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청바지를 입은 마법사 - 현실은 어떻게 마법을 불러내는가?
앤드류 블레이크 지음, 이택광 옮김 / 이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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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해리 포터’ 시리즈를 열심히 읽었던 적이 있었다.

‘불의 잔’ 까지는 단숨에 읽어나갔는데, 이후 작품들이 한동안 출판이 되지 않아서 조금씩 잊게 되었고, 그렇게 잊게 되는 동안 관심을 갖는 분야가 많이 달라져서 여전히 화제를 모으며 출판되고 다양한 관련 상품들이 제작되었지만 무관심하게 소식을 접하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쉽게 잊게 되기는 했지만 ‘해리 포터’는 분명 예상을 넘어선 인기를 얻은 아동 문학이었고, 단순히 아동 문학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논의를 정리하기에는 작품의 파급력이 막대했고, 인상적이었다.

 

‘해리 포터 청바지를 입은 마법사’는 이렇게 생각 이상의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해리 포터’ 시리즈에 대한 사회 / 문화적 분석이며 단순히 문학 평론과 같은 분석이 아닌 하나의 사회를 그리고 시대를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작품이다.

 

저자인 앤드류 블레이크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성공 요인으로 ‘역혁명’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분석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과거와 단절하며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새롭게 계승하는 방식을 통해서 전진하는 의미로서 다루고 있고, 이런 접근방식이 ‘해리 포터’만이 아니라 사회와 문화 그리고 정치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해리 포터‘가 발표된 시기와 비슷하게 영국에서 다양한 분야를 통해 나타나게 되었다고 논의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이고 문화, 정치적인 분석과 함께 점점 감소하고 있는 독서 시간과 부족해지고 있는 글쓰기 능력이 ‘해리 포터’를 통해서 아이들이 이전과 달리 지루함을 느끼지 않으며 관심을 갖게 되어가고 있고, 이를 통해서 ‘해리 포터’를 폄하하는 이들에게 이 작품이 담아내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식과 이로 인해서 만들어지는 긍정성에 대해서 알려주며 ‘해리 포터’를 옹호하기도 하고, 영국 내부적으로 이 작품이 하나의 새로운 공동체 의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헤르미온느를 통해서 여성에 대한 위상이 변하였지만 이는 새로운 가부장적 질서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하고,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이 보여주는 것에 호감을 보이기도 하는 등 ‘해리 포터’ 시리즈에 담긴 다양한 논의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의미들을 언급하려고 하고 있다.

 

물론, 이런 긍정적인 성격과 함께 ‘해리 포터’를 통해서 만들어지고 파생되는 다양한 상품들과 함께 그 상품들을 그저 소비하기만 할 뿐인 대중들의 모습에 실망스럽게 반응하기도 하고, 이런 소비만을 위해 존재하는 대중들의 모습에서 더 이상 아동과 성인의 구분이 모호해지기만 하고 그들의 성숙해질 의도가 없어하는 모습에 비관적인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해리 포터’라는 하나의 문학 작품을 통해서 시대와 사회에 대해서 다양한 논의를 제시하고 있고, 생각하지 못한 분석을 보여주기도 하고 있는 ‘해리 포터 청바지를 입은 마법사’는 다양한 분석과 논의로 인해서 관심을 갖게 되지만 그 분석과 논의를 보다 심화시키거나 집중력이 있게 파고들지는 못하고 있어서 약간은 아쉬움이 남기도 하는 작품이다.

 

하나의 언급에서 그치고 있다는 아쉬움이라고 해야 할까?

 

보다 자신의 논의를 진전시켰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는 했지만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인 내용이었다.

 

지나치게 유치한 느낌이 드는 제목만 어떻게 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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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잡이들의 이야기 보르헤스 전집 4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외 옮김 / 민음사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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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브로디의 보고서’로 구성되어 있는 보르헤스의 ‘칼잡이들의 이야기’는 ‘픽션들’과 ‘알렙’에 비해서는 보다 소설적인 성향을 강조하고 있고, 그의 첫 번째 작품인 ‘불한당들의 세계사’와 유사한 느낌이 들게 되는 느낌도 들기 때문에 그의 실험적인 성격보다 이야기꾼의 모습에 더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극찬하는 ‘픽션들’과 ‘알렙’에 비해서 덜 관심을 갖게 되는 이 작품에 보다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실험성을 강조하는 ‘픽션들’과 ‘알렙’ 보다는 이전과 이후의 작품들에 보다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작품에 보다 애착을 갖게 되는 것 같다. 특히 그의 압축적이고 간략한 이야기 구성력이 돋보이는 ‘작가’의 짧은 단편들은 그의 글들 중 가장 명료하면서도 매력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전에 비해서는 보다 실험적인 성향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무난하게 읽혀지기는 하지만 어쩐지 평범한 느낌도 들게 만들기는 하지만 그의 글이 갖고 있는 종잡을 수 없음으로 인해서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인상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의 글이 갖고 있는 매력들을 확인시켜주기도 하고 있고,

그의 글이 갖고 있는 매력들이 조금은 퇴색된 느낌도 들게 하고 있다.

그의 글쓰기가 갖고 있는 관심이 변했기도 하지만,

그가 너무 뛰어난 작품들을 만들어냈었기 때문에 들게 되는 아쉬움이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작가’들에 담겨져 있는 매력 넘치는 단편들에 다시 한번 손길이 향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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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창해ABC북 1
마리 엘렌 당페라 외 지음, 이재형 옮김 / 창해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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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국내에서 샤갈의 작품전이 개최된 적이 있었다.

샤갈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나와 같은 사람도 관심을 갖게 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었고, 일반인들도 그리고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누구나 한번쯤은 관람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관심을 끌던 전시회였다.

 

그 관심이 관심으로만 머물지 않고 결국 뒤늦게 감상하게 되기는 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어서 전시회를 다녀온 것인지 시장터를 다녀온 것인지 헷갈리게 될 정도로 혼란스러운 기억만 남아 있었다.

 

당시 나름대로 작품을 보기 전에 사전에 어떤 그림들을 그린 사람인지 궁금해서 저렴하게 구입했던 마리 엘렌 당페라의 샤갈에 관한 책은 읽어보지도 않고 어딘가에 두었다가 이제야 읽게 되면서 그때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뭐가 대단한 것인지 아직도 헷갈리기는 하지만 때로는 그의 그림이 갖고 있는 묘한 매력 때문에 다시 한번 눈길을 끌게 만드는 그의 작품들과 삶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는 ‘샤갈’은 샤갈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내용일 것이고, 그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의 대표작들을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할 것이다.

 

어차피 한국에서 미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줌의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책이기 때문에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미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얇기 때문에 손이 갔었던 책이고,

얇기 때문에 쉽게 읽을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얇기 때문에 당연히 읽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았다.

시간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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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스크린
장 보드리야르 지음, 배영달 옮김 / 동문선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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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푸코는 앞으로의 세상은 들뢰즈의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오히려 보드리야르의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의 저서는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만든 ‘소비의 사회’와 ‘시뮬라시옹’ 정도만 읽었을 뿐이지만, 그의 ‘토탈 스크린’을 읽어보니 자신의 논의를 다양하게 확장시키고 있을 뿐이지 크게 자신의 의견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려고 하거나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다른 시선을 갖으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물론, 그가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논의를 다양하게 확장시키는 것이 나쁘다는 뜻도 아니다.

 

그러기에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현실보다 가상의 우월함을,

가상이 현실을 지배하는 세상을 얘기한 보드리야르의 분석은 여전히 유효하고,

어쩌면 더욱 그의 분석에 대해서 옳다는 말만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는 ‘토탈 스크린’을 통해서 다양한 소재들을 갖고 세상과 사회를 분석하고 있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에이즈와 섹스

경제와 걸프전

세르비아와 사라예보

마약과 아동

미테랑과 시라크

평소에도 자주 언급하는 디즈니와 예술 그리고 TV를 통해서 그는 복제와 기계/기술의 시대를 분석하고 있고, 그의 분석은 논리적인 분석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예언적이고 현란함이 우선 느껴지게 된다는 말을 하게 된다.

 

마치 패션지 광고문구와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치밀함 보다는 통찰력을 내세우고 있고,

그 통찰력을 통해서 그는 경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고,

낙관도 비관도 아닌 허무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좋게 말하면 냉정한 시선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하기에는 자신의 통찰력에 조금은 현혹되어버린 것 같다.

 

좌절하거나 절망하는 것 보다는 그래도 무언가를 모색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기는 하지만 그 모색이 화려한 표현들 속에서 은근슬쩍 숨겨져 있는 것 같기에 조금은 읽어가다가도 다시 앞 페이지를 들춰보게 되는 것 같다.

 

현실이란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말하고,

존재했을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도 못하고 존재할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상 속에서 무엇을 모색해야 하는지 그는 성실하게 알려주진 않고 있다. 그래도 그의 글을 읽다보면 무언가 찾아보도록 노력하게 만든다.

 

가상의 공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가상의 존재로서만 존재를 말할 수 있다면...

과연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해낼 수 있을 것인가?

 

질문은 만들어지지만...

대답은 머뭇거리게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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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렙 보르헤스 전집 3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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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출신이고,

그곳에서 벗어난 적도 많지 않은 보르헤스였지만,

그의 작품은 항상 수많은 시대와 세상에서 벌어진 온갖 이야기들을 모아놓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소설들이 갖고 있는 기존의 소설쓰기에서 벗어난 글쓰기라는 혁명성도 강조해야 하겠지만 그의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추리소설에 영향을 받은 구성과

퉁명스럽게 설명하는 것 같으면서도 소설 속 캐릭터들을 최대한 배려하는 설명들과

때로는 설명들과 묘사들에 휩쓸려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되었는지 헷갈리게 만들 정도로 혼란스럽게도 만들기도 하고,

그 짧은 내용들 속에서 재미를 만들기도 하지만,

삶의 한 순간들을 만들기도 하고,

그 순간들로 인해서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알렙’은 그렇게 어떤 내용에는 어려움을 느끼게 되기도 하지만,

어떤 내용에서는 긴박감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어떤 내용에서는 인생의 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

 

전작 ‘픽션들’이 어떠한 방식의 글쓰기를 보여줄지를 개괄적인 설명들과 간략한 예문들로 채우고 있었다면, ‘알렙’은 그런 글쓰기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빼어난 이야기 구성들을 담아내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작품이 갖고 있는 실제와 거짓을 뒤섞어 말이 되지 않는 것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능력은 빼어나게 발휘되는데,

여전히 작품들 속에서 지속적으로 자신은 언급하고 있고,

때로는 복잡해서 그저 복잡한 이야기로만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기에 약간은 아쉽기도 하지만 불평을 하기 보다는 다시 한번 읽어보도록 만들게 한다.

 

이전보다는 장르에 충실하다는 평가에 동의하면서도 상대적인 충실함일 뿐이라는 말도 함께 하고 싶어지게 만든다.

 

‘수레바퀴’와 ‘미로’ 등 그의 작품이 갖고 있는 성격을 잘 표현하고 있는 사물들을 언급하며 그의 작품 세계를 더욱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그에게 다가가게 만든다. 아마도 그의 작품의 강렬함이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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