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후쿠>(민음사)는 위안부들이 입고 생활한 원피스식 옷을 부르던 말이다. 소설은 일제강점기 만주의 한 위안소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생활하며 원래 이름 '개나리' 대신 '요코'가 된 15세 소녀의 몸을 소환한다.
문장은 명료하고 시처럼 아름답다. 소설 전체가 서사시처럼 읽힌다. 인간성이 상실된 시대와 사회 속에 어린 소녀들이 겪었을 참상이 비록 적접적인 언어로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책장을 넘기는 독자의 손끝을 무겁게 한다.
김숨은 1997년 등단하여 약30년 동안 꾸준히 소설만 썼다. 그에게는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소설가'라는 수식이 자주 붙는다. 그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이라고 한다.
그의 소설은 반복되는 전쟁과 폭력과 학살, 우리가 보고 있지 못하거나 보려고 하지 않을 뿐인 현대사의 아픔(광주 5.18, 제주 4.3, 위안부 이야기)을 문학 혹은 예술작품에서 만나야 하는가를 상기시켜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