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카와 전설 살인사건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우치다 야스오 지음, 김현희 옮김 / 검은숲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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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살아숨쉬는 덴카와 골짜기에 홀리다.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

 

 

 

우선은 표지에 반해 버렸다!!고 할까.

일본적인, 너무나도 일본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인물들 뒤로 민화 풍의 밝고 화려한 이미지가 펼쳐져 있다.

한껏 피었다 한순간에 지고 마는 벚꽃의 처연함을 익히 알고 있기에 만개한 벚꽃의 짧은 생명을 그리도 기뻐할 수밖에 없는가...

그림 속의 벚꽃은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한 몫 톡톡히 하고 있다.

뭔지 모를 절 같은 분위기의 신사가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데다, 전면에 자리하여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두 인물은 얼굴을 노로 가린 채 일본 전통극 노가쿠에 나오는 차림새를 하고 있다.

똑같은 자세에 똑같은 몸짓이지만 얼굴을 가린 가면 노의 표정으로 상반된 분위기를 내뿜고 있다. 일본 전통극 노에 관해 문외한인 나로서는 고개를 갸웃할 따름이다. 뭐, 책을 읽어나가면서 차차 알게 되겠지...

일본의 신사와 전통극 노가쿠. 생소한 소재라서 일단 관심이 갔고, 일본 추리소설의 살아 있는 거장 우치다 야스오의 작품이라고 해서 더욱 읽어보고 싶었다.

명문가의 차남이자 프리랜서 르포라이터, 게다가 매력적인 외모와 섬세한 감정을 지닌 훈남 탐정인 아사미 미쓰히코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만 총 113편이라니 실로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작가는 전설이나 역사물에 특히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고토바 전설 살인사건]으로 작가 데뷔, 그 이후로 [헤이케 전설 살인사건] 등의 시리즈를 이어나갔는데 그 중 이 작품은 작가 스스로도 ‘하나의 도달점에 이르렀다’고 할 만큼 이야기의 완성도 뿐 아니라 역사성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 중의 작품을 영접하는 황송한 기분으로 첫 장을 넘겼다.

 

노가쿠 스이조류의 종가인 미즈카미 가문. 그 가문에서 종가인 미즈카미 가즈노리가 뒤를 이를 후계자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고 하여 성황인 노가쿠 무대. 과연 스이조류의 총수를 이을 이는 손자 가즈타카인가, 손녀 히데미인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후타리 시즈카>와 <도조지>라는 작품이 무대에 올려졌다. <

<후타리 시즈카>는 시즈카 고젠의 영혼이 나물 캐는 한 처녀에게 빙의되는 내용으로 두 배우가 똑같이 시즈카 고젠으로 분장. 춤까지 똑같이 춰야하는데, 주연인 시테(망령)는 당연히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는 종가인 가즈노리이고 조연인 쓰레(나물캐는 처녀)는 히데미가 맡게 되었다.

그러면 스이조류의 총수를 이을 것으로 점쳐졌던 손자 가즈타카는 ? 무대의 마지막 순서에 박력 있는 춤이 요구되는 <도조지>를 추게 되었는데, 뱀의 탈로 불리는 아메후라시의 탈을 쓰고 무대에 올랐다. 오직 종가에게만 허락된 탈이었는데, 종가는 손자 가즈타카에게 그 탈의 착용을 허락해 주었던 것이다. 이것은 암묵적으로 손자에게 뒤를 물려주겠다는 뜻인가?

 

그러나 가즈타카는 무대 위에서 <도조지>를 추던 도중, 아메후라시의 탈을 쓴 채 종 속에 들어갔다가 죽은 채 발견되고, 그 직후 가즈타카의 조부이자 노가쿠의 대가인 미즈카미 가즈노리는 실종된다.

 

비슷한 시각, 신주쿠의 고층 빌딩에서 한 남자가 갑자기 쓰러지는데, 그의 손에서 떨어진 것은 노가쿠 관계자만이 가질 수 있는 덴카와 신사의 부적인 기묘한 방울 ‘이스즈’였다.

부검 결과 그 남자는 캡슐에 든 독극물을 먹은 후, 위 속의 캡슐이 녹아내린 시점에서 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사카에 간다고 말하고 집을 나간 아버지가 회사나 가족에게는 알리지 않고 반대방향인 도쿄에 간 사실에서 무언가를 의심한 딸 치하루는 아버지가 남긴 방울을 실마리 삼아 덴카와 신사까지 찾아가게 된다.

 

마침 아버지의 지인 미야케 씨의 부탁으로 노가쿠와 요곡 등의 유래에 관한 여행 잡지 취재차 11박 12일의 여행을 떠났던 탐정 아사미는 실종된 노가쿠의 종가 가즈노리를 찾으러 온 손녀 히데미를 우연히 만나 사건에 발을 들이게 된다.

 

결국 종가는 요시노의 도로 옆 절벽에 떨어진 채 발견되고 그의 죽음에서도 독살의 흔적이 보인다. 히데미와 치하루를 만나면서 두 사건의 연관성을 의심하다가 이 일의 중심에 한 여성이 있음을 눈치 챈 아사미. 사건을 끝까지 파헤친다면 종가의 속사정이 알려질 것을 염려하는데...경찰청 형사국장인 아사미의 형 요이치로에게 비밀로 한 채 아사미의 어머니 유키에와 미야케 씨는 아사미에게 사건을 전적으로 맡긴다. 섬세하고 착한 아사미에게 명탐정의 자질이 있음을 인정해주는 격인가. 묘한 책임감을 짊어지게 된 아사미. 어떤 사건의 결말을 보여줄지...

 

나라 현 요시노의 깊은 산 속 덴카와 신사.

‘모든 것은 덴카와에서 끝납니다.’

 

넓은 욕조에 몸을 담그자 덴카와 골짜기의 강물 소리인지 아니면 봉우리들 사이를 불어대는 바람 소리인지 분명치 않은 소리가 윙윙 들려왔다.

어쩌면 이 독특한 소리는 천 년의 역사를 가진 이 마을에서 영겁의 세월 동안 늘 변함 없이 연주되었으리라. (...)

어쩌면 이곳 덴카와는 그런 퇴영적인 기분에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지닌 곳인지도 모른다. -507

 

덴카와 신사와 남북조 시대를 중심으로 한 덴카와 골짜기가 품어온 역사의 무게, 요곡의 세계의 깊이 등 다채로운 소재를 매력적인 탐정 아사미와 함께 풀어나가는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

책을 읽는 데 할애한 두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어찌됐든 괴이하고 매력적인 공간 요시노, 그리고 덴카와 신사에서 모든 것이 끝나게 되지만, 참 묘하게도 사람과 사람을 가까이 느끼게 만드는 기를 뿜어대는 이곳에서 일어난 사건에 저절로 두 손을 가슴에 모으게 된다. 뭐랄까 손에 잡을 수 없는 것을 잡으려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갈 곳을 잃은 두 손이 저절로 가슴에 모아졌다고나 할까...덴카와의 밤은 사람의 마음을 녹아내리게 하고 육체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을 뜨게 만드는 것 같다. 희뿌연 밤기운에 어슴푸레한 어둠이 내려앉았을 때, 속세의 때가 스르륵 벗겨지고 사람과 사람, 오직 그것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덴카와의 신비한 기운. 그 신비한 기운 때문에 비극의 역사가 잉태되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덴카와에서 이루어진 인연이 만든 슬픈 역사. 차라리 모든 게 다 이 독특한 덴카와의 분위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인지도...

 

“그리고 나서 그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팔을 잡았고...나는 따라 일어나 함께 걸어갔지. 그리고 가구라덴 계단을 올라갔어.(...)

“바닥에 깔려 있던 돗자리에서 장뇌 향이 났어.”

치요에의 그 한 마디가 강하게 인상에 남았다.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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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 - 대학교수, 작가, 예술인 50인이 선정한 최고의 소설
장성수.문순태.김춘섭.송하춘.함한희.이남호.정도상 외 43명 지음 / 소라주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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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이해하는 거울로서의 소설 읽기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

 

이제 곧 대학교수로서 정년을 맞이하는 장성수 교수의 새로운 출발, 또다른 삶이 시작되는 것을 격려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글을 보냈다 한다.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은 소설과 문학에 대한 관심을 같이하는 대학교수, 작가, 예술인 등 50인이 각자가 선정한 최고의 소설에 대해 한 꼭지씩 글을 써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것이다.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무엇이라고 답할 것인가’ 정도가 공통된 주제라고 했다.

실로 50인이 꼽은 최고의 소설은 각기 달랐고, (소설가 문순태와 전북대 국문과 교수 윤석민이 [태백산맥]을 각기 다른 관점으로 꼽은 것만이 겹칠 뿐이다.) 다양한 시각에서 각각의 소설을 훑어내고 있었다.

문학사적 가치, 당대와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의미, 작가의 생애와 작품의 관계, 작품의 내적구조, 한 편의 작품이 자신의 삶과 어떠한 관련을 맺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하는 것 등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뉘어져 있지만, ‘소설이란 무엇인가?’가 던지는 의미가 워낙 커다랗다 보니 이렇게 묶은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하겠다.

 

소설에서 작가를 발견했다는 이들은 김승옥의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김원일의 [불의 제전], 홍석중의 [황진이], 최명희의 [혼불],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등을 꼽았다. 나처럼 그저 한가한 독서를 즐기는 이들이 아니라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소설’을 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의 독법은 비범했다. 내가 분명 다 읽은 책들인데도, 미처 신경쓰지 못하고 잡아내지 못했던 특별한 점을 그들은 콕콕 집어내었고, 그들의 관점에서 설명된 소설을 보니 내가 읽었던 것이 과연 같은 책 맞나 싶을 정도여서, 소설에 대한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되었고 더하여 아주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문득, 나는 소설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었나...를 돌이켜보게 되었다.

그랬더니 부끄럽게도, 한국단편, 고전들은 교과서에 실린 정형화된 작품들과 작가들만 남부럽지 않게 읽어대었었고, 그 결과 맹꽁맹꽁 맹꽁이 소리만 답습하는 형편없는 소설 독자가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김유정의 대표작은 당연히 [동백꽃]이라고 알고 있었으며, 그 동백꽃조차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에 나오는 동백꽃이라 생각했었는데...사실 김유정의 [동백꽃]에 나오는 것은 생강나무를 강원도에서 부르는 다른 이름이라고 했다. 뜨허억~ 국어 선생님. 도대체 저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신 건가요...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던 김유정의 [만무방]이야말로 그의 대표작이라 할 만 하다며, ‘만방으로 돌아봐도 생활의 방도가 없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는 [만무방]을꼽아준 우한용 교수 때문에 한국 단편 소설을 쉽고 만만하게 보았던 내 자신에게 그만 혀를 쯧쯧 차고 말았다.

 

충실한 학생으로서의 시기를 벗어나 스스로 선택해서 소설 읽기를 할 수 있는 때가 되었을 때는 무엇이 그리도 갈급했던지 길고 긴 장편들을 골라 읽었었다.

김용의 [영웅문]에서부터 [대망], 최명희의 [혼불], 박경리의 [토지], 뜻도 모른 채 유장한 글에 이끌려 읽기 시작한 [태백산맥], [장길산]...그야말로 장르를 가리지 않고 그저 글자 속에서 헤엄치던 시기 였던 것 같다.

충분한 양이 채워졌다 싶은 후에는 겉멋이 들었는지 이상문학상 수상작 등의 작품을 읽다가 그 작품 속에서 몇 몇 작가를 골라 읽기 시작했는데...그것이 출산과 동시에 무로 돌아가고, 아이를 키우는 동안 독서를 멀리하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면서는 아동도서에 탐닉했고, 차츰 여유가 생긴다 싶자 도서관으로 나들이를 가면서는 서가 한 켠을 꽉 채운 추리소설에 심취했다.

아~ 이리 저리 두서 없고 심지도 없는 책읽기 도중에는 도저히 ‘소설이란 무엇인가?’ 따위 들여다 볼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그저 눈으로 읽고 시간을 때우는 것에 불과한 영양가 없는 독서를 해오던 내가 이 책을 읽다가 소설가 김병용이 [설국]을 읽은 대목에서 흠칫~하고 말았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기차가 신호소에 멈췄다.

 

설국의 첫 세 문장이 일상적인 삶의 경험을 단순히 기술해 놓은 것으로만 보였다는 그. 어떤 소설을 나이나 처지에 맞춰 관심 대목만 집중적으로 읽는 ‘덜 읽기(under-reading)의 전형을 보였던 그는 2004년 어느 겨울 아타미 행 야간 기차에 앉아 있다가 틈을 채우는 일, 언어도단을 넘어서는 일을 경험하게 되었다 한다. [설국]의 첫 세 문장을 되뇌다가 갑자기, 무언가 녹아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모호함으로 꽝꽝 얼어붙어 있던 그 문장과 문장 사이의 행간에 다른 말이 스며드는 느낌...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 설국이었다. 별다른 삶의 지향 없이 떠도는 한 사내가 있다. 그가 자신을 둘러싼 낯익은 환경을 벗어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나는 지금 어디로, 왜 가는 것인지, 스스로 물어보면서...질문의 깊이만큼 캄캄한 터널 속으로 쑥-빨려 들어간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그리고 갑자기 환해진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도 전에 기차는 갑자기 낯설기 짝이 없는, 환한 눈의 나라로 들어선 것이다 섬광처럼 눈빛이 여행자의 눈을 찌른다. 기차가 신호소에 멈췄다. 지금 여기, 갑자기 낯선 곳에...소설의 공간, 혹은 시마무라가 머물러야 할 ‘삶의 자리’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불쑥 튀어나온 것이다. 달려오던 기차는 여기, 잠시, 멈춘다. 기차는 곧, 다시, 떠날 것이다. 서둘러 내려야 할 승객이 있다. 나, 내가 내릴 차례다...-173

 

내가 통과하는 삶을 이해하는 거울로서 함께 하는 작품으로 [설국]이라는 소설을 꼽은 김병용의 경험이 무지 부러웠다. 나도 소설을 읽는다면 이런 경험 한 번쯤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강렬한 바람이 생겼다. 앞으로 내게 꼭 맞는 그 광경을 보여 줄 거울같은 작품을 언제 만나볼 수 있을지 기대하면서 책을 읽게 될 것 같다. 50인이 보여 준 소설의 독법에서 단 하나. 내게 영감을 주는 독법을 드디어 찾았다.

멍청하게 눈으로만 좇는 시간 죽이기의 독서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소설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 건졌으니 이 책은 유익한 독서의 예로 남을 것이다.

각자 50인의 독법에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하나쯤은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소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독서 하는 많은 이들에게 독서의 의미를 정립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으로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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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 verit***@hanmail.net http://blog.aladin.co.kr/718692138/6837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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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든 내몸 사용설명서
마이클 로이젠, 메맷 오즈 지음, 유태우 옮김 / 김영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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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든 내몸 사용설명서]

 

 

                                       

 

아~

안과에 다녀왔다.

요 몇 주간 눈이 뻑뻑하고 조금만 자극이 있어도 시린 것이, TV를 좀 오래 보았다 싶으면 눈물이 찔끔찔끔 나오곤 했다. 시력이 나빠진 것 아닌가 의심이 되고 여차하면 안경 도수를 조정해야 하나 싶어 시력 검진을 먼저 하기로 했다.

나이가 나이이다 보니 ‘노안이 온 것인가?’ 하는 생각도 살짝 머리를 스쳐갔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로 계속 안경을 써왔고, 20대 이후로는 고정된 시력을 유지하고 있던 터라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찡그려야 겨우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이 상황이 좀 겁났다.

 

그러게 애들 다 자는 밤에 방에 불을 다 끄고 스탠드 빛에 의지해서 책을 읽는 게 아니었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들락거리며 새소식을 확인하고 하는 게 아니었어.

결정적으로 화장실 갔을 때 캔디 크러쉬를 하는 게 아니었어.

 

후회와 불안감이 마구 뒤섞여 소용돌이를 치고 있었다.

좀 더 이 시력을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요즘 젊은 사람에게도 종종 찾아온다는 백내장, 녹내장...그런 것 아닌가.

안과까지 가는 동안 내 머릿속은 안과질환 중에서 아는 것들의 이름을 줄줄이 나열하면서 복잡해질 대로 복잡해지고 있었다.

 

시력 검사를 하고 눈앞에 대고 팡~ 하얀 빛이 터지는 사진까지 찍었다.

오늘따라 의사 선생님은 수술 집도하고 나오시느라 대기 줄이 꽤 길다.

으음~ 시력검사 결과로는 안경 도수도 눈과 잘 맞다는데...

뭘까, 뭐지. 뭔데...

 

결과는 안구 건조증.

눈을 피로하게 해서 뻑뻑한 증상을 느끼게 되곤 한단다.

처방은 인공 누액.

아~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공 누액이란 걸 눈에 넣어보게 되었다.

눈이 시원해지는 게 아까 전보다 훨씬 선명하게 잘 보인다.

눈이 침침하고 뻑뻑해짐을 느낄 때마다 수시로 넣어주란다.

안경알 값도 굳혔겠다~ 일하고 있는 남편을 불러내어 점심을 쌀국수로 한 판 쏘았다. 기분 좋다!!

 

집에 도착해보니

우편함에 보험공단에서 온 우편물이 들어 있었다.

자궁경부암 무료 검진 통지서다. 오호~ 벌써 2년이 지났나. 아무래도 오늘은 건강 특집의 날인가 보다. 내 몸 생각할 일이 자꾸 생긴다.

 

[새로 만든 내몸 사용설명서]를 들여다보았다.

263쪽. 눈에 생길 수 있는 질병

한편 시력은 다양한 원인에 따라 변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시력이 더 나빠진다고 느끼는 사람은 굴절 문제가 아니라 각막에 수분이 부족해서일 수 있다. 눈이 초점을 잘 맞추려면 윤활이 잘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때 세 겹으로 된 눈물과 눈깜박임이 윤활 역할을 한다. 눈을 깜박이면 위 눈꺼풀만 움직이며 동시에 눈물이 얇은 막처럼 안구 표면, 특히 각막을 고르게 덮어준다. 안구건조증은 구강건조증과 유사하여 , 나이가 들수록 눈물의 양도 적어진다. 물을 충분히 마심으로써 안구건조증을 해소할 수는 있지만, 어떤 경우는 눈에 직접 인공 눈물을 넣어주어야 한다.

 

 

이런~

이 부분을 미리 읽어만 보고 갔더라도 훨씬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진료를 기다릴 수 있었을 텐데.

입이 바짝 말라와야만 겨우 물 한 모금 마시는 평소의 습관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물을 많이 마시란 말이지...의사 선생님이 얘기해주지 않은 팁까지 알게 되었다.

 

오우~ 정말. 몸은 어디 한 군데가 고장이 나야 신경을 쓰고 보살펴주게 된단 말이다.

때마다 받아야 하는 정기 검진, 예방. 이런 것들과는 친하지 않은데...오늘의 안과 검진에 이어 보험 공단의 통지서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검진도 해야 하고, 당장 이틀 후엔 손바닥에 난 결절종을 수술하러 입원도 해야 한다.

 

한꺼번에 눈과 손에 이상이 생기고 나니  [새로 만든 내몸 사용설명서]같은 건강관련 책도 들여다보게 된다.

 

눈이 아플 만큼 강렬한 형광 주황색의 책이 책장 한가운데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어도 절대. 네버. 들여다볼 일이 없을 것만 같았는데...결국은 내 상식의 한계를 확인하는 차원에서라도 들여다 보게 된다.

나이를 무를 수는 없지만 선택할 수는 있다고 조언해주는 저자들.

첨단 의학이나 권위 있는 의사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과 노력으로 잘 관리하기만 한다면 노화 관련 질병 80% 정도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심장과 혈관의 노화, 면역계 노화, 환경과 사회적 요소 등을 기억하고 잘 관리하라는 말이다.

 

책의 앞부분에 나와 있는 건강지수 측정하기 테스트를 해보았더니...50문제 중에 반도 못 맞혔다. 보통의 점수이다. 비록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몸이 얼마나 복잡하고 또 교묘한지 충분히 알고 있음이라나...이 책을 통독하라는 처방이 내려졌다. ^^

지금 눈의 안구 건조증으로 인해 심히 피로한 상태임을 감안해달라고, 책을 읽기 힘든 지경임에도 겨우 문제를 풀어서 이 점수가 나왔다고 중얼중얼 대 보지만....그래도 반도 못 맞힌 점수가 30-44 -양호 로 훌쩍 뛰어오를 수는 없으리라. 요는, 몇 점을 받았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봄으로써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지켜야 할 10여 가지 원칙들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 그 중 다섯 가지만 잘 지켜도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하는데...

혈압 조절, 금연, 날마다 30분씩 운동하기, 스트레스 조절,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적절한 영양 섭취.

어때요, 참 쉽죠잉~

 

의외로 재미있는 상식과 건강 정보들이 빼곡한 책.

몸에 이상이 생기기 전에 미리미리 읽어두고 건강을 챙기는 데 활용하기에 더없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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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짜면 곱빼기 주세요! 샘터어린이문고 46
하신하 지음, 이작은 그림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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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사람을 위한 짜장면 [꿈짜면 주세요]

 

꿈이 있을 때가 행복했다.

정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어렸을 때는 그 질문이 그렇게 싫었는데, 어느새 나도 내 아이에게 시도 때도 없이 내가 싫어했던 그 질문을 해대는 엄마가 되었다.

그래도 , 막상 입밖에 내어 말하기는 싫어도 자기만의 꿈을 간직하고 조금씩 그 꿈을 키워가던 그 때가 좋았는데...어른이 된 지금은 하루하루가 팍팍하기만 하다.

꿈이라는 씨앗을 흙냄새 물씬 올라오는 촉촉한 흙에다 심고, 꼭꼭 손으로 다지고, 물을 주며 싹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그 과정이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행복했었는데...

 

유치원생들에게조차 쉽고 활기차게 대답할 수 없게 만드는 질문. "너 커서 뭐 될래?"

경찰,의사, 한의사, 소방관, 과학자.

틀에 박힌 정형화된 직업군이 입에 딱 붙어 버린 아이들은 꿈을 꿈답게 꿔볼 자유가 없다.

중학생이 되어서 진로교육을 시킨다고는 하지만 뭐가 될래, 를 이미 강요당한 채 암묵적으로 정해진 그 길을 걸어온 아이들은 유연하게 사고할 여유가 없다.

특기가 없으면 무조건 공부에 올인해서 대학에 간 다음...네가 할 일을 찾아도 늦지 않다.

이것이 일반적인 부모들의 경직된 사고양식이다.

미친듯이 하고싶은 일에 매진하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나머지는 하루하루 책상에 고개를 묻고 책과 씨름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대학"가는 것만이 당면한 목표인 우리나라의 청소년들.

 

올해 7살인 울 아들.

유치원에서부터 영어교육이 한창이다.

6살 때에는 그나마 레터랜드라는 교재로 하루에 20분 정도씩 가볍게 공부했었다.

기초반, 집중반 으로 나뉘어 있었어도 선택할 수 있었기에, 울 아들은 기초반만 듣고 일찍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7살이 되자, 모든 학생들이 다 집중반을 선택했다고 한다.

나와 우리 아들만 기초반 수업에 찬성.

헐~ 5살, 6살 아이들과 같이 마쳐 7살 친구 하나 없는 하교차량을 타고 쓸쓸히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울 아들이다.

 

분명 6살까지만 해도 기초반에 만족했던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7살이 되자, 내년 학교 갈 것을 대비해 집중반 코스를 일제히 신청했다는 것에 기가 막힌다.

순진하게 기초반을 고집하는 나와 울 아들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

영어공부에 대한 열성이 너무 지나친 것 아니신가요...

그래도 영어 공부를 더 하지 않고 일찍 오는 것에 신나 하는 울 아들.

장하다!!

 

책 들고 있는 모델은 울 딸입니다 ^^

일단은, 어린 아들보다 10살 울 채원이가 먼저 읽어야 할 책이라서요^^

 

여기, 입이 미어터져라 짜장면을 말그대로 흡입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라.

먹는 것에 초집중하는 모습. 입 주변에 짜장 소스가 묻어도 개의치 않고 신 나게 먹고 있다.

무엇을 하든 열심히 하고 재밌게 하는 모습은 미소를 불러일으킨다.

특히나 아이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 주는 그 모습이 참 ~ 예쁘다.

아이가 아이답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워진 세상에 살고 있다보니 짜장면을 복스럽게 먹는 장면에서조차 감탄하게 된다.

장난치고,싸우고, 울고 불고...

마음껏 감정을 발산하는 아이들보다는 조용히 학원 차를 타고 실려갔다 실려오고, 엄마의 말에 다소곳이 "예"하는 표정 잃은 인형같은 아이들이 더 칭찬받는 세상이니 그럴 수밖에.

 

꿈을 발표하는 시간, 아이들은 저마다 영혼 없는 대답을 늘어놓는 가운데, 천방지축 뛰어다니며 친구들 별명을 지어부르고 놀리기에 재미 들린 수리는 "아직 꿈이 없어요."라고 당당하게 발표를 했다.

"할머니가 될래요."라고 발표한 나은이와 수리는 자신들이 발표한 것에 대해 나름 이유가 있었지만 선생님은 둘에게 '대한민국을 빛낸 100인의 위인들' 가사 쓰기 일명, 빽빽이를 숙제로 내주고, 다음 시간까지 꼭 꿈을 생각해오라고 말씀하셨다.

 

나름 숙제에 대한 답을 찾으러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는 수리.

의사가 되라는 엄마, 아무 거나 하고 싶은 걸 하라는 아빠.

수리의 부모님조차도 의견이 맞지 않아 수리를 가운데 놓고 부부 싸움 하기 일보 직전이다.

"인마, 짜장이 좋은지 짬뽕이 좋은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지!"

조은상가 자금성의 주인다운 비유다.

"짜장이 좋은지 짬뽕이 좋은지는 어떻게 알아?"

"많이 먹어 보면 알지! 아무리 먹어도 안 질리고 자꾸 먹고 싶은 게 진짜 내가 좋아하는 요리인 거다."

 

조은 상가 구석의 수리수리 백년가게에는 백년 할머니가 계신다.

재봉틀로 항상 뭔가를 만들고 고치지만 늘 몇 백년 묵은 물건이 쌓여 있는 고물가게 같은 곳.

수리는  가게에 틀어박혀 일만 하시는 할머니에게 바깥 세상을 가르쳐 주고 할머니의 가족들에게 "깜짝 선물"을 할 수 있는 힌트를 제시하고 할머니는 수리에게 오랜 세월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를 들려주신다.

그렇게 해서 서로서로 깨달음을 얻어가는 사이...

 

 

 

할머니도 변화를 일으키고(위의 사진)

 

수리는 진지하게 자기의 꿈을 생각해서 아이들 앞에 나가 당당하게 발표를 한다.

"제 꿈은 이름 짓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직업에만 연연해서 틀에박힌 대답을 강요했던 선생님은 수리의 꿈과 그 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새로운 숙제를 내주셨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고, 거기에 이름을 달아 이야기 만들어 오기!"

 

질문을 바꾸었을 뿐인데, 아이들이 생각에 담아야 할 내용물이 풍성해졌다.

꿈에 대한 바로 이런 식의 접근이 필요한 것일 텐데...

아이를 둔 부모와 학교의 선생님들이 이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깃 거리를 제공해주었으면 좋겠다.

뭐가 될래, 무슨 직업을 가질래?

보다, 훨씬 오래, 그리고 재미있게 생각할 거리를 만들 수 있는 창의적인 질문이다.

아, 맘에 드는 활용거리를 찾게 되어 읽은 보람이 있는 책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국수, 꿈짜면을 만들고 싶어하는 수리의 아빠, 나이가 들었음에도 히말라야에 오르고 싶다는 백년 할머니,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선생님.

수리의 진지한 꿈 찾기가 많은 이들을 변화시켰다.

 

 

많이 먹어보고...짜장이 좋은지 짬뽕이 좋은지 정해도 늦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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