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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3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권과 2권에서 신 후보생이 된 미카엘 팽송이
그의 타나타노트 동료들과 함께 신 위의 무언가를 향한 여정에 나서고
그 과정에서 몇가지 과제를 남긴다.
신 후보생들을 죽이는 살신자는 누구인가?
아프로디테가 미카엘에게 남긴 수수께끼의 정답은 무엇인가?
과연 신들을 지배하고 있는 올림푸스 산의 정상에는 무엇이 있는가?
'신들의 숨결'이라는 부제가 붙은 3권과 4권은 이런 의문들을 파헤치는 미카엘의 여정이 이어진다.
신 후보생들이 벌이는 일명 'Y게임'은 인류의 역사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다.
아무것도 없는 18호 지구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이 결국 1호지구의 모습을 닮아가는 모습.
그것은 결국 스스로 인간이었던 신 후보생들의 본성에 남겨진 인간의 본성 때문일 것이다.
신 후보생들이라고 하지만 그들도 결국 인간이기에 인간의 만들어낸 1호지구와
신들의 Y게임으로 만들어진 18호 지구의 모습은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작가는 신 후보생들의 'Y게임'을 통해 인간의 역사속에 숨겨지 신들의 숨결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각각의 부족들이 성장하고 대립하고 화합하고 결국 승자와 패자로 갈리는 모든 순간에
어쩌면 신들의 숨결이 작용하고 있었는지 모른다는 가정을 하고 있다.
인류가 스스로 만들어 낸 역사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
인류의 역사에 길이 남아있는 자랑할만한 영웅들의 모습,
인류의 역사를 통해서 만들어졌다 사라진, 혹은 아직도 남아있는 수많은 문명들.
그것들은 결국 인간의 창조물이 아닌 신의 숨결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Y게임'을 통해 말하는 것은 아닐까?
자신의 영혼을 고양시키는 여정을 지속하는 미카엘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영혼이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 인간의 능력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말하고 있다.
결국 미카엘을 신들의 신 마저 뛰어넘으려 하고 있지 않은가?
신들의 신인 '8'의 단계를 넘어서 마지막 단계인 '9'의 단계로 도전해 나가는 그의 모습은
스스로에 대해 너무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우리 자신의 최대의 적은 우리 자신일 뿐이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추켜세우고 높이 평가를 한다 하더라도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박한 평가를 내린다면 우리의 모습은 거기에 머물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의 여정을 따라가는 과정을 통해 나 역시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달리할 가능성이 열리는 느낌이다.
올림푸스 신화를 잘 모르는 나에게 소설에 나오는 신들은 생소하다.
그나마 내가 조금이나마 알고있는 신들의 모습도 소설속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작가는 신화속의 박제된 신의 모습이 아닌 너무도 인간과 닮은 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신들은 이미 신화속에서 사라져간 전설이 아니라 우리처럼 사랑하고 살아가는 살아있는 존재인 것이다.
도저히 신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행동들을 하는 그들의 모습은 인간과 너무 닮아서 친근하다.
작가의 의도는 결국 신이란 인간의 관념이 만들어낸 개인적으로 불행한 존재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신들의 신인 제우스마저 너무나 인간적이지 않은가?
제우스의 모습은 너무도 가련하지 않은가?
'불멸은 지루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제우스의 탄식이 너무 안타깝지 않은가?
신을 인간의 모습으로 끌어내려 인간과의 거리를 좁히고 인간을 신과 동등하게 만들어 둘 사이의 공존을 모색한다.
결국 신과 인간은 다르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 베르나르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일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신이 될 수 있다.
'Y게임'은 어느새 중세를 거치고 있고 미카엘의 여정의 최종의 단계인 9를 향해 가고 있다.
과연 그 결말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 질 것인가?
그가 그리는 신의 세계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마금질 될 것인가?
5,6권의 결론이 궁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