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금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우리들.
과연 '대한민국'과 '한국인'의 '한(韓)'이라는 이름의 기원은 무엇일까?
너무도 자연스레 한국인이라 말하면서 그 이름에 의문을 가진 적은 없었다.
설령 의문을 가졌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대한제국'에서 유래되었고
'대한제국'이라는 이름은 '삼한의 정통을 잇는다'는 의미라는 설명에 그저 수긍하고 말았다.
그러나 작가 김진명이 밝히는 국호 '대한민국'의 비밀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홀로사는 여교수가 목을 맨 채 죽음으로 발견된다.
외부 침입의 흔적도 없고 외상도 없는 상태에서 발견된 자살사건.
그러나 일반적인 자살과는 다르게 시체는 앉은 채로 목을 매고 있다.
의문을 가진 목반장은 홀로 수사에 나서게 되고
죽은 여교수의 친구인 정서를 만나면서 여교수에 죽음을 둘러싼 거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교수와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하던 역사학자 은원은 중국에서 실종된 상태이고
은원의 연구를 쫒아가던 정서는 그녀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의 기원을 쫒고 있었음을 알게된다.
은원의 행방을 찾아 중국으로 들어간 정서에게 상상도 못할 진실이 기다리고 있는데...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수많은 교양역사서들, 그 중에서 고대사 부분에서 '이병도'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일제시대 '식민사관'의 대표주자로 한국의 고대사를 망쳐놓은 인물.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5적'보다 역사를 팔어먹은 그를 더 증오하는 학자들은 많이 있다.
물론 그가 죽기 직전에 자신의 잘못을 참회했다고는 하는 이미 때는 늦었다.
그의 가르침을 받은 수많은 제자들이 이미 기성 사학계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들의 기득권을 버리고 스승의 참회에 동조한 인물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우리의 고대사는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 되었도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것이 되었다.
그 결과가 우리가 배우는 '단군신화'이고 그것은 그대로 우리의 고대국가에 대한 포기이다.
엄연한 실제가 존재하는 위대한 국가를 한낱 신화의 수준으로 끌어내린 만행이고
이것은 그대로 일제의 식민사관이 바라던 그 모습 그대로 이다.
요컨대 이미 나라는 독립했을지 몰라도 우리의 역사는 절대로 독립하지 못한 것이다.

김진명의 일본에 대한 원망은 수많은 그의 작품들을 통해 일관적으로 나타난다.
'황태자비 살해사건', '한반도' 등의 소설을 통해 드러낸 적의를 바탕으로 이제 그가 고대사의 복원에 나섰다.
중국의 동북공정의 틀안에서 이제는 '고구려'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 우리의 고대사를 위해
그는 감히 어느 역사학자도 말하지 못하는 과감한 가설을 제시하고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물론 소설의 내용이 100% 진실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실제로 증명된 내용만 드러낸다 해도 그 작업은 위대했다.
실제로 '단군세기'에는 오성집결의 기록이 있고 그 기록이 진실임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면
'단군세기'를 위작이라 폄하하며 한반도의 고대사를 단절시킨 지금의 역사학자들은 직무태만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왜곡과 첨작으로 아예 소설이 되어버린 사마천의 '사기'는 절대진리로 믿으면서
몇가지 석연찮은 이유로 우리의 위대한 역사서 '단군세기'를 위작이라 말하는 이들은 
중국이나 일본의 학자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의 학자들이라는 것에 가슴이 미어질 뿐이다.

김진명의 소설들은 빨리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그것은 그만큼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흡인력인는 문체로 풀어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자극하는 독자들의 감성이란 대개 '애국심'이라는 것으로 귀결된다.
내가 자랄 때만 하더라도 애국심은 중요한 가치가 되었지만 이제는 그 위상이 떨어진 가치이다.
세계가 하나라는 이미지에 국가에 대한 의식이 약해지며 자연히 애국심도 그 위치가 줄어든다.
구시대적인 감성이라 말할 수 있는 '애국심'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그의 작업은 그래서 때로 강한 반발을 가져온다.
그런 반발은 결국 그가 말하는 진실에 대한 의문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그런 작업들이 고맙기만 하다.
물론 '애국심'이나 '민족애'가 구시대적 가치라 하더라도 '역사'라는 것은 절대로 구시대적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책의 구성이 조금 허술하기는 하다.
대부분의 단서들이 우연에 의해서 발견되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우연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술자리에서 비밀을 기설하는 장면은 실소를 머금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단 하루만에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소설적 재미와 함께 잠시나마 생각을 할 수 있는 꺼리를 만들어 준 소설.
그래서 이 소설은 강추!!! 할 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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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의 용의자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조영학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인도 내무장관의 아들 비키라이가 파티에서 살해된다.
전직 마피아 출신 내무장관인 아버지의 백을 믿고 온갖 악행을 저지른 그.
그를 죽이고 싶은 사람은 수를 헤아릴 수 없었지만
그를 감히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날도 자신이 죽인 '루디 질'이라는 여성의 살해혐의를 아버지의 백으로 풀려난 것을 기념하여
성대한 파티를 열었고 그 자리에서 그는 살해 당했다.

살해 현장에서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모두 6명.
그 파티에 왜 총을 들고 참석했는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6명의 용의자들.
피해자의 아버지이자 현직 내무장관인 자간나크,
자신에게 간디의 영혼이 빙의되었다고 주장하는 부패한 관리 모한 쿠마르,
핸드폰 도둑이자 자간나트 딸의 애인인 문디모바일,
머나먼 오지에서 부족의 신성한 돌을 찾아나선 옹게족 원주민 에타카옹게,
발리우드 최고의 섹시배우인 샤브남 샥세나,
월마트의 지게차 운전사이자 결혼을 하려고 인도를 방문한 래리 페이지.
과연 범인은 누구이고 왜 비키라이를 살해했는가?

영화 '슬럼독밀리어네어'의 원작인 'Q&A'로 일약에 스타덤에 오른 비카스 스와루프.
그의 두번째 소설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에 너무도 반가와서 바로 구입을 결심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나서의 느낌은 이 작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다.
'Q&A'에서 보여준 인도 사회의 아픔과 상처에 대한 냉철하고 날카로운 해부는 여전하고
그럼에도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도인들의 삶에 대한 희망과 생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따뜻하다.
현직 외교관의 신분으로 현대 인도 사회의 곪은 상처를 찢어 발겨서 소금을 뿌려댄다.
그러면서 그 상처에 신음하며 살아가는 인도 사람들의 삶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 한다.
지극히 사회성이 강한 소설이고 그러면서 지극히 재미를 추구한 소설이다.
소설을 다 읽고나서 인도에 절대로 가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반이고 너무도 가고 싶은 생각이 반이다.
역시 인도라는 나라는 그 자체로 오묘하고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는 나라임에 틀림없다.

여전히 인도의 슬램을 무대로 하고 여전히 인도의 빈민들의 삶을 이야기 한다.
여전히 돈을 가진 힘있는 자들은 가남하고 힘없는 이들을 착취하며 자신의 부를 채우고
여전히 힘이 없는 사람들은 힘있는 사람들의 비리와 횡포에 신음하며 살아간다.
그저 다음의 생에서는 부자로 태어나서 살아갈 수 있기만을 바라며 현세의 삶을 견딜 뿐.
아무런 희망이 없을 것 같은 이 나라에서 작가는 어떤 희망을 발견하게 되었을까?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작은 희망은 무엇일까?
'위대한 혁명은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는 책속의 글로 나타내는 바와 같이
비키라이라는 작은 비리에 대한 처단을 통해 인도 대중의 각성을 촉구하는 것일까?

'Q&A'가 한 사람으로는 겪을 수 없을 것 같은 다사다난한 인간의 삶을 통해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했다면
이 소설은 그 한 사람의 삶을 6명의 용의자들의 삶으로 펼쳐놓으면서 교묘하게 이어놓는다.
6명의 삶은 전혀 연결될 것 같지 않으면서도 아주 작은 부분에서 교차로처럼 맞물린다.
역시 사람들의 삶이란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고 어딘가에서는 만나는 것인 모양이다.

작가의 유머감각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빛을 발한다.
래리페이지가 툭툭 내뱉는 말도 안되는 인용들 속에서,
전작 'Q&A'의 주인공이름이 여배우의 대사속에 튀어나온다거나,
'나는 체포되었다, 비키라이를 살해한 혐의로'라는 문장속에서 작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6명의 삶 하나 하나가 별도의 소설로 떼어낸다 없을 정도로 탄탄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각각의 삶이 연결되는 방식이 너무 정교해서 6편의 소설을 읽은 느낌이다.
재매 자체를 본다면 분명히 전작을 뛰어넘었고 소설이 전하는 메세지도 전작을 뛰어넘었다.
이 작가의 다음 소설이 기다려지는 것은 이매 내가 그의 팬이 되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영화화가 된다면 꼭 영화관을 찾아서 보고야 말것이라는 결심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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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엔 박장대소로 시작한다.  
전국의 모든 어린이들이 국민교육헌장을 외우고 다니던 시절에 
뺑뺑이로 명문 중학교에 들어간 아들이 자랑스러운 아빠의 오버로 시작한 그 웃음은 
하고싶은 말이라고 해도 함부로 하지 못했던 그 시절에 대한 조롱으로 이어지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돌리고자하는 이른바 3S전략의 일환으로 시작된 이 땅의 프로야구를 매개로 
하필이면 인천에 산다는, 그리고 인천에 생긴 프로야구팀이 '삼미 슈퍼스타즈'라는 이유로
그 어린 나이에 생각지도 못한 가슴속 상처를 지니게 된 소년들의 안쓰러움에 대한 희화로 이어진다.
때로는 소소한 미소로 번져나가다 때로는 배꼽을 쥐어짜는 박장대소로 이어지는 그 웃음은
작가의 절대로 범상치 않은 문체로 인해 그 진폭이 더욱 커지고
똑같은 문장의 반복이 절대로 지겹지 않도록 만드는 그의 말투는 독자를 잡아끄는 묘한 매력을 품고있다.

초반의 그 웃음이 조금 정리되는 순간부터,
정확히 말해 '삼미 슈퍼스타즈'라는 팀이 사라지는 그 순간부터
각이 큰 기막힌 슬라이더처럼 휘어진 이야기는 젊음과 방황으로 이어지고
아마추어를 버리고 스스로 프로가 되고자 노력하는 주인공의 애달픈 노력으로 이어진다.
프로가 아니면 의미가 없어져 버리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티며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그 나이대의 나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어서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그 나이대에 나도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은데... 그와 같이 힘겨운 버티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힘겨운 버티기의 보람도 없이 결국 프로의 세계에서 밀려난 주인공이
다시 '삼미 슈퍼스타즈'라는 흐르는 별을 만나면서 이야기는 역회전볼처럼 또 다시 휘어진다.
말도 안되는 논리, 프로들이 들으면 '패자들의 어이없는 괘변'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논리로
주인공을 설즉하는 조성훈의 모습이, 조성훈의 논리가 허무맹랑하지만은 않은 이유는
어쩌면 나 역시 그의 허무맹랑한 논리만큼이나 허무맹랑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조성훈의 논리로 또 다시 방향을 튼 이야기는 
전혀 상상치도 못한 높이에서 폭포수처럼 떨어져내리는 커브와 같이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말 그대로의 박장대소로 끝을 맺는다.
웃음으로 시작해 웃음으로 끝내는 그 위대한 수미상관을 완성한 작가의 능력에 찬사의 박수를....

어느 순간 우리에게 '프로'라는 말이 아주 자연스러운 말이 되었다.
최근에 유행한 유행어 중에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느새 우리는 프로가 가지는 가치는 좋은 것이고 긍정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되고
'아마추어'라는 말이 가지는 가치는 무시해 버리고 그 말의 의미는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소리없이 진행된 두 단어의 위상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삶도 어느새 프로화가 되어 버렸다.
치열한 경쟁이 당연시 되고 잠깐의 여유마저 쓸데없는 것이 되어버려
스스로가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혹사하는 것만이 살길이 되어버린 바야흐로 프로의 시대.
소설의 의미는 우리가 잃어버린 '아마추어'의 미덕에 대한 찬미이다.
'삼미슈퍼스타즈'라는 전무후무한 진짜 '아마추어'였던 '프로야구단'은 그 찬미를 위한 소재이다.

나 역시 '롯데 자이언츠'라는 야구팀의 20년 광팬이다.
그러다 보니 야구가 사람의 인생을 많이 닮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알고있다.
그래서 더욱 이 소설의 주인공의 유별난 '삼미슈퍼스타즈'에 대한 애정이 결코 낮설지 않다.
나의 사랑하는 '롯데 자이언츠'도 결코 주류가 될 수 없는 비주류이기 때문에 더욱 더 공감이 된다.
내가 '롯데 자이언츠'를 사랑하는 이유도 아마 그 비주류성에 대한 강한 끌림 때문일 것이다.
이제껏 아무것도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던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나의 광적인 애정의 의미를
이 책 한권으로 명확히 깨닫게 되었다.
정말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건져올린 기대 밖의 대박 소설이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찾아서 읽어보고 싶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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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3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권과 2권에서 신 후보생이 된 미카엘 팽송이
그의 타나타노트 동료들과 함께 신 위의 무언가를 향한 여정에 나서고
그 과정에서 몇가지 과제를 남긴다.
신 후보생들을 죽이는 살신자는 누구인가?
아프로디테가 미카엘에게 남긴 수수께끼의 정답은 무엇인가?
과연 신들을 지배하고 있는 올림푸스 산의 정상에는 무엇이 있는가?
'신들의 숨결'이라는 부제가 붙은 3권과 4권은 이런 의문들을 파헤치는 미카엘의 여정이 이어진다.

신 후보생들이 벌이는 일명 'Y게임'은 인류의 역사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다.
아무것도 없는 18호 지구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이 결국 1호지구의 모습을 닮아가는 모습.
그것은 결국 스스로 인간이었던 신 후보생들의 본성에 남겨진 인간의 본성 때문일 것이다.
신 후보생들이라고 하지만 그들도 결국 인간이기에 인간의 만들어낸 1호지구와
신들의 Y게임으로 만들어진 18호 지구의 모습은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작가는 신 후보생들의 'Y게임'을 통해 인간의 역사속에 숨겨지 신들의 숨결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각각의 부족들이 성장하고 대립하고 화합하고 결국 승자와 패자로 갈리는 모든 순간에
어쩌면 신들의 숨결이 작용하고 있었는지 모른다는 가정을 하고 있다.
인류가 스스로 만들어 낸 역사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
인류의 역사에 길이 남아있는 자랑할만한 영웅들의 모습,
인류의 역사를 통해서 만들어졌다 사라진, 혹은 아직도 남아있는 수많은 문명들.
그것들은 결국 인간의 창조물이 아닌 신의 숨결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Y게임'을 통해 말하는 것은 아닐까?

자신의 영혼을 고양시키는 여정을 지속하는 미카엘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영혼이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 인간의 능력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말하고 있다.
결국 미카엘을 신들의 신 마저 뛰어넘으려 하고 있지 않은가?
신들의 신인 '8'의 단계를 넘어서 마지막 단계인 '9'의 단계로 도전해 나가는 그의 모습은
스스로에 대해 너무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우리 자신의 최대의 적은 우리 자신일 뿐이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추켜세우고 높이 평가를 한다 하더라도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박한 평가를 내린다면 우리의 모습은 거기에 머물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의 여정을 따라가는 과정을 통해 나 역시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달리할 가능성이 열리는 느낌이다.

올림푸스 신화를 잘 모르는 나에게 소설에 나오는 신들은 생소하다.
그나마 내가 조금이나마 알고있는 신들의 모습도 소설속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작가는 신화속의 박제된 신의 모습이 아닌 너무도 인간과 닮은 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신들은 이미 신화속에서 사라져간 전설이 아니라 우리처럼 사랑하고 살아가는 살아있는 존재인 것이다.
도저히 신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행동들을 하는 그들의 모습은 인간과 너무 닮아서 친근하다.
작가의 의도는 결국 신이란 인간의 관념이 만들어낸 개인적으로 불행한 존재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신들의 신인 제우스마저 너무나 인간적이지 않은가?
제우스의 모습은 너무도 가련하지 않은가? 
'불멸은 지루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제우스의 탄식이 너무 안타깝지 않은가?
신을 인간의 모습으로 끌어내려 인간과의 거리를 좁히고 인간을 신과 동등하게 만들어 둘 사이의 공존을 모색한다.
결국 신과 인간은 다르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 베르나르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일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신이 될 수 있다.

'Y게임'은 어느새 중세를 거치고 있고 미카엘의 여정의 최종의 단계인 9를 향해 가고 있다.
과연 그 결말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 질 것인가?
그가 그리는 신의 세계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마금질 될 것인가?
5,6권의 결론이 궁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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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이란 얼마나 빠른건지... 
벌써 2009년도 상반기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작년 100권 읽기에 실패한 이후 올해 다시 100권 읽기에 도전 중.
상반기 54권을 읽었으니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것 같습니다.
목표를 위해서 아무 책이나 읽을 수는 없는 노릇.
고르고 고른 책들 중에서도 상반기 나에게 대박의 기쁨을 안겨준 책들을 소개합니다.

1. 밀레니엄 시리즈
스웨덴의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는 정말로 작가의 요절이 아까운 소설입니다.
유치하고 무서워보이는 책 표지 때문에 선뜻 손에 들기가 어려운 소설인데 그 재미는 장난이 아닙니다.
스웨던을 넘어 유럽의 역사를 훑어가면서 모두들 알면서도 고개를 돌려버렸던
여성에 대한 차별의 이야기를 전면에 다룬 이 소설은 유럽의 치부에 소금을 뿌리는 문제작입니다.
매력적인 잡지사 편집자 주인공과 세상에 문제아로 찍히지만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여자 주인공이
여성 차별에 대한 문제 뿐만 아니라 유럽의 근 현대사를 통해 숨기고자 했던 문제들에 대해
손에 땀이나는 스릴과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긴박감으로 순식간에 책을 읽게 만드는 멋진 소설입니다.
원래 6부작으로 기획했다고 하는데 3부의 원고를 넘기고 아쉽게 요절한 작가의 유작입니다.
작가의 삶 자체가 소설보다 더 극적이었다고 하네요. 참 아까운 작가입니다.
추리소설이면서도 연애소설이면서도 사회소설이기도 합니다.
영화로 만들어도 정말로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강추 !!!
* 최근 3부가 출간되었습니다. 나도 지금 읽는 책을 다 읽고나면 바로 읽으려고 벼르고 있는 책.

 2. 에코와 소름마법사
발터뫼르스의 작품은 국내에 몇권 나와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작품들은 언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에코와 소름마법사'도 역시나 실망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차모니아 대륙에 사는 코양이 에코가 소름마법사의 음모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벌이는
목숨을 건 탈출기인 이 소설은 중학생정도만 되어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발터뫼르스 소설의 매력은 그가 창조한 매력적인 대륙 차모니아의 이야기와
실제로 존재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판타지적인 모험 속에서
사랑과 고독, 자유와 우정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녹여놓았다는 것에 있습니다.
만화가 출신의 작가답게 상상력으로 가득차 있는 삽화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보다 많은 작품들이 소개되기를 바라지만 일반적인 판타지와는 다른 색다른 느낌의 그의 소설은
단 한권 만으로도 그의 팬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습니다.

 3. 개미 시리즈
베르나르베를베르를 최고의 작가로 만들어 준 그의 대표작 중에 하나인 '개미'.
이상하게 베스트셀러를 싫어하는 경향 때문에 이제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역시... 왜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소설입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개미세계에 대한 치밀한 관찰과 과학적 사실에 적절한 조합,
인간의 시선이 아닌 개미의 시선으로 바라 본 인간 세계에 대한 성찰,
자연과 환경, 인간과 개미를 통한 문명의 충돌에 대한 이야기 등.
총 5권으로 이루어진 '개미' 시리즈는 재미있는 소설임은 물론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가치관의 생성이 왕성하게 진행되는 청소년 시기에 한번쯤 꼭 읽어야 할 필독서 중에 하나입니다.
그가 전하는 방대한 지식의 보고는 보너스로 생각하면 되겠지요. ^^

 4. 왕을 참하라
독자를 유혹하는 자극적인 제목을 가진 책들은 알맹이가 없는 것이 많습니다.
이 책 또한 그런 선입관 때문에 고민했던 책인데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대부분이 교양 역사서가 사서의 내용을 그대로 베끼거나 조금의 야사를 더하는 수준입니다.
저자의 시각이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양반과 지배층의 시각이 대부분인데
이 책의 시각은 철저히 서민들과 서얼들의 시각입니다.
'조선의 개같은 나라다', '양반들은 개자식들이다'라는 격한 표현이 거침없이 쏟아집니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한심한 나라였는지 말하면서 왜 그렇게 되었는가도 말해주는 책입니다.
과거의 역사를 보면서 현재의 지혜를 찾는다면 이 책의 시각은 그 과정에 훌륭한 조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절대로 평범하지 않는 역사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참신한 역사서 입니다.

 5. 유성의 인연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의 매력은 치밀한 구성과 소품의 뛰어난 활용, 그리고 멋진 반전입니다.
그런점에서 본다면 이 소설은 그런 그의 흥행공식(?)을 거부한 소설입니다.
'백야행'을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사람의 사는 모습을 그려내는 따뜻한 느낌을 지닌 소설입니다.
물론 사건이 있고 범인이 있고 추리가 있고 반전이 있지만 
사랑을 그리고 형제간의 우애를 그리고 아버지의 부성애를 그리고 있는 소설입니다.
일본에서 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드라마로 만들어져 대박이 났다고 하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정말로 드라마로 만들면 대박이 날 것이라는 느낌이 저절로 듭니다.
별도의 각색이 필요없이 그대로 대본으로 써도 좋을 것 같은 느낌.
'용의자 X의 헌신'과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게이고의 걸작 중에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6. 고향 사진관
대한민국에서 아들로, 장남으로 산다는 것.
때로는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도망가고 싶어지는 것이 사실인 그 상황에 처한 한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린 것도 정말 오래간만이었고 그의 답답한 모습에 욕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왜 그리 자신을 위해 살아가지 못했는지... 그의 선택을 과연 내가 할 수 있을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야기에 더욱 가슴이 아파옵니다.
이 책... 나이 40의 중년 아저씨의 눈에 눈물을 만드는 책 입니다.

 7.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의 히트 캐릭터 '이라부'의 활약상을 그린 단편집 입니다.
한국에서 그의 이름을 알리게 만든 대표작이기도 한데 시종 웃음을 만드는 유쾌한 책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의사와는 전혀 닮지 않은 모습의 이라부의 생소한 치료법.
복잡하고 어지러운 현대 사회에 치여 여기저기 상처를 받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라부가 주사하는 '비타민 주사 1대'는 통쾌한 치료제가 됩니다.
때로는 박장대소를, 때로는 엷은 미소를 머금게 만드는 유쾌한 소동들.
뭔가 답답하고 막힌 느낌이 들 때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8. 돌아오지 않는 2루 주자 
전 세계적으로 가장 열광적이라는 '롯데 자이언츠'의 광팬인 나.
그래서 야구에 대한 추억 또한 무수히 많은데 이 책은 그 추억의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사동의 '토토의 오래된 가게'에 들러서 어린 시절 장난감들을 보면서 추억에 잠기듯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 나의 영웅이었던 선수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기게 됩니다.
롯데의 선수였던 '임수혁', '공필성' 등을 비롯하여 결코 스타였다 할 수 없었던
그렇지만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팬들에게 뚜렷한 기억을 남겼던 영웅들의 귀환.
그 귀한 추억을 갈

 9. 여보, 나 좀 도와줘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아는 것은 건강뿐이 아닙니다.
난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한 표를 행사했던 사람이지만 그를 몰랐습니다.
그의 사상을 몰랐고 그가 그리던 세상을 몰랐습니다.
그 부끄러움과 참회를 간직한 채 뒤늦게 읽어 나간 그의 진솔한 삶은
내가 그를 찍은 것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수많은 책들이 우리 곁에 왔다가지만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국내외적으로 문제가 많았던 2009년 상반기.
답답한 세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 주었던 이 책들은 삶이 내게 준 작은 선물들이었습니다.


1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여보, 나좀 도와줘- 노무현 고백 에세이
노무현 지음 / 새터 / 2002년 4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2009년 06월 27일에 저장
구판절판
돌아오지 않는 2루 주자- 야구의 추억, 두 번째 이야기
김은식 지음 / 산책 / 2008년 4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09년 06월 27일에 저장
품절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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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사진관
김정현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09년 06월 27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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