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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북 - 서은영과 장윤주의 스타일리시한 이야기
서은영.장윤주 지음 / 시공사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더플코트가 레어아이템이던 시절부터 입기시작해서 남녀노소의 유니폼으로 입히던 절정기를 지나 시들해진 지난 겨울까지 같은 코트를 입고 다닌 사람이 바로 나이고 보니 스타일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논센스같긴 합니다만, 음치라고 좋은 음악을 모르란 법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향하는 뉴욕여피스타일과는 동떨어진 만고불변의 보험아줌마가 제 패션콘셉으로 자리매김된 것을 보면 역시 좋은 스타일이란 아무나 갖는게 아닌가 봅니다.(스타일이 나쁜것보다 스타일이 없다는게 더 끔직한 재앙이라고 한 누군가의 말을 위로로 삼고 있습니다)
이책은 다소 오해의 소지가 높은 제목과는 다르게 스타일링을 위한 실용서가 아니라, 스타일 자체에 관한 책입니다.일부 잡다한 팁이 있긴 하지만, 구색정도에 불과하죠. 사실 스타일리쉬하게 입는 것은 쉽지만, 스타일리쉬한 사람이 되기란 어려운 일이죠.
귀여운 여인의 줄리아 로버츠나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앤 헤더웨이처럼 드라마틱하게 스타일을 한순간에 만드는 일은 사실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저같은 사람 데려다 샤넬 수트에 진주목걸이, 페레가모 바라, 잘 태닝된 루이비통을 들려준 들, 재키처럼 우아해 보일리 없죠.
좋은 스타일을 갖기 위해 장윤주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여행을 하라고 합니다. 이게 뭔 뜬금없는 소린가 싶기도 하지만 스타일이란 그사람이 갖는 아우라와 합쳐져야만 가능한 일이란 걸 감안할 때, 어쩜 꽤나 진지한 충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꼽는 (패셔니스타가 아닌)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예컨대, 이혜영(이만희감독을 아버지로 둔), 김윤아, 윤도현, 패티김 같은 사람들을 보면 단순히 옷을 잘 입는 사람들로 분류하기는 뭔가 플러스 알파가 있는 사람들이니..결국 스타일을 갖는다는 것은 꽤나 엄격한 qualification이 필요하다는 거겠죠.
그나저나 저도 마놀로 블라닉 하나 갖고 싶단 말입니다!! (뭐냐, 그러니깐 주구장창 변죽만 울리더니 결론은 스타일의 방점은 소가죽 밑창의 아찔한 스틸레토 힐이란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