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2 - 단순하고 아름다운 시선, 필름 카메라
이미지프레스 글.사진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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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약 이책이 (작가말대로) 경기부양이라는 카메라 상인들의 압력만으로 기획된 책이라면 적어도 기대대비 효과는 100%일 겁니다. 디카도 제대로 못만지는 저 같은 문외한에게도 클래식 카메라의 지름신이 강림하셨으니 말입니다.

(특히, 라이카 M6란 놈!말입니다. 박완서 소설에서 등장했던 쌀 몇가마니 가격과 맞바꾼 몸값으로 뒤주위에 고이 모셔진 그놈의 정체를 이제야 알았네요. 정말 멋지구리해요. 물론 제 관심은 라이카로 찍은 사진이 아니라 라이카의 클래식한 바디자체지만요. )

하지만, 포토에세이인지, 여행기인지, 동인지인지, 혹은 실용서인지 구분이 안가는(구분할 필요가 없기는 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기획과, 작가별로 편차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천차만별인 완성도(는 고사하고 성의도 없어보이는 글과 사진들은 왜 굳이 포함시켰는지 의문..)는 이 책의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좀더 명민한 편집자의 손을 거쳤다면 이보다는 훨씬 훌륭한 클래식 카메라의 지침서가 되었을 텐데요.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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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색 - 한국인의 인간관계에 대하여
강준만 지음 / 개마고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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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는 한국판 <풍속의 역사>입니다. 신문 사회면의 토픽성 기사들을 적분한다고 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커뮤니케이션 원형이 나올지는 의문이지만요. 게다가 상당부분을 할애한 사상체질은 생뚱맞기도 합니다. 본격적으로 한국적인 인간관계론을 정립해보겠다는게 결국 이런건가 싶기도 하고.

어찌보면 전반부는 후반부를 에둘러 말하는 도입정도로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작 하고 싶은 말도 후반부에 다 들어있구요. 어차피 그의 전공분야는 정치평론이잖아요. 특히, 배신편에 이르러서야 이글이 강준만의 글이란 사실이 빛을 발합니다.  자세한 말은 열받으니까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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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집을 찾아서 한젬마의 한반도 미술 창고 뒤지기 2
한젬마 지음 / 샘터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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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유홍준 개인에 대한 호오를 떠나서 그가 90년대 초반에 내놓은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만큼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역사에 문외한인데다 관심조차 없던 저같은 사람조차 그 책을 옆구리에 끼고 생전 처음 전라도 땅에 발을 디뎠으니 말입니다. 인문학 그것도 소외되다 시피 인기없는 문화재에 관한 도서가 밀리언 셀러가 되다니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었죠.  유홍준의 다리품과 걸출한 입담이 없었다면 아마도 소중한 우리 문화 유산들은 아마도 지금보다 더 홀대받고 있을 겁니다.

여기 일을 낸 사람이 또 한명있네요. 바로 한젬마입니다. 천성이 꽈배기인지라 매 장마다 나타나는 그녀자신의 작품이야기와 사진이 영 거슬리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결과물입니다. 미술사를 전공한 기본 지식과 미디어를 통한 유명세만 등에 업고 써내려가도 성공을 점칠수 있을만한 기획이었음에도 쉬운 길로 가로지르지 않고, 하나하나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몸으로 땀으로 써내려갔네요. 취재과정에서 보여주는 저자의 인간미도 이 책이 지닌 장점 중 하나입니다. 하긴 대상물에 대한 애정이 없이 단순한 동기만 가지고는 열정을 가질 수 없겠지요.

여러 작가들에 대한 백과사전식 정보가 아닐까하는 지레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깊이있는 전문성이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허술하지 않고, 작가의 공간적 배경이라는 제한된 정보에만 집중해 욕심이 앞서 우를 범하는 실수를 하지도 않을 정도로 영리한 작가네요.

어쩌면 이제 이책을 지도 삼아 장욱진의 화실을, 이쾌대의 생가를 찾아 다니는 사람들이 생길 지도 모르겠습니다.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복원도 되고, 관리도 제대로 되겠지요. (우연히 이중섭의 제주도 셋방을 보고 기겁했던 일이 생각나네요.사실 이중섭이 살던 집을 가려던게 아니라 맛있는 횟집을 가던 길이었지요.)

그나저나 다리건너 아는 사람이 전시회에 초대했는데,뭘 사들고 가야 할지 고민스럽네요. 그림 잘그리는 사람은 언제나 부러워요. 같은 아파트에 사는데, 그분 사는 집도 나중에 답사코스가 되려나요? **아파트 112동이라니, 재미없네요. 유명한 화가가 되려면 아파트 같은데서 태어나면 안되겠어요.^^

2편은 1편에 비해 조금 아쉬워요. 전라도 출신의 현대작가는 그렇게 없단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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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ire 2006-10-19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젬마의 첫 책을 읽었었죠. <그림 읽어주는 여자>였던가. 반은, 감각적이네, 싶었고, 너무 그렇기만 한 듯하여 반은 또 실망을 품었죠. 그래서 이번 책들에 대해서도 그런 어림짐작, 그럴듯한 기획물 정도로만 여겼는데, 적어도 1권은 실하며 깊이도 있나 보아요. 그렇다면... 음...^^

2006-10-19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6-10-19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시리 밉상이었는데, 알지도 못하고 그래서는 안되는데 하면서도...
그래도 아직은 읽어보고 싶진 않아서, 망설여지는 리뷰. ^-^

Fox in the snow 2006-10-23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이레님/그닥 깊이는 없어죠. 저도 전작에서 자화자찬에 작가연보나 화집만으로 썰을 푼것 같은 내용에 몸서리를 쳤었어요. 단지 이번 책에서는 몸소 취재한 노력과 한국미술을 알리려는 사명감같은 게 느껴져 그간의 내 비호감이 혹시 편견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거죠.
나무님/전작보다 이번 책이 글 풀어내는 솜씨가 한수위던데..전작에 그런 혐의가 있다면..에효~
치니님/딱 제맘같으셨네요. 기획자체에 대한 평가외에 작가에 대한 비호감은 저도 여전해요. 이책에서도 불필요한 자기 이야기가 많이 나오거든요. 정작 본인은 이쁜 얼굴때문에 손해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더군요.
 
일식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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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책은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해부터  위시 리스트에 올려놓고서 선뜻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우습게도 무라카미 류의 충격적 데뷔소설이겠거니 하고 지레 겁을 먹은 탓이지요. (물론 읽고 난 지금은 다른 이후로 겁에 질렸지만) 

아무런 사전정보없이 책을 접어 들고, 첫페이지부터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뭐지? 이 문체는? 이 단어는? 무엇보다 무슨 내용인거지? 그리고 마지막 까지 정리하지 못한 채 책읽기를 마쳐야 했습니다.  

읽고나서야 이런 저런 리뷰나 평을 통해 어떤 식으로 이책이 사람들에게 이해되는지도 알았지만, 솔직한 제 감상은 이해불가입니다. 난해한 중세 철학자와 서적들의 이름은 소설의 주제와 관통되는 체계적인 학문적 내공을 알리기엔 역부족인 사전적 나열에 불과하고 안드로규노스같은 독특한 오브제들은  에코식의 상징적 기호들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설명이 부족해요. 어쩐지 에반게리온 식의 의도된 모호함으로 느껴지더군요. (자~알아서들 생각하세요. 뭔가 있어는 보이지요?)

똑같이 에코의 모티브와 전개를 본 딴 영원한 제국에서도 어느정도 얻은 성공을 일식에서는 거두지 못한 이유(적어도 내게는)는 바로 주제의식의 결여 혹은 주제전달의 미숙함때문에 미로 안에서 길을 잃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일본작가라고 다른 시공간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지 못하란 법 없지만, 그 속에서 보편적 공감과 주제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은하철도의 밤에서처럼 말입니다) 어색한 분칠처럼 부자연스러울 뿐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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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6-10-16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제가 왜 이렇게 웃게요.
전에 이 책을 얼핏 보고는, 딱 이런 느낌이 와서 그만 안 읽었었거든요.
잘했다 싶어서 으흐흐 하고 웃어요.

Fox in the snow 2006-10-17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혹시나 혹시나 하다가 마지막장까지 읽고 말았답니다. 근데 왜 저도 웃기죠? 으흐흐
 
스타일 북 - 서은영과 장윤주의 스타일리시한 이야기
서은영.장윤주 지음 / 시공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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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플코트가 레어아이템이던 시절부터 입기시작해서 남녀노소의 유니폼으로 입히던 절정기를 지나 시들해진 지난 겨울까지 같은 코트를 입고 다닌 사람이 바로 나이고 보니 스타일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논센스같긴 합니다만, 음치라고 좋은 음악을 모르란 법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향하는 뉴욕여피스타일과는 동떨어진 만고불변의 보험아줌마가 제 패션콘셉으로 자리매김된 것을 보면 역시 좋은 스타일이란 아무나 갖는게 아닌가 봅니다.(스타일이 나쁜것보다 스타일이 없다는게 더 끔직한 재앙이라고 한 누군가의 말을 위로로 삼고 있습니다) 

이책은 다소 오해의 소지가 높은 제목과는 다르게 스타일링을 위한 실용서가 아니라, 스타일 자체에 관한 책입니다.일부 잡다한 팁이 있긴 하지만, 구색정도에 불과하죠. 사실 스타일리쉬하게 입는 것은 쉽지만, 스타일리쉬한 사람이 되기란 어려운 일이죠.

귀여운 여인의 줄리아 로버츠나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앤 헤더웨이처럼 드라마틱하게 스타일을 한순간에 만드는 일은 사실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저같은 사람 데려다  샤넬 수트에 진주목걸이,  페레가모 바라, 잘 태닝된 루이비통을 들려준 들, 재키처럼 우아해 보일리 없죠.

좋은 스타일을 갖기 위해 장윤주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여행을 하라고 합니다. 이게 뭔 뜬금없는 소린가 싶기도 하지만 스타일이란 그사람이 갖는 아우라와 합쳐져야만 가능한 일이란 걸 감안할 때, 어쩜 꽤나 진지한 충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꼽는 (패셔니스타가 아닌)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예컨대, 이혜영(이만희감독을 아버지로 둔), 김윤아, 윤도현, 패티김 같은 사람들을 보면 단순히 옷을 잘 입는 사람들로 분류하기는 뭔가 플러스 알파가 있는 사람들이니..결국 스타일을 갖는다는 것은 꽤나 엄격한 qualification이 필요하다는 거겠죠.

그나저나 저도 마놀로 블라닉 하나 갖고 싶단 말입니다!! (뭐냐, 그러니깐 주구장창 변죽만 울리더니 결론은 스타일의 방점은 소가죽 밑창의 아찔한 스틸레토 힐이란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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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10-12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글 중간의 장영주는 장윤주죠?
키가 작아서 더플코트가 안 어울려요. 입으면 교복 삘이 나요.
플랫 슈즈 신고 싶지만, 레깅스가 어울리는 다리도 아니고.
발바닥이 얇아서 스틸레토 힐도 못 신고.
스타일을 몸으로 체현하기는 힘들지만, 좋아하는 스타일은 있는 것 같아요.
매번 사는 게 다 비슷비슷한 걸 보면 말이죠.

습관 2006-10-12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활동을 잘 안 하는 사람입니다.
근데, 할랑하게 들러 이것저것 글 읽는것은 꽤나 좋아하죠.
님의 리뷰가 너무 재미있어서 추천누르고 갑니다.

근데, 난 도대체 스타일이 뭔지 모르겠어요.
남들이 보아서 좋아보이는것이 스타일인것처럼 말들 하는데,
나같이 눈에 안 띠는 스타일도 독자적인 스타일로 분류해야 하지 않을까요??
헤헤.

chaire 2006-10-13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누군가의 말처럼, 저는 재앙녀예요. 스타일이 없거든요. 더 나아가 스타일을 별로 추구하지 않거나. (그래서 이 책이 무지막지하게 팔리는 게 참 의아했더라는. 근데 서점에서 몇 페이지 들썩거려 보니 조금은 잼나겠다 싶기도 하더만요.)
진정한 스타일은 말씀하신 대로, 단순히 옷 입는 기술만은 아닌 듯합니다. 철학이 필요한 거죠.

그나저나 저도 그 유명한 마놀로 블라닉을 관련 사이트에서 구경한 적이 있는데, 이야 멋지더라구요. 신고 싶다기보다, 어머 예뻐라, 저 라인, 저 컬러 좀 봐, 하는 감탄이 들기는 하더라는...^^


치니 2006-10-13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놀로블라닉이 뭔지도 모르는 저는, 재앙녀보다 더한 사람이겠죠? -_ㅠ

Fox in the snow 2006-10-16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님/윤주양으로 고쳤습니다.영주양의 스타일도 좋긴 하지만, 몸매가...저역시 5cm이상의 힐은 죽음을 불사할 각오가 아니면 못신어요. 무지외반증이라 척추에 마비까지 오거든요.
습관님/ 방문 감사합니다. 이곳역시 뜸한 곳인데, 용케 찾아주시다니, 고마워요.
카이레님/그러게요.사실 이책은 업계자체에서 소화한 양이 꽤 되나봐요. 저도 이런 경로를 통해서 입수한 책이랍니다. 실질적인 패션정보를 원한 독자층도 있을 거구요.
치니님/음..뭔지 알면 뭐해요. 살수도 신을수도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