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이자 정신과 의사인 조 피에르의 <집단망상>(21세기북스)은 음모론자와 같이 잘못된 믿음을 가진 이들을 뇌과학과 진화• 인지 심리학으로 분석한다.
인지 편향 에 취약한 뇌에서 자유로운 이는 없다는 사실을 수많은 실험 결과로 입증하고, 진실에 가닿기 위한 해법과 필요 한 태도도 제시한다 책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인지적 관점에서 '순진한 현실주의'에 빠져 있다. 자신은 현실을 이성적으로 편향 없이 바라보고 있으며, 정보와 증거를 토대로 사실을 판단하고 있다고 믿는 경향이다.
그러나 객관적 사실은 다르다. 이성보다 직감과 감정을 먼저 동 원하고, 주관적인 경험으로 판단하며, 통계보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끌린다. 생존을 위해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하고, 불안을 신속히 해결해야만 했던 태고적 본능이 우리의 뇌에 남아 있다는 증거다.
이런 점에서 기존 믿음을 강화하고 반대의 증거는 배척하는 '확증편향'은 뇌가 구축한 인지 시스템의 부산물이다. 인간이 터무니없는 믿음과 망상을 품는 것이 인지 구조상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저자는 “잘못된 믿음을 갖게 되는 우리의 성향은 불완전한 뇌의 정상적인 특성”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현재 인간에게 주어진 문명의 상징과 같은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이다. 잘못된 믿음이 바이러스처럼 증식해 비극을 배양하도록 돕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세계를 잇는 인터넷에선 어떤 정보든 유통된다. 허무맹랑한 생각일지라도, 이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찾고 뭉치기도 쉽 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특징을 분석해 입맛에 맞는 정보를 제공한다. 필터버블 현상이다,
"눈에 비치는 것이 끊임없는 싸움 뿐이라면, 우리는 세상 모든 것이 끝없는 논쟁거리이며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고, 결국 믿고 싶은 것만 믿는게 낫다고 결론짓게 된다." 인간의 인지 편향과 첨단 문명이 만난 결과는 타협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심화된 양극화 현상이다.
무엇이 진실인지 합의조차 되지 않는 세계에서 구원은 없을까. 저자는 해법으로 '지적 겸손', '인지적 유연성', '분석적 사고'를 제시한다.
1440년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만든 인쇄기가 큰 역할을 했다. 16세기 판 가짜뉴스는 더 잔혹했다. 모든 범죄에 마녀를 갖다 붙여 퍼뜨린 기사로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빼앗고 마녀사냥 교본을 제작해 공포정치의 수단으로 삼았다.
호주 출신 사회철학자인 저서는 <내일을 위한 역사>(더퀘스트)에서는 인쇄기 발명 이후의 시대상을 훑은 건 가짜뉴스의 온상이 된 현대 소셜미디어 (SNS)의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서다. 그는 마녀와 양민을 가르고 가톨리과 개신교를 구분하는 현상은 보수 대진보, 낙태 찬성 대 반대' 등으로 공동체를 분열하는 양극화와 다르지않다고 봤다.
저자는 역사를 미래를 위한 '상담자 이자 안내자'로 보며 "인류가 직면한 시급한 과제를 해결할 때 과거에서 어떤 영감을 얻을 수 있는지 찾아내고자 책을 썼다"고 했다. '신의 선물'이라고 했던 인쇄기가 폭력과 억압의 도구로 악용된 역사에서 SNS 시대를 향한 경고를 읽고 극복할 길을 찾는다. 저자는 SNS로 빠르게 번지는 가짜뉴스가 파괴적 역사를 만들기 전에 이해의 영역 을 확장하고 협력할 수 있는 대화의 공간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18세기 런던의 커피하우스를 꺼낸다. 문해력이 높아지고 정보가 많아진 이들은 커피하우스를 찾아 낯선 사람과도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공론장이 된 이곳에서 사람들은 고착된 견해와 진부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책은 인쇄술과 SNS를 보듯이 기후, 불평등, 민주주의, 기술 독점 등 인류의 난제들을 역사와 접목하고 더 나은 미래를 탐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