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첫 청소년 전기 : Think Different 청소년 뉴리더 시리즈 1
카렌 블루멘탈 지음, 권오열 옮김 / 서울문화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무려 900 페이지가 넘는 크고 두꺼운 무기 수준의 전기를 읽었다.

그런데 또 다시 잡스의 이야기를 선택한 것은 아들에게 주기 위함이었다.

비난은 할 수 없어도 부인할 수는 없는 우리 시대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이기 때문이다.

특히 컴퓨터로 밥을 벌어 먹고 사는 나는 그가 만든 세상의 가장 큰 수혜자이기도 하다.

내가 이 책에서 바란 건 잡스의 이야기 중에서 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을 가려주는 것이었다.

그의 개인적인 삶과 이상한 성격에 대한 부분은 최소한으로 줄이고(물론 다 빼는 건 반대)

그가 가졌던 일에 대한 열정과 애플의 제품들을 통해서 담고자 했던 철학을 알려주고 싶었다.

스스로 애플빠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잡스의 열렬한 지지자로써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대체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잘 정리해 준 것 같다.

 

잡스의 개인적인 삶은 나의 관점에서 전혀 이해할 수 없고 알려주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그가 일을 대하는 방식과 일에 대해 미치는 열정을 꼭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흔히들 '현실왜곡장'이라고 말하는 잡스의 무모하리만큼 어이없는 추진력을 통해서

아들에게 '안돼!'라는 말 보다는 '할 수 있어!'라는 강한 동력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

모두가 개방형으로 변해가는 컴퓨터 산업의 세계에서 끝까지 폐쇄형을 고집한 잡스.

그가 고집했던 페쇄성의 이유와 그런 제품들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철학을 알려주고 싶었다.

고집불통에 타인을 배려하지 않으며 독선적이고 독단적인 독재자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 그런 독재에 따르도록 만드는 그의 강한 리더쉽을 알려주고 싶었다.

한 분야에서도 어려운 혁신은 여러 분야에서 가능하게 한 그의 힘과 열정과 꿈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 책이 그런 부분으 제대로 다루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들에게 권하기에 충분한 책이다.

 

그런데 아쉽다. 성인들을 위한 900 페이지짜리 전기와 다른 바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용을 5분의 1정도로 줄였고 필요없는 잔가지들을 쳐내기는 했지만 그게 다였다.

컴퓨터 용어들을 쉽게 설명한 것도 아니고 청소년을 위한 특별한 안내가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나 잡스가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 당시의 용어들은 전공자인 나도 모르는게 많은데

그런 용어들에 대한 설명이 없으니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도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왜 청소년 전기일까?라는 생각이다.

그저 내용을 간소화한 잡스 전기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하는게 맞지 않을까?

미국에서도 이걸 청소년 전기라고 부르는지, 작가가 청소년을 위해서 썼는지 궁금해진다.

그저 청소년 책을 많이 쓴 작가의 전기라고 출판사가 마케팅으로 사용한 용어가 아닐까?

진실이 궁금해 진다. 내 생각에 이건 절대로 청소년용으로 쓴 전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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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기가 막혀! - 야구광도 몰랐던, 너무나도 재미있는 야구 이야기
기영노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프로야구가 시작된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올해가 꼭 31년째 되는 해.

처음 프로야구가 출범했을 때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고 야구에 빠져 있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축구에 빠져 있을 때 나는 고교야구의 열성팬이었고

프로야구가 출범하자마자 마스코트가 이쁘다는 이유 하나로 MBC 청룡의 팬이 되었다.

그 후 84년 최동원의 투구에 감동받아 롯데팬으로 바뀐 후 지금껏 미친(?) 롯데팬이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주는 재미는 단순히 공을 던지고 치고 받고 달리는 데에 있지 않다.

공 하나 하나에 걸려있는 상황과 투수와 타자와 야수의 순간 순간의 대결에 재미가 있다.

게다가 그 선수들의 뒷이야기를 안다면 야구를 보는 재미는 더욱 커지게 된다.

그래서 팬들은 선수들 하나 하나의 일거수일투족에 언제나 안테나를 고정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계에는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비화들이 숨겨져 있다.

그 비화들을 하나씩 꺼내서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숨쉬는 선수들의 인생을 엿볼 수 있다.

 

2009년에 발간된 [야구가 기가 막혀!]는 그런 야구계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투수들, 타자들, 감독들, 해외파들의 뒷이야기를

작가의 뛰어난 재치와 위트로 옛이야기하듯 하나씩 풀어내서 시종일관 웃음을 짓게 만든다.

최동원, 선동렬, 류현진 등의 괴물 투수들과 그들과 맞섰던 수많은 투수들의 이야기,

불세출의 타자들의 치열한 대결과 그들이 만들어낸 드라마 같았던 승부의 뒷이야기들,

누구보다도 독특했던 수많은 명장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숨기고 싶었던 이야기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한국야구의 길을 만들어간 해외파들의 숨겨진 웃음과 눈물의 이야기들.

야구팬이라면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가득히 담겨있다.

그 이야기들 하나 하나는 허탈한 실소를 짓게하거나 배꼽빠지게 폭소를 터뜨리게도 하고

때로는 안타까움에 코끝이 찡해지다가도 이제는 사라져간 영웅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차기도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모여서 만들어 내는 것은 어느새 30년이 되어버린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이다.

기록이나 스타 플레이어들에 대한 기억만으로 뭔가 삭막해 보이는 프로야구의 역사에

사람냄새가 나는 살아있는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바로 이런 그들의 뒷이야기들이다.

그 이야기들 속에 숨겨진 그들의 땀과 눈물과 웃음과 기쁨과 환희와 안타까움이 프로야구를 살아있게 만든다.

역사로 친다면 [삼국사기]로 대변되는 정사가 아니라 [삼국유사]로 배표되는 야사라고 할까?

KBO가 정사를 기록으로 정리한다면 누군가는 야사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 표본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 말고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야구계에 넘쳐날 것이다.

또한 앞으로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그 속에서 수많은 영웅들이 살아가고 사라져갈 것이다.

어느덧 30살을 넘어버린 프로야구는 이제는 생활속에 파고들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문화의 힘을 바탕으로 프로야구의 이면을 기록하는 이런 시도는 계속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난 이 책은 모든 야구팬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물론 2009년에 출간된 이 책을 이미 읽은 사람이 많겠지만 아직 못 읽었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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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포 킬러 - 본격 야구 미스터리
미즈하라 슈사쿠 지음, 이기웅 옮김 / 포레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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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국민학교(초등학교 아님) 6학년 때 프로야구가 출범했다.

그 후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열혈 야구광을 자처하며 살고 있는 나에게는

야구 시즌의 개막이 1년의 시작이고 한국시리즈가 끝나는 날이 1년의 마지막날이다.

그래서 야구를 소재로 하는 수많은 소설들을 보면서 언제나 즐거움을 느꼈다.

이재익 작가의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박민규 작가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상 작가의 [말이 되냐?], 그리고 가장 최근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마구]까지.

어느날 우연히 방문한 블로그에서 추천한 [사우스포 킬러]는 그런 나에게 필독서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끌림은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서 나온다.

단지 야구 관련 서적을 공부해서 알 수 있는 지식이 아니라 야구에 애정을 가져야 알 수 있는 지식들.

제목에 나오는 '사우스포'라는 말도 20년차 야구팬이라는 마눌님도 모른다고 할 정도이니

작가가 가지고 있는 야구에 대한 애정의 깊이와 지식의 해박함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소설의 첫장면을 구성하는 야구장면에서 부터 강한 흡입력으로 독자를 끌어 들이는 것은

이야기의 재미 보다도 야구팬이라면 느낄 수 있는 야구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던지는 마지막 시합의 장면이 주는 강한 감동과 진짜 승부를 본 것 같은 착각은

주인공 사와무라가 가지고 있는 야구에 대한 열정과 절박함을 멋지게 그려낸 작가의 애정 때문이다.

대부분의 야구만화나 소설들처럼 현실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야구이야기.

심하게 느껴질 정도의 현실성이 소설을 읽는 야구팬들에게 가장 강한 매력을 작용하고 있다.

 

야구를 단순히 사건의 소재로 삼아 이야기하는 소설들과의 차별점도 있다.

이 소설은 사건의 원인도 야구이고 범인의 범행동기도 야구이고 사건의 중심도 야구이다.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연상되는 명문구간 오리올스의 유망한 좌완투수 사와무라.

어느날 처음보는 인물에게 습격을 받고 하지도 않은 승부조작의 주범으로 몰리게 된다.

자신에게 닥쳐온 위기. 자신이 지켜야할 명예와 억울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와무라의 분투.

소설은 프로야구 구단의 뒷모습과 선수들간의 치열한 경쟁을 그리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마치 구단의 프런트 직원이 쓴 것 처럼 리얼하게 묘사된 구단의 뒷모습은 씁쓸함을 남긴다.

자신이 살기 위해 다른 선수를 끌어내려야 하는 치열한 경쟁에 몰린 프로선수들의 삶도 생생하다.

거기에 다소 시니컬한 유머를 날리는 주인공과 그와 비슷한 수준의 여배우가 나와 로맨스도 섞는다.

물론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야구가 있고 사와무라가 1군과 2군을 오가는 과정에도 야구가 중심이다.

나름 치밀한 두뇌싸움도 있고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고 속이는 치열한 암투도 있고 액션도 몇군데 보인다.

엄청난 흡입력과 잠시도 늦추지 않는 긴장감으로 말 그대로 '페이지이터'가 되어버리는 멋진 소설이다.

 

어떤 주제의식을 바라고 읽는다면 다소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야구를 좋아하는 야구팬이라면 반드시 읽어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하는 소설이다.

지금까지 읽은 그 어떤 야구소설 보다도 훨씬 재미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소설이다. 강추 !!!

 

P.S : 특히 마지막 시합장면의 감동은 아직도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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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뒷골목 수프가게
존 고든 지음, 김소정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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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자기계발서를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던 존고든이

[바보 빅터]에서 부터 재미를 붙인 새로운 형식의 자기계발서가 또 나왔다.

기존의 자기계발서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여러가지 말들로 설득하는 딱딱한 방식이었다면

존고든이 새롭게 시도하는 방식은 동화같은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이다.

자기계발서라기 보다는 동화같은 이야기로 편하게 다가가면서 하고싶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이번에는 망해가는 수프사를 살리기 위한 방법론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뉴욕 뒷골목 수프가게]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기업문화에 대한 것이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조하고 고객에 대한 많은 연구를 진행한다.

그러나 정작 그 고객들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자신들의 직원에 대한 연구는 거의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위대한 기업에는 그 기업의 직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위대한 기업문화가 존재한다.

그런 사실을 감안해 본다면 경영자들이 자신들의 직원들에 대한 연구를 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

이 책은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영자들이 간과하고 넘어가기 쉬운 가장 중요한 팩트에 대해서.

 

경영자가 직원들을 진심을 다하여 진솔하게 대하고 자신의 비전을 확대시키고

직원들에게 신뢰를 얻어 직원들의 경영자의 비전을 믿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면

그것이 하나의 기업문화로 자리잡고 기업문화가 위대해 지면 기업도 위대해진다.

스티브잡스라는 존재 자체가 하나의 기업문화가 되어버린 애플의 경우를 봐도 그렇고

'사악해지지 말자'라는 정신으로 똘똘뭉치는 구글의 기업문화를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러나 충분이 증명된 사실은 대부분의 기업들은 간과하고 무시하고 지나간다.

눈 앞에 보이는 수치에 현혹되어 기업문화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그것은 결국 기업을 죽인다.

 

다만 기업의 문제만은 아니다. 가정에서도 서로간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론이다.

수프를 만드는 재료의 문제가 아니라 수프를 젓는 사람의 문제라는 것이다.

똑같은 재료를 넣고 똑같은 요리법으로 요리해도 맛이 달라지는 것은 요리를 하는 사람의 문제이다.

요리를 하는 사람 스스로가 즐거우면 요리에 즐거운 맛이 나고 의욕이 없으면 맛도 식어버린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로 가정을 이끄는 가장이 즐거우면 그 가정도 즐거움이 넘쳐난다.

그것이 바로 진리이고 단순하지만 강력한 무기이다. 이 책은 그 무기를 우리에게 전하는 책이다.

 

딱딱한 자기계발서에 지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한다.

뭔가 잘못된 것을 알지만 무엇이 잘못인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리더들에게도 권한다.

나 스스로 회사의 리더로써 가정의 리더로써 깨달은 바가 참 많은 책이다.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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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뿌리는 자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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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주부였던 넬레 노이하우스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탄생시킨 타우누스 시리즈.

그 시리즈의 5번째 이야기인 [바람을 뿌리는 자]는 무척이나 잔인한 소설이다.

겉으로 포기에는 매력적이고 열정적인 사람들의 가면 속에 숨겨진 천박한 욕망.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추악한 욕망으로 첨철된 가식적인 사람들의 본모습을 파헤쳐서

이미 알고 있었던 '인간의 본성은 추악하다'는 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 적나라한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인간이 얼마나 될까?

소설을 읽으면서 욕하고 비난하는 악인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달라 보이지 않는다.

 

타우누스 시리즈 전체가 그렇지만 이 소설은 작정한 듯이 인간을 깎아 내린다.

이전까지의 시리즈에서는 악인이라도 동정할 만한 여지를 조금은 남겨 두었는데

이 소설에 나오는 악인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개인적 욕망에 사로잡힌 어린애 같은 사람들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화를 내고 투정을 부리고 남에게 상처주는 것은 주저하지 않는다.

모든 일의 책임을 타인에게 돌리고 그 타인에 대한 복수를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상처준다.

모든 판단의 기준은 자신의 이익과 욕망이고 타인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가책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그 모든 행동들과 타인에 대한 피해에 대한 죄의식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목적 앞에서 타인은 그저 수단일 뿐이고 그들이 받는 상처는 자신이 알 바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런 방식의 삶이 법에 걸리지 않지만 소설에서처럼 살인으로 이어지면 심각하다.

물론 사건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충분히 악인이지만 살인을 저지른 그들의 악행은 더욱 치가 떨린다.

 

악인들 사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17세 소년 마르크.

이미 한 번 사람에게 상처받은 아이가 또 다시 자신이 믿고 따르던 이들에게 배신을 당한 상처는 깊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는 것은 나 자신도 잘 알기에 소설 속 마르크에게 동정이 간다.

반면에 그에게 상처를 준 이들은 그저 마르크의 판단일 뿐 자신들은 강요하지 않았다고 핑계를 댄다.

강요하지 않았지만 마르크가 자신들에게 준 믿음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

어쩌면 살해당한 사람들 보다 훨씬 더 큰 피해자가 마르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평생 사람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그의 남은 인생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의 연속일 것이기 때문이다.

 

뒤늦게 소중한 것의 가치를 깨닫는 마르크의 부모의 모습에서 스스로 반성한다.

아이에게 경제적인 문제만 해결해 주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아이에게 희생을 강요한 잘못된 부모의 모습.

방치된 아이가 한 번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음에도 또 다시 방치함으로써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못난 부모.

책의 마지막에 가서야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고 반성을 한다해도 마르크가 받은 상처는 보듬을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방치된 아이들이 많다. 아들의 친구들만 봐도 혼자서 저녁을 먹은 아이들이 적지 않다.

그 아이들이 커서 부모들이 뒤늦게 손을 내밀어도 이미 받아버린 아이들의 상처는 어루만질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어느새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혹은 애써 모르는 척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가 과장되었다는 소설 속 설정은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것이다.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식으로 알고 있는 '지구 온난화'라는 문제도 과장되었음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에 서서히 짜증을 느끼기 시작할 때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 기후 변화 문제.

점점 더 논의의 중심이 기후 변화의 위협으로 이동해 가는 모습이 보이고 그 뒤에 숨은 나쁜 손이 보인다.

과장된 공포로 인해 이익을 얻는 사람은 반드시 존재한다. 그들이 점점 더 공포를 과장되게 포장하고 있다.

물론 기후변화의 위협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과장된 부분이 있고 그걸 노리는 손들이 있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사람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잃어버리고 눈에 보이는 욕심에 빠져버린 사람들,

그리고 과장된 공포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불안은 넘겨주려는 사람들.

이 모든 거짓과 잘못과 위선의 근원에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이 있다. 인간의 본성은 사악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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