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이언 매큐언 지음, 박경희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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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다. 지난 17대 대통령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했던 네거티브 캠페인이 벌어진 선거였다. 국가의 미래와 제시한 공약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온데간데 없고, 상대방 흠집내기와 네탓하기로 일관한 극히 조야(野)한 선거로 기억된다. 여야간의 이러한 대극적인 공방의 핵심 아이콘은 단연 '도덕성'이었다. 국가 원수로서 가져야 할 도덕성의 기준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과 사유의 전개를 바라보며 나는 내 자신에게도 그 도덕성의 잣대와 기준을 적용해보는 흥미있는 실험을 갖기도 했다. 

  도덕의 사전적 정의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양심, 사회적 여론, 관습 따위에 비추어 스스로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 준칙이나 규범의 총체'이다. 도덕은 상대적 가치이다. 명확한 원칙과 조항이 있는 법과는 차원이 다른 개념이다. 법은 지키면 합법이고, 어기면 불법이기 때문에 정확히 이분화로 구분된다. 하지만 도덕은 '지킨다, 어긴다'의 의미가 적용되지 못한다. 사회마다의 상대적 기준 하에서 '높다, 낮다'의 의미로 해석된다. 국가와 문화는 물론, 시대와 개인과 가치관에 따른 상대적 기준의 다양한 스펙트럼. 그것이 바로 도덕의 단면이다. 

  수십 년에 걸쳐 펼쳐지는 세 사람의 운명과 사랑을 그려낸 영화 《어톤먼트》의 원작자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이언 매큐언은 1998년작 『암스테르담』을 통하여 도덕과 비도덕에 대한 인간의 비정형적 기준을 얘기한다. 더욱이 이 작품은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을 수상한 바 있어 금번 재출간에 많은 독서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하였다. 높은 수준의 플롯과 연극적 형식, 간결하고 익살스런 문체가 조합되어 짧지만 강렬한 장편소설 한 권이 완성되었다. 

  소설 속에는 한 명의 여자를 둘러싼 네 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두 명은 주인공 격, 다른 두 명은 조연 격으로 등장하지만, 소설의 말미에서 승리(?)하는 자에 대한 이야기의 전복이 일어난다. 몰리라는 매력적인 한 여인의 장례식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저명한 작곡가 클라이브, 인기있는 일간지의 편집국장 버넌, 몰리의 정부인 외무장관 가머니, 언론재벌인 남편 조지. 이렇게 네 명의 남자들이 이야기의 뼈대를 구성하는 인물들이다. 초반 평범하게 흘러가는 스토리 라인은 몰리가 남긴 세 장의 사진이 발견되면서 급반전된다. 

  작가는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을 표지의 전면에 배치한다. 암스테르담이 어떤 곳인가? 다른 사회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수많은 법과 제도가 개인 자유의 가치로 허용되는 자유의 표상이 바로 암스테르담이다. 매춘, 동성애, 마약, 안락사는 물론, 자살의 자유까지도 허용되는 곳. 지구상의 튀는(?) 사람들의 유토피아이자, 개인의 표현과 행복의 자유가 극대화되는 곳, 암스테르담. 다시 말해서 작가는 '자유'라는 이름의 공간적 현현(現)으로 암스테르담을 배치한 것이다. 

  여기서 작가의 노련한 감각을 읽을 수 있다. 작가는 도덕과 자유의 오묘한 긴장관계를 조합하고 있다. 소소한 사건에 대한 견해차로 수년 간의 우정이 무너지는 상황을 통하여 인간의 도덕적 상대성과 극도의 이기주의를 드러내고, 이러한 악의 미묘한 심리적 발동의 실험장으로 자유의 표상 암스테르담을 설정한 것이다. 소설의 말미, 두 친구의 비극적 결말은 모든 것이 허용되는 암스테르담이라는 공간과 맞물려 어둡고도 기묘한 느낌을 발산케 한다. 

  소설의 막장을 덮으며 '인간'의 불완정성을 새삼 사유한다. 인간이 만든 도덕적 잣대 속에서 나의 도덕이 너의 비도덕을 공격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도덕을 혼란시키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선, 도덕, 겸손 등에 이르는 수많은 미덕의 본질을 생각하며 인간 속에 투영되어 있는 한계와 오류, 그리고 극도의 이기에 대한 깊은 상념에 빠진다. 

  도덕에 있어 포용력과 균형이 내재된 보다 넓은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타인의 도덕성에 대한 이기적인 절대성 부여가 어떤 결과로 귀결되는지를 이 소설은 참혹하게 알려주고 있다. 분명 도덕은 좋은 것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사회일수록 발전이 있고 선진이 가능함은 자명하다. 개인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사라질 때에 신뢰의 빛은 타오를 것이며 그로 인해 건강한 사회는 구현될 것이다. 단, 그것이 안정된 균형과 공감된 관용의 토대 위에서 실현된다는 전제하에서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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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8-02-26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둔 책이네요. 아직 못 읽었어요. ^^
 
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 시골의사 박경철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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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이런 사람이 되겠다"라는 꿈을 갖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고등학교 이전까지는 직업에 귀천이 있는 줄 알았다. 중학생이었을 시 내가 열망했던 직업은 뒤에 '사'로 끝나는 2음절의 세 가지 단어였다. 의사(師), 검사(事), 교사(師).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의사, 법과 정의를 세우는 검사, 사람을 가르치는 교사. 이렇게 세 가지 직업에 나는 심히 경도되었고, 사춘기 청소년 시기의 꿈과 이상으로 사로잡혔었다. 

  그 중 최고는 단연 의사였다. 내게 의사는 꿈이었고, 열망이었으며, 존재가치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어머니의 '의사' 타령에 압박된 이유도 있었지만, 한 사람의 생명을 위해 연구하고 땀 흘리는 의사라는 존재의 무게감에 대한 여망이 더욱 컸던 것이리라. 하지만 고등학교 진학 이후 의사와 나는 양립할 수 없는 관계임을 인식했다. 학업성적도 성적이었거니와, 사고가 트이고 시야가 넓어지면서 세상에는 의사 외에도 멋있고 소중한 직업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내 첫사랑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가슴 한 켠 소중한 곳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 잡아오고 있었다. 

  의사에 대한 나의 경외심은 김명민 주연의 의학드라마 〈하얀거탑〉을 시청한 이후에 산산조각이 나게 된다. 물론 연출된 드라마였지만, 인간의 고귀한 생명보다 부와 권력에 대한 추구를 우선하는 의사들이 적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담이 걸렸을 때 제대로 검진하지도 않고 무작정 MRI부터 찍어야 한다는 의사, 소소한 상처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입원부터 해야한다는 의사, 환자의 간절한 질문에 무성의하고 건조하게 대응하는 의사들을 나는 수없이 목도했다. 더욱이 지난 몇 년간 환자를 앞에 두고 자신들의 헤게모니를 위해 파업으로 일관했던 수많은 의사들의 행태는 의사에 대한 나의 냉소적 시각이 완성되는 동기가 되었다. 

  물론 이 땅의 모든 의사들이 그러하지는 않을 것이다. 베스트셀러였던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과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시골 병원원장 박경철 씨는 신간 『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를 통하여 의사에 대한 내 선입견을 전복한다. 앞서 출간된 두 권의 책이 저자 자신의 이야기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면, 이번 신간은 저자가 만나고 치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삶의 한순간도 허투루 여기지 않는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소중한 삶의 가치들을 얘기한다. 

  저자가 책에서 소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프고 소외된 이들이다. 불치의 병으로 시한부를 선고받은 사람, 가난한 형편으로 반드시 받아야 하는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람, 불안정한 가정문제로 고통받으며 아파하는 사람, 주변에 아무도 없이 외로움에 갇혀 지내는 사람, 하지만 희망이 있어 행복한 사람들의 삶의 기록을 저자는 자신의 진료일기의 형식으로 훈훈하게 들려준다.  

  저자는 대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진료하지만 하루에도 수많은 환자들을 상담하고 치료하면서 인간의 생명은 물론, 인간 자체의 소중함을 인식하며 살아간다. 소비자와 공급자의 관계가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로 환자들을 대한다. 이러한 진심어린 소통방식은 친구로서, 선생님으로서, 조언자로서, 상담자로서 의사 박경철이 존재하는 원동(動)이다. 자신이 치료했던 환자들이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으로 이관된 이후에도 수술결과와 치료성과 등을 저자에게 알려주고 피드백하는 사연들을 통해 진실하고 훈훈한 인간미를 보게 된다. 

  책에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저자의 추억어린 이야기가 수록된 마지막 파트이다. 아버지의 부음 앞에서 슬픔에 잠겨있는 저자의 양옆에는 친구 두 명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다. 두 명의 친구는 훗날 저자가 개인병원을 개원하는 궁핍한 상항에서도, 건강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 실려갈 때도 든든히 옆자리를 지키며 힘이 되어준다. 결국 한 친구는 저자와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면서 같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고, 다른 한 친구는 인생의 동반자로서 언제나 저자의 옆을 지키고 있다. 농밀한 우정의 인과성(性)에서 나는 진한 감동을 느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나는 당연하다며 잊고 지냈던 감사함을 곱씹게 되었다. 이 세상에는 소중한 것들이 참으로 많다. 가장 소중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건강이다. 아무리 많은 부를 누리고, 고매한 지성을 가지고, 높은 명성을 떨친다 하더라도 건강이 없으면 그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읽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은 것이다. 모범적 이타는 안정된 이기에서 나오는 것이며, 그 이기의 기초가 바로 건강이다. 정신과 육체 모두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새삼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저자는 자신의 책이 청소년 우수도서에 선정되어 최근 중고등학교 강연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고 한다. 그 누구보다 인간의 소중함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이 땅의 미래인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것은 도전이요, 축복일 것이다. 나는 '인간' 자체에 방점을 찍고 있는 저자의 직업관을 지지한다. 병을 고치는 수준의 치료를 넘어 한 사람의 삶과 영혼과 가치관을 치료하며 다스리는 치유의 마술사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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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의 필름통
곽효정 글.그림 / 섬앤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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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IT 강국이다. 더욱이 인터넷 부문에서는 최고 중에 최고라 평가받고 있다. 세계 제일의 인터넷 보급율과 광랜으로 대변되는 회선의 초고속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인터넷 기반 시설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있다. 하지만 우수한 IT 하드웨어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콘덴츠의 수준은 심히 조악하여 과연 인터넷 강국이라고 불리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한국 네티즌들의 질적 수준이 과연 IT 강국이라는 외연적인 이름값에 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심도있는 곱씹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터넷 예절과 콘덴츠 수준을 목도할 때면 민망함을 가질 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콘덴츠에 있어서는 빛의 속도로 은유되는 인터넷 속도에 비해 초라하기만 하다. 한국 네티즌들이 양산하는 콘덴츠는 대부분 1인칭과 3인칭의 '정보'의 전달이 아닌, 1인칭과 2인칭의 '교류'의 수준에 머물러있는 경향이 강하다. 미국 블로거들의 콘덴츠가 깊이있고 풍성한 정보의 바다라는 점을 인식한다면, 외연과 내면의 차이에서 확인되는 한국 인터넷 수준의 불균형은 아쉽기만 하다. 

  물론 자신이 직접 생산하는 양질의 좋은 정보로 블로거들에게 앎과 지혜와 도전을 주는 네티즌도 많이 있다. 그들은 책, 영화, 음식, 여행 등의 다양한 취미와 분류에서 자신의 논설과 경험과 노하우를 포스팅하여 한국 인터넷 콘덴츠 문화를 주도한다. '[페페] 시간을 움직이는 마을'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곽효정 씨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녀의 블로그는 영화에 대한 오롯한 사랑과 깊이있는 탐구가 담겨있다. 최근 출간된 신간 『페페의 필름통』은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잡지 《사과나무》에 그녀가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엮은 영화 에세이집이다.  

  영화 에세이지만 영화 자체보다는 영화 속에서 저자 자신이 관찰했던 '삶'과 '사랑'에 대한 사유들이 가득 담겨있다. 저자는 영화 너머에 존재하는 인간상들의 다양한 삶과 번민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더욱이 저자 자신의 삶과 사랑에 대한 경험적 네러티브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 독자로 하여금 훈훈하고 흥미롭게 몰입되게 만든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룬 영화 중 나는 세 편의 영화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산골 마을의 독특한 가족 이야기를 담은 《녹차의 맛》, '무엇인가를 기다리지만 보채지 않고 자신의 일에 소홀하지 않는 것!'이라는 기다림의 기본 자세를 이끌어내고 있는 《애프터 미드나잇》,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두 남자의 우정을 다룬 《노킹 온 헤븐스 도어》. 이 세 편의 영화에 호감을 느낀다. 특히 "한 명이 행복하면 다른 한 명은 슬프다. 그것이 감정의 공식이다."라는 멋진 아포리즘으로 소개한 《애프터 미드나잇》은 조만간 DVD 타이틀로 반드시 만나야만 하는 필연적 충동을 발산케 한 작품이다. 

  영화감독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 공감된다. 영화라는 장르에서는 '감독'이라는 존재를 되도록 믿는다는 것이 저자의 철학이다. 영화는 연극과는 다른 메커니즘이다. 영화는 철저하게 감독의 예술이다. 조악한 시나리오가 감독을 잘 만나서 빛났던 경우와 허접 배우가 좋은 감독을 만나서 연기의 달인이 된 경우를 나는 수없이 목도했다. 한 작품에 대한 절대적 전권을 휘두르는 감독이라는 존재가 영화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 좋은 감독이 좋은 영화를 만든다는 명제에 나는 온전히 동의한다. 

  왕가위 감독에 대한 농밀한 견해를 밝힌 부분도 매우 흥미있게 읽었다. 저자는 왕가위 감독의 매니아임을 언급한 뒤, 그의 과거와 현재에 이르는 전 작품을 관통하면서 설명한다. 나 또한 왕가위를 좋아하기에 왕가위 영화를 진심으로 즐기기 위해 저자가 제시한 순차적 영화 관람 순서는 솔깃했다. 〈중경상림〉 -> 〈타락천사〉 -> 〈아비정전〉 -> 〈화양연화〉 -> 〈2046〉 -> 〈열혈남아〉 -> 〈동사서독〉 -> 〈해피 투게더〉의 순으로 볼 것을 권장하고 있다. 돌아오는 주말 시간을 이용하여 저자가 제시한 순서대로의 왕가위의 작품 세계를 재천착해야만 하는 의무감이 발동되기도 한다. 

  만약 이 한 권의 영화 에세이가 영화 이론이나 영화평 등의 영화에 대한 사실적 설명에 국한된 내용으로만 일관했다면 그리 좋은 느낌으로 읽지 못했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 깊이있는 삶의 통찰을 이끌어내는 관찰력, 자신의 고백적 이야기의 투영, 사랑에 대한 다양한 해석, 적절한 참고 설명 등이 잘 조합된 균형있는 에세이기에 마지막까지 호의 감정으로 읽을 수 있었다. 특히 각 파트가 끝날 때마다 저자가 직접 기록하고 그린 것으로 보이는 메모장은 이 책의 조리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모든 문화와 예술의 주제는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로 귀결된다. 책을 통해 인간을 탐구하며, 영화 속에서 인간을 성찰하고, 여행 가운데 인간을 천착하는 작업이 내게는 카타르시스이자 페이소스로 해석된다. 앞으로도 페페의 필름통 속의 필름에는 다양한 인간 스펙트럼이 끊임없이 투영되기를 기대한다. 더 나아가 앞으로도 꾸준히 활자화되어 나같이 우매한 이들에게 앎과 지혜와 도전을 제공해주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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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들의 이야기 1 - 분열왕국의 시작
한홍 지음 / 두란노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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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특별은총의 결정체인 성경은 총 66권으로 기록되었다. 구약 39권, 신약 27권으로 기록된 성경은 1600년 동안 40여 명의 기자들에 의해 쓰여진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이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를 주제로 삼고 있다. 구약이 오실 메시야를 예언하고 있는 말씀이라면, 신약은 오신 메시야에 대한 말씀이다. 시대순 정렬이 아닌 특유의 기록방식으로 인해 처음 읽는 이가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성경을 읽다보면 흥미있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지루해서 몸서리를 치는 부분도 있다. 완벽한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성경읽기의 원칙을 인정하면서도 흥미와 지루함이 부분적으로 교차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기에 언제나 성경을 묵상할 때에는 기도하며 주의 은혜를 요청하게 된다. 

  아마 구약성서에서 가장 뛰어난 가독성으로 읽혀지는 곳은 이스라엘의 왕정시대가 펼쳐지는 사무엘서부터일 것이다. 이스라엘 초대 왕 사울, 하나님 마음에 합했던 위대한 왕 다윗, 지혜와 함께 전무후무한 부귀영화를 이룬 왕 솔로몬. 이렇게 세 왕이 다스렸던 통일왕국이 솔로몬 이후 남과 북으로 갈라져 훗날 멸망하기까지의 사무엘서, 열왕기서, 역대서에 이르는 부분은 소설 《삼국지》와 드라마 《용의 눈물》 못지 않은 흥미와 스펙타클을 선사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거인들의 발자국』을 통해 처음으로 만난 한홍 목사는 군림하는 리더십이 아닌 섬기는 리더십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 좋은 리더십은 반드시 팔로우십(Followership)에 전제 하에 완성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한 목사는 신간 『왕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이스라엘 군왕들의 리더십 스타일을 분석 조명하고 있다. 과연 리더십의 본질은 무엇이며, 하나님은 어떤 리더십을 지향하시는지를 이스라엘의 왕들을 통하여 관통하고 있다. 

  제목 '왕들의 이야기' 밑에 'I. 분열왕국의 시작'이라는 부제가 있어 시리즈의 일 편임을 알 수 있다. 다윗을 통해 흡족한 만족을 누리셨던 하나님의 마음은 솔로몬의 후반기 치세에서 실망과 분노를 느끼신다. 이후 르호보암에 이르러서는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지기에 이르며 남과 북이 각기대로 파란만장하고 지난한 역사를 펼치게 된다. 이 책에서는 통일왕국의 시초였던 다윗 왕에서부터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악한 왕으로 평가받는 아합까지를 다루고 있다. 각 왕들의 통치시기를 정리함으로써 하나님의 리더십 코드가 어떤 것인지를 알려준다. 

  이스라엘의 왕정시대는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나중은 미약한 역사였다. 실질적인 초대왕 다윗이 이룩한 통일왕국 이스라엘은 찬란하게 시작하지만 손자 때인 르호보암 시기에 남과 북이 분단되는 아픔을 겪는다. 이어 북이스라엘은 19명의 왕을 거쳐 BC 722년에 앗수르 제국에 의해 멸망당하고, 남유다(다윗의 혈통, 정통성 왕조)는 23명(통일왕국 포함)의 왕을 거쳐 BC 586년에 바벨론 제국에 의해 멸망을 당한다.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역사를 관찰하다 보면 꽤 흥미있는 사실을 목도하게 된다. 북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 가운데 열 개의 지파를 포함한 거대한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 쿠테타로 아홉 번이나 왕조가 바뀌는 불신앙과 타락의 극치를 보여주는 처참한 역사이다. 물론 남유다의 역사도 부끄러운 역사였지만 그나마 괜찮은 왕들이 몇몇 출현했다는 점이 대조된다. 더욱이 남유다는 왕조가 단 한 번도 바뀌지 않고 다윗의 혈통을 통하여 왕위를 이어 나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다윗과의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신실성에 기인하고 있다. 

  하나님은 다윗을 매우 흡족케 생각하셨다. 성경에서 다윗만큼 하나님에게 사랑과 인정과 영광을 받은 이는 없다. 하나님으로부터 '내 마음의 합한 자'라는 찬란한 닉네임을 선사받은 다윗의 축복의 핵심 포인트는 바로 '순종'에 있다. 다윗은 자신이 왕이었지만 근본적이며 실제적인 만왕의 왕은 하나님 한 분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왕권과 권위에 철저히 순복하는 삶을 살았다. 하나님의 왕권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철저한 순종, 그것이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이 될 수 있었던 이유였으며 가장 강력한 리더십이 발현되는 원동이었던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솔로몬을 싫어한다. 전무후무한 부귀영화를 누리고 가장 강력한 제국을 만들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지 솔로몬 자신이 잘나서 이룩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더욱이 집권 후반에 수많은 이방여인들이 가져온 각 국의 우상들로 인하여 이스라엘을 온통 우상 바다로 만든 것은 나라가 분단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의 우상숭배가 너무 미웠지만 아버지 다윗의 신실함을 생각하셔서 그 죄의 값을 한 세대 미루기로 작정하신다. 아버지 잘 만나서 득을 본 것이다. 회개가 없는 죄성, 자기영광과 교만, 씻을 수 없는 우상숭배의 죄 등은 아버지 다윗과 대조되며 하나님의 호오가 무엇으로 구분되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준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역시 다윗이다. 성경적 리더십 담론은 결국 다윗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성경을 읽다 보면 다윗 이전의 이야기는 다윗으로 몰려가고 다윗 이후의 이야기는 다윗으로 회귀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작은 것에도 어린 아이의 심정으로 하나님께 매달린 자, 하나님의 명예를 위하여 목숨걸고 용기로 나선 자, 큰 죄를 지음에도 즉각 회개하는 자, 하나님의 STOP 명령에 바로 그 자리에 정지하는 자,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며 오직 순종으로 일관하는 자, 시작과 끝이 하나님 앞에 합했던 자 다윗. 이러한 다윗 신앙의 순결함은 이후 이스라엘 모든 왕의 하나님적 기준이 되었으며, 그의 혈통의 왕조를 하나님이 친히 지키시는 언약의 실현이 되었으며,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족보를 통해 태어나는 영광을 이루게 되었다. 

  이 책의 막장을 덮으면서 이러한 다윗의 위대함을 새삼 곱씹게 된다. 다윗을 흠모하며 탐구한지도 어언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묵상하면 묵상할 수록 더욱 웅숭깊어져만 가는 인물이 바로 다윗이다. 나는 다윗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와 모양을 볼 수 있었다. 이 시대에 또 다른 다윗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는 영원불변한 나의 좌우명으로 뇌리 속에 각인되어 있다. 순종과 겸손이 하나님의 영광을 얼마나 극대화시키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준 다윗의 존재감은 평생토록 내 심장 안에서 찬란한 태양으로 불타오를 것이다. 

  한 목사는 에필로그에서 하나님적 리더십 코드를 정리한다. 리더된 자에게 교만은 절대악임을 갈파하고 있다. 인생의 모든 문제와 번민은 내가 하나님이 될 때에 생기는 법이다. 교만은 하나님중심주의를 전복한다. 죄인 중에 괴수임을 고백한 사도바울처럼 자기자신의 한계와 오류, 불완정성을 인정하며 끊임없이 주님의 에너지를 공급 받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가장 빠른 길이요, 유일한 길임을 재인식한다.  

  이스라엘 역사 속의 왕들을 통해 배우는 통치 원리와 혼탁한 세대를 밝힐 '하나님의 리더십' 코드를 읽고자 하는, 심령이 깨어지길 소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한 권의 리더십 파노라마를 권하고자 한다. 더불어 하나님의 리더십 코드가 요원해져만 가는 작금의 시대에서 다윗의 왕권을 실현하는 리더들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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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여행자 - 손미나의 도쿄 에세이
손미나 지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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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여행 에세이를 읽으면서 정확히 두 가지로 구분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 여행 속에 '인간'과 '사랑'이 내재되어 있는 수기가 있는가 하면, 맛집과 지리와 여행스킬 등을 부각하여 기술한 수기가 있다. 잘 다음어진 전자 형태의 여행수기는 활자 속에서 타지와 타인과 자아를 동시에 탐구하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즐겨 읽는다. 하지만 후자 형태의 수기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여행이란 내가 있던 자리를 떠나 내가 있던 자리를 보는 것이다, 라고 고백한 어느 작가의 명문장에 완전히 동의하기 때문이다.  

  『스페인 너는 자유다』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한 『태양의 여행자』는 아나운서 손미나의 도쿄 에세이다. 그녀가 아나운서 생활을 마감하고 여행작가로서의 첫 작품이기에 많은 독자들에게 관심을 주고 있는 책이다. 아나운서로서의 뛰어난 미모는 물론, 해박한 지식과 격조 있는 말솜씨, 재치 있는 진행이 마음에 들어 평소 나는 작은 팬임을 자임해왔기에 그녀의 신간 소식은 솔깃함 그 자체였다. 

  사실 일본은 가까우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다. 지리적으로는 가장 가깝지만 정서와 문화, 역사의식에서는 머나먼 당신이다. 동아시아권, 비슷한 용모와 생김새, 한자 언어권, 파란만장한 현대사, 최초의 월드컵 공동 개최 등 많은 동질성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대한 한국인들의 시선은 보편적으로 곱지 않음이 사실이다. 이렇게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인 일본의 심장 도쿄를 작가 손미나는 소박하고 담백하며 인간적인 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몇 가지 흥미있는 내용을 소개하자면,
일본인들의 우상이자 친구로 통하는 만화 캐릭터 '아톰'의 태동이 일본 최고의 명문 사학인 와세다 대학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와세다 대학이 있는 '다카다노바바'라는 동네가 아톰의 고향이다. 아톰이 처음 등장한 원간지 《소년》  의 출판사가 다카다노바바에 있었고 만화 속에서 철완 아톰에게 가족을 만들어준 오차노미즈 박사가 일하던 과학성도 다카다노바바에 있다. 이러한 아톰의 태동적 지역성은 인근 지하철역에서 와세다 대학까지 가는 거리에 온갖 '아톰' 캐릭터로 도배가 되어 있는 풍경을 자아내기도 한다.  

  더욱이 125년 역사를 자랑하는 와세다 대학은 일본이 낳은 세계적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를 배출한 대학이기도 하다. 평소 하루키에 심히 경도되어 있던 손미나는 여행을 할 때 그 나라의 명문 대학을 방문해보는 원칙을 일본에서는 와세다 대학을 통해 완성시킨다. 캠퍼스 내 소소한 풍경 속에서 책을 읽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은 것을 관찰한다. 만화 왕국이 아니랄까봐 너도 나도 만화책을 읽고 있는 모습에서 웃음이 발산되고, 와세다 대학 중앙 도서관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라틴어 문구를 목도하는 장면에서는 한국에서 온 한 관광객의 마음을 압도한다.
'QUASE SIT SAPIENTIA DISCE LEGENDO
(진정한 학문의 의미를 알고 싶다면 인간은 독서를 해야 한다)'
   <P. 126>
 

  손미나의 여행코스 중 군침이 도는 곳이 한 곳 있다. 세계 4대 시장 중 하나이며 수산시장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츠키지 시장이다. 인간들의 복닥거림과 생선 비린내의 퓨전이 만들어내는 광경을 좋아하는 유별난 습성을 갖고 있는 나는 평소 노량진 수산시장과 부산 방문 시 자갈치 시장을 즐겨 찾곤 한다. 그렇기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산시장을 방문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다. 더욱이 오랜 전통과 숙달된 스킬을 통해 나오는 맛있는 해산물과 함께라면 더욱더 말이다. 

  일본 내에서의 한류 열풍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다. 일부 주책 없는 아주머니들의 광적인 연예인 찬양이라고 우습게 바라보는 한국인들이 적지 않지만, 보다 본질적인 측면에서 한류의 열풍 속에 일본인들만의 고독이 함의되어 있다는 점에서 마음이 무거워진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원자폭탄 투하의 아픔을 겪은 일본인들은 전쟁 후 국가의 재건을 위해 오직 경제 발전에만 목숨을 걸고 너나 할 것 없이 돈 버는 일에만 매진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인심이 삭막해졌고 개인주의와 물질주의가 팽배한 일본사회를 만들었다. 소위 '정 없는 사회'로 대변되는 일본사회에 한국 드라마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국 드라마 속에 살아있는 인간미와 따뜻함이 외로움이라는 트라우마에 갖혀 있는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한국인은 일본인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이 하나 있다. 일본사람은 계산적이며 마음을 숨기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미나는 자신이 만난 일본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러한 통념을 전복한다. 그녀가 만난 사람들은 누구보다 정이 많은 사람이었고, 마음 열기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진실성이 충만하고, 순수한 사람들이었다. 마음을 열고 닫는 문제는 국민성이라는 이름하에 일반화해버릴 수 없는 것을 손미나 자신의 체험을 통하여 명징하게 증명하고 있다. 

  인제 갓 두 권을 출간한 초보 여행작가의 글이 이토록 즐겁고 훈훈하며 감동적이었던 것은 여행에 '인간'의 존재감이 오롯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있던 자리를 떠나 전혀 다른 인간을 만나고, 그 인간을 알고 느끼며,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 내가 있던 자리를 보는 것. 그것이 여행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가장 본질적인 선물이요, 축복임을 재확인한다. 

  차후 손미나는 여행작가로서 또 다른 많은 활자들을 선보일 것이다. 그녀 특유의 사람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식지 않고 계속 유지되기를, 그리고 여행을 통하여 보다 객관적으로 자기 자신을 사유하며 탐구하는 통찰력 있는 작가가 되기를 작은 팬으로서 기대한다.
 

실천하기 전까지 꿈은 단지 꿈일 뿐이라는 중요한 진리를 새삼 가슴에 새기게 되었다. 나는 혹시 그동안 그런 꿈을 꾸면서 그 꿈으로 인해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해지는 것만을 즐기고 있지는 않았나? 그것을 진정 현실로 이루어내어 나의 꿈이 다른 이의 희망이 되도록 하기 위해 나는 과연 정말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가? 아무리 거창한 꿈을 꾼다 해도 그것이 그냥 꿈으로 끝나버린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p. 207> 

나는 내 삶에서 커다른 걸음을 내딛는 그 마지막 순간에 가장 아름답고 가장 여유 있고 싶다. 젊고 싱싱한 외모로 자극적인 설렘을 주기보다는 세월이 갈수록, 나이가 들 수록 그윽하고 성숙한 아름다움으로 다른 이의 영혼에 감동을 주는 여성이고 싶다. 그래서인지 내게 있어 나이를 먹는다는 것, 시간이 추억으로 새겨진다는 것은 젊음에 서서히 작별을 고하는 서글픈 변화가 아닌, 가장 아름다운 나 자신의 모습에 가까이 가는 기쁘고 설레는 여정이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의 매순간을 즐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 221> 

내가 만난 사람들, 그 사람들은 곧 거울에 반사된 나의 모습과도 같은 것 아닐까? 그들이 곧 나이고 내가 곧 그들이고, 서로의 모습 속에서 자기를 발견하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만남이고 인생이고 그런 것 아닐까? 여행은 언제나 낯선 환경 속에서 나의 진정한, 또는 숨겨져 있던 새로운 모습을 만나게 해준다. 도쿄에서 보낸 시간과 그 추억을 함께 만든 수많은 사람, 만남, 또 사건들은 모두가 나의 거울이었다.   <p. 264> 

 

http://blog.naver.com/gilsamo
Written by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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