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두 달 전에 직원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만든 이야기.  
누군가는 '유치원생들에게 싸우지 말라고 가르치는 이야기 같다'고 했는데,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비단 어린 아이들 뿐은 아닌 것 같다. 
다름을 극복해 내지 못해서 지역주의, 사회 갈등, 인종차별, 민족분쟁이 일어나는 것이니 말이다.  

 

 

 세모와 동그라미의 사회. 가끔 이도저도 아닌 타원이나 포물선도 섞여 있다.

 

 

 

 우선 타원 등의 소수자 배재

 

  무리짓기

 

 세모의 이상세계  

  

 동그라미의 이상세계

 

 '완벽한' 세계를 위한 솎아내기. 색깔별, 줄무늬 유무 등등....

 

  

 

 

 

 세모와 동그라미에게는 자성(磁性)이 있었음. 동류집단끼리만 모이려 해도 유지가 되지 않음.  
 이상세계는 커녕, 그냥 사회를 구성하는 것도 불가능함.  

 

 

 

 서로 다른 자성을 띤 존재들의 공존

 

 남과 북극이 있어야 자석이듯.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듯,

 

 씨줄과 날줄이 모여 옷감을 만들듯...  

 

  

 

한 초록색 동그라미가 홀연히 득도를 했다고, 3차원의 세계를 경험했다고 주장하기 시작.
동그라미나 세모나 한 형제라는 둥, 우리는 한 실체의 다른 모습이라는 둥.... 이상한 소리를 함.  

 

 그 세모가 3차원에서 본 자신의 모습은 원뿔이었음. Flatland는 단지 물의 표면에 지나지 않았음.

 

 

 

 

  

 

 

 

 

 

 

 

 

  It's a small world after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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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의협 학술문화제에 다녀오다.  

지난 주말, 인의협 회원들의 행사인 학술문화제에 참가했다.  
첫 날 저녁 7시에 시작된 '학술'은 저녁 10시에 끝났고, '문화'는 저녁 11시에 끝났다. 
그 후에 한 분 한 분 돌아가면서 인사와 더불어서 자신의 근황과 관심사를 간단하게 소개했다.
50여 명이 한말씀씩 하고 나니, 새벽 2시가 넘어 있었다. ^^;;  

노숙자 진료나 지역 보건의료문제, 사회 양극화에 따른 문제에 대처하는 활동은 각 지역의 기본사업이니 새로울 것 없고,
내 마음을 훈훈하게 만든 선생님들의 모습은 따로 있었다.  

지역 의사회 부회장을 지내신, 70이 넘으신 원로 선생님께서 행사 포스터를 손수 붙이고 행사장을 단장하시는 모습,   
지천명의 나이에 잡은 화두가 '탈핵'이라며, 그 문제에 대해서만은 자신의 남은 시간을 올인하시겠다는 분,  
지회 회장인데 이제 곧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이 잡은 화두 한 가지를 붙잡고 몰두해 보시겠다는 분,
한동안 거리를 두었는데, 밖에서 보는 인의협의 실체가 더 커보였다는 젊은 회원,  
흥겨운 노래를 들으면서, 그 노래를 함께 듣지 못하는 반도체공장 백혈병 환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는 것, 그런 작은 즐거움도 마음 편히 누릴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다는 분...

그러면서, 반성도 많이 되었다. 
요즘 들어 가슴 뛰게 몰두하는 일이 없어져서 관성적으로 지내고 있는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이번 학술문화제의 슬로건이 참 좋았다.  
밖에서는 무엇이라 하건, 참석한 분들이 이 슬로건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했으니까.

"인의협을 만나서 행복합니다."   
 

2.  "원자력, 필요악인가?"  강의 동영상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있은 후 원자력의 위험성에 대해 많은 논의와 강좌가 있었는데,
동국대학교 미생물학과 김익중 선생님의 강의는 단연 압권이다. 
처음에는 경주에 (동국대학교 의과대학이 경주에 있다.) 들어서는 방폐장에서 방사선이 유출되는지를 감시하는 데서  
만족하는 활동가이셨는데, 후쿠시마의 사태를 보고는 "탈핵"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이 드셨다고 한다.
이화여대에서 행했던 김익중 선생님의 강의 동영상이다. 참으로 참담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유튜브 동영상을 링크로 연결해 본다.


1.  http://www.youtube.com/watch?v=vmgOx5kC8KI 

2. http://www.youtube.com/watch?v=ef3m5r8mFHQ&feature=related  

3. http://www.youtube.com/watch?v=oHNI_btp0sg&feature=related  

4. http://www.youtube.com/watch?v=L_W-Z-m3Knc&feature=related

5. http://www.youtube.com/watch?v=X8ggcIikyd8&feature=related  

6.  http://www.youtube.com/watch?v=ECzht8DyV7k&feature=related 

7.  http://www.youtube.com/watch?v=5GqH6T-_EoY&feature=related 

8. http://www.youtube.com/watch?v=AIIVyw-TTBY&feature=related 

9.  http://www.youtube.com/watch?v=mwCRIy38VYw&feature=rel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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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11-03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 동영상, 아직 끝까지 다 보진 못했고 본 것도 전문적인 부분은 금방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제일 이해가 안되는 것은 어떻게 일본의 엄청난 실수와 사고로 인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그리고 그것을 은폐하려는 의도를 모두가 묵인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요. 제가 아직도 뭘 모르고 하는 생각일까요? 틈틈이 김익중 교수님 강의를 마저 다 들어야겠습니다.

가을산 2011-11-04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덤덤하게 지내온 일인이기에 많이 알지는 못하고 있지만,

심리학적으로는 이런 생각들이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 설마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겠어?
- 설마 전문가들이 거짓말을 하겠어?

그런데 그렇게 있다가 문제된 이슈들이 많이 있었지요.
사실상 거의 모든 환경문제와 산업보건문제들이 처음에는 설마설마 하다가 커진 사건들인 것 같아요.

- 원진레이온 사건
- 삼성 반도체 사건
- 고엽제 사건

자료를 생산해내는 연구원들, 정책 결정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어떤 세력인지를 생각하면 그 연구 결과, 그 정책 결정 자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른 모든 것은 차치하고라도, 한 가지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모든 면에 있어서 원자력발전은 사양산업이다."

마립간 2011-11-04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영상 잘 봤습니다. 핵발전소 사고 발생률에 시간 변수가 빠진 것이 조금 아쉽네요. 정부가, 특히 우리나라 정부가 하는 일은 '정부스럽다'라는 형용사를 만들게 하는군요. 나중에 녹색당이 발족하면 후원이나 하겠습니다.

가을산 2011-11-05 00:25   좋아요 0 | URL
이런 일들을 볼 때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분화된 학문 체계 안에서 하나의 subspecialty를 전공하는 소수의 전문가들이 문제의 핵심에 대해 눈을 감거나 입을 다물게 되면 그 사실을 그 circle 밖에 있는 비전문가들이 알 수 있는 길이 거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보고서나 논문에서 적는 한 마디의 결론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파급력을 지닐 수 있는지를 인식하고, 그에 맞는 책임감과 용기를 가지고 진실을 전달했으면 좋겠습니다.
 

1.  내 귀에 폭탄이 있다.....  

1980년대에 뉴스방송에 어떤 사내가 뛰어들어 '누가 내 귀에 도청장치를 해 놓았다'고 횡설수설 하다가 끌려나간 것이 아마 우리 나라 최초의 대형 뉴스사고였을 것이다.   
어렸을 때도, 금년 초 까지도, 그 사건이 회자될 때면 '그 사람 참 기이한 사람'이네...라고 쯧쯧거리고는 했었다.

그런데 요즘엔 그 사람의 심정이 참으로 이해가 가고, 심지어는 동지애마저 느끼게 되었다!
단지 난 귓 속에 든 것이 '도청장치'가 아니라 '폭탄'이라는 것이 다를 뿐, 귓 속에 이상한 것을 모시고 살려니 얼마나 삶이 피곤했을까.  

"귓 속에 첼로가 들어앉은 후" .... 즉, 이명이 커진 이후, 메니에르병 진단을 받은 지 벌써 두 해가 지났다.  
조금 어지럽고, 조금 안 들리고 해도 그냥저냥 지내 왔다. 

그런데 지난 달 어느날, 갑자기 세상이 '모든'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내가 막연히 심한 '현훈(vertigo)'이 이럴 것이다 상상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음.. 표현하자면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에 올라탔다고나 할까? '한 방향'으로 도는 어지러움이 아니었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목소리가 나지 않아서 아줌마를 부를 수도 없었고, 몸을 돌려 등 뒤에 있는 핸드폰을 집어드는 것도 불가능했다. 눈도 뜰 수 없었고, 마르티스종인 소니가 침대 위를 조심스레 걸어다니는 발걸음에도 구토가 나왔다.  

결국 응급실 신세를 지고 말았는데.....
그 후로는 어지럼증 약에 심리적 의존증이 생겨버리고 말았다. 약을 복용하지 않더라도 늘 손이 닿는 곳에 응급시 복용할 약이 있어야만 마음이 놓인다. 퇴근했는데 집에 그 약이 떨어져 있으면 다시 일터에 나와서 책상 속에 둔 약을 챙긴다. 
신경이 온통 재발 방지에 쏠려 있으니 이제는 느껴지는 증상을 통해서 폭탄 - 내림프액(endolymphatic fluid)이 찬 것이니, 엄밀히 말하면 물폭탄이다 - 의 압력을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쳇, 이래서야 소는 누가 키우나?  

 

2. 잡동사니 버리기 수행...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101908210529425&outlink=1 

근래에 읽은 기사 중 가장 영양가 있는 기사이다. 
집에 쌓여 가는 잡동사니를 바라보며 정리를 시작할 엄두를 못낸 지도 벌써 몇 년이 되어가기 때문 뿐 아니라,  
하고 싶어 벌여놓은 일들, 하기 싫은데 맡아 하는 일들, 굳이 안해도 되는데 욕심내서 하는 일들도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 뿐 아니라, 이제는 체력도 지력도 이전 같지 않아서이다.  

 

  

 이 책을 요약한 기사라고 하니, 이 책도 사 보아야겠군.  

 어제 책 주문 했는데... 하루만 늦게 할 걸.  

 

  

 

    

 

이 사진은 '잡동사니의 역습'이라는 책소개에 나와 있는 사진을 캡쳐한 것이다.  

우리 집 응접실은 4-5단계. 서재방은 7-8단계 정도 되는 것 같다.  

내 마음 속은 8-9단계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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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10-19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반가와요. 다른 말은 생각도 나지 않네요 ^^

가을산 2011-10-19 20:17   좋아요 0 | URL
우와... hnine님 잘 지내시는지요?
페이퍼는 안올려도 서재마을은 가끔 기웃거리고 있어요.
많이 적적해지기는 했지만.... hnine님도 계시고... 아직 여러 분들도 계셔서...

조선인 2011-10-20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니에르병이 더 악화된 건가요? 걱정이네요. 앞으로 재발없는 가을만 쭈욱 계속되길 기원합니다.

가을산 2011-10-20 16:24   좋아요 0 | URL
압력이 올라갈 때 나타나는 증상을 무시하고 무리하거나 짜게 먹으면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덕분에 조신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그나저나... 부비부비... 반갑습니다. ^^

瑚璉 2011-10-20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맑은 가을날에 이것이 웬 참사랍니까. 쾌유를 빕니다.

가을산 2011-10-20 16:26   좋아요 0 | URL
참사가 아니라 특이한 체험 아니겠습니까? ^^
전자에 올라타보는 경험은 아무나 못하는 거니까요.

마립간 2011-10-20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쾌차하십시오. 신경과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아이 낳는 것 보다 심한 고통 3가지 중에 제일이 peripheral vertigo라'고 하신 것이 떠오릅니다.

가을산 2011-10-20 22:5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덕분에 몸은 엄청 챙기고 삽니다.

반딧불,, 2011-10-2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덥썩. 그저 반갑기만 합니다. 건강하셔야 하는데....
재발 안하고 무사히 잘 넘어갔으면 합니다.

가을산 2011-10-24 22:59   좋아요 0 | URL
반딧불님, 잘 지내셨어요? ^^
이렇게 반겨주시니 고맙습니다.
요즘은 '바른생활'을 지키고 있어서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ㅎㅎㅎ

2011-11-02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일복은 타고난 것 같음  

  몇 년 전 공공기관서 일할 때는 신종플루 때문에 난리 치더니
  K로 옮긴 후에는 자살 때문에 난리난리.... 
  상전은 많고 기구는 다원화 되어 있고, 어떤 사람 표현대로 '하늘에 해는 두개 세개 있는데 어느 해를 따라야 할지몰라' 
  일은 지지부진하고.. 일 진행 재촉했다가 미운털 박히고...  그러고 지낸다.

2. 또 하나의 현장

  이전에는 '대학'이라는 것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내 성향이 학술적인 것보다는 현장을 선호해 왔기 때문에 교육제도는 관심의 초점에서 밀려나 있었다.  
  그런데 지난 달에 나온 책을 옮기면서, 일터에서 불거지는 사건들을 통해서, 본의 아니게 또하나의 현장을 보고 있다. 
  이곳 분들이 책에 대해 예상 밖으로(?) 호의적으로 평해서 조금 안도하고 있음.
  '외부의 비전문인이 무얼 안다고..' 라고 하는 소리는 아직 들리지 않음. 적어도 앞에서는.

3.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법

  우리 아이들 말이다.
  큰 아이는 가을에 공익 소집을 앞두고 평소에 배우고 싶어하던 피아노도 배우고, 바리스타 자격증과 운전면허를 따려고  
  학원에 다니고 있다. 공익을 다녀와서는 학교를 계속 다닐지 어떨지 아직도 고민 중. 

  이제 고2가 된 작은 아이는 수학선생님이 되고 싶어 한다.  혼자서 수시 요강 찾아보고 급수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수시 요강정도는 엄마가 좀 챙겨 주어야 하는데....  무심한 엄마 때문에 아이가 고생은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앞으로는 학생수도 줄고, 교원이 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실생활과 관련이 적은 수학을 전공하려는 것이 못내 불안하지만
  학교 선생님이 되어 행복해 할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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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5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내일부터 새 일터로 출근.  

이름은 버젓한데, 아직 오리가 될지 백조가 될지 모르는 곳이다.  
그만큼 '창조의 즐거움'이 있으리라 믿고 시작해야지. 
외적으로는 6000명에 대한 검진이라는 첫 사업이 고비.  
내적으로는.. 서울 오리엔트된, 엘리트 중심의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이 첫 목표.

오늘 낮까지도 있던 일터에서 이삿짐을 싸날랐다.
알게모르게 쌓인 살림살이가 많았음. 
세 번씩이나 이런저런 소모임서 환송회를 해주어서 몸 둘 바를 모르겠음.
앞으로도 계속 이런 저런 일로 왕래는 있을 듯.   


2. 오늘 날씨 굉장했다.  

오늘 뿐 아니라 대단한 9월 날씨.... 앞으로 이삼일이 고비. 


3. 박칼린의 넬라 판타지아 해석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 첫 곡으로 넬라 판타지아를 준비한다.
오늘 음악을 들으면서 - 엄밀히 말하면 박칼린씨가 요구하는 해석을 듣고 - 오랜만에 소름이 돋았다.  
오늘 소프라노 솔로들이 주로 깨지기는 했지만, 그렇게 부른 것이 그들의 잘못은 아니었다.
이 노래를 처음으로 가사 붙여서 노래부른 사라 브라이트만을 비롯해서, 이 곡을 이전에 부르거나 여러 악기로 연주한 사람들 대부분이 어떤 이상향을 그리면서도 칼린감독의 표현대로 '묻어서 가는', '감상적인'.. 그런 감정만을 표현했었다.
남격이 부른 넬라 판타지아는 냉정하게 말하자면 실력의 한계를 드러낸, 파트별로 음이나 발음도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데도 칼린감독의 해석이 그 음악에 힘을 주었다.  

나도 한때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음악을 좋아했고, 그 가사를 좋아했고, 그 가수들을 좋아했었다.
그런데... 그들이 살아온, 경험해온 세계는 그 노래 가사, 그 음악 주제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
물론 본인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서운해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음악의 주제가 참 멋져도, 그 가수들의 노래 기교는 완벽해도, 
그 노래가 다루는 진정한 고통을 가까이에서 겪고 함께 극복하려 진지하게 고민한 깊은 감정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한계이다. 
이들도 물론 악의는 없다. 노래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라. 진심을 담아 노래하고 있다.
단지 스타 국가의 스타들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냥 꿈속에서 본 이상세계를 노래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칼린 감독의 말대로, 피를 흘리고 찢기고 하면서도 함께 이루어내고자 하는 그런 진정한 의지... 를 요구하는 해석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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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9-06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감독님 너무 멋져요! 가을산님의 글도 감동이에요!

가을산 2010-09-06 19:47   좋아요 0 | URL
네. 멋진 분 같아요. 에너지 넘치고, 표현력 좋고... ^^

2010-09-06 0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6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0-09-06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를 보지 않는 중에 남자의 자격의 하모니만은 인터넷을 통해 챙겨보고 있습니다. 박칼린 선생님과 합창단 그 자체, 웃고 떠는 것이 아니라 참가한 사람들의 노력이 보인다고 할까요?

가을산 2010-09-06 19:4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음악이라는 것이 참 힘이 있고, 힘이 들고 그런 분야인 것 같아요.

조선인 2010-09-06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의 자격이라, 저도 보고 싶어지네요.

Mephistopheles 2010-09-06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미션을 보면....넬로 판타지아...그 원곡인 가브리엘의 테마가 결국 원주민의 교화용으로 쓰였으며.....
그 교화된 원주민들이 서구문물의 총 칼에 무참하게 쓰러져가요.... 전 넬로 판타지아라는 곡을 들으면 그 야만적인
역사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곤 해요..

가을산 2010-09-06 19:50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렇게 따지면, 그 곡에 그 가사를 붙이는 것도 좀 뜬금없지요.
그렇기는 해도 가브리엘이 그들을 찾나갈 당시에는 그럴 마음으로 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역사의 흐름에 있어서는 시간의 차이만이 있었지, 결과는 같았을 것 같아요. (역사를 합리화 하려는 말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