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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시인 나희덕이 이런 말을 했다.
'삶과 죽음도 결국 그 움켜쥠과 놓아줌의 다른 말이 아닌지'...라고.
카자미도 오토히코도, 스이도, 사키도 그리고 나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다.
사실 이 소설을 읽기 까지는 난 내가 왜 죽지 않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것은 다른 의미로는 내가 왜 사느냐라는 문제와 같은 것이였다.
동전의 양면처럼..
그들 모두는 자살해야 하는 이유들임과 동시에 살아야 하는 이유들이였던 것이다.
아버지와의 근친상간. 아버지의 자살, 카자미가 사랑한 쇼지의 자살, 아버지와 사랑한 딸 스이의 충동, 이복동생 즉 아버지의 아들 오토히코와의 사랑하는 스이, 그런 동생들을 바라보는 사키..그들 모두를 동경하면서 이해하며 사랑하는 카자미..
마음이 자작자작 해졌다. 소설을 덮고서..'그저 말도 안돼.'와 '어쩜...'잘된건지도 몰라를 외치며.
나는 아버지와 쇼지의 자살이후 이들이 더이상 죽지 않는다는 것에 안도했다.
왜냐면 나도 살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듯이 죽어야 하는 이유들도 모르기 때문에..
그들이 최악의 순간들을 살아가도 삶을 선택하길 바랬다.
그냥 그랬다.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을 일으켜 세운것은...죽음의 경계에서 살린 것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이유들..그냥 살아야 한다는 것이였을 것이다.
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 스이에게 이 말을 하고 싶다.
죽지 못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죽지 않는 것이라고...
스이는 정말 살고 싶었을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이유에 목숨을 걸고 살고 싶었을 것이다.
스이는 알고 있었을까.. 죽는다는 것이 산다는 것 만큼 힘들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