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좋은게 뭐지?
닉 혼비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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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증 환자들의 스쿠루볼 코미디에서처럼 시니컬한 불평과 불만, 그러면서도 뭐하나 바꿀만한 결단도 못내리는 우유부단한 화자의 끊임없는 수다를 참아내기엔 내 인내심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것이 설사 충분히 정당성을 가진 문제제기래도 말이죠. 우디앨런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나는 우디 앨런을 싫어한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이 책이 짜증스럽다고 별두개를 주는 일이 어려운 것과 같은 이유겠지요.

곱씹을만한 문장 하나를 발견하지 못한 소설을 읽는 일만큼 지루한 일도 없어요. 물론 간간히 킥킥댄 것은 별개로 치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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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7-01-26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뉴스 때문에 젤 짜증나셨나봐요. ㅋㅋ

Fox in the snow 2007-01-26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제일 짜증나는 사람은 케이티였어요. 나랑 많이 비슷해서..^^;

chaire 2007-01-27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근데, 표지는 또 왜 저 모양이랍니까..^^

Fox in the snow 2007-01-29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악이죠. 뭔가 전략적인 표지 같아요. ㅋㅋ

sd 2008-03-25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dss

sd 2008-03-25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sdsd
 
바람의 그림자 1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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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읽기의 순수한 즐거움에 대한 회의를 사라지게 한 소설입니다.

작가가 순수문학과 장르소설 사이를 오가며 그리는 사인곡선은 절묘하게 양극의 최고점까지 도달하고 있습니다.

천부적인 이야기꾼에 친절하기까지 하신 작가 덕분에 행간의 의미를 고민하는 수고조차 없이 2권의 분량(음..불평하고 싶진 않지만 허리에서 싹둑 짤린채 분책하기로 한 출판사의 결정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특히 도서관에서 1권만 빌려온 저로선 거의 고문과 다름없었어요)을 일사천리로 읽어서인지 이런 평가를 내리는게 다소 안이한게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꼭꼭 숨겨 놓은 것만 보석은 아닐테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즐거움이 아마도 내가,또 사람들이 책읽기를 계속하는 본질적인 이유겠지요.  하이퍼 텍스트나, 테크놀로지의 컨버전스에서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자체에서 책의 미래를 찾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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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7-01-17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보관함에서 썩고 있는 책 중의 하나인데, 리뷰를 보니 얼른 읽고싶어지네요.

Fox in the snow 2007-01-17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기우였어요. 참,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라프 코스터 지음, 안소현 옮김 / 디지털미디어리서치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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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다분이 컴퓨터 게임에 빠지는 아이들을 망치는 당사자가 게임개발자라는 오명을 씻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큽니다. 그래서 제목과는 달리 게임개발자들이 게임개발에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주관심사가 아니라, 비게임개발자(유저, 혹은 그 부모들)들이 갖고 있는 게임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하는 게 주관심사인 듯 보여집니다. 

그래서 (아마도) 정작 게임개발자들에게 실질적인 개발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게임이란건 학습과정과 다르지 않다라는 명분만들기에 치중했다는 인상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박학다식한 저자는 꽤 논리적이고 학술적인 참신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어서 게임산업과 관련없는 저같은 사람도 흥미있게 읽을만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사람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사회학적' 또는 '심리학적'  원인에 대한 고찰없이 게임의 재미를 학습에서만 찾으려고 했다는 것(위의 선량한 이유 때문이겠지요만은)입니다. 게임의 재미를 학습과정과 동일시하는 것은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개발자의 윤리적 의무와는 일치하겠으나, '재밌는' 게임을 만들어 대박을 터트리고자 하는 개발자의 상업적 의도와는 상충되거나, 다른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로만 고려된다는 점은 일부러 살짝 무시한 듯한 인상.(게임회사 이사라면서 모를리 없잖아요?)

게임의 본질적 재미가 기본적으로 패턴을 인식하고 학습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두뇌의 피드백에서 발생한다면, 저자의 할아버님이야 그 정도의 설명에 만족하시겠지만, 공부와는 담쌓고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조카를 둔 고모입장에서는 다시 어째서 이아이는 그 학습의 재미란걸 오로지 게임에서'만' 느끼는 것인가라는 문제에 봉착하기 마련이잖아요.

어쨌거나 재미이론전문가 답게 따분한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나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습니다. ( 재미에 관한 이론을 알려주는 책이 재미없게 쓰여졌다면 누가 작가의 이론을 증명해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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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 - 하루키가 말하는 '내가 사랑한 음악'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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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은 사람이 말로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은 딱 두가지 뿐입니다. 좋다와 별로다. 다른 말로 아름다운 선율을 표현할 재주도 없거니와 아무리 멋진 수사를 사용한 들 눈꼽만큼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와인에 대해 아는척 좀 해보려고 와인관련 글들을 읽을때의 막막함과 일맥상통하는 문제겠죠.

언젠가 위스키에 관해서 쓴 글에서도 느낀 바였지만 하루키는 청각이나 미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그걸 다시 글로 써내는 묘한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 속에서 떠돌던 무수한 언어가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활자화된 걸 지켜보는 재미가 있어요.

2년 전 쯤 카운트베이시 오케스트라가 한국에 왔을때, 공연을 보러 갔는데 "뼈속까지 스며드는 스윙감"이란 하루키의 표현이 얼마나 징그럽게 적확한지 같이 보러간 후배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론  카운트 베이시 음악은 하루키의 저 문구를 광고카피처럼 떠올리지 않고는 들을 수 없게 되었다는 부작용이 있긴 합니다.

하루키 문장들은 그래서 정확한 묘사의 문제가 아니라 독자와 작가간의 공명같은 것(요즘 제가 케로로를 즐겨보는 관계로 공명이란 단어를 많이 씁니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를 테면 하루키와 공통주파수 대역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겐 고문일 수도 있는 그런 문장들이란 말이죠. (스탠 겟츠나 윈튼 마샬리스에 관해서는 열광적으로 동의하지만, 시더 월턴이나 스가시카오 대목에선 난해한 기분이 들거든요)

비교적 유명한 재즈뮤지션들을 다뤘던 재즈에세이와 달리 이번 책에서는 재즈에 국한시키지 않았고, 약간은 컬트적인 취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만, 뮤지션을 선별한 기준은 스윙이 있는가라는 점입니다. 듀크 엘링턴옹께서는 저 유명한 곡에서 It don't mean a thing  (If it ain't got that swing). 이라고 하셨는데 하루키는 그 역도 성립한다고 하는군요.

얼마전 개봉했던 스윙걸즈의 평론을 읽다가 뜨끔했던 부분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당신의 삶에 스윙이 있는가? 없다면 그건 아무 것도 아니다. 감히 말하건대. >

자, 다시한번 스윙,스윙,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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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2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상을 변화시킨 리더들의 힘 워튼스쿨 경제경영총서 34
무굴 판댜.로비 셸 지음, 신문영 옮김 / 럭스미디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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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경영서 중 최고입니다.

1. 지나친 여백과 삽화와 노안용 폰트가 없다는 점!! 시시한 우화 하나로 책한권을 만든 얄팍한 상술은 없다는 거죠. 사실 이거야말로 경영서들이 가져야 할  첫번째 미덕.

2.25명의 리더십이야기가 다이제스트로 실려있지만, 정작 필요한 내용은 다 있군요. 와튼스쿨의 편집진이라서 그런지 짧은 글에서도 중요한 본질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각 리더들의 리더십 본질들을 파악하고 있을 뿐더러, 다양한 리더십을 관통하는 기본원칙들을 정리해놓았군요. 물론 십계명처럼 지키기는 어려운 게 리더십 원칙이란 점은 제 문제구요.

3.반짝이는 유머감각. 리더들의 약력을 두세페이지로 요약해놓았는데, 세상에 이렇게 재밌는 약력은 처음 봅니다. 역시 재능있는 에디터의 능력이겠죠. 25개의 약력만으로도 이 책을 사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여질 정도입니다.작은 에피소드라도 훗날 그들의 경영철학에 관련된 일은 놓치지 않는 센스.

허버트 켈러허 1994 상사의 날에 사우스웨스트 임직원들이 USA투데이지를 통해 켈러허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 내용은 업계유일하게 지속적인 흑자경영을 한 점, 회사단합대회에서 자청해 노래한점, 그리고 1년에 딱 한번만 노래를 한 점이었다.

메이 케이 애시 1940 스탠리홈프로덕츠에서 가정주부 상대로 소비재 세일즈. 회사 영업인대회에서 한 동료가 세일즈 퀸으로 뽑혀 가죽핸드백을 받는 걸 목격. 다음해 같은 상을 타게 되지만 부상으로 받은 것은 핸드백이 아니라 낚시 장화 뒤꿈치에 붙이는 형광물고기 램프였다.

찰스 슈왑          1949 12세때 첫사업인 양계장을 시작. 달걀을 팔고 닭똥을 모아 거름으로 팔았을 뿐 아니라 알을 낳지 못하는 닭은 식용으로 팔았다.

샘 월튼               1984 세전이익 8퍼센트를 넘기겠다는 내기에 지자 월스트리트 메릴린치 본사사옥 입구에서 하와이 무용수 복장으로 훌라춤을 춘다.

마이클 델          1982 휴스톤 아스트로돔 경기장에서 열린 컴퓨터 박람회에 참석하느라 학교를 일주일간 결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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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11-1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경제적인 리뷰라니.
점점 덜어 냄의 미학을 보여 주시는 눈속 여우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