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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사 산책
쓰지 유미 지음, 이희재 옮김 / 궁리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번역에 쬐금 관심이 있었다. 그래도 뭐 심각하게 가진 것은 아니고 처음 이 책을 읽어 보려 했을 때는 과연 끝까지 읽을 수나 있으려나 하는 마음으로 집어 들었었다. 그러나 이 책은 번역의 번자를 몰라도 그저 쉽게 읽을 수 있는 거기에 재미와 문화의 선두주자들이라 불릴 수 있는 위대한 번역가들에 대한 삶이 고스란히 닮겨져 있다. 나도 모르게 내가 누리는 문명의 모든 좋은 점들을 위해 번역가를 칭찬해 줘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을 들게 했다. 번역이란 쉽지 않는 일일것 같다. 그러나 그들 또한 작가이며 그들의 삶도 위인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기에 충분했고 그 안에 번역의 역사를 넣어 두었다. 번역에 대해 잘 몰라도 재미 삼아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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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전2권 세트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쥰세이와 아오이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읽은 것은 얼마전의 일입니다. 일본의 두 작가, 에쿠리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한 제목아래 남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여자의 입장에서 써내려간 소설은 아름다운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자기의 뿌리를 잃은 일본인 두 사람을 그리고 있습니다. 미술 복원가 쥰세이와 그저 독서와 목욕만을 즐기는 아오이. 그 두 사람은 사소한 오해로 헤어져 서로를 그리워 합니다.

쥰세이 아버지의 모진 행동으로 어이없이 헤어진 두 사람은 10년 후 서른 살의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자고 약속합니다. 할아버지의 장례식도 포기하고 밝고 명랑한 애인의 사랑도 버리고 두오모로 달려가 아오이를 만나 지난 세월 속에 묻어 두었던 사랑을 확인하지만 두려움과 회한에 사로잡힙니다. 오랜 기다림은 사흘간의 재회로 다시 두 사람은 헤어져 자기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아오이를 밀라노 행 열차를 태워 보낸 후 쥰세이는 역구내에서 밀라노 행 급행을 타고 그 뒤를 따릅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제목처럼 냉정과 열정사이..사랑하는 두 사람은 그 사이에서 끝임없이 애달퍼하고 절망하며 우울하게 자신을 죽입니다. 과거의 그 시간들 속에서 다시 태어나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지.. 아마도 다시 만나 사랑하지 않을지... 아오이란 말은 靑이라는 뜻입니다. 푸르다. 쥰세이는 서른 살에 그 삶의 푸르름을 찾았습니다. 남자쪽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는 작가의 말에서 이런 말을 남겼더군요.

냉정과 열정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랑과 고독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독자 여러분께서 이 작품을 통하여 제각기 감정사이로 흘러가는 작지만 결코 끊임이 없는 강을 발견하시길 바라면서...

아오이의 이야기를 만들었던 에쿠니 가오리는 어떤 사랑도 한 사람의 몫은 2분의 1이란 것을, 어떤 사랑을 하는 것보다 절실하게 느끼면서 2년 남짓을 써내려갔습니다. 이것은 아오이의 이야기입니다. 아오이와 아오이의 인생의, 그리고 사랑에 관한 한, 모든 것의 절반인 이야기입니다. 인생이란 그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성립하는 것이라는 단순한 사실과, 마음이란 늘 그 사람이 있고 싶어하는 장소에 있는 법이라는 또 하나의 단순한 사실이 이 소설을 낳게 하였습니다.

까닭모르는 슬픔이 몰려올 때, 사람사이의 사랑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면 사랑의 열병을 앓을 때 읽으면 더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이탈리아에 가고 싶어 졌습니다. 그곳에 가면 사랑하는 두 사람이 머리를 맡대고 편안하게 바람을 맞으며 앉아 있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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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tree 2005-06-16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 피렌체의 두오모를 오르며 그 긴 기다림을 생각했었습니다. 어쩌면 쥰세이와 아오이는 약속이라는 것이 있었기에 버티고 살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말입니다.그 계단들은 그 기다림의 하루 하루처럼 묵직하고 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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