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 고사가 코앞이어도 5일,6일 연휴 중 하루는 여행을 가고 싶었다.
그것도 갑자기 경주를 가고 싶었다.
몇 해 전 남두랑 ‘딱’ 이맘 때 남산을 갔다가 길가 지천에 조롱조롱 달린
딸기를 따 먹으며 행복해 했던 일이 생각나자 불현듯 경주로 날고 싶었다.
그런데 못갔다.
미리 계획을 했더라면 알찬 여행을 했을 텐데.
그래서 어영부영 놀다가 오후에 정민이랑 드라이브 간 곳이 대변항.
가는 길에 차가 많이 밀렸다.
햇볕이 사그러드는 오후라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바다로 몰려 나온 건지
광안대교를 지나 해운대 신도시로 접어드는 길에서 차가 한참동안 제자리
걸음을 했다.
“이러다가 대변이 아니라 소변도 못 가겠다”고 투덜대다가 쉬엄쉬엄
대변으로 가는 길에 연화리 바닷가를 들렀다.
오늘이 여섯물인가 돼서 오후에 물이 제법 빠졌을 텐데 밀물 때라 바위가 거의 잠겼다.
놀러나온 아이들은 바지를 둥둥 걷어올리고 작은 물고기도 잡고 고둥도 잡느라 이바위
저바위를 왔다갔다 한다.
분주한 아이들 모습을 보니 늘어졌던 몸에 활력이 생긴다.
바닷가에서 올라가 서랑도예 갤러리 구경을 갔다. 건물 밖에는
다양한 표정의 토우들이 있다. 표정이 재미있다.
연화리를 나와 몇 분 거리에 있는 대변항에 들렀다.
입구 공영 주차장을 차를 세워놓고 걸어서 항구 구경을 갔다.
멸치 흥정도 하고, 납세미 흥정도 하면서.
예전에 왔을 때는 멸치잡이 배 한척이 멸치 그물을 털면서 부르는
노동요를 듣기도 했는데 오늘은 없다.
멸치회를 먹을려고 시장통을 기웃거리는데 멸치가 너무 커서 선듯 사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그래서 깨끗해 보이는 꽁치 회를 먹기로 했다.
싸고 싱싱하고 맛있다.
가족들과 함께 조만간 한번 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