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들의 이야기 1 - 분열왕국의 시작
한홍 지음 / 두란노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하나님의 특별은총의 결정체인 성경은 총 66권으로 기록되었다. 구약 39권, 신약 27권으로 기록된 성경은 1600년 동안 40여 명의 기자들에 의해 쓰여진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이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를 주제로 삼고 있다. 구약이 오실 메시야를 예언하고 있는 말씀이라면, 신약은 오신 메시야에 대한 말씀이다. 시대순 정렬이 아닌 특유의 기록방식으로 인해 처음 읽는 이가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성경을 읽다보면 흥미있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지루해서 몸서리를 치는 부분도 있다. 완벽한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성경읽기의 원칙을 인정하면서도 흥미와 지루함이 부분적으로 교차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기에 언제나 성경을 묵상할 때에는 기도하며 주의 은혜를 요청하게 된다. 

  아마 구약성서에서 가장 뛰어난 가독성으로 읽혀지는 곳은 이스라엘의 왕정시대가 펼쳐지는 사무엘서부터일 것이다. 이스라엘 초대 왕 사울, 하나님 마음에 합했던 위대한 왕 다윗, 지혜와 함께 전무후무한 부귀영화를 이룬 왕 솔로몬. 이렇게 세 왕이 다스렸던 통일왕국이 솔로몬 이후 남과 북으로 갈라져 훗날 멸망하기까지의 사무엘서, 열왕기서, 역대서에 이르는 부분은 소설 《삼국지》와 드라마 《용의 눈물》 못지 않은 흥미와 스펙타클을 선사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거인들의 발자국』을 통해 처음으로 만난 한홍 목사는 군림하는 리더십이 아닌 섬기는 리더십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 좋은 리더십은 반드시 팔로우십(Followership)에 전제 하에 완성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한 목사는 신간 『왕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이스라엘 군왕들의 리더십 스타일을 분석 조명하고 있다. 과연 리더십의 본질은 무엇이며, 하나님은 어떤 리더십을 지향하시는지를 이스라엘의 왕들을 통하여 관통하고 있다. 

  제목 '왕들의 이야기' 밑에 'I. 분열왕국의 시작'이라는 부제가 있어 시리즈의 일 편임을 알 수 있다. 다윗을 통해 흡족한 만족을 누리셨던 하나님의 마음은 솔로몬의 후반기 치세에서 실망과 분노를 느끼신다. 이후 르호보암에 이르러서는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지기에 이르며 남과 북이 각기대로 파란만장하고 지난한 역사를 펼치게 된다. 이 책에서는 통일왕국의 시초였던 다윗 왕에서부터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악한 왕으로 평가받는 아합까지를 다루고 있다. 각 왕들의 통치시기를 정리함으로써 하나님의 리더십 코드가 어떤 것인지를 알려준다. 

  이스라엘의 왕정시대는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나중은 미약한 역사였다. 실질적인 초대왕 다윗이 이룩한 통일왕국 이스라엘은 찬란하게 시작하지만 손자 때인 르호보암 시기에 남과 북이 분단되는 아픔을 겪는다. 이어 북이스라엘은 19명의 왕을 거쳐 BC 722년에 앗수르 제국에 의해 멸망당하고, 남유다(다윗의 혈통, 정통성 왕조)는 23명(통일왕국 포함)의 왕을 거쳐 BC 586년에 바벨론 제국에 의해 멸망을 당한다.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역사를 관찰하다 보면 꽤 흥미있는 사실을 목도하게 된다. 북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 가운데 열 개의 지파를 포함한 거대한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 쿠테타로 아홉 번이나 왕조가 바뀌는 불신앙과 타락의 극치를 보여주는 처참한 역사이다. 물론 남유다의 역사도 부끄러운 역사였지만 그나마 괜찮은 왕들이 몇몇 출현했다는 점이 대조된다. 더욱이 남유다는 왕조가 단 한 번도 바뀌지 않고 다윗의 혈통을 통하여 왕위를 이어 나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다윗과의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신실성에 기인하고 있다. 

  하나님은 다윗을 매우 흡족케 생각하셨다. 성경에서 다윗만큼 하나님에게 사랑과 인정과 영광을 받은 이는 없다. 하나님으로부터 '내 마음의 합한 자'라는 찬란한 닉네임을 선사받은 다윗의 축복의 핵심 포인트는 바로 '순종'에 있다. 다윗은 자신이 왕이었지만 근본적이며 실제적인 만왕의 왕은 하나님 한 분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왕권과 권위에 철저히 순복하는 삶을 살았다. 하나님의 왕권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철저한 순종, 그것이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이 될 수 있었던 이유였으며 가장 강력한 리더십이 발현되는 원동이었던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솔로몬을 싫어한다. 전무후무한 부귀영화를 누리고 가장 강력한 제국을 만들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지 솔로몬 자신이 잘나서 이룩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더욱이 집권 후반에 수많은 이방여인들이 가져온 각 국의 우상들로 인하여 이스라엘을 온통 우상 바다로 만든 것은 나라가 분단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의 우상숭배가 너무 미웠지만 아버지 다윗의 신실함을 생각하셔서 그 죄의 값을 한 세대 미루기로 작정하신다. 아버지 잘 만나서 득을 본 것이다. 회개가 없는 죄성, 자기영광과 교만, 씻을 수 없는 우상숭배의 죄 등은 아버지 다윗과 대조되며 하나님의 호오가 무엇으로 구분되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준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역시 다윗이다. 성경적 리더십 담론은 결국 다윗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성경을 읽다 보면 다윗 이전의 이야기는 다윗으로 몰려가고 다윗 이후의 이야기는 다윗으로 회귀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작은 것에도 어린 아이의 심정으로 하나님께 매달린 자, 하나님의 명예를 위하여 목숨걸고 용기로 나선 자, 큰 죄를 지음에도 즉각 회개하는 자, 하나님의 STOP 명령에 바로 그 자리에 정지하는 자,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며 오직 순종으로 일관하는 자, 시작과 끝이 하나님 앞에 합했던 자 다윗. 이러한 다윗 신앙의 순결함은 이후 이스라엘 모든 왕의 하나님적 기준이 되었으며, 그의 혈통의 왕조를 하나님이 친히 지키시는 언약의 실현이 되었으며,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족보를 통해 태어나는 영광을 이루게 되었다. 

  이 책의 막장을 덮으면서 이러한 다윗의 위대함을 새삼 곱씹게 된다. 다윗을 흠모하며 탐구한지도 어언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묵상하면 묵상할 수록 더욱 웅숭깊어져만 가는 인물이 바로 다윗이다. 나는 다윗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와 모양을 볼 수 있었다. 이 시대에 또 다른 다윗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는 영원불변한 나의 좌우명으로 뇌리 속에 각인되어 있다. 순종과 겸손이 하나님의 영광을 얼마나 극대화시키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준 다윗의 존재감은 평생토록 내 심장 안에서 찬란한 태양으로 불타오를 것이다. 

  한 목사는 에필로그에서 하나님적 리더십 코드를 정리한다. 리더된 자에게 교만은 절대악임을 갈파하고 있다. 인생의 모든 문제와 번민은 내가 하나님이 될 때에 생기는 법이다. 교만은 하나님중심주의를 전복한다. 죄인 중에 괴수임을 고백한 사도바울처럼 자기자신의 한계와 오류, 불완정성을 인정하며 끊임없이 주님의 에너지를 공급 받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가장 빠른 길이요, 유일한 길임을 재인식한다.  

  이스라엘 역사 속의 왕들을 통해 배우는 통치 원리와 혼탁한 세대를 밝힐 '하나님의 리더십' 코드를 읽고자 하는, 심령이 깨어지길 소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한 권의 리더십 파노라마를 권하고자 한다. 더불어 하나님의 리더십 코드가 요원해져만 가는 작금의 시대에서 다윗의 왕권을 실현하는 리더들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http://blog.naver.com/gilsamo
Written by Davi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