯 매력적인 조선시대 F4 ‘잘금 4인방’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2009년 여름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후속작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을 발표하며 ‘잘금 4인방’의 귀환을 알렸다. 더욱 파란만장해진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에서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정조의 참모습과 규장각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 준다. 2004년 [그녀의 맞선 보고서], 2005년[해를 품은 달]을 출간했다.

<성균관...>과 <규장각...>시리즈로 새로운 역사 로맨스 소설을 탄생시킨 정은궐이라는 작가는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느낌입니다. 조선판 캠퍼스 스토리인 <성균관...>시리즈와 그 후속편인 <규장각...>시리즈는 드라마로 만들어 질 예정이라고 하는데 특별한 각색이 없어도 될 정도로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역사서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북카페 회원들이 너무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하기에 읽어보게 되었지요. 그리고는 '잘금 4인방'의 활약에 박장대소를 하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로맨스 소설이기에 제가 읽기에는 나이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조선시대에 여대생(?)을 만들어 낸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성균관...>의 후속작으로 여전한 '잘금 4인방'의 모습에 아주 즐겁게 읽었습니다. 조만간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나름대로 가상캐스팅도 해 보면서 배우들의 얼굴을 상상하며 읽으니 더욱 재미있더군요. 청나라로 떠난 4인방의 활약을 그리는 속편을 기대하고 있으나 작가는 계획이 없다고 해서 많이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성균관과 규장각의 세세한 일상을 엿볼 수도 있었고 당쟁의 한복판에서 성군이었던 정조가 꿈꾸었던 세상 또한 엿볼 수 있었던 좋은 소설입니다. 로맨스 소설이라고 무시할 수 없는 소설입니다.


주원규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주로 현대정치와 밀교에 대한 관심을 갖고서 그에 대한 글쓰기를 즐겼으며, 건축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실과 상상의 괴리를 표현하는 팩션에 대한 그의 관심과 열정은 남다르다. 올 봄, 복잡한 세상과 정치를 좀 더 알기 쉽도록 재미있게 그리고자 하는 그의 터치가 소설계를 들썩이게 할 것이다. 전작으로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 등의 소설이 있으며 ‘민중도 때론 악할 수 있다’ 평론집이 있다. 현재 새로운 소설을 집필 중에 있으며, 잡지와 서적으로 독자와의 소통을 활발히 하고 있다.  <출처 : 인터파크>


우리의 젊은 소설가들이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이 얼마나 다양해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서울 한복판 코엑스에 대낮에 인질을 잡은 대형 테러가 발생하고 그 테러를 어떤 이유로든 막거나 동조하고자 하는 퇴역군인, 노숙자, 비정규직, 무대포 10대의 활약을 그린 이 소설은 그 소재에서 부터 저의 이목을 끌었고 그 소재를 가지고 상상하기 힘든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신인작가의 재기 발랄함이 기성작가들의 진중함 보다 아직은 제 취향에 맞는다는 느낌이라서 이 소설의 이야기는 정말로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소외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아직 소외되지 않았다고 믿고사는 '열외인종'들을 주인공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토사물로 전락해버린, 아니면 전락하게 될 미래를 걱정하는 오늘날의 인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대상이 없는 알 수 없는 분노에 사로잡힌 지금의 우리를 대신하여 그 분노를 한꺼번에 터뜨림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줍니다. 이런 소설 한권이 저의 정신건강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강지영
1978년 파주에서 출생했다. 숭의여대 문예창작과를 졸업 후 출판사, 광고대행사, 기업 홍보실 등에서 카피라이터와 마케터로 근무했다.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해 이듬해 공동단편집 [한국스릴러문학단편선],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 등에 참여했고, 같은 해 11월부터 [팝툰]에 〈심여사는 킬러〉를 연재, 출간 예정이다. 첫 소설집 [굿바이 파라다이스]에서 날선 시선으로 인간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직시하며, 중독성 강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작가는 첫 장편 [신문물검역소]를 통해 천부적인 이야기꾼의 재능을 펼쳐 보인다. 미스터리와 모험, 멜로 등 소설이 취할 수 있는 모든 장치들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작가의 노련함은 독자로 하여금 정신없이 웃다가 일순간 넋을 빼놓게 만든다. 한국 대중소설이 나아갈 신천지를 보여주는 무서운 신인으로 평가받으며, 출판과 영화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 : 인터파크>

가장 최근에 접하게 된 젊은 작가인 강지영은 이미 <굿바이 파라다이스>라는 소설집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에 발간된 신작 <신문물 검역소>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코믹과 멜로, 미스터리를 버무려 멋진 비빔밥을 만들어 낸 작가의 능력을 보면서 <굿바이 파라다이스>를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여러 장르를 섞었음에도 전혀 어색함이 없이 이어지는 능수능란함에 기가 질릴 지경이었습니다. 여성작가가 썼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여러 장면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기대되는 작가입니다.


17세기 제주에 외국의 난파선이 밀려오고 신문물이 들어차 있는 궤짝과 생전 처음보는 서양인이 함께 들어오게 됩니다. 나라에서는 '신문물 검역소'라는 임시기구를 만들고 '함복배'를 책임자로 임명합니다. 주인공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내성적이고 허당끼마저 있는 함복배는 신문물의 사용처를 알기위한 연구에 몰입하고 네덜란드인 '박연(벨테브르)'과 일본에서 보내온 선물인 '코길이(코끼리)'를 돌보게 됩니다. 함복배와 박연, 검역소의 노비인 영보와 부하직원 한섭, 식모 고상분 등이 어우려져 한바탕 웃음을 자아냅니다. 거기에 복배가 어릴때부터 사모하던 연지와의 로맨스가 송일영이라는 방해자와의 3각관계로 풀어지고 조용한 섬에서 벌어진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이 얽히면서 미스터리 소설까지 섭렵하며 기발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생전 처음보는 신문물에 대한 오해과 이해의 과정에서 웃음과 함께 화합과 소통의 메시지도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코끼리만 어떻게 처리한다면 드라마로 만들어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은 소설입니다.

이 외에도 젊은 소설가들의 신선한 소설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저의 독서가 충분히 많지 않은 관계로 더 많은 작가들을 소개하지는 못합니다.
이 작가들의 첫인상은 너무도 좋았습니다. 신선함과 기발함과 발랄함과 새로움까지...
물론 아직은 신진급 작가들이고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의 신선함이 바랠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의 이들의 모습은 정말 좋습니다. 세계 어느나라의 소설보다 재미있는 한국소설들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일본소설이 그리 부럽지 않습니다. 한 때 그들의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에 부러움을 가진 적이 있지만....
이 작가들 눈여겨 보아 주세요. 비록 제 주관적인 관점이지만 한국소설에 새로운 숨결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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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물 검역소
강지영 지음 / 시작 / 2009년 9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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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외인종 잔혹사-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주원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7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2009년 10월 2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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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2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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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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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서늘함을 몰고오는 바람이 가을을 알리는 계절입니다.
유난히도 어지럽고 힘들었던 세상사와는 상관없이 시간은 흘러가네요.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 왠지 우울해지는 시간입니다.
이럴 때 실컷 울고나면 스트레스마저 풀리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가을을 맞아 실컷 울어버릴 수 있는 책들을 몇 권 추천합니다.

1. 고향 사진관

아버지라는 소설로 우리에게 알려진 김정현 작가님의 [고향사진관] 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 소설은 아버지의 갑작스런 발병으로 가족을 짊어지게 된 남자의 이야기 입니다.
특별히 잘난 것도 없고 특출한 재주를 가진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꿈조차 없을 수는 없었던 한 청춘이
느닷없이 벌어진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이 됩니다.
달아날 수도 회피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는 묵묵히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그와 함께 비록 초라하기는 했지만 오롯이 간직하고 있던 그의 꿈도 사라지게 되고
누나와 여동생, 어머니의 생계와 아버지의 병수발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게 됩니다.
채 피어보지도 못하고 고목처럼 말라가는 그의 청춘이 독자들의 눈가를 촉촉히 적시고
그저 원망스러운 짐이 될 수도 있는 아버지에 대한 그의 효심이 읽는 이의 기억에 봉인된 나의 아버지를 꺼내게 만듭니다.
그나마 그런 그를 묵묵히 지켜내는 아내와 자식들의 사랑에 그의 삶이 그리 불행하지만은 않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책을 읽는 내내 바보스러울 정도로 안타까운 그의 삶에 가슴이 저며오는 슬픔을 느꼈습니다.
미련한 그의 모습에 입에서는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오면서도 눈가는 어느새 흘러내린 눈물에 저항을 포기하게 만들었습니다.
잊고 살았던, 아니 잊은 척 회피하고 달아났던 나의 부모님들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는 소설입니다.


2. 바보

이미 연극으로,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이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만화 책 입니다.
'만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많은 이들의 무시를 받게되는 현실에서 강풀의 만화들은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강풀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순정만화'는 밝은 이야기, 이쁜 이야기였지만 '바보'는 사람을 울리는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 연타가스 중독(지금은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그 당시에는 수많은 이들이 죽었었죠)으로
'바보'가 되어버린 승룡이가 가슴 속 숨겨준 첫사랑 지호에게 보여주는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와
자신에게 친구가 되어 준 사람을 위해 아무런 대가없이 베풀었던 희생의 커다란 의미가 독자들을 울게 만들었죠.
특히 승룡이가 쓰러지며 남긴 웃음은 세상 무엇보다 행복한 웃음이면서 동시에 가장 슬픈 웃음이기도 합니다.
나온 지 꽤나 오래된 책이고 이미 대여섯번 반복해서 읽은 책이지만 언제나 손이 가는 책입니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하는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을 때,
뭔가 세상에 대해 소리치고 싶은 답답함을 느낄 때 마음의 평안을 되찾게 해주는 고마운 책 입니다.
바보 승룡이가 전하는 사랑과 희생으로 이 가을을 채워 보는 것은 어떨까요?


3. 아우야, 세상에 바보란 없단다.

세상은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이끌어 갑니다. 
그러나 언제나 세상에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주는 이들은 조금은 모자라고 조금은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양심냉장고의 첫 주인공이었던 장애인 부부의 모습은 지금도 기억속에 깊이 박혀있죠.
그래서 바보들의 이야기가 더 큰 감동을 주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도 바보가 나옵니다. 어린 시절 피난을 가다가 얼음물에 빠져서 바보가 된 형이죠.
동생의 입장에서 바보같은 형이 창피하고 불편합니다. 가족들에게도 짐이 될 뿐이죠.
그런 형이기에 세상 사람들이 그를 이용하려 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외면하게 되는 가족들입니다.
그리고 그런 형이 세상의 모든 상처를 입고 나서야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는 가족의 이야기 입니다.
결국 형은 바보인 채로 세상을 떠나지만 그를 보낸 가족에게는 그는 한번도 바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바보들은 구경하기도 힘들어진 세상에 바보 형이 전하는 메시지는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합니다.
세상에 바보란 없습니다. 다만 세상 사람들이 그들을 바보로 만들 뿐... 


4. 능소화

400년의 세월을 이기고 발견된 '원이엄마'의 편지. 
TV 뉴스의 토픽거리에 지나지 않는 이 짧은 사실에 가슴 아프고 이쁜 사랑을 불어넣어 살아 숨쉬게 만든 소설입니다.
흔히들 가문간의 정혼으로 이루어지던 조선시대의 혼사에서 당사자들의 사랑은 상상이 힘듭니다.
그러나 400년이라는 세월을 견디고 발견된 '원이엄마'의 편지에는 남편을 향한 애절함이 묻어납니다.
하늘의 꽃.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꽃이라는 소화꽃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응태와 여늬의 이쁜 사랑.
그리고 끝끝내 그 사랑을 시기하여 응태를 데려가 버린 원망스러운 하늘의 변덕.
그렇듯 버려지듯 남겨진 후 잠시도 그를 떠나 보내지 못한 여늬의 애절한 망부가.
정해진 운명이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인간의 존재는 이렇듯 허무한 것인지?
그러나 그렇게 나약하고 힘이 없는 인간이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사랑의 이야기는 하늘조차 어쩌지 못한 채
400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여늬의 편지처럼, 400년 전 여늬의 약속처럼 그녀의 무덤가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소화꽃처럼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우리에게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쁘고 슬픈 사랑은 읽는 사람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눈물 한 방울과 함께...


책을 많이 읽으려 하고 소설을 특히나 좋아하지만
아직은 어린아이 같은 감성이 많아서 추리소설이나 판타지에 빠집니다.
그래도 간간히 만나는 가슴시린 작품들이 있어서 감정이 메마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각박해지는 세상을 핑계로 점점 더 메말라가는 가슴에 이 책들로 감동을 선물하세요.


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능소화- 4백 년 전에 부친 편지
조두진 지음 / 예담 / 2006년 9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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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야! 세상엔 바보란 없단다
안의정 지음, 고성원 그림 / 밝은세상 / 2002년 4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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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보 전2권 세트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5년 8월
24,000원 → 21,6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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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고향 사진관
김정현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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