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일동안 쓴 출국 준비 일지입니다.
내일 새벽에 출발입니다.    다녀와서 소식 또 전해드릴게요. 

---------------------------------------------------------------------------------------------

지난 주에 비자 인터뷰 일자가 늦게 잡혔다고 썼었다.

시작>

- 3주 전쯤 그쪽과 연락이 오가더니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처음 나옴
- 10여일 전에 가자! 하고 의결되어서 비자 신청.
- 원래 출발일인 2일까지 대사관 인터뷰가 잡히지 않아서 못가는 것으로 생각함.

반전 1>

- 그쪽의 모든 스케쥴을 1주 뒤로 미루어 다시 잡음.
- 5일 인터뷰를 해서 당일로 비자를 받으면 7일 아침 비행기를 탈 예정임.
- 당일에 비자를 받으려면 초청장과 비행기표, 일정표(7일 저녁부터 미팅이 예정되어 있다) 등을 구비하고
   담당자를 만난 후, 영사와도 인터뷰 해야 한다고 함.  과연 영사가 징검다리 휴일인 월요일에 출근할까?
  출근 하더라도 과연 비자를 내줄까?

- 어쨌은 이게 다~ 된다고 가정하고 일을 진행했다.
- 대진의를 갑작스레 구하느라 숙박비까지 주는 조건으로 타지에서 초빙했다.
- 대진의에게 인수인계할 사항과 약전을 새로 만들었다.
- 그쪽에서 필요한 이런저런 자료를 모아서 프린트함. 몇백쪽은 되는 것 같은데 아직 읽지도 못했다. 
   이걸 바탕으로 말할 걸 준비해야 하는데... 


일요일, 반전 2>
 

- 오후에 도우미 아주머니가 우리 애와 싸우더니는 갑자기 그만둔다고 선언하더니, 저녁에 짐싸들고 나가버렸다. 
- 출발까지 만 2일밖에 남지 않아  새로운 사람을 구할 수도 없다.  구한다 해도 어떻게 맡기나?
- 남편이 일찍 퇴근해서 좀 챙겨주면 아이들도 많이 커서 몇일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오늘 남편이 하는 태도를 보아하니 그런 걸 바라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정도 추진된 상태에서 빵꾸를 낸다는건 정말 큰 문제다.
일단 운을 하늘에 맡기고, 비자나 손에 쥐고 남편과 담판해 보아야겠다.

혹~시 몰라서 이 글은 내일 저녁에 올리련다.
인터뷰에 부정탈라.    쉬이~~~~


월요일. 반전 3>

- 인터뷰 하러 일찍 집을 나섰다.  애들 깨우기만 하고 학교 가는 건 지켜보지 못했다.
- 대전역 플랫폼에서 아주 잠시 문서를 읽고 있는데, 주위가 조용해서 둘러보니, 아뿔싸! 
  기차가 왔다가 사람들을 싣고 가버렸다.   
  플랫폼까지 와서 기차를 놓친 사람이 나말고 또 있을까?    ㅡㅡ;;
  얼른 다음 차표를 끊어서 탔다.

- 대사관 들어가는 절차가 꽤 복잡했다. 비행기 타는 것 같았다.
- 맘 좋은(?) 인터뷰어를 만나서 초청장이나 다른 일정표를 보여주지 않고도 바로 비자를 받았다. 
  인터뷰가 늦게 잡혀 일정이 낼 모레로 늦추어졌다. 또다시 늦을 수는 없다고 는 걸 강조한 덕일까? 
  여동생은 '안정된 직장의 힘'이라고 한다.

- 비자를 받아들고, 조금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실론티님을 만났다. 
  반갑게 나와주신 실론티님 덕에 대전 촌사람이 청계천도 구경하고,  운치있는 중국집에서 점심 먹고, 
  도심의 오피스 타운에서 샐러리맨, 샐러리 우먼들 사이에서 커피도 마셨다.  
  나도 마치 샐러리우먼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실론티님과 헤어진 후, 같이 갈 사람을 만나서 가기 전까지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점검했다. 
  에~~~~~~  밤 새야겄다~~~~

- 이제 오늘 내일까지 내가 맡은 것들을 준비하고,  우리 집을 몇시간이라도 봐줄 분을 구하고, 
  그동안 먹을 밑반찬하고 국 만들어놓고,  빨래 돌리고 다려놓고, 청소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 올해 초까지 우리집에 계시던 아주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돌이 된 외손자 돌보러 고향에 가셨었는데, 대전에 온 김에 들렸다고. 
  먹을 거리 사서 요리를 만들어주겠다고 하는거였다.   
  어제 아주머니가 가버렸다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이를 두고 천우신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상황을 간단히 설명하고 나서 KTX 타고 집에 와보니, 아주머니가 벌써 계획했던 요리 뿐 아니라
  몇일간 먹을 수 있게 갖가지 밑반찬들까지 다 해 놓고 계셨다.   으으.... 정말 고맙다..... 

- 자, 이제부터 또 일해야지.   아자! 

 화요일, 더이상의 반전은 없다>

어제 글을 쓴 이후,  빨래, 냉장고 및 반찬 정리 하고, 애들 공부 챙기고,
자료 준비를 하다가 너무 피곤하고 속도 안좋아서 잠들어 버렸다.

새벽에 일어나 아이들 일어나기 전까지 자료 정리, 번역.
아이들 깬 후에는 아침 먹이고, 빨레 개고, 다림질, 아들 바지 기장 줄이기, 1주일 버틸만큼(?) 집안 청소.

점심 먹고 나서 내일 새벽 5시 출발 인천공항행 표 사고,
여동생 집에 들려서 나 없는 동안 저녁시간에 잠시 집과 애들 좀 봐달라고 부탁하고 
자료 준비 위해 병원에 나옴.

내일 새벽에 출발해서 일요일 올 예정

-----------------------

다녀오겠습니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치유 2006-06-0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긴 준비였네요..
아이랑 싸우고 나간 아줌니가 너무 웃겨요..호호호~!
그리고 하늘의 도움인양 잠시 들러서 챙겨주신 그 아주머니 너무 감사하구요..제가 다 감사하네요..
조심해서 잘 다녀오시고 일 잘 보고 오세요..

여울 2006-06-06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조선인 2006-06-06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가시는군요. 축하드려요. 잘 싸우고 오세요. *^^*

건우와 연우 2006-06-06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세요. 화이팅

미완성 2006-06-06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길!

ceylontea 2006-06-06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다행입니다.. 그 아주머니 너무 고마우시네요.. 가을산님.. 인덕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여튼 잘 되어 다행입니다.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

starrysky 2006-06-06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제가 막 숨이 차서 헥헥거렸습니다.
너무 정신없이 준비하셔서 몸도 마음도 많이 피곤하실 텐데 부디 가셔서 하시는 일들은 모두 술술 잘 풀리길 기원합니다. 잘 다녀오세요~ ^^

瑚璉 2006-06-06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세요.

세실 2006-06-06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는 참 힘이 드는군요~~~
힘들게 떠나시는 만큼 더욱 값지실듯. 자알 다녀오세요~

chika 2006-06-06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댕겨오세요 ^^

balmas 2006-06-06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긴박감 ... ^^;;
잘 다녀오세요. :-)

호랑녀 2006-06-07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가셨겠네요.
가셔서, 계획했던 일 다 이루시고 오시길 바래요.
아자 아자 화이팅!!!

하늘바람 2006-06-07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셔요

sweetmagic 2006-06-07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 ^0^

sooninara 2006-06-07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자아자..잘 다녀오세요.
요즘 뉴스에 가을산님 안 보이나 잘 봤어요. 그런데 이제 가시는군요^^

기인 2006-06-07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슈퍼우먼이시네요!!! 저는 어제 밤새고 술마신 후, 지금 일어나서 어제 먹다남은 피자를 먹는 중 -_-;; 잘 다녀오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